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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온도
이가경
북랩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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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Two Bathroom
How Are You
Our Man
Tunnel House

작가의 말
부록 | 마흔 살의 9가지 이야기

저자 소개 1

다양한 생각을 말과 글로 담아내고 있는 사람. 인생의 의미를 찾는 시선과 현재를 나아가는 힘을 전하고, 일상의 평범 속에서도 사유와 통찰을 제공하는 언어를 매일 엮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내 나이는 39도』, 『기울어진 의자』, 『마흔의 온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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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8쪽 | 284g | 130*185*12mm
ISBN13
9791168361201

책 속으로

마침 술기운을 빌어 솔직해지기로 했다.
“성진씨! 계속 이렇게 혼자 살 거야?”
“아니, 난 독신주의자는 아냐.”
“그럼 언제쯤 결혼하고 싶은데?”
“당장이라도 하고 싶지, 결혼.”
성진씨의 대답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당돌해지기로 했다.
“성진씨 마음이 내 마음이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나는 이런 단칸방도 좋아.”
그 순간 나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나는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할 때마다 눈꺼풀이 진동하곤 했다.
--- p.19

나는 대충 계란 한 알을 꺼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쳤다. 찬장을 열어 도시락 김 하나를 꺼내고 멸치볶음과 김치를 꺼내 한 상을 차렸다. 젓가락으로 밥알을 하나둘 세듯 입에 넣자마자 소파에서 별안간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여보세요.”
“너 지금 뭐하니?”
시어머니의 전화였다. 나는 젓가락을 상 위에 떨어트리고 두 손을 맞잡아 핸드폰을 꽉 쥐었다. 말소리가 행여나 퍼질까봐 한 손으로 스피커 주위를 감쌌다.
--- p.46

마침 매장을 둘러보던 남학생도 우유와 커피를 들고 내 뒤로 줄을 섰다. 심부름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바코드를 찍은 점원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애기 엄마, 아이 것도 같이 계산할 거죠?”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점원은 우리 엄마와 비슷한 연령대인 듯 했다.
“저, 애기 엄마 아니에요. 아직 결혼도 안 했다고요!”
“아, 둘이 같이 들어오셔서 모자 사이인 줄 착각했네요. 호호호.”
“….”
--- p.88

‘탕, 탕, 탕’
엄마는 시멘트 바닥에 신문지 한 장을 널찍하게 펼치고서 방망이로 명태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방망이가 닿을 때마다 형태가 퍽 하고 일그러졌다.
“엄마, 뭐 해?”
아무런 대답도 없이 다시 엄마의 팔이 세차게 요동쳤다.
“가시 튈라, 저만치 비켜 서.”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부서진 명태를 보았다.
“명태를 왜 패고 있는 거야?”
“안 보살이, 이렇게 했더니, 집 나간 사람이, 다시 돌아왔대.”
나도 모르게 그만 콧방귀가 새나왔다. 명태를 방망이로 패면 집 나간 아버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고? 이런 허무맹랑한 미신을 믿는 걸 보니 우리 엄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구나.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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