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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학교생활 엿보기 | 15
풍성하게 여문 가을 | 16 3학년 | 20 학교생활 엿보기 | 25 수영과 배드민턴 | 31 감동과 당혹 | 34 봄과 산채 | 38 테스트에 나타난 현상 분석 | 42 실패한 진달래 차 | 49 내게 하락된 것은 | 53 감기와 고열 | 58 주기적인 고열 | 63 독감 | 67 Ⅱ. 유진이의 봄날 소묘 | 71 결석과 독감 | 73 리코더 수행평가 | 78 유진이의 봄날 소묘 | 82 첫 새벽 등산 | 87 My stories 나의 이야기 | 92 우포 체험 학습 | 96 수영 체험 학습 | 101 김해 롯데 워터파크 | 105 수영 특강 교실 | 109 물려받은 자전거 | 112 수경 분실 | 115 캠핑 | 120 Ⅲ. 고학년으로 진급하는 날 | 125 문서실무사 자격증 | 127 산마 식별 실수 | 130 영재교육 신청 | 135 통도환타지아 | 140 3학년의 겨울방학 | 144 고학년으로 진급하는 날 | 147 해피 데이 | 152 다양한 매체에 책 소개 | 156 객관식이 배제된 수시평가 | 161 사춘기의 들머리 | 167 벌에 쏘여 우짖던 헛똑똑이 | 172 가을과 유진이 | 177 Ⅳ. 이소를 위한 날갯짓 | 183 성인용 자전거 | 185 무술의 서설과 유진이 | 190 라면과 스테이크 | 195 장난감 권총 | 199 방학과 영화 | 203 유진이의 무학산 등정 | 207 재수 옴 붙은 날에 건진 보석 | 213 저도와 유진이 | 218 이소를 위한 날갯짓 | 223 생일에 친구들 초대 | 229 태권도 시범단 | 234 거짓말과 검약정신 | 239 Ⅴ. 오르고 또 오르다가 | 243 태권도 공인3품 심사신청 | 245 짜장면 예찬 | 249 식습관과 편식 | 253 초등의 여선생님 | 257 행동반경의 팽창 | 262 손주의 파마머리 | 266 허둥댄 2박 3일 | 270 오르고 또 오르다가 | 274 친구 찾아 장유에 | 278 온열병 | 282 여름방학의 끝머리에서 | 286 축구화 이야기 | 291 Ⅵ. 초등의 마지막 방학 | 295 무시험 천국 | 297 또 다시 독감 | 302 열 번째 방학 | 306 사춘기 초입 언저리 풍경 | 311 곧고 바르게 자랐으면 | 315 초등학교 수학여행 | 320 유진이의 현충일 나들이 | 325 우물 안 개구리의 날갯짓 | 330 남녘에서 스케이트 체험 | 334 조손의 봉암수원지 나들이 | 338 초등의 마지막 방학 | 343 중학교 진학 준비 | 347 부부의 잠자리 사이를 파고드는 과똑똑이 | 351 초유의 온라인 개학 | 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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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순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음 달 초순에 중학교 입학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마가 끼었던지 고약한 역병의 분탕질로 입학과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되다가 벼랑 끝으로 몰려 당국에서 빼든 카드가 온라인 개학이다. 이는 어느 누구도 경험한 바가 없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을법해도 다른 대안이 없다. 입학식이 없었기에 정식 중학생인가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자기 교실의 위치를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게 시큰둥해 보였다. 기껏해야 자기가 진학할 학교가 ‘마산○중학교’로서 ‘1학년 2반’에 배정되었으며 담임선생님은 여자 선생님으로 ‘김○선’이라는 사실이 전부가 아닐까.
지난 겨울방학부터 따지면 얼추 넉 달째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계인(境界人)으로 살아온 꼴이다. 그런데 돌림병을 따돌리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때문에 각종 학원을 비롯해 태권도 수련까지 쉬면서 무작정 집안을 맴돌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넘쳐날 때 다소곳이 책상 앞에 앉아 다양한 독서를 하거나 배워야 할 교과목을 스스로 예습하는 전향적으로 대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바람과는 거리가 먼 축이기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목소리를 높이며 얼굴을 붉혀도 쇠귀에 경 읽기로 입만 아팠다. 이렇게 끝 모를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와중에 온라인일지라도 개학을 한다니 한시름 놓을 것 같은 기대에서 쾌재를 불렀다. 어찌 되었든 이러한 시도는 물리적 접근을 막는 멀리서 교류하기(distant socializing) 일환의 하나이리라. 입학이 마냥 미루고 미뤄지면서 유진이의 기상 시간이 들쭉날쭉해 아침마다 실랑이가 거듭 되풀이되었다. 그에 따라 낮까지 마구 뒤엉켜 하루의 일상이 엉망으로 뒤틀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닭장 같은 아파트 집지킴이 노릇을 하라고 윽박지를 수 없어 끌탕을 치는 상황이 무척 곤혹스러웠다. 어쩌면 집안에 붙들어두기 힘든 임계점에 이른 시기에 어정쩡할지라도 온라인 개학이라니 버선발로 마당까지 내려가 쌍수를 들어 반겨야 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어제부터 매일 6~7시간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꼼짝없이 컴퓨터 앞을 떠날 수 없었던 까닭에 하루가 어느 결에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로 인해서 손주와 밀고 당겨야 할 일이나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어 무척 홀가분해 신바람이 났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우리의 현실에서 최고 수준의 온라인 교육이 펼쳐지리라는 바람은 턱없이 무리한 꿈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등교하여 대면(對面 : face to face) 수업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유일한 선택지가 이 방법이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초유의 온라인 개학」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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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9일 되던 날
저자 품으로 찾아와 이제 중학생이 된 유진, 손주를 위한 저자의 마지막, 네 번째 에세이집 저자 손자 유진이는 생후 39일 되던 날부터 지금까지 14년 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저자는 14년 동안 유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위해 쓴 책이 무려 4권이나 된다. 아날로그 세대인 저자가 손주의 성장 과정을 디지털 방식 대신 손주 양육 에세이로 남겨준 셈이다. 영유아 시절과 유치원을 비롯해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 함께한 세월의 앙금이나 흔적들을 글로 적바림하여 출간한 책이 ‘8년의 숨가쁜 동행’, ‘은발할아버지의 손주 양육기’, ‘초딩 손주와 우당탕탕’ 등 3권이다. 그리고 이번 ‘파랑새가 머문 자국’은 초등학교 3학년 중반부터 중학교 진학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함께 겪고 느끼며 생활해왔던 일들을 정리하여 4번째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대학에서 이미 정년퇴임을 한 나이여서 손주를 키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온갖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키운 유진이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저자는 이제 손주 양육 박사가 되었다. 손주 이야기 책이 나올 때마다 여기저기 방송에도 출연하고 책도 소개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방송 출연 등을 지극히 절제하였다. 행여나 있을지 모를 손주의 프라이버시가 지나치게 노출되는 걸 경계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춘기로 들어선 유진이 이야기는 ‘파랑새가 머문 자국’으로 끝을 맺는다. 지금까지 엮은 4권의 책은 할아버지의 손주를 향한 사랑과 애틋한 마음이 담긴 드라마이다. 반짝이는 파랑새와 허방지방 넘던 아리랑 고개 고희의 중반을 넘어선 저자에게 손주 유진이는 꿈이고 희망이며 삶의 이유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높고 푸른 세상 찾아 훨훨 비상하도록 제 아빠 품으로 돌려보내려 한다. 조막만 하고 무던히도 여렸던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 끌끌한 떠꺼머리총각 냄새를 물씬 풍기며 사춘기 고개를 어슬렁거리는 사내아이로 변모해 중학에 진학하는 시점에서다. 이번 책 또한 진학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유진이와 함께 겪고 느끼며 해왔던 일들을 정리한 글들이다. 먼 훗날 저자 부부에게는 도맡았던 아이의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되살려 볼 자료가 될 것이며, 손주를 양육하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교양서가 될 것이다. 조선 시대 묵재 이문건(李文楗) 선생이 남겼던 양아록(養兒錄)과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제는 아빠 품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14년 동안 아이를 돌봐왔던 주체가 저자 부부였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모든 권한을 내려놓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책은 저자에게 남다른 의미가 된다. 게다가 저자는 아이에 대한 글을 책으로 펴내는 작업을 여기서 중단할 예정이다. 초등학교까지는 매사를 지켜보며 때로는 참견을 하거나 손잡고 인도해도 어색하지 않은 순수성을 간직했기에 시시콜콜 글로 남겨도 흠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별로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의 내밀한 부분까지 들춰내 글로 쓴다는 것은 은밀한 사삿일(privacy)을 엿보는 결례이거나 인격권 침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아이의 참모습에 분단장을 하거나 각색은 과감하게 배척했다. 따라서 전반적인 느낌은 건조할지 모르지만 아이가 성장하며 겪거나 깨우침에 근접한 관찰이 전하는 메시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때 묻지 않은 동심의 파랑새와 넘던 풋풋한 아리랑 고개에서 허방지방 했던 순간들이 저자에게는 참다운 행복이었고 크나큰 보람이었다. 이제 저자는 사랑하는 손주에게서 한발 물러서서 드높고 광활한 세상을 거침없이 비상할 꿈돌이의 자태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할아버지의 자리에 안착할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