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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리 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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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짧거나 토실토실하거나 유색인이거나 안드로진이거나 트랜스거나 피어싱을 했거나 아프거나 장애가 있거나 늙었거나 털투성이거나, 미의 기준에서 벗어난 그 모든 사람들… 게이거나 레즈비언이거나 여장 남자거나 히피거나 변덕쟁이거나 바람둥이거나 다자간 사랑을 하거나 연애 도사인 우리는, 우리만의 시를 쓰고 우리만의 로맨스를 통해 떨림을 느낀다. 우리는 소수자가 아니며, 우리는 대안이다. 무수한 상상만큼 사랑의 관계가 존재하니까.
--- 「저자의 글」 중에서 기쁜 순간이든 괴로운 순간이든, 주인공의 감정과 생각은 계속해서 흐른다. 이를 충실히 담아내고, 그에 맞춰 끊임없이 진동하는 것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몸들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의 제목 ‘Corps sonores’의 의미는 완성된다. ‘sonore’라는 단어는 ‘음의, 소리의’라는 뜻부터 소리의 본질인 ‘울림’이라는 뜻까지 확장될 수 있다. 마로가 그려내는 몸들은 마치 소리굽쇠와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소리굽쇠가 여러 피치와 톤의 음을 받아들여 진동하고 증폭하여 내보내듯이, 이 몸들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한 행복과 슬픔, 기쁨과 조바심, 걱정과 질투, 화, 모든 감정을 받아들여 진동하고 증폭하여 내보낸다. --- 「해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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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작품에 21개의 짧은 이야기를, 정확히 말하자면 21개의 사랑의 순간을 담았다.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몬트리올에서도 연인들은 만나고 헤어진다. 서로에게 끌리고 서로를 밀어내는 끝없는 몸의 왈츠가 일어나고, 닮은 듯 다른 운명들이 교차한다. 작가는 첫 만남에서의 끌림, 기다렸던 첫 데이트, 함께하는 생활 그리고 결별이라는 사랑의 하나하나의 단계를 그려낸다. 유연한 선과 특유의 섬세한 표현으로 그려진 사랑의 순간들은 만화에서 흔히 통용되는 규칙이나, 신체나 인종을 표현할 때의 스테레오타입과는 거리가 멀고, 자유분방하며 다양하고 솔직하며 아름답다. 그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며(혹은 보며) 독자들은 인물들의 흥분, 의심, 슬픔, 기쁨, 부끄러움, 분노에 공감한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들도(우리들도)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300페이지에 걸쳐 펼쳐지는 이 스물하나의 이야기 속에는 첫 만남을 기억하고자 하는 젊은 게이 커플도 있고, 죽은 남편을 그리는 아내도 있으며, 하룻밤을 함께 보낸 상대를 떠올려보는 젊은 여자와, (남자인) 연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말을 하지 못하는 젊은 청년도 있다. 다양한 성정체성, 인종, 나이, 신체적 특징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이야기와 닮았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철저히 우리 시대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규범과 장르와 속박을 뛰어넘는 불규칙하고 잡다하고 다양한 사랑에 바치는 작가의 오마주이다. 한 해에 걸쳐 몬트리올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은 편견 없이 사랑 그리고 인간 세계를 바라보게 해준다. ‘울리는 혹은 진동하는 몸들’이라는 원제의 뜻처럼 미묘한 감정으로 진동하는 ‘몸들’이 각기 다른 소리와 움직임으로 사랑을 그려내는 이 작품의 한국어판은 『파란색은 따뜻하다』를 번역한 정혜용이 번역하고, 미술과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성지은이 해설을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