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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6
Chapter 1 코펜하겐에서 만난 키에르케고어 12 뉘토어 생가 14 성모교회와 코펜하겐 대학 본관 20 키에르케고어 연구소 24 왕립도서관 앞뜰의 키에르케고어 동상 26 스바네 약국 28 콩언스 뉘토어 광장 31 레스토랑 아 포르타 33 왕립극장 35 뉘하운 운하 거리 38 프레데릭스 교회 42 프레데릭스베어 성 정원 46 카페 요스티 49 프레데릭스 병원 51 아씨스텐스 교회묘지 54 Chapter 2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 58 Chapter 3 우리 땅에서 남긴 이야기 152 내 삶의 리듬 154 나의 서재 160 열심히 일하는 아름다운 〈손〉의 주인 166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 170 키에르케고어는 누구인가? 176 의학도는 생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186 일제와 한국전쟁, 1970년대~1990년대 한국교회의 자화상 204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은 나라, 덴마크의 교육 224 음악을 들으며 하늘의 복을 맛봅니다 242 어느 아마추어 합창단 이야기 250 Chapter 4 하늘에 띄우는 편지 256 조상 제사보다 산 내 자식이│표재환 258 아! 그리운 표재명 장로님!│표신일 261 아버님 생각│안재현 266 나의 은사 고(故) 표재명 교수님│황종환 276 내년에도 오는 거지?│임기상 282 Chapter 5 표재명의 삶과 저서 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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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이 5년 전 세상을 떠나신 이후, 아들 내외인 저와 남편은 시아버님이 살고 계시던 집과 서재의 유품들을 조금씩 정리해 나갔습니다. 남편은 시아버님이 정년퇴임 이후 오피스텔 연구실에서 15년 동안 사용하시던 의자의 천을 새로운 천으로 직접 구해서 갈아 끼우고, 수십 년 동안 수집하신 LP 음반 1천여 장을 들여놓을 수 있는 참나무 책장을 장만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의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남편이 보관 해오던 엽서꾸러미에 항상 마음이 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덴마크에서 온 엽서들이었습니다. 그 엽서들은 1978년부터 1979년까지 꼬박 1년 동안 시아버님이 우편으로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엽서들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서 남편과 약속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버님 5주기 정도가 되면 이 엽서들이 들어 있는 작고 아름다운 책을 냅시다. 그리고 기념모임도 마련합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왕립극장을 지나면 광장 동쪽에 커다란 닻이 놓여 있고 크고 작은 배들이 닻을 내리고 있는 운하가 있습니다. 이 운하 일대가 이른바 뉘하운(Nyhavn), 곧 ‘새 항구’라는 뜻으로 널리 알려진 뱃사람들의 거리입니다. 부두의 커다란 닻은 2차대전 때 전사한 덴마크 선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그 앞에는 언제나 꽃다발이 놓여 있고, 이 마을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술집·디스코테크·문신집, 그 밖에 배와 선원들을 위한 온갖 것을 파는 점포들로 꽉 찬 이 거리는 밤에도 빨강, 노랑, 파랑 등 색색의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며, 먹고 마시고 춤추는 걸쭉한 선원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에 섞여 여인들의 요염한 웃음소리가 이방인의 가슴을 어지럽게 해줍니다. --- 「Chapter 1 ‘뉘하운 운하거리」 중에서 간 밤 11시 경에 창문 덮개를 올리고 밖을 내다보았더니, 깜깜한 하늘에 별이 어찌 그리 크고 선명하게 반짝이는지. 북두칠성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국자 모양으로 걸려 있어 신기하기만 했다. 눈 덮인 북극의 산, 검푸른 산과 수없이 많은 호수들. 얼어붙은 빙하들이 오싹할 만큼 아름답다. 에스키모 어린이의 구김살 없는 웃음의 인사를 받아주렴. 7월 28일 현지 시간 16시 45분. 아빠가. --- 「Chapter 2, 1978년 7월 28일 딸 표신희에게 보낸 엽서 글을 읽고 깨치는 일이 언제나 그렇게 기쁘고 감격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풀리지 않는 난문이나 진전 없는 글읽기에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자신의 아둔함과 무능에 절망할 때도 한두 번 이 아니다. 가끔 읽고 있는 책의 저자가 그 책을 썼을 때의 나이와내 나이를 헤아려 보고는 심한 자책과 분발을 다짐하기도 하지만, 온 몸에 피곤이 일시에 몰려오고 의욕을 잃기도 한다. 이럴 때면, 술도 담배도 못하는 나는 커피를 끓여 마시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명화집이나 박물관 관계 책을 뒤적이면서 쉼을 얻는다. 이따금 벽에 걸어 놓은 루오의 〈황혼〉에서 평화를 찾으며, 로댕의 조각 〈대 성당〉의 사진을 바라보며 두 손의 마주함, 뜻과 뜻의 만남, 흘러감과 몰락을 거부하고 만듦에 헌신하는 〈일〉의 의미를 되새겨보기도 한다. --- 「Chapter 3 ‘나의 서재」 중에서 6·25 전쟁 당시 다섯째 동생 재명은 나라를 위해 모자라는 나이를 늘려서 기어이 군에 나갔다. 어머니는 밤마다 마당의 우물물을 길어 목욕을 하시고 아들의 안녕을 비셨다. 치열한 싸움은 중부전선에서 소대장인 동생이 이끄는 병사들을 시체로 나뒹굴게 만들었다. 그 속에 동생도 파묻혀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별안간 동생의 눈앞에 어머니의 환상이 나타났다. 동생은 “어머니! 어머니”를 마구 외쳤다. 바로 그 순간 후퇴하던 아군이 그 소리를 듣고 동생을 끄집어내어 후방으로 이송시켜 부산 육군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 「Chapter 4 ‘조상 제사보다 산 내 자식이」 중에서 저는 자라면서 아버지께서 화 내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이 만연한 시대였지만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으셨고, 자녀들의 일에 대해 권위적으로 간섭하지 않고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나가도록 하셨습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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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상을 떠난 남편과 했던 약속으로 탄생한
우리 시대 따뜻한 가족애와 정겨운 삶의 이야기 이 책의 출간을 즈음해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은이가 평생 연구한 키에르케고어의 철학이 어쩌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팬데믹으로 건강의 소중함이 극에 달한 현시대를 건강이 신이 되고 의학이 종교가 되었다고 진단한 사람도 있다. 인간이 코로나에 걸린 사람 수에 포함되느냐 여부로 또는 백신을 맞은 수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분류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한 인간이 단순한 숫자로 취급되기보다 주체적인 ‘단독자’로 서기를 강조한 키에르케고어의 사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곧 인간의 ‘영혼’에 대한 관심이기 때문이다. 평생 키에르케고어 철학을 연구한 지은이가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들에는 올곧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키에르케고어 철학의 단단한 사상을 바탕으로 남편과 아버지로의 애틋한 마음을 쌓아 올린 지은이. 특히 두 아들과 딸에게 보낸 엽서들 속에는 세 자녀가 주체적인 인격체로 자라기를 소망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넘쳐난다가득하다.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낯선 땅에서 겪는 일상의 신비함과 설렘 그리고 사랑과 그리움의 마음도 곳곳에 가득하다. 키에르케고어 철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 시아버지가 살아생전 남긴 엽서와 글을 이화여대 철학박사 며느리가 한땀 한땀 정성으로 엮어내다 chapter 1 ‘코펜하겐에서 만난 키에르케고어’는 지은이가 열암학술상을 받은 저서 《키에르케고어 연구(지성의 샘, 1985)》에는 실려 있었으나 이 책의 절판 이후 20여 년 만에 새롭게 펴낸 책 《키에르케고어를 만나다(치우, 2014)》에서는 편집 구성상 아쉽게도 제외되었던 편지글이다. 덴마크에서 엽서와 편지를 보낼 당시 키에르케고어 삶의 자취를 보여주는 여행기 형식의 글이다. chapter 2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는 지은이가 덴마크 유학 시절 아내와 큰아들, 딸, 작은아들에게 각각 보낸 엽서들이 실려 있다. 40여 년이라는 시간의 흔적을 품은 엽서들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녹아 있는 따스한 마음, 그리고 40대 중후반의 아버지가 가족에게 보내는 여러 가지 관심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chapter 3 ‘우리 땅에서 남긴 이야기’에서는 지은이가 덴마크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그즈음에 각종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 중에서 음악, 미술, 키에르케고어, 책, 종교, 생명의 의미, 나라에 대한 생각 등이 담긴 글을 골라 실었다. chapter 4 ‘하늘에 띄우는 편지’는 지은이를 추념하는 가족과 제자들의 글이 실려 있다. chapter 5 ‘표재명의 삶과 저서’는 지은이의 연보와 저서, 역서들을 사진과 함께 연대순으로 정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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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케에르케고어의 사상을 추구했던 한 철학자의 치열한 삶과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전쟁의 격동기를 헤쳐나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제자 사랑 그리고 나라 사랑을 보여주신 표재명 교수님의 자상하고 따뜻한 면모와 학문적으로 천착했던 키에르케고어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 존재에 대한 가치 회복이 필요한 이 시기에 참으로 적실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불안에 허우적거리며 사랑을 목말라하고 공허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는 영혼에 신선한 물을 제공하는 옹달샘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 박창균 (코넬대 박사, 서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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