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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영웅이 된 크래시!
클럽 크루 친구들 번이 번으로 불리게 된 사연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처방전 정글 주스, 마리화나와 함께한 밤 검은 표범에게 어떻게 무늬가 생겼을까 엉망이 된 추수감사절 (1부: 사무실에서의 어느 하루) 엉망이 된 추수감사절 (2부: 내 목숨을 구해 준 번) 웨스터체스터에서의 수요일 번의 첫 키스 크리스티나와 다크 나이트 미도즈 고등학교 적응기 엉망진창 인터뷰 포커가 번을 구하다 우드스톡에서 밀실 공포증 중요한 밤을 망친 번 번과 록산느의 거래 특별한 과외 선생 록산느 위태로운 번 아빠의 결혼식을 망친 번 정말 심각한 곤경에 빠지다 록산느를 떠나보내며 그녀가 내 이름을 말했나? 번의 인질극 여우는 항상 여우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다 에필로그_여름의 마지막 나날 |
Michael Hassan
CHO, Kyoung Y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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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게임을 처음 한 순간부터 기억나는 것은 ‘크래시’라는 이름이 내게 새롭고 중요한 존재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게임 컨트롤러를 두 손에 쥐고 크래시가 화면에 등장하기만 하면 몇 시간이고 꼼짝 않고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나는 크래시와 내 친구들을 괴롭히는 퍼즐을 모조리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매 순간을 집결해 비밀을 모두 찾아내며 절대 멈추지 않고 쭉 달리면 내가 뭔가 중요한 걸 놓쳤다는 느낌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내 이름 스티븐 크래신스키는 게임에서는 ‘크래시’가 되었고, 게임이 만들어 낸 세계가 나만을 위한 것이라고 거의 믿었다. 저기 어딘가에. 그들은 알았다. 완전 알고 있었다. 내 이름과 움직이고픈 끝없는 욕구를. 다른 이유가 있을까? 아빠나 여동생, 울타리를 움켜쥔 뚱보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집중할 수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절차가 있다는 게 그 비밀스러운 증거였다. 이 방면에서 나는 천재였다.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 pp.35-36 그러니 마법의 힘이다. 우리 아빠라고 불리며 내가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하는 작자가 나를 멀리 보내 버리기로 결심했다는 점과 엄마 때문에 당장 보내지는 않으리라는 걸 꽤 빨리 알아챘다. 엄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족이 떨어져 지내는 건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지가 강한 엄마는 안타깝게도 아빠와 맞는 짝이 아니었다. 그렇게 자신을 제어하는 능력이 없는 나와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끈질기게 얻어 내는 아빠를 고려해 볼 때 나는 그 순간 아빠가 날 자기 집에서 쫓아내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전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나를 영원히 쫓아내려고. 계획이 필요했다. 아이디어나 콘셉트가 아닌, 실패할 염려가 없이 완벽한, 나를 제어하고 우리 집에서 계속 지낼 수 있으며 모자를 쓰고 항상 차렷 자세를 하고 서 있어야 하는 학교에 가지 않을 계획이 필요했다. --- p.126 “데이비드를 정말로 걱정하는 거야? 정말?” 마음속으로는 우리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번은 오뉴월 아침에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사실상 알 수 있었다. 병원복을 입고 어쩌면 4월 21일에 그랬던 것처럼 진정제를 투여받아 내면을 뚫어져라 보며 병원 복도를 천천히 걷고 있는 번이 보였다. 번이 한번은 내게 10학년이 되기 전 여름에 몇 날 밤을 자기 누나와 뉴욕에서 보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엑스터시를 했고, 편안하게 축 늘어져서 끈적한 시간을 보냈다. 누나 친구 중 한 명이 번에게 몸을 웅크리고 다가와 자기는 호랑이에 푹 빠져 있어서 동물 조련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번은 그 애를 보니 조련사 중 하나가 생각났다고 했다. 번이 그 애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그 애는 번이 길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정말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며. 나는 번이 갇혀 있는 우리에서 손을 뻗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위험해. 언젠가는 우리 사이에 철장은 없고, 네 운도 쇠해서 내가 널 파괴할 날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렸다. 이 모든 게 마음속에서 들렸고, 번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했다. --- pp.333-334 깜짝 놀랄 만큼 소리가 컸다. 귀가 찢어질 정도였다. 총의 힘에 놀랐다. 비디오 게임용 총에서 나는 제어된 소리를 들었고, 페이트볼 총, 에어소프트 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건 처음 듣는 소리였다. 크고 날카로웠다. 몸을 파고 들어와 반향이 사라질 때까지도 몸이 흔들릴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소리였다. 내 소리 한계점은 산산조각이 났고, 내 몸은 너무 겁을 먹어서 몸 전체의 떨림이 발포되는 총소리와 일치되는 느낌이었다. 번을 보니 총을 쏜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총을 다루는 게 정말 편안했고, 반동에 대비되어 있었다. 우리 모두 비디오 게임을 통해 AK-47이 M-16과 비교했을 때 반동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M-16은 킥은 훨씬 빠르고 반동도 덜하다. 하지만 번을 보니 발포할 때 얼마나 균형을 잘 잡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비디오 게임만 해서는 진짜 총을 다룰 수 없다. 번이 그 총으로 연습을 했고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걘 뭔가 목표를 잡으면 해내는 애였으니까. 그 말인즉슨, 복도에 사망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인질극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번은 그걸 즉시 알았을 것이다. 사람이 죽었다면, 걘 살인자이고, 벨트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서는 그 사실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나도 분명히 사라질 거였다. 총이 발포된 후 적막이 흘렀지만, 전혀 조용하지 않았다. 총 소리 때문에 귀가 울렸기 때문이다. --- p.641 내 자신에게 행운을 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며 자기만의 악마와 싸우고 있는 당신에게도 행운을 빈다. 그리고 너도 행운을 빌게, 데이비드 버넷. 바라건대 언젠가는 너도 괜찮아질 거야. 널 더 이상 증오할 수 없어. 네 누나도 내가 널 미워하길 원치 않을 거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너를 생각해, 록산느 버넷. 네 메모에 쓰여 있듯이 난 너와 너에 관한 모든 걸 기억할 거야. 앞으로도 영원히. 웃음 하나, 키스 하나하나, 내 성을 짓궂게 놀리던 것 하나하나, 우리가 함께 보냈던 짧았지만 놀라웠던 순간 전부를. 네 가르침은 내 삶과 네 남동생의 생명, 천 명 정도의 목숨을 구했어. 네가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이야기하고 네가 내게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없을지라도, 네가 알았으면 해.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거든. 이 자리에서 이 글을 읽지 못할지라도, 이 책은 너에게 바칠게. 매일 밤 어디에 있든지 네가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해. --- p.6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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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볼로냐 도서전 화제작
“ADHD 소년, 어느 날 갑자기 영웅이 되다!” 감정의 과잉과 소통의 부재로 불안한 10대들의 솔직 고백 《크래시 앤 번》은 미국 청소년들의 삶과 생각을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소설로 2012년 볼로냐 도서전에서 주목을 받았던 화제작이다. 미국판 『말죽거리 잔혹사』로 평가할 수 있는 크래시(스티븐 크래신스키)와 번(데이비드 버넷)이라는 10대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감정의 과잉과 소통의 부재로 휘청거리며 질풍노도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삶을 매우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문학적 완성도를 보이며 아마존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흔들리는 10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 성장소설 “병신 같던 내가 영웅이 되었다!” 이 소설은 2008년 4월 21일 일어난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을 발단으로 한다. 이 일로 크래시는 하루아침에 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학업 성적도 별로고, 게임과 영화, 마리화나, 술, 섹스에만 열중하고 대학 진학 따위는 안중에도 없던 크래시는 유명 인사가 되고, 대학에도 진학하게 되었으며, 책의 저자가 되기도 한다. 친구이자 경쟁자인 번이 학교의 급우들을 총으로 위협해 인질로 잡고 대치하고서는, 협상자로 크래시를 지목했고, 크래시가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번은 왜 크래시를 협상자로 지목했을까. 그 둘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번은 왜 무리한 인질극을 계획했을까. 번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ADHD와 감정의 과잉을 겪고 있는 두 주인공의 눈에 보이는 세상 인생에서 가장 불안한 한때, 마음속의 감정들이 휘청거리는 시간의 터널을 통과하다 이 소설에서는 주류와는 거리가 먼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 순수와 열정, 의리와 배반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크래시와 번,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모두 자신들 안에 있는 욕망과 욕구들을 모조리 태워 없애 버리고 싶은 열혈 청춘들이다. 특히 주인공인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를 겪고 있는 크래시와, 9·11 테러로 아빠를 잃고, 암으로 엄마마저 떠나보낸 번은 천재성을 타고났음에도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지 못한 채 환경적 장애에 휘둘린다. 또한 이혼하고 집을 떠나 재혼한 아빠를 둔 크래시와 9·11 테러로 아빠가 돌아가신 번 모두 아버지의 부재를 겪고 있고, 주변에는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어른이 없다. 스스로를 제어하거나 욕망을 절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그들은 겉보기에는 제멋대로 인생을 낭비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은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려는 소년의 성장 과정일 뿐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때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도 하고, 인생의 고비를 맞게 마련인데, 크래시와 번은 바로 이 인생의 과정을 첨예한 모습으로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른들은 모르는 혹은 잊어버린 10대 고유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등장인물들에게 안쓰러움과 애정을 깊이 느끼게 된다. 인생의 평행선에 놓인 두 아이, 그러나 서로 다른 갈림길로 걸어가다 “결국엔 사랑이 모든 걸 구원할 거야!” ‘크래시 앤 번(crash and burn)’은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망쳐 버리다, 잡치다’라는 뜻을 가진 관용어이기도 하다.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크래시와 번은 이 관용어의 의미처럼 학교를 태워 버릴 뻔도 하고, 마리화나나 술 때문에 문제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양다리를 걸쳐 여자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기도 하면서,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말썽이나 일으키고 인생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그들이 겪는 문제는 사실 다른 10대들도 경험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통해 10대들의 욕망을 조금 더 과장되게 증폭시켜 표현한 것일 뿐이다. 학교를 폭파시키고 모두와 함께 죽어 버리고 말겠다는 번이나,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이해하는 크래시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 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간절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걸고 다른 사람의 관심을 외면해 온 번과, 자신을 알아봐 주고 이해해 주는 새엄마 펠리시아나 자신의 잠재력을 알게 해 준 록산느의 도움으로 세상에 마음을 열게 된 크래시가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소년 독자라면 좌충우돌하며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가는 두 소년의 삶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여 평소에 분출하지 못하고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인이라면 지나온 청소년기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추억에 젖을 수 있고,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사춘기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