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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시작 ‘연희’라는 동네
입춘 궁동산 우수 경계 경칩 길 500개 춘분 담장 풍경 청명 대문 풍경 곡우 기분 좋은 동네길 입하 매력 안산 소만 사이와 틈 망종 빵 맛 천국 하지 동네 맛 소서 작은 집 큰 집 대서 집 집 집 입추 나무야 나무야 처서 큰 나무님 백로 연희궁 추분 ‘연희’라는 이름 한로 달빛 걷기 상강 찬 소리 입동 1번지를 찾아서 소설 고쳐쓰기 대설 동네 참여 동지 작은 아우성 소한 연희동 사람들 대한 연희동다움 함께 걷기 ‘연희’라는 잣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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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동네를 ‘어떻게’ 안내하면 될까. 동네에 살면서 겪고 만난 풍경과 일상의 매력을 발로 쓴 글로 탐색하고 싶어졌다.
--- p.3 · 세종은 이곳에 ‘기쁜 일이 넘치는 동네’라는 뜻의 ‘연희衍禧’란 이름을 붙였고 문종 때 한자가 ‘연희延禧’로 바뀌었다. 왜 그랬을까? 기록은 이유를 남기지 않았다. --- p.29 · 오래된 집이 참 많다. 시간의 켜가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시간은 노후의 지표가 아니라 역사와 삶의 흔적이다. 귀하게 여겨야 한다. --- p.29 · 본래 땅은 경계가 없었다. 대지를 소유로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아메리카 인디언이 백인에게 땅을 내어줄 수 없었던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인간이 잠시 점유해서 쓰고 있을 따름인데 어찌 소유와 경계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현재 우리 삶의 근간인 자본주의는 이 경계 짓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땅과 소유의 경계, 선을 확실하게 하는 것. 슬프지만 현실이다. --- p.35 ·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길, 표시되었으나 끊어진 길을 만나면 왠지 흥분된다. 대단한 발견을 한 기분이 든다. 그런 곳엔 땅의 숨은 이야기가 보인다. --- p.41 · 담은 내 것과 남의 것을 나누는 의지의 표현이다. 담은 도시는 물론 사람 사는 동네 풍경의 핵심이다. 전통마을의 핵심도 집보다 담이었다. --- p.53 · 동네에서 큰 땅을 차지하고 있는 시설들의 입구와 대문은 단조로움을 너머 슬프다. 건축물의 시설 분류처럼 문에는 아무런 감정도 정성도 없다. 여러 사람이 매일 드나드는 곳인데 왜 그랬을까. 건물을 크고 거창하게 만드는 것에만 신경을 쓸 일이 아니다. 사람의 삶과 쓰임에 관심이 없다면 건축은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하다. --- p.69 · 대문은 집의 얼굴이고 골목 풍경의 핵심이다. 개인과 공공이 만나는 접점이 대문이다. 여유 있고 기분 좋게 만나는 ‘대문풍경’은 동네를 풍성하게 한다. 71· 도시를 내려다보는 시선, 하염없이 아래를 바라보는 맛. 이곳의 풍경이 이 동네를 택하게 했다. 연희동의 시선은 대체로 편안하다. 올망졸망한 지붕선이 ‘또 하나의 지형’으로 이어져 있다. 이렇게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도시와 건축의 전략은 없을까. --- p.83 · 좋은 길은 시와 때를 맞춰서 가야 한다. 별것 아닌 보이지 않던 것들도 때가 맞으면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 p.93 · ‘시선’과 ‘자연’은 모든 이의 것이다. 특히 산마루에 붙어 고층으로 짓는 재개발 아파트는 참혹하다. ‘주거환경정비’라는 말이 주는 정당성에 기댄 재앙이다. 정비란 말 앞에 괄호를 넣어 질문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정비인가? 이건 도시가 아니라 땅 주인과 개발업자를 위한 정비다. 바뀌는 풍광과 막힌 시선은 모든 이가 누리던 풍경을 빼앗는다. --- p.113 · 골목이 이어지고 길이 연결되고, 건물 사이 필지 사이의 틈을 잘 다루어져야 좋은 동네가 된다. 애매한 틈을 없애자. 아니 쓰자. 오래된 도시와 마을은 모두 맞벽건축이다. 집과 집이 서로 붙어 있다. 오래된 우리의 마을도 모두 옆집과 이어진 좋은 담을 가졌다. 틈으로 방치된 곳이 없었다. --- p.133 · 16만 개나 되는 길이름을 짓느라 땅에 담긴 역사의 흔적을 지우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신주소는 21세기에 벌어진 길의 창씨개명이다. --- p.154 · 이들의 집에서 내가 주목하는 지점은 ‘시선과 처마’다. 사용자의 필요와 지속성이 잘 고려되었다. 마당과 그늘, 처마와 경사 지붕, 넓은 발코니와 섬세하게 만든 콘크리트 난간 같은 실질적 해법이 시선과 처마를 중심으로 구현되어 있다. --- p.179 · 이곳의 이름은 ‘연세역사의 뜰’이 아니라 ‘연희궁 역사의 뜰’이 되어야 한다. 100년의 연세보다 600년의 연희궁 자리다. --- p.225 · 1번지의 운명은 대체로 슬프다. 도로에 묻힌 1번지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남겨진 게 아니라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제발 땅 좀 존중하라는 외침을 하면서. --- p.277 · 무엇보다 대규모 개발을 만들지 말고 궁동산과 안산, 홍제천의 풍광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불용예산을 쓰는 대신 빈땅, 빈집을 사서 공공유보지를 확보하면 좋겠다.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다. --- p.341 · 이제 우리에겐 연희동이 새로운 잣대다. 동네의 매력과 이야기도 하나씩 더해지고 풍성해져서 줄기처럼 이어지고, 그 줄기 속에 연희동도 함께하면 좋겠다. --- p.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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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길 · 406,000보 · 303km, 발로 뛴 동네 취재기
연희동의 모든 길을 걸으며 동네의 즐거움을 찾아보자는 소박한 도전은 연희동의 1번지 찾기, 작은 집 찾기, 진짜 연희궁터 찾기로 이어졌다. ‘예능’으로 시작해서 ‘다큐’가 된 동네 탐구생활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동네의 소소한 즐거움을 넘어서 서울 한복판에 아직 남아있는 동네를 향한 진지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할 때 비로소 진짜 ‘우리 동네’가 된다고 ‘우현’은 믿는다. 기쁜 일이 넘치고 복이 퍼지는 동네 세종대왕이 이궁을 짓고 衍禧(연희) ‘기쁜 일이 넘친다’는 뜻의 이름을 붙였고, 문종 때 한자가 延禧(연희)로 바뀌면서 현재 지명이 되었다. 연희동은 안산과 궁동산, 홍제천이 병풍처럼 동네를 둘러싸고, 경의선 철길이 앞을 지나고 있다. 3면을 둘러싼 산과 동쪽의 학교들이 급격한 개발의 욕망을 막아주고 있다. 풍요로운 자연과 느린 풍경이 아직 살아 있는 동네, 연희동다움을 함께 지켜야 하는 이유다. 우리 동네를 위한 나만의 지도를 만들자 휴대전화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라도 찾아갈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현’은 연희동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주관적인 ‘진짜’ 지도를 만들었다. 걷는 사람들을 위한 이 지도에는 다른 곳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좋은 풍광과 장소들, 골목길과 맛집, 계절에 따라 걷기 좋은 길을 다양한 취향에 맞춰 소개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연희동을 소개할 때, 문득 연희동을 걷고 싶을 때 펼쳐보는 동네의 보물 지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