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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견고한 정체성을 획득하기보다, 함께라는 유연한 정체성을 나눈다는 값진 교훈!
기껏 실현한 꿈을 되돌리는 사냥꾼에게서 배우는, 연민과 감수성 우리가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공표할 수 있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한편 그렇게 얻은 정체성을 과감하게 양도할 정도로, 한 개인의 성격을 뒤바꾸고 그의 인생행로에 변곡점이 되는 사건은 몇 번이나 찾아올까? 이 두 가지 사건을 단 하룻밤에 겪는 사냥꾼이 이 책 『빅토르』의 주인공 빅토르다. 빅토르는 오랫동안 치타 잡는 꿈을 꿔온 사냥꾼이다. 벽에는 치타 그림이 걸려 있고, 쿠션 역시 치타무늬다. 마침내 사냥에 성공한 그의 발아래, 부드러운 카펫처럼 깔린 치타 한 마리. 그는 이날 처음으로 연민과 반성의 감각을 절실히 느낀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죽은 치타의 친구들에게 친구가 되어주기로 결심하는 이 사냥꾼에게는 앞으로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까. 빅터는 권력과 소유, 그리고 동물에 대한 우리의 구제할 길 없는 본성을 꿰뚫는 매혹적인 이야기다. 제 손으로 잡은 사냥물의 가죽을 입은 사냥꾼을 그린 장면은 섬뜩하고도 황홀하다. 『빅토르』는 나를 다른 존재로 상상하고, 여기서 연민을 느끼고, 세계를 점유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 결국은 우리 자신까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디자이너 6699의 말 『빅토르』는 타자의 세계로 들어가 친구들을 마주하는 경험으로 초대한다. 빅토르는 치타 친구들과 함께 걷고, 뛰고, 맛있는 것을 나누며, 타자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운다. 읽는 분들도, 다양한 높이를 지니되 하나의 선처럼 흐르는 표지의 제목 글자처럼 인간과 동물, 나와 너의 눈높이를 맞추어보실 수 있다면 좋겠다. 재킷을 벗기면 넓은 우주 속 작고 여린 존재, 빅토르가 또 한 번 등장한다. 포근한 종이의 질감에서는 사납고 무서운 치타가 아닌 가까이 있는 친구로,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의 작은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란다. 편집자 김미래의 말 꿈 많은 빅토르는 두 번째 꿈을 만났다. 사냥꾼을 꿈꾸던 빅토르가 자못 사냥꾼다워졌을 때 찾아온 또 하나의 꿈. 그 꿈에서 이 사냥꾼은 다른 무엇으로 전락한 듯했지만, 단수를 넘어 복수로서 산다는 꿈꿔보지도 못한 바를 성취했다. 빅토르가 이 굉장한 꿈을 꾸고 나서도 환골탈태하지 않았다면, 그건 한 번쯤은 더 그가 아니고 싶어서일 것이다. 나 아닌 다른 이의 신발을 신고서, 나 아닌 다른 이의 가죽을 입고서, 막간만이라도 다른 처지가 돼본다는 건 무척이나 황홀한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