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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회사는 연말과 연초에 걸쳐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이동을 실시한다. 이때 승진해서 업무영역이 늘어나는가 하면 부서를 이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역을 옮겨 근무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국내에서의 이동이다.
그런데 규모가 좀 있는 회사라면 직원이 해외로 발령나는 경우가 왕왕 있다. 2021년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현지법인은 8만4천여 개이며, 해외에 주재하는 직원 수가 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가운데 대기업 현지 법인 수는 5%에 불과하다고 하니, 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나라를 옮겨 다니며 일하는’ 해외 주재원은 이제 회사원이라면 남의 일이 아니다. 이방인의 언어가 24시간 나를 감싸는 삶,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서의 삶, 정착해서 살고 있으나 그곳에 속하지는 않은 삶,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이 아닌 ‘왔다가 떠나는 사람’의 삶… 새로운 곳이 주는 설렘과 막연한 불안감이 뒤섞인 해외 주재원의 세계로 안내한다. * 남들에게는 해외 여행지… 하지만 주재원 가족에게는 생활의 터전! 그래도 책의 중심은 해외 주재원이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만큼 근무환경이 생소할 수밖에 없는 해외 주재원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외국 현지에서의 회사생활이 생동감 넘치게 펼쳐진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다른 나라 주재원과의 경쟁과 우정, 매일 마주치며 부대끼는 ‘현지직원’과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저자와 저자의 가족이 경험했던 크고 작은 실수와 경험이 책 속에 들어 있다. 한편,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가족은 바로 주재원의 아내들이다. 한국에서 직업이 있었던 경우에는 휴직이나 때로는 퇴직까지도 각오하고 남편을 따라나서야 하는 게 주재원 아내들의 현실인데, 해외에 살면서 발생하는 아이들 학교에서의 문제와 일상생활의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그야말로 ‘만능 재주꾼’이 되어야 한다. ‘본인과 자녀들의 하루하루가 아내에게 진 빚으로 영글어 가고 있다’는 저자의 가슴 뭉클한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지금, 국내 입국조차도 어려운 현실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타국에 보내놓고 안위를 걱정하는 국내 가족친지들의 안쓰러움과 그들을 향한 잔잔한 울림의 메시지를 만나는 따뜻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조금은 불편하고, 불안한 해외에서의 삶… 그럼에도 해외 주재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후배들에게 저자는 용기를 북돋워주며,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국적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보라고 권한다. 지금 익숙한 곳에서 한 발짝만 더 내디뎌 보라고! 해외 주재원 임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이면, 몇 년 사이에 훌쩍 자란 아이들의 키만큼이나 가족 모두의 생각과 가치관이 풍성하게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