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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자유
양장
천지윤
토일렛프레스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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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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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글
6ㆍ단순하고 맑고 청명한 시간

PART 1 │만나다. 해금 그리고 예술

8ㆍ예술 시작
석관동ㆍ10
멀리서 지켜본 〈충격과 모험〉ㆍ14
실험극단 〈우투리〉의 악사ㆍ16
위대한 예술가들의 나라ㆍ21
파리, 한 달ㆍ25

30ㆍ순례길
미국 샌프란시스코, 띵가마직스 페스티벌ㆍ32
비빙 입단과 스테레오 카페ㆍ42
고성(古城)으로 떠날 준비ㆍ46
하이델베르크 고성(古城) 축제ㆍ50
요새의 날다람쥐ㆍ53
키친에서ㆍ56
고성의 요새에서 공연을 하다ㆍ58
안은미ㆍ60
알차이의 동요연주ㆍ63
덴마크 코펜하겐, WOMEXㆍ67
크리스티아나, 황홀경ㆍ71
스웨덴 웁살라, 조르디 사발과의 조우ㆍ75
호주 다윈, 밀림에서 수영하기ㆍ79
덴마크 로스킬데, 락 페스티벌ㆍ83
한강에서ㆍ88
폴란드 바르샤바, 호러블한 호텔ㆍ90
영국 에딘버러, 프린세스 바리와 안은미ㆍ93
영국 런던, 올림픽과 임신부ㆍ98
런던의 거리ㆍ102
한국 서울, 만삭의 몸에 치른 박사연주회ㆍ103
예술과 현실ㆍ106
프랑스 파리, 여름 축제ㆍ109
케브랑리 박물관, 음악의 힘을 다시 한 번ㆍ113
프랑크푸르트 공항, Vitra 의자에서의 하룻밤ㆍ117
이탈리아 포르데노네, 올리브오일ㆍ121
밤의 레스토랑ㆍ124
한국 서울, 〈회오리〉 그리고 세월호ㆍ127
〈회오리〉 그리고 즉흥ㆍ131
〈회오리〉 그리고 깐느의 크루아상ㆍ134
폴란드 브로츠와프, 국경을 넘어ㆍ139
빈에서ㆍ142
오스트리아 빈, 랄랄라 휴먼 스텝스ㆍ145
스위스 할슈타트, 무조건 수영ㆍ148
이탈리아 파도바, 노을ㆍ151
이탈리아 베니스, 개츠비의 파티 초대 ㆍ154

PART 2 │해금과 무엇

162ㆍ해금과 엄마
전남 목포, KBS국악경연대회ㆍ163
충북 영동, 난계국악경연대회ㆍ165
서울, 금호 영 아티스트 콘서트ㆍ172
서울, 동아콩쿨ㆍ176
달리기 그리고 엄마ㆍ182
산 그리고 엄마ㆍ187
산책 그리고 엄마ㆍ195

198ㆍ해금과 운동
요가ㆍ200
필라테스ㆍ204
코어가 답이다ㆍ208
줌바ㆍ212
웨이트ㆍ215

218ㆍ해금과 책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ㆍ219
하루키로부터 배운 것들ㆍ222
하루키가‘소설을 묵히는’방식에 대하여ㆍ228

PART 3 │해금

234ㆍ해금해부
金 감자비ㆍ236
石 옥돌ㆍ238
옥돌과 해금연주가ㆍ239
絲 줄, 줄타기ㆍ241
絲 줄, 그리고 굳은살ㆍ244
竹 입죽ㆍ246
竹 + 土 울림통ㆍ249
匏 원산ㆍ252
革 가죽ㆍ256
木 복판ㆍ260
木 주아ㆍ263
주아와 여름ㆍ264
주아와 조율ㆍ265
전통주아 vs 개량주아ㆍ266
木 활대ㆍ267
木 말총ㆍ268
말총과 송진ㆍ274
송진ㆍ276
말총과 산(山)ㆍ278

280ㆍ사료史料와 사료思料
해금의 유래ㆍ282
해금의 쓰임, 조화를 이루어내는 악기ㆍ286
산조ㆍ289
지영희ㆍ291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완성ㆍ294
해금의 양대 산맥, 김영재와 최태현ㆍ296
김영재ㆍ297
최태현ㆍ301
해금, 크로스오버의 시작ㆍ306
조선 백자와 같은 풍류음악ㆍ307
기교의 끝, 산조ㆍ308

310ㆍ직업으로서의 해금연주가
천지윤 음반 일람ㆍ312
천지윤의 해금 : 관계항 (relatum)ㆍ313
관계항1 : 경기굿ㆍ317
관계항2 : 백병동ㆍ323
관계항3 : 시ㆍ330
여름은 오래 남아ㆍ338
산조와 무악ㆍ344
원전(元典)의 힘ㆍ345
〈경기무악에 의한 해금유희〉ㆍ347
〈지영희류 해금산조〉ㆍ350
후조(後彫)ㆍ352
후조당에서ㆍ354
결 셋 ㆍ359

부록
364ㆍ천지윤 연표
366ㆍ추천사
372ㆍ편집자의 글

저자 소개 1

천지윤 (해금)

해금연주가. 서래마을 서점 〈해금서가奚琴書架〉 대표.국립국악중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및 전문사 (김영재 · 정수년 사사),이화여자대학교 음악박사. 한국을 대표하는 해금연주가 천지윤은 전통음악에 깊이 천착하고 탐구하여 이로부터 오늘의 음악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쉼 없이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자기음악의 세계를 찾아가는 연주가로 평가받는다. 천지윤은 세계 유수의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연주하며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축적해왔다. 천지윤은 국립국악학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및 전문사 과정을 통해 해금 명
해금연주가. 서래마을 서점 〈해금서가奚琴書架〉 대표.국립국악중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및 전문사 (김영재 · 정수년 사사),이화여자대학교 음악박사.

한국을 대표하는 해금연주가 천지윤은 전통음악에 깊이 천착하고 탐구하여 이로부터 오늘의 음악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쉼 없이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자기음악의 세계를 찾아가는 연주가로 평가받는다. 천지윤은 세계 유수의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연주하며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축적해왔다.

천지윤은 국립국악학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및 전문사 과정을 통해 해금 명인 김영재, 정수년을 사사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박사과정에서 근대 해금음악의 가장 중요한 레퍼토리로 꼽히는 지영희류 해금산조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전통음악의 문법과 호흡법, 연주법과 시김새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천지윤은 전통과 현대, 그 사이에서 ‘탐험’하는 것이 운명이자 본업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본인만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며 공고히 해나가며 깊은 울림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자 한다.

발매 음반으로 《천지윤의 해금 : 관계항1 : 경기굿》, 《관계항2 : 백병동》, 《관계항3 : 시(詩)》, 《산조와 무악》, 《여름은 오래 남아>, 《잊었던 마음 그리고 편지》, 《비몽사몽》,<천지윤의 해금혁명解禁革命 : 베토벤> 등이 있으며 해금으로 전통음악부터 현대음악, 재즈와 클래식, EDM을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세계를 선보여왔다. 해금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단정한 자유』(토일렛프레스)를 출간하며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천지윤 & 해금서가〉를 통해 대중과 편안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점 〈해금서가〉의 대표로 문학과 음악을 잇는 유형의 공간을 일구는 일도 하고 있다.

천지윤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570g | 134*198*27mm
ISBN13
9791196938505

책 속으로

"나름대로 인생의 어려운 시절을 통과할 때마다 희망이라는 낱말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만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현상의 좋은 점을 헤아리고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나가는 것. 순진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준다. 서재의 아침 풍경처럼 단순하고, 맑고, 청명한 시간들을 앞으로도 누리고 싶다. 이 책에 그런 마음들이 서려있기를. 그 마음이 독자 분들께 전달되기를 바라본다."
--- p.7, 「작가의 글」 중에서

"'그래, 예술가라면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런 확신 속에 신나게 캠퍼스를 누볐다. 석관동 캠퍼스는 前 안기부 건물을 물려 받아쓰는 것이었기에 교사가 말끔하다고 볼 수 없었다. 영상원은 지층에 편집실이 있었는데 옛날 안기부 고문실이라는 소문, 이곳에서 밤샘 편집을 하다 보면 발 없는 귀신이 걸어 다닌다는 소문, 전통예술원 쪽 건물에 높이 올라와 있는 굴뚝은 고문으로 죽은 이들의 화장터로 사용되던 것이라는 소문 등 캠퍼스 괴담도 많았다."
--- p.11, 「석관동」 중에서

"태양극단은 무기 화약고였던만큼 예술로 채워지지 않으면 삭막하고 황량한 공간이다. 전쟁을 위한 공간. 살상을 위한 무기가 수없이 들락거리던 곳이다. 이젠 더 이상 인간을 대량살상하고 삶을 폐허로 만들기 위한 의도를 가진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은 태양극단에 의해 새롭게 살아난 공간이었다. 사람의 의식을 고양시키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인문에 대한 고민이 스며, 연극을 위한 매우 인간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p.28, 「파리, 한 달」 중에서


"우리는 연희104고지 정거장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의 ‘스테레오 카페’라는 곳에 정을 붙였다. 배우 이나영을 닮은 신비로운 언니가 주인장이었고 때로 그녀의 남자친구가 조용히 원두를 볶는 곳이었다. 요즘 커피 맛 좀 낸다는 카페에 있을 법한 위엄있는 로스팅 기계가 아닌, 성글은 철망에 원두를 넣고 난롯불에 볶고 튀기는 방식이었다. 커피 맛을 몰랐던 그때 처음으로 핸드드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강배전, 약배전이라는 말도 배웠다.

주인장 언니와 남자친구는 손재주가 좋았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그들은 카페 내에 있는 모든 기물과 가구를 만들어 썼다. 목공과 페인트칠, 테이블과 의자, 조명까지 커플의 심미안과 손맛이 스민 특별한 것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카페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물건은 LP 턴테이블이었다. 플레이리스트는 언제나 훌륭했다. 이게 무슨 연주일까? 마음을 확 사로잡는 그 음악은 키스 자렛의 일본 투어를 담은 음반이었다. 명반을 알아보는 귀와 특별한 취향이 있던 주인장 언니 덕분에 새로운 음악가들을 내 20대에 만날 수 있었다.

스테레오 카페에 친구와 노닥이며 앉아 있노라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그곳은 아날로그 그 자체였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두 남녀의 마음이 그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해질녘 그곳에 앉아 있으면서 턴테이블에서 느릿느릿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바쁘고 조급하게 살아왔던 날들의 맥을 놓고 이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스테레오 카페에서 노닥거리던 어느 날. 수다를 나누던 중 친구가 “안은미라는 현대무용가가 있는데, 그 분이 하이델베르크라는 도시로 해외 공연을 간대. 그 공연에 참여할 해금 연주자를 구한대.”라는 말을 건넸다.

순간 머릿속에서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심장박동도 빨라졌다. “나, 나, 나! 나 하고 싶어!”라고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은미 선생님께 오디션 의사를 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공연이 어떤 음악그룹과 같이 하는 것 같던데, 장영규(現 이날치 그룹의 리더이자 베이시스트)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음악감독이고 재미있는거 많이 하는 것 같아.”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연희동 친구의 추천으로 장영규 감독님과 보통의 만남이 몇 차례 있었다. 감독님의 작업실에 초대되었다. 첫 만남에 뜻밖의 장면이 연출되었다. 장영규 감독님은 냉동고에서 유산지에 고이 싸여있던 참치횟감을 꺼내었다. 실험용 흰 고무장갑을 끼고 번쩍이는 일본제 회칼로 알맞게 얼어 있는 참치살을‘슥슥’ 썰어주셨다.

음악적인 질문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장 감독님, 나, 친구는 묵묵히 “맛있다!”를 연발하며 참치회를 먹었을 뿐. 입단 오디션 같지 않은 입단 오디션이었다. 맛있게 먹을 줄 아느냐가 선발의 기준이었을까?
스테레오 카페에서 시작된 비빙과의 인연은 8년간 계속되었고 여러 도시를 투어하며 맛있는 요리를 먹게 된다. 물론 멋진 연주를 하며!
--- p.42-45, 「비빙 입단과 스테레오 카페」 중에서


"가난한 여행자였던 우리는 얼떨결에 베니스에서 열린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된 듯 했다. 개츠비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호텔의 스위트룸에 머물게 했으며 극진히 대접해주었다.

다음날 아침 레스토랑 테라스에 앉아 조식을 먹으며 따뜻한 베니스의 햇살 속에 행복과 만족의 극한을 경험했다. 남자친구는 호텔의 세로가 긴 아치형의 창가에 천사처럼 앉아 담배를 피우곤 했다. 그 담배연기처럼 지나간 날은 흩어졌지만 기억과 감각은 남아있다. "People's memories are maybe the fuel they burn to stay alive." 하루키의 말이다."
--- p.159, 「이탈리아 베니스, 개츠비의 파티 초대」 중에서


"엄마는 계속 막걸리는 시켜놓고 자꾸 나에게“한잔 따라 봐, 같이 짠을 하자”며 졸랐다. 나는 또 눈을 흘겼다. “엄마, 웬 술이야. 나 안 먹어. 빨리 집에 가자”며 계속 흥을 깼다.

지금은 엄마가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맥주나 와인 한두 잔이면 족하다고 하신다. 그렇게 마실 수 있었던 것도 한 때였다고 한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변죽 좋게 엄마 이야기도 들어주고, 내 이야기라도 실컷 늘어놓으며 막걸리 두세 병 쯤은 너끈히 비울 것 같다. 술에 기분 좋게 취해서 사이 좋게 팔짱 끼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 같다.

지금은 그때 그렇게 투정부렸던 기억에 미안해지면 엄마 집으로 향해서 맥주 한 캔을 사이좋게 나눠마신다. 어떤 이야기라도 안주거리가 된다. 그때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 걸 이야기하면 엄마는“네가 그랬지”라며 하하호호 웃는다.

엄마의 그런 노력 덕분에 나는 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 p.191-192, 「산 그리고 엄마」 중에서


"이 춤사위와 함께 나만 울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이 곳에 모인 언니들도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지고 이곳에 와서는 한을 풀듯 춤을 춘다. 아침에 아이 학교 보내랴, 남편 출근 돕느라 바쁠텐데 매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단장하고 운동하는 것.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최대한의 아침 리추얼일 것이다. 줌바 수업은 저마다의 아픔을 토해내는 열광의 도가니로 기억된다."
--- p.214, 「줌바」 중에서


"하루키의 작품을 읽으며 깊이 동감하게 되는 것은 체력과 자립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소설 『해변의 카프카』 에서는 주인공인 소년이 도서관과 체육관에서 몸과 마음을 강인하게 만들고 낯설고 두려운 세계와 맞서는 모험담이 펼쳐진다. 부모나 형제 없이 단독자로 등장하는 주인공은 도서관과 체육관, 그리고 모험 그 자체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진화해 나간다. 이 소설 뿐 아니라 여러 소설에서 변주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에서 소설 속 주인공의 목소리가 아닌 그의 목소리로 이러한 내용을 직접 전달한다. 〈한없이 피지컬한 업(業)〉이라는 챕터는 읽고 또 읽고 밑줄을 긋고 또 그은 부분이기도 하다. 자주 등장하는 소설 과 소설가 라는 단어는 음악 과 음악가 로 치환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의 세계를 창작하는 창작자로 살아가며 작은 발걸음 즉, 매일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작업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그 무의미함에 지쳐 그만둬 버리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쳐든다. 프리랜서로 살아가며 내게 주어진 무한대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게을러질 때면 이 책을 펼쳐든다.

하루키는 ‘기묘한 모범생’이라 할 수 있다. 예술가로서 과시하곤 하는 영감이나 기행, 일탈에 관한 이야기는 내다버리기로 한다. (자살을 하거나, 귀를 자르거나 하는 것은 이미 지난 세기 예술가의 모델이 아닌가.) 하루키는 일상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강도로 살아나가야 할지 설명한다. 물론 자신의 일상을 들어서 말이다."
--- p.224-225, 「하루키로부터 배운 것들」 중에서


"해금이란 악기를 만나 고생도 많이 했지만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도 많다. 햇볕이 잘 드는 공간에 앉아 말총에 송진을 바르는 것을 좋아한다. 햇볕이 따스하게 드는 공간, 포근한 방석 위에 앉아 송진을 바르면 빛줄기를 따라 분분히 날리는 송진가루가 보인다. 뽀얀 송진가루가 빛의 움직임 속에 느리게 흐른다. 송진가루가 듬뿍 칠해진 활대를 휘두르면 입자들이 말총에서 이탈해 빠른 춤을 춘다. 송진의 소나무향이 코에 와닿는 순간, 소나무숲을 거니는 마음이 된다. 작은 연습실 안에서 펼쳐지는 송진가루에 의한 빛과 공기, 향기의 향연. 고요하고 평화롭다. 이런 것이야말로 해금연주가로서 누리는 작고도 확실한 행복이다."
--- p.274, 「말총과 송진」 중에서


"어느 날 선생님께서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진양을 타주셨다. 뭐 이렇다하게 강렬한 연주도 아니고, 늘 그렇듯 기운 없이 타시는 것 같기도 했다. 나 역시 가만가만 듣고 있었다. 그때 훅 하고 심장을 가격하는 대목이 있었다. 그 소리는 무방비 상태로 있던 마음 깊은 곳을 쿡 찌르고 도망갔다. 마음의 심연(深淵)이라 해야 할까. 아주 깊은 곳이기에 보통의 상태에서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만한 마음의 공간. 가슴을 치는 그 소리는 그렇게 심연을 두드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무심히 내던 소리 가운데 응축되어 내던져진 그 소리는 다른 경지의 것이었다.

그 이후 내가 규정하던 소리와 연주에 대한 관념이 완전히 리셋되었다. 소리는 될 수 있는 한 크게 내야 하고, 화려하게 수식하는 연주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소리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어느 대목에서 “이 소리는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다”라고 하시며 희미한 소리를 내셨다. 부르고 부르다 목이 쉰 듯한 소리. 나는 매번 그 대목을 연주할 때마다 선생님의 음성과 표현이 기억난다.

좋은 소리란 무엇인가? 좋은 음악이란? 선생님의 가르침 이후 종종 질문하게 한다. 이 질문은 음악과 소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궁극의 질문이 아닐까."
--- p.303, 「최태현」 중에서


"표층, 중층, 심층을 이루는 마음의 깊이가 있다면, 백병동의 음악은 심층에 가닿는 음악이라 생각한다. 평소에는 꺼내보기 어려운 심리와 감정과 무의식들이 어딘가에 켜켜이 묻혀 있다면, 이곳까지 들어가 길어올려야 하는 음악임을 알게 된다. 마음의 심연(深淵)까지 들어가야만 하는 음악은 결코 흔하지 않다. 그 심연까지 들어갈 수 있는 집중력이나 몰입이 세상살이와 함께 가기 어렵고 그만큼 고독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 p.7, 「관계항2 : 백병동」 중에서


"나는 이 음반이 아이친구 엄마에게 “집안일 마치고 커피 타임에 편안하게 들어보세요”라고 선물할 수 있는 것이기를 바랬다.

당시 내 일상은 이런 것이었다. 아이를 쫓아다니며 어린이집에 보내고, 하원시켜 아이 엄마들을 만나 가벼운 수다를 떨고, 놀이터에 앉아 해가 질 때까지 아이를 바라보는 것. 돌아오면 아이를 씻기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토닥여 재우고, 아침이면 아침식사를 차리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학교로 수업을 하러 나가고, 아이가 혼자 교실에 남아있지는 않을까 돌아오는 길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하곤 하는 날들.

그러한 일상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내가 흔히 마주치는 많은 엄마나 아빠가 된 사람들의 것이기도 했다. 고되고 기쁜, 그들의 일상에 스밀 수 있는 농도이기를 바랬다."
--- p.341-342, 「여름은 오래 남아」 중에서


"아름다운 것은 늘 만만치 않은 면이 있다. 이곳은 난방 시설이 없다. 창호지만 바른 창문, 군데군데 구멍이 난 오래된 나무 바닥을 통해 찬바람이 들어왔다. 한기 때문에 손이 곱고 굳는다. 멀리서 개가 짖으면 연주를 중단하기도 했고, 먼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의 소음이 들려도 연주를 중단했다. 한기 속에 오들오들 떨며 며칠 밤을 새어가며 녹음을 했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면 창호 밖으로 우렁찬 산과 뜰 앞 진달래가 보였다. 창호 사이로 벚꽃잎이 흩날리는 황홀한 광경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밤엔 음악을 하는 기쁨으로, 낮엔 유서 깊은 고택이 주는 멋스러움만으로도 벅찬 날들이었다.

봄의 한낮. 거침없이 비가 내린다. 어둑어둑한 빛 속에 감금되어 있던 감정이 흘러 나온다.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한다고 선생님과 나는 무언의 합의를 보았다. 봄비가 고택의 기와와 처마와 뜰과 주춧돌에 후두두둑 떨어지고 흩어져 구르는 가운데 연주를 시작했다. 음악이 애드립 부분에서 절정으로 치달으니 빗소리도 거세어졌다. 소리가 종결을 향해 잦아드니 빗소리도 사그라든다.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비와 음악이 함께 움직였고, 빗소리를 음악의 일부로서 흡수한 셈이다. 이 과정은 〈후조〉라는 음반으로 남았다."

--- p.357, 「후조당에서」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단정한 자유』 는 해금연주가 천지윤의 에세이입니다. 해금에 대한 에세이가 아니라 한 해금연주가의 에세이입니다. 27년간 해금을 연주해 온 천지윤은 음악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음악만이 아님을 지금도 꾸준히 기록하고 증명하고 있습니다.

천지윤은 교복치마도 짧게 줄이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예악사상을 바탕으로 ‘엄하고 귀하게’ 를 강조하던 국립국악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드디어 대학생이 되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천지윤은 제한과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게 됩니다. 실험극단 〈우투리〉의 악사로서 러시아와 프랑스에 초청되어 연극에도 출연하고 미술원의 〈충격과 모험〉 수업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온몸으로 세상을 감각하는 훈련을 합니다.

이후 장영규가 이끄는 음악그룹 〈비빙〉에서 활동하며 발음도 잘 되지 않는 이국의 낯선 도시에 여러번 초청되어 연주합니다. 성에서 연주하기도 하고 비행기를 눈앞에서 놓쳐 공항의 차가운 Vitra의자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기도 합니다. 천지윤은 자동차로 떠난 순례의 길과 캐리어 바퀴를 사정없이 망가뜨리는 유럽 특유의 돌바닥길에 대해서도 쓰고 있습니다.

베니스의 한 호텔에서 스위트룸 업그레이드를 받은 천지윤은 영화 속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된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연주자이자 엄마인 천지윤은 산후조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주에 대한 일념으로 한강에 나가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 촬영에 임합니다.

개인으로서는 좋은 책, 좋은 그릇,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맛있는 식사 등 풍류를 즐기는 사람이지만 연주자로서의 천지윤은 굉장히 치밀하게 시간을 쌓아 왔습니다. 천지윤은 지금까지 7장의 음반을 냈는데 한장 한장을 낼 때마다 자신이 구성하는 곡에 대해 그 곡의 탄생과 연원을 짚고 스승으로 모시는 분들을 지극히 따르며 곡을 공부해 나갔습니다.

결국 천지윤의 어깨와 목에는 담이 오고 중국식 마사지를 받아가며 몸을 고쳐 나갑니다. 『단정한 자유』 는 300페이지 가량의 책인데 이와 같은 천지윤의 세계로 꽉 들어차 있습니다. 남들이 쉴 것이라 생각했던 시기에도 한번도 허투루 살지 않은 사람의 글입니다.

천지윤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영향을 받아 꾸준히 무언가를 쌓아가는 삶과 그것을 하기 위한 체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엄마의 도움을 받아 걸어온 지난 날을 사심없이 이야기 합니다.

어른 천지윤은 더더욱 깊어져 시선을 확장하고 치열하게 질문을 던집니다. 예술이라는 영원히 먼 아름다운 세계를 살아가며 돈과 자본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한 예술가의 모습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천지윤은 '예술에 대해 냉소할 때도 있었고 음악이 뭘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무력해지는 시기도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입신양명에 대한 갈망이나 공명심 없이 음악 속에서 나를 잊고 괴로움을 잊는 순간에 대해서도 들려줍니다.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천지윤은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천지윤은 더없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결코 도서관 안에, 논문 속에 갇혀 있는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천지윤의 젊음, 실험과 변주, 시선과 감각에 대한 유려하고 고유한 글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단정한 자유』, 제목과 같은 천지윤

편집자로서 많은 글을 봅니다. 아주 어렵고 정교한 글, 날카롭고 정확한 글, 수사의 포화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글 등등 여러 글이 있지요. 천지윤의 문장은 너무나도 자유롭고 단정했습니다. 자유로운데 어지럽지 않았고 단정한데 따분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별개의 성질이라 느껴졌던 두가지 단어가 신기하게 잘 어우러졌습니다. 그래서 이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단정한 자유』 가 너무 먼 세계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관객으로서는 무대 뒤의 일을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의 무대를 위해서는 그 연주자를 통과하는 것들-산들바람이나 그 날 아침 먹은 사과잼 같은 것마저도-이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천지윤은 아주 솔직하게 본인이 본대로 느낀대로 기록하면서 품위를 잃지 않고 단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천지윤은 이미 Youtube 크리에이터로서, 연주자로서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내어 놓고 있습니다만 저는 책의 형태로도 천지윤의 이 간결한 문장들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읽다보면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참으로 신묘하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은 천지윤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일렛프레스에서 천지윤의 첫 책 『단정한 자유』 을 내어 놓게 됨을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귀중한 원고를 보내주신 천지윤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추천평

“우리가 감동하며 듣는 음악 뒤엔 온 힘을 다해 연주하는 누군가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이다. 우리의 전통 음악, 그 중에서도 해금을 연주하는 천지윤의 이야기이다. 해금 연주가라니! 보통의 직장인들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 것 같은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그 길로 들어섰고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떤 의미와 보람을 느끼는 걸까? 또 어려움은 어떻게 넘어서는 걸까? 연주만큼이나 흥미로운 음악가의 이야기가 가득 펼쳐진다. 책엔 그녀의 단단한 근육이 드러나는 사진이 많이 등장한다. 최선의 소리를 위해 운동에도 열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녀의 연주도, 글도 한없이 성실하다. 천지윤의 해금 연주를 들으며 어서 ‘단정한 자유’에 빠져 보시라!” -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천지윤과 같이 음악을 만들고 공연하고 다닌지가 벌써 10여년 전이다. 음악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긴 시간을 함께 했다. 그 시간 동안 천지윤은 스스로 즐거움을 잘 찾고 있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삶을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잊혀져 가고 있던, 함께 했던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 장영규 (이날치 · 비빙 음악감독)
“두 현을 긋는다. 선율의 시간과 글의 집을 짓는다. 일상을 사유하고 사물과 호흡한다. 그렇게 음악과 세상을 연결한다. 천지윤은 이 모든 것을 행한다. 그런 그녀가 빚어온 음악과 삶의 궤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해금과 함께 해온 성장의 시간을 물론 해금과 만난 세계의 도시, 여행, 예술가, 음식, 영화, 요가, 책 등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러한 만남을 그녀는 해금(奚琴)의 두 현으로 엮고, 일상과 사물의 비밀을 해금(解禁)하여 그 안에 담긴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다. 매끄러운 현 위를 짚어 소리의 구조물을 만드는 손처럼, 해금과 맞닿은 연결점들을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생각의 흐름으로 풀어낸다. 그런 그녀는 마치 일상과 세계를 해금으로 도금하는 연금술사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그녀만의 술법이 담긴 ‘천지윤 사용설명서’ 처럼 다가온다.” - 송현민 (월간 『객석』 편집장 · 음악평론가)
“천지윤의 해금연주를 듣고 상상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2차원의 세상에서 3차원의 공간으로 넓어진 느낌. 천지윤의 해금연주에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열린 우주를 경험한 느낌.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을 처음 마주한 느낌. 해금연주가 천지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 그녀의 음악 세계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녀의 삶의 풍경과 어우러진 해금의 선율같은 이야기들. 함께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녀의 해금이, 그 이야기가 멋진 이유다.” - 이기진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물리학자 · 작가)
“천지윤은 요즘, 가장 부러운 여성 중 하나다. 내가 죽어라 고운 소리를 내보려 해도 끼악끼악대는 해금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때문이다. 연주하는 그의 우아한 자태를 보면, 누구나 해금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 수밖에 없다. 굉장한 에너지와 체력을 보유한 『마녀체력』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하다. 해금 연주가로만 살아도 보람이 클텐데, 다양한 관심사를 자랑하며 매사 정성을 바친다. 책 읽고 공부하는 엄마로 살면서 이번에 책까지 냈으니, 이런 멀티플레이어가 다 있나. 가녀려 보이지만 강인하고, 단정하지만 자유로운 그에게 엄지척을 보낸다. 천지윤, 브라보!” - 마녀체력(이영미) (『마녀체력』 작가)
“수년 전 「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짧은 칼럼을 서울대학교 大學新聞에 쓴 적이 있다. 책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참된 나를 마주하게 하고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준다. 천성적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해금 연주자 천지윤은 서울법대 최고지도자과정(ALP)에서 나와 사제로서의 因과 緣을 맺었다. 아마도 바로 이 추천사를 쓰려고 -佛家의 언어를 빌리자면 오백劫을 지나온 모양이다. 그녀는 오늘도 여전히 해금을‘연구’하며 하루하루의 인연과 반복된 일상에 생생한 의미를 불어 넣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단정한 자유』(人)는 천지윤을 온전히 담아내는 말이다. 대중은 그녀의 자유롭고 화려한 날개에 주목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날아가는 것에는 발이 있는 법이다. 단단한 발이 있어야 제대로 딛고 날아오를 수 있다. 때로는 넘어지기도 했다. 이루어온 것들이 성근 눈처럼 흩어지고 이루어야 할 일들이 한치 앞조차 보이지 않을 때에도 그녀는 오롯하게 걷고 또 걸어왔다. 겨울나무의 뿌리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갔다. 하여 나는 확신한다. 그녀가 곧 대지를 박차고 찬란하게 비상하리라는 것을.” - 최봉경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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