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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는 글│ 고마운 아내에게 이 책을 04
Ⅰ. 반보기와 만날제 반보기와 만날제 16 현자무가와 인백기천 21 방하착과 착득거 26 두 해방둥이와 조우 31 만어사 탐승 36 비바람과 친구했던 문학기행 41 가시오가피 달인 물 46 북면온천에서 문학의 밤 50 부적과 만남 56 천 년 고찰 정취암 61 창원시 조명 67 신축 원단의 비손 73 Ⅱ. 사고 처리반장 마님 운동과 머슴 운동 80 다섯 번째의 승용차 85 이제는 말할 수 있다 89 설날의 초상(肖像) 95 아내의 앨범을 들춰보다가 100 귤화위지(橘化爲枳) 105 그래도 걸어야 한다 109 처음 만난 날 113 쓸개 없는 여자 118 닮을 걸 닮아야지 123 여자 병실의 남자 보호자 128 사고 처리반장 133 Ⅲ. 임종 유감 편안한 유택을 꿈꾸며 140 할머니가 두 분인 사연 145 임종 유감 150 두 아들의 사촌 155 불청객 박쥐 160 온라인 개학 그리고 등교 165 반장에 선출됐다는 유진이 171 풋풋한 손주 건네다 보기 176 얼결에 맞은 여름방학 182 오뉴월 오이 쑥쑥 자라듯이 188 자신감을 가져라 192 부정 교합 교정 시술 197 Ⅳ.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생의 후작을 꿈꾸는 글밭지기 204 틈만 나면 꾸벅꾸벅 207 사진 속의 낯선 노인 212 실수와 동거 216 착각은 행복했었는데 221 약 보따리를 끼고 사는 세월 225 역병과 코로나19 230 희미하게 들렸다 235 삶은 고해 240 반 백 년 전의 모습 회상 245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250 벌초의 방법을 확 바꾼 감염증 254 Ⅴ. 때 이른 만추를 앓다 또다시 새벽 등산 261 생애 마지막 이사를 꿈꾸며 266 나를 찾아 무학산 등정 271 어수선한 봄의 서곡 276 새 둥지를 틀며 281 삼십 리 남짓한 벚꽃 길 산책 285 반 백 년 넘게 흥얼대는 ‘하숙생’ 290 다시 여름이 오는 길목의 등산길 295 제자 Y 이야기 300 장맛비 뒤끝 잡고 등산 305 때 이른 만추를 앓다 310 인정에 등산 314 Ⅵ. 한가위 날 농월을 꿈꾸다가 마산 조감의 명소 320 지루한 장마와 역병 325 디지털 흔적 330 한가윗날 농월을 꿈꾸다가 336 지령 50호를 기리며 341 퇴고를 되새겨 봄 346 양극화된 아파트 값 352 ‘죽음’의 호칭 357 손 수(手) 자의 특별한 쓰임 362 책의 얼굴에 남긴 흔적 368 또 한 해를 열며 372 경이로운 아내의 끈기 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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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되기는커녕 병증이 되레 극도로 심해져 오후에 서둘러 종합병원을 찾았다. 소화기내과에서 진찰을 받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어 화급하게 X-Ray,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마치면서 우물쭈물 지체하지 않고 즉각 입원 조치했다. 이튿날인 화요일(1월 7일) 꼭두새벽부터 서둘러 CT 촬영을 했다. 그 결과가 오전 중에 나왔다. 위는 지극히 정상인 상태로 판명되었다. 그렇지만 쓸개에 커다란 돌이 여러 개 생긴 것으로 판독되어 소화기내과에서 외과로 옮겨져 병동과 입원실을 바꿔야 했다.
주치의의 말이다. 당장 수술을 해주고 싶단다. 그러나 간 수치가 높아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향후 치료를 통해 정상으로 수치를 낮춘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한단다. 간의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대충 2~3주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술은 이달 말경 쯤이 되지 않을까, 라고 예측했다. 한편 입원 셋째 날(8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담낭에 호스를 꽂고 담액을 빼내는 시술을 하여 오른쪽 옆구리에 비닐 팩(pack)을 차고 있다. 입원한 지 열흘 되는 날(15일) 담액을 빼내는 비닐 팩을 찬 채로 임시 퇴원을 했다. 입원을 계속해도 특별한 치료가 없기 때문에 일단 귀가하여 집에서 병원의 처방에 따라 가료하다가 그다음 주일 월요일(20일) 외래로 접수해 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28일) 재입원하여 그다음 날(29일) 핵심적인 시술인 쓸개를 절제했다. 강낭콩 정도의 담석 3개를 적출 해냈다. 담석이 엄청나게 커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CT촬영 결과 자궁 쪽에 미심쩍은 이상 징후가 보인다는 소견에 따라 산부인과에서 초음파검사를 비롯하여 만약을 위해 암 검사도 추가로 받았는데(30일) 결국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되었다. 아내의 입원으로 손주를 제대로 보살필 여력이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내 문제에 매달리는 까닭에 유진이에 대해 제대로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내가 집에 붙박이로 머문다면 아내 대신 식사문제나 외출 채비를 야무지게 챙겨 줄 수 있을 터인데. 또한, 집안 청소는 아예 포기했다. 그뿐이 아니다. 음력으로 섣달 열이레(11일)는 내 일흔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그날 생일상은 고사하고 삼시 세끼도 거르지 않은 것도 다행이었다. 아울러 설날(25일)에 간신히 떡국만 끓여놓고 차례를 모시는 시늉만 내는 불경죄를 자청했다. 제수를 장만할 사람이 없어 택한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 「쓸개 없는 여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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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로서 금자탑을 쌓아가는
열여덟 번째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 수필가 한판암 교수의 열여덟 번째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가 출간되었다. 17번째 수필집 [황혼의 뜨락 풍경]이 2021년 01월 01일 출간되었고, 이번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의 출간일은 2022년 01월 20일이다. 출간일은 20일이지만 해드림출판사의 2022년 첫 도서 역시 [그래도 걸어야 한다] 이다. 17번째 수필집 [황혼의 뜨락 풍경]을 소개하면서도 언급하였지만 한판암 수필가의 18권은 모두 필자의 손을 거쳐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작가의 창작과 발표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므로,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수필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집을 발표하게 되는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매년 작품집을 발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추구하는 문학에서 부지런함, 끈기, 열정, 문인으로서의 자세와 철학이 갖춰 있지 않으면 해낼 수 없다. 무엇보다 초지일관 시들지 않는 창작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18권의 도서 가운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도서인 문학나눔에 두 권이나 선정이 된 것도 이런 열정의 결과물이다. 이번 수필집 [그래도 걸어야 한다]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전 어느 작품집에서보다 아내에 대한 애틋함을 농밀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 사이는 대체로 세월이 흐를수록 푸석푸석해진다는데 3년 후면 금혼식일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사랑은 더욱 깊어감을 느끼게 한다. 한판암 수필가의 지금 열정으로 보면 금혼식 때는 스물 한 번째 작품집을 발표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이때는 해드림출판사에서 ‘수필 선집’이라도 예쁘게 만들어 헌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판암 수필가의 열정은 철저한 건강관리가 뒷받침을 한다. 하루도 거름없이 수년 동안 인근의 산을 오르내리며 육신의 건강을 다질 뿐만 아니라, 걷고 또 걸으며 단련시킨 생각의 근육들이 수필 창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도 걸어야 한다]에는 아내를 소재로 한 글과 걷기를 소재로 한 글들이 한 꼭지씩 묶여 있다. 한판암 수필가는 지금까지 4권의 손주 이야기를 썼다. 생후 한 달쯤 때부터 함께 살게 된 손자를 14년 동안 양육하면서 쓴 글이 책으로 4권 분량인 것이다. 그만큼 손자를 지극정성으로 키워왔다는 의미인데, 이 손주 양육기들은 어린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바람직한 양육 방식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수필집에도 손자 이야기를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표될 모든 작품집에서도 손자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리라 본다. 고마운 아내에게 이 책을 다음은 이번 작품집 펴내는 글 일부이다. [아내에 대한 단면을 주제로 한 글인 ‘그래도 걸어야 한다’를 책의 이름으로 가름키로 했다. 책의 얼개를 엮을 글들은 기해년(己亥年) 벽두부터 두 해 남짓 쓴 일흔두 편의 아람들이다. 이들은 생각이 닿았거나 고민하며 건져 올린 앙금들을 거르고 가라앉히며 정화시킨 졸작들로 모두 여섯 꼭지로 갈래지어 패찰을 달았다. 차례대로 반보기와 만날제, 사고 처리반장, 임종 유감, 좀 마르신 것 같습니다, 때 이른 만추를 앓다, 한가위 날 농월을 꿈꾸다가 등이 바로 그 이름이다. 해와 달이 지나간 자취는 어디에도 남지 않게 마련이고 바람과 구름은 미치지 못할 데가 없듯이 흔적이 없는 무흔(無痕)과 거리낌 없이 떳떳한 무애의 삶을 꿈꿨다. 하지만 바탕이나 됨됨이가 드높은 뜻에 턱없이 부족해 시답잖은 일상에 휘둘리며 탐욕에 얽매인 채 부질없는 업(業) 때문에 마냥 허송세월하다가 주위를 제대로 헤아리는 총기를 잃었었다. 그렇게 어물쩍 희수(喜壽)를 넘겼음 때문이리라. 입때까지도 사는 게 무엇인지 깨우치지 못한 내가 정녕 마뜩잖다. 이런 수준에 기인하지 싶다. 가정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해온 아내에게 얄팍한 입발림을 사사(謝詞)로 가름하려는 우매한 짓이 백수(白?)의 부질없는 자기 연민이 아닌지 당최 헷갈린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생에서 두 손 마주 잡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황혼의 세월을 조지약차(早知若此) 없이 누리고픈 간절한 소망은 진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