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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는 망했다?
01 순애·멜로·로맨스 - 러브레터 / Love Letter / 1995, 이와이 슌지 - 무지개 여신 / 虹の女神 / 2006, 쿠마자와 나오토 - 하프웨이 / ハルフウェイ / 2008, 기타가와 에리코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 2004, 유키사다 이사오 - 눈물이 주룩주룩 / 淚そうそう / 2006, 도이 노부히로 - 연공: 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 ?空 /2007, 이마이 나츠키 -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 ただ、君を愛してる / 2006, 신조 타케히코 - 태양의 노래 / タイヨウのうた / 2006, 코이즈미 노리히로 - 같은 달을 보고 있다 / 同じ月を見ている / 2005, 후카사쿠 겐타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ジョゼと虎と魚たち / 2003, 이누도 잇신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 花束みたいな?をした / 2020, 도이 노부히로 - 봄의 눈 / 春の雪 / 2005, 유키사다 이사오 - 8월의 크리스마스 / 8月のクリスマス / 2005, 나가사키 슌이치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は雨上がりのように / 2018, 나가이 아키라 - 내 남자 / 私の男 / 2013, 쿠마키리 카즈요시 - 사랑의 유형지 / 愛の流刑地 / 2007, 츠루하시 야스오 - 꽃보다 남자 / 花より男子 ~ファイナル~ / 2008, 이시이 야스하루 02 드라마·코미디 - 아무도 모른다 / 誰も知らない / 2004, 고레에다 히로카즈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奇跡 / 2011, 고레에다 히로카즈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そして父になる / 2013, 고레에다 히로카즈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嫌われ松子の一生 / 2006, 나카시마 테츠야 - 다마모에 / 魂萌え! / 2006, 사카모토 준지 - 유레루 / ゆれる / 2006, 니시카와 미와 - 내일의 기억 / 明日の記憶 / 2006, 츠츠미 유키히코 - 구구는 고양이다 / グ?グ?だって猫である / 2008, 이누도 잇신 -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 ALWAYS 三丁目の夕日 / 2005, 야마자키 타카시 - 기쿠지로의 여름 / 菊次?の夏 / 1999, 기타노 다케시 -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 / クワイエットル?ムにようこそ / 2007, 마츠오 스즈키 - 텐텐 / ?? / 2007, 미키 사토시 - 대정전의 밤에 / 大停電の夜に / 2005, 미나모토 타카시 - 사쿠란 / さくらん / 2007, 니나가와 미카 - 박사가 사랑한 수식 / 博士の愛した?式 / 2005, 고이즈미 타카시 - 천사 / 天使 / 2006, 미야사카 마유미 - 매직 아워 / ザ?マジックアワ? / 2008, 미타니 코키 -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 月はどっちに出ている / 1993, 최양일 - 키사라기 미키짱 / キサラギ / 2007, 사토 유이치 - 행복한 사전 / 舟を編む / 2013, 이시이 유야 - 환생 / ?泉がえり / 2003, 시오타 아키히코 - 오늘의 사건사고 / 今日のできごと / 2004, 유키사다 이사오 03 청춘 - 식스티 나인 / 69 sixty nine / 2004, 이상일 - 릴리 슈슈의 모든 것 / リリィ シュシュのすべて / 2001, 이와이 슌지 - 하나와 앨리스 / 花とアリス / 2004, 이와이 슌지 - 불량공주 모모코 / 下妻物語 / 2004, 나카시마 테츠야 - 배틀로얄 / バトル·ロワイアル / 2000, 후카사쿠 킨지 - 붕대클럽 / 包?クラブ / 2007, 츠츠미 유키히코 - 밝은 미래 / アカルイミライ / 2003, 구로사와 기요시 -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アヒルと鴨のコインロッカ? / 2007, 나카무라 요시히로 - 스윙 걸즈 / スウィングガ?ルズ / 2004, 야구치 시노부 - 린다 린다 린다 / リンダ リンダ リンダ / 2005, 야마시타 노부히로 - 핑퐁 / ピンポン / 2002, 소리 후미히코 - 나오코 / 奈?子 / 2008, 후루마야 도모유키 04 섹스·에로·핑크 - 꽃과 뱀 / 花と蛇2 / 2005, 이시이 다카시 - 새디스틱 마조히스틱 / サディスティック マゾヒスティック / 2001, 나카타 히데오 - 바이브레이터 / ヴァイブレ-タ / 2003, 히로키 류이치 - 도발적 관계: 엠 / M / 2007, 히로키 류이치 - 가부키초 러브호텔 / さよなら歌舞伎町 / 2014, 히로키 류이치 -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 / 完全なる飼育 / 1999, 와다 벤 - 공기인형 / 空?人形 / 2009, 고레에다 히로카즈 - 달빛 속삭임 / 月光の?き / 1999, 시오타 아키히코 - 기묘한 서커스 / 奇妙なサ-カス / 2005, 소노 시온 - 아나키인 재팬스케 / アナ?キ??イン?じゃぱんすけ / 1999, 제제 타카히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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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순애·멜로·로맨스”는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처럼 아련한 사랑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불치병 멜로영화의 전략은 시대를 초월해 언제나 유효하다. 다리가 불편해 생존하듯 일상을 영위하는 조제가 “100퍼센트로 연애”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드라마 <도쿄 러브 스토리>를 집필한 인기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참여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도 연애의 빛나는 순간부터 이별까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었던 그날의 기억을 소환한다.
〈러브레터〉의 세계는 눈처럼 순수한, 만화적인 멜로드라마의 공간이다. 두드러지는 것은, 겹침이다. 인물이 겹치고, 상황이 겹치고, 몇 개의 사랑 이야기가 중첩되는 〈러브레터〉는 이야기 자체보다 얼음 조각 같은 투명한 이미지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병원에서 이츠키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꿈을 꾸는 장면,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대결, 자전거 불빛 아래서의 농담들, “오겡키데스카(잘 지내고 있나요?)”의 울림 등등. 그 이미지는 철저히 관객을 위해 던져진다. 내재적인 의미보다는, 관객의 정서를 파고드는 나름의 공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와이 슌지는 비평가가 아니라 대중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 덕인지 〈러브레터〉는 비평가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이와이 월드는 반예술 세계”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와이의 영화가 단지 이미지만으로 관객을 시험대에 올리는 것은 아니다. - 러브레터 中 ? “02 드라마·코미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가 어른의 부재로 인해 아름다운 비극 속에 뒹구는 아이들의 삶을 그린 것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을 관찰하는 작품들을 추렸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나 <다마모에>가 보여주는 것처럼 삶의 둔덕 앞에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다 결국 또 다른 열망을 안고 다시금 일어서는 여성들은 특히 더 주목할 만하다. 또한 오직 다섯 명의 배우만으로 코미디와 추리극을 오가는 풍성한 저예산 영화 <키사라기 미키짱>이 주는 즐거움에서는 장르의 벽에 갇히지 않는 일본 독립영화만의 특별한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의 주제는 다소 식상하다. 나름 감동적이고 공감도 되지만, 이미 많은 영화나 책에서 보았던 것이다.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의 진정한 즐거움은 진지한 주제 의식이 아니라, 카니발을 보는 것 같은 현란함이다.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실제와 가짜 기억, 환상을 마구 뒤섞어버리면서 지그재그로 나아간다. 정신병원 환자들의 기이한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끼워 넣으면서, 사쿠라의 각성을 교묘하게 이끌어낸다. 또한 환자들은 물론 의사와 간호사까지, 등장하는 캐릭터는 한껏 과장되어 있고 그들 간의 관계 역시 한껏 부풀어 있다.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현실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마치 버라이어티쇼를 보는 것 같은 과장과 현란함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 中 - “03 청춘”은 명실공히 일본영화의 강점인 청춘물을 다룬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말하는 그대로 10대는 아름답고도 잔인하다. 하지만 청춘은 <배틀로얄>이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처럼 어른들이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저항하기도 하고, <스윙 걸즈>나 <린다 린다 린다>의 소녀들처럼 음악에 심취해 다시 오지 않을 찰나의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기도 한다. 모두 청춘이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다. 이와이 슌지가 잡아내는 것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충만한 시간이 아니다. ‘소녀 페티시’라고 부를 수도 있을 만큼 소녀들의 일상 속으로 바짝 들이댄 카메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디지털카메라는 흔들리면서, 늘 흔들리는 10대의 마음을 담아낸다. 그건 거창한 순간이 아니다. 아리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거의 반사 동작처럼 V 자를 그리는 아리스를 보는 것은 너무나 아름답다. 플랫폼에 서서 농담을 지껄이며 발레의 동작을 맞춰서 하는 하나와 아리스의 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럽다. 그런 순간을 보고 있으면, 영원히 행복이 지속될 것만 같다. 〈하나와 앨리스〉는 소녀들의 황당한 사랑 이야기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소녀들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한 경배다. 분명히 현실적이지만 거기에는 필터가 끼워져 있다. 소녀들의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람이 어디까지나 이와이 슌지인 것이다. - 하나와 앨리스 中 - “04 섹스·에로·핑크”는 <꽃과 뱀>이나 <새디스틱 마조히스틱>처럼 뒤틀리고 기이한 사랑의 세계를 다룬다. <바이브레이터>와 <도발적 관계: 엠> 등 여성의 욕망이 다채롭게 변주하는 영화는 물론, 스토킹이나 감금을 소재 삼은 <달빛 속삭임>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 등은 아예 범죄와 에로스를 병치시킨다. 그밖에 일본에서 ‘핑크영화’라 불리는 일련의 영화를 비롯해, 육체관계를 통해 인간의 숨은 욕망에 대해 다채롭게 접근하는 영화들의 겉과 속을 들여다본다. 섹스를 위해 만들어진 공기 인형이 마음을 갖게 되고, 점점 인간처럼 되어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근원적인 절망. 공기 인형을 보면서 자신도 텅 비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아마도 이 세계는 공허한 무엇이 아닐까. 고레에다는 그 공허함을 이기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묘하다. 고레에다가, 아니 〈공기인형〉이 발언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영화는 진부해진다. 거식증을 앓는 여자, 인형의 팬티를 보며 자위를 하는 남자 등등 소통하지 못하고 텅 빈 채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하게 한다. 뻔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단순하게 동어반복을 한다. 현실보다는 판타지가 더 큰 무게를 차지하는 영화였기 때문일까? - 공기인형 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