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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식탁
내 마음을 만나는 가장 맛있는 곳 반양장
양정우 저
에이도스 2021.12.12.
베스트
인문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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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말 006
프롤로그 008

01 지금 그리고 여기

우연히 또 감정적으로 014 | 상생의 손 016 | 개복치 020 | 겉과 속 023 | 음식의 사계절 025 | 머물러야 보이는 것들 032 | 지금 그리고 여기 035

02 자유 혹은 선택

개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방법 041 | 선택하지 않을 자유 044 | 검도록 푸른 섬 049 | 내보낼 수 있으나 들어오지 않는 것 052 | 섬을 지키는 청년 055 | 불안 058

03 취향과 입맛

취향에는 죄가 없다 068 | 음식의 맛 071

04 보는 나, 보이는 나

여행과 관광 078 | 물과 고기 081 | 구판장의 소크라테스 085 | 청춘의 덫 090 | 비움과 채움 093

05 충분히 좋은

Just the way you are 101 | 천국의 입구 104 | Let it be 106 | 이방인의 노래 111 | 존중과 적응 115 | 충분히 좋은 120

06 오래된 기억

현실과 비현실이 맞닿은 곳 129 | 낡음에 대해 133 | 원형의 맛 138 | 타협과 사라짐 143 | 변해버린 것들, 변해야 하는 것들 146

07 함께 먹는다는 것

혼밥과 밥터디 155 | 한없이 가벼운 외로움 158 | 점유가 공유가 되는 순간 164 | 옥산집의 공용 식탁 172

08 화해 그리고 만남

외식 계급 179 | 외식 인류 184 | 제육볶음과 계란프라이 185 | 3점짜리 밥상 192 | 쌀밥의 대관식 197 | 비빔밥 블루스 200

에필로그 209

저자 소개 1

정신과 의사이자 여행자이자 외식가(外食家)이다. 여행이 좋아 또 음식이 좋아 곳곳을 다니며 먹고 마시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찾아다니며 먹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 ‘라보사의 식도락’에 연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지은이에게 혹자는 미식가라는 레테르를 붙이지만 자신은 그저 모든 것을 사 먹어야 하는 외식가일 뿐이며 어쩌면 집밥이 더 사치인 혼밥족이라고 말한다. 고단하고 평범한 일상을 채우는 백반에서 가장 담백한 자신의 마음을 만나고, 비빔밥을 먹으면서 함께하는 누군가와 서로의 삶을 마음 편히 버무리고 비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여행자이자 외식가(外食家)이다. 여행이 좋아 또 음식이 좋아 곳곳을 다니며 먹고 마시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찾아다니며 먹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 ‘라보사의 식도락’에 연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지은이에게 혹자는 미식가라는 레테르를 붙이지만 자신은 그저 모든 것을 사 먹어야 하는 외식가일 뿐이며 어쩌면 집밥이 더 사치인 혼밥족이라고 말한다. 고단하고 평범한 일상을 채우는 백반에서 가장 담백한 자신의 마음을 만나고, 비빔밥을 먹으면서 함께하는 누군가와 서로의 삶을 마음 편히 버무리고 비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생명과학부 분자세포유전학 연구실을 거쳐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는 마인드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2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88g | 135*207*20mm
ISBN13
9791185415451

책 속으로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일까? 아마도 저녁식사 시간일 것 같다.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드러나기도 하고, 어떤 방향으로든 하루의 인상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시간. 우리는 이 시간을 음식으로,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으로, 그리고 또 장소로 기억한다. ‘만족스러운 식사.’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조건이 따른다. 별것 없는 한 상이라도 열심히 궁리해 만족하려 애쓴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에.
--- p.8

이건 내 식생활이다. 내가 늘 입는 옷과 같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처음에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옷을 만든 거짓말쟁이 재봉사에게 속았다. 하지만 임금님은 결국 어리석어 보일까 하는 두려움에 속았으니, 말하자면 자기에게 속은 셈이다. 신하들도 어리석어 보일까 두려워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찬사를 보냈다.

내 식생활은 내 혀로, 내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내가 맛있으면 맛있는 것이고 아니면 아니다. 억지로 홍어를 먹고 인상을 찌푸리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지 않아도 된다. 남들이 맛있다고, 최신의 유행이라고 하는 음식을 찾아 뒤처지지 않음에 안도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종종 벌거벗은 임금님과 그 신하들이 된다.

꼭 음식뿐이랴. ‘권위, 편견 그리고 자신의 기준’ 이 세 가지는 인간관계를 포함한 생활 전반에 삼각대처럼 균형을 맞추고 서 있다. 굳이 억지로 깨뜨릴 필요는 없다. 균형을 유지하되 권위의 다리, 편견의 다리가 어떻게 자신의 기준과 함께 자기를 지탱하고 있는지 음미해보면 될 일이다. 가만히 보면 음식을 만나는 것과 사람을 사귀는 것은 그냥 있는 그대로 두고 보면 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 p.73~74

여행길에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함께 둘러앉은 추억을 다시 곱씹어본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의 시대에 모르는 사람까지 합세해 함께 둘러앉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인다. 우연한 동행은 안전하지 않은 위험한 선택에 가깝다. 그러나 신선한 모험은 기억과 추억에 더할 나위 없는 양념이 되기에 우리는 여전히 구시대의 유물을 잡는 여행을 그리워한다.

허나 모든 관계의 시작은 아마 우연이 섞인 갑작스런 동행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 익숙해져 과거의 우연이 희미해진 것일 뿐이기에 딱히 우연과 필연을 구분 지을 것도 아니다. 우연이 주는 강한 자극도 좋지만 오래 씹어야 단맛이 느껴지는 쌀밥처럼 곁에 있는 지겨운 인연들을 다시 한 번 꼭꼭 씹어보는 것, 지금 그리고 여기 옆에 있는 사람들과 마주보고 밥 한 끼 하는 것. 이 관계의 처음의 긴장감, 우연함을 다시 느껴보는 것이 이 시기에 마음으로 떠나는 정적인 모임, 여행일지도 모른다.
--- p.175~176

그렇게 자라 나도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도 나도 백반도 변했다. 나는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지만 아버지가 되지는 못했다. 혼자 사는 삶이다. 집을 떠나 온전히 혼자 살다 보니 치킨이니 햄버거니 파스타니 하는 것으로 식생활을 전부 채울 수 없다는 것을,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음식이 정작 일상이 되는 것이 나름 괴로운 것임을 알아가는 중이다. 산업화와 개발의 시대에 아버지가 외식 계급이었다면 혼밥족인 나 그리고 우리는 외식 인류다. 맛있는 것을 많이 찾는 나에게 혹자는 미식가라는 레테르를 붙이지만 나의 정체성은 그저 모든 것을 사먹어야 하는 ‘외식가’일 뿐이다.

--- p.184~185

출판사 리뷰

식도락 정신과 의사의 음식 그리고 마음 이야기

음식 프로그램과 먹방이 침샘을 자극하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온갖 음식이 문 앞까지 배달된다. 음식만큼 욕망에 충실한 것도 없고, 또 그만큼 의미가 충만한 것도, 삶에서 중요한 것도 없다. 먹어야 살고, 먹어야 행복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벌교시장 한 구석 식당의 삼천 원짜리 백반을 맛보기 위해 삼만 원을 내고 택시를 탈 만큼 식도락에 진심이고 음식 여행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미식과 음식을 사랑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찾아다닌 음식에 대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마음에 대해 풀어냈다. 삶의 다양한 순간에 만났던 한 끼 밥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앞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의 조각들이 음식과 마음에 관한 번뜩이는 통찰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

포항의 어느 허름한 동네 식당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레이지 베어’까지

식탁은 여행이다. 제아무리 팔도(八道), 아니 전 세계의 진미가 모여 있는 서울이라도 지역 음식에 담긴 그곳만의 풍토와 사람들의 독특한 맛과 온기를 담아낼 수는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특별한 음식을 먹기 위해 특별한 지역으로 간다. 식탁은 마음의 여행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마음의 공간으로의 여행이다. 음식은 고독에서 함께함으로, 자기를 벗어나 타인의 삶으로,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육체적 욕구를 넘어 우리의 오랜 기억과 마음의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길이고 여정이다.

직장을 위해 머물렀던 포항에서, 홍어를 맛보러 간 흑산도에서, ‘커뮤널 다이닝’(communal dinning)을 직접 접하기 위해 간 샌프란시스코의 ‘레이지 베어’에서, 밀양의 낡은 여인숙과 목포의 오래된 여관의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에서, 사그라지는 화공의 불길과 함께 쇠락해가는 오래된 중국집에서, 안동 시장통의 비빔밥집에서, 진안 버스터미널 옆 어둑한 골목길 두 평짜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사람들과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고, 또 자기 마음을 만난다. 불안과 외로움과 질투와 자기 과시와 위로와 치유와 화해를 만난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의 기록이다.

개인의 취향과 타인의 시선이 만나고, 고독과 어울림이 교차하며, 오랜 기억의 아련함과 따뜻한 환대가 만나는 곳, 그곳은 바로 식탁이었다.

식탁에는 우리 본능이 숨을 쉬고, 개인의 취향과 타인의 시선이 교차하며, 고집과 변화가 만나고, 문화와 스타일이 모이며, 옛것과 새로움이 사라졌다가 다시 흐르고 또 스며든다. 자기 배 부르자고 밥을 먹고, 입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에는 다른 사람의 권위와 식당의 업력(業力)과 SNS 인플루언서들의 평가가 개입해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휩쓸려 다니게 하고, 자신의 입맛을 의심하게 만든다.

음식을 만드는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고집스럽게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며 중화요리를 만드는 중국집이 있는가 하면, 지역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양식을 만들고 빵을 굽는 사람들도 있다. 식탁에는 그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식탁에서 우리의 삶과 마음을 닮은 것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기억이 또 지극히 사회적인 식문화와 역사와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식탁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고, 우리의 감정이며, 우리의 관계이다.

먹어야 살고, 먹어야 행복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비슷비슷한 일상에서도 매일매일 같은 듯 다른 식탁을 앞에 놓고 밥을 먹는다. 식탁은 일상이다. 삶이고 취향이며 하나의 역사이다. 책에는 유명 맛집 이야기도 없고, 스타 셰프의 화려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대신 늘 먹는 평범한 일상의 한 끼 식사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 삶의 흔적과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밥상에 관한 이야기가 있을 따름이다.

음식의 맛을 찾아 떠난 수많은 여행에서 숱하게 만난 밥상을 거쳐 결국 마주하는 것은 고단한 일상 속 평범한 한 끼 밥상이다. 그곳에서 지은이는 오래된 기억을, 가족을 위해 일주일의 점심을 외식 계급으로 살았던 아버지의 삶을, 위로와 환대와 따뜻한 사람들 사이의 정을 만난다. 달콤한 꿈을, 오랜 기억을, 삶의 에너지를, 이마를 서늘하게 하는 지혜를, 가슴 따뜻한 환대와 위로를 주는 식탁은 눈과 입을 화려하게 달래주는 산해진미가 아니라 새로운 곳에 발붙이고 살게 해준 포항 동네 식당의 따뜻한 밥상이었고, 서천 옥산집 주인장 할머니와 함께 먹은 밥상이었으며, 안동 시장통의 비빔밥집에서 다붓다붓 비벼 먹던 비빔밥이었다.

나에게 식탁은 여행이었고, 만남이었으며, 내 마음을 마주하는 가장 맛있는 곳이었다.

식탁은 만남이다. 결국은 만남이다. 함께 먹는 사람을, 내 취향을, 내 마음을, 좁은 나를 벗어나는 더 크고 고귀한 것들과의 만남이다. 누군가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쓸쓸하게 홀로 앉아 ‘혼밥’을 하고 또 누군가는 ‘밥터디’를 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 집 밖에서 점심으로 가정식 백반을 먹어가며 돈을 벌었던 ‘외식 계급’ 아버지 그리고 가족과 둘러앉아 집밥을 먹는 게 차라리 사치에 가까운 혼밥족 ‘외식 인류’ 아들이 함께 공존하고 만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밥상에 담긴 함께 먹는다는 것의 가치만큼은 아직 여전하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게 지은이는 묻는다. 우리 다시 함께 밥 먹을 수 있을까? “함께 둘러앉아 있기도 힘든 세상이다. 각자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겠지만 다붓다붓 모여 숟가락을 섞어 가며 먹는 일은 힘들 것이다. … 이 어울림의 음식은 사람들이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도도새가 될 것인가, 기억에만 남아 있는 공룡이 될 것인가, 아니면 억척스럽게 밥을 비비는 손길처럼 끈질기게 삶과 함께 살아남을 것인가.”(204쪽)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함께 먹어왔다. 지은이는 말한다. 그날 먹는 저녁 식사가 그날 하루의 인상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듯 이 모든 것을 뒤집는 힘은 바로 함께 얼굴을 마주보고 먹는 밥상에 있다고.

추천평

개복치를 즐기는 정신과 의사가 음식으로 감정을 복기하고 어머니라 부를 수 있는 진짜 ‘사람’을 만난다. 그가 차려놓은 식탁에 취하다 보면 미식보다 깊은 치유에 배부른 느낌이다. -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돼지는 무엇으로 사는가. 생각하는 돼지에게 추천하는 맛있는 읽을거리. - 최자 (다이나믹듀오)
먹성 좋고 사람 좋아하는 정신과 의사가 편하게 말하듯 써내려간, 특별하지 않아 특별한 한 끼 식사 이야기. - 이정규 (KBS 예능 PD)
음식의 맛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인생의 멋을 느낀 이야기. 그 여정의 일부에 동행한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 송현수 (블로그 ‘녹두장군의 식도락’ 운영자, 작가)
친근하고 나긋나긋 말하는 듯한 글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고 마음이 훈훈해진다. - 배동렬 (네이버 블로그 ‘비밀이야’ 운영자)
정신과의 영역은 너무 거대해서 경외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음식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감칠맛 나는 여행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하루키의 수필집을 읽는 듯 경쾌하고 상쾌해진다. - 박후영 (네이버 블로그 ‘후후의 식도락’ 운영자, 외식사업가)
음식과 마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곳곳에 스며 있으면서도 편안한 친구와의 잡담처럼 속깊고 포근하고 따뜻하다. 그럴듯한 풍류도 담았지만 과하지 않고 그저 담백하다. - 임기학 (‘레스쁘아 뒤 이부’ 오너셰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음식도 넘쳐나고, 휙휙 써서 내놓는 글도 넘쳐나는 시대에 아주 오래 묵혔다 소중히 내어주는 할머니의 간식 같은 아련한 문장들이 잔잔하게 마음을 만져준다. - 팔호광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알고 싶니 마음, 심리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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