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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엄마에게 기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 반찬 냄새와의 전쟁…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해 뜨끈한 해장죽이 그립다면 소울푸드가 소울푸드인 이유 이상한 나라의 모둠전 들깨미역국 말고 뜰깨미역국 엄마라는 철옹성이 무너졌다 따뜻한 봄, 엄마의 위로 사랑의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 봄날, 향긋한 쑥 냄새 거기서 삼겹살을 왜 구워 먹는 건데 튀긴 것 중에 최고는 돈가스지 인내의 시간, 설레는 시간 올 봄, 딸기 많이들 드셨나요? 첫키스보다 날카로운 스파게티의 추억 4월과 5월 사이 밥상 위 향긋한 풀향 인도와 일본과 한국, 그 어딘가의 맛 더운 여름, 엄마의 웃음 나만 몰랐던 숨은 다이어트 맛집 음식 못 하는 아줌마가 만드는 맛있는 음식 한여름 더위엔 설탕물 도마도 치킨이 이렇게 감성적인 음식이라고? 정육점표 우뭇가사리 무침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탐스러운 복숭아 세 개, 그리고 세 딸 엄마와 나만 아는 맛의 기억 (비상) 위험한 음식이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십 수 년이 지나 외할머니와 닭 시원한 가을, 엄마와의 추억 내 술 사랑은 모계유전 내가 좋아하는 것 말고, 엄마가 좋아하는 것 둘, 둘, 둘… 커피의 황금비율 비가 온다고요? 그럼 이걸 먹어야겠군요 세상 반찬이 이것 하나뿐이더라도 (의외겠지만) 저도 못 먹는 음식이 있다고요 사과에 담긴 언니의 마음 지금 내 나이였던 엄마는 김치를 담그고 보양식이 별건가, 맛있게 먹으면 보양식이지 그리고, 다시 겨울 엄마가 멀리 떠난다는 신호, 혹은… 맛의 한 끝 차이, 정성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그땐 이게 귀해질 줄 몰랐지 |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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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치콩나물죽이라는 ‘고급진’ 표현으로는 갱시기죽의 맛이 나지 않는 기분이다. 갱시기죽은 깔끔하게 정제된 서울의 맛이 아니라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는 시골 마당 한가운데서 뿌연 연기를 한 아름 내뿜으며 부글부글 끓여 먹을 것 같은 맛이다. 정작 시골에서는 먹은 적이 없지만, 나에게 갱시기죽은 그런 촌스러운 이미지다.
--- 「추운 겨울, 엄마에게 기대」 중에서 그래도 최고는 들깨미역국이다. 집에 있는 가장 큰 냄비에 오랜 시간 푹 끓여야 맛이 좋다. 잘린 미역 대신 두툼한 통 미역을 넣으면 고기나 생선 같은 굵직한 재료가 없어도 끓이면 끓일수록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난다. 완성된 맑은 미역국에 들깨를 크게 두세 숟갈 넣으면 살짝 걸쭉한 것이 취향에 가까워진다. --- 「추운 겨울, 엄마에게 기대」 중에서 집에 와서 이 얘기를 엄마한테 했더니 엄마는 다음날부터 도시락통을 2개 내밀었다. 내가 평소에 들고 다니던 것과 똑같은 제품이었다. 반찬과 밥과 국이 누구 하나 섭섭하지 않게 똑같은 모양으로 같은 양이 담겨 있었다. 밥 위에 항상 올라가던 계란프라이도 하나씩 올라가 있었다. 엄마는 그렇게 내 친구의 도시락을 1년 넘게 싸줬다.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 「따뜻한 봄, 엄마의 위로」 중에서 엄마가 김밥을 준비하는 날은 고소한 냄새가 나를 깨운다.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썰지도 않은 통김밥을 한 줄 먹고, 집을 나서기 전에 또 꽁다리를 몇 개 주워 먹는다. 엄마는 포일에 김밥을 돌돌 말아 나설 채비를 한다. 버스에 자리를 잡고 나면 군것질거리를 뜯기 시작하는데 언제나 마무리는 김밥이다. 김밥을 한두 줄 먹고 잠을 자면 휴게실에서 눈이 떠진다. 그렇게 10시간 넘게 시골 가는 길을 버텼다. --- 「따뜻한 봄, 엄마의 위로」 중에서 한여름 땀을 뻘뻘 흘려 도착하면 외할머니는 일찌감치 냉장고에 넣어둔 새빨간 토마토를 꺼내 우리 입으로 하나씩 넣어줬다. 우리는 그저 아기새처럼 선풍기 바람을 쐬며 그걸 받아먹으면 됐다. 쇠그릇에 숭덩숭덩 잘라 설탕에 절여둔 토마토는 웬만한 아이스크림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달고 시원했다. 귀가 아플 정도로 매미가 울어대고 한참을 걸어와 몸과 머리는 익을 대로 익었는데 외할머니식 ‘도마도’(외할머니는 토마토를 도마도라고 불렀다)를 먹고 나면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 「더운 여름, 엄마의 웃음」 중에서 그래도 엄마에게 다음에 먹고 싶은 빵을 물어보면 단번에 단팥빵을 외친다. 강남 어디에서 사온 한 개에 만원도 넘는 케이크도, 회사 근처의 유명한 베이커리집 베이글과 스프레드도 맛있다고는 하지만 단팥빵에게는 늘 적수가 못 된다. --- 「시원한 가을, 엄마와의 추억」 중에서 일단 식탁을 밀어내고 싱크대 앞에 김치를 담글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세팅한다. 내 일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엄마와 나란히 앉아 무를 강판에 간다. 엄마가 고무장갑 낀 손을 내밀면 “그만”을 외칠 때까지 천일염과 고춧가루, 액젓을 붓는다. 마늘과 부추도 넣는다. 엄마의 느낌대로 양념을 한데 섞어 배추소를 완성한다. 살짝 맛을 보고는 소금과 액젓을 더 넣는다. 그러고는 나에게 배추소를 건넨다. “음, 좋아”라는 말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 「시원한 가을, 엄마와의 추억」 중에서 엄마가 해준 음식의 포인트는 ‘건강’이었다. 밖에서 외식을 하거나 가끔 엄마 본인이 힘들 때 햄을 구워주는 걸 제외하면 대부분은 영양식으로 채워져 있다. 일찌감치 김치가 식탁 한쪽에 자리 잡고 있고 시금치무침이나 콩나물무침 같은 나물이 곁다리로 끼어 있다. 메인요리로는 제육볶음이나 고등어구이가 꽤 자주 올라왔다. 거기에 다섯 식구 밥그릇과 국그릇을 함께 올리면 식탁은 금세 풍성해진다. --- 「그리고, 다시 겨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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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엄마와
나만 아는 맛의 추억 오랜 추억에는 오롯이 자리 잡은 음식이 있다.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문득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비싼 재료가 들어간 것도 모양새가 화려한 것도 아니지만 먹고 나면 나를 포근히 감싸주는 음식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음식에는 어렸을 적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신,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집밥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꽤 많은 세월 동안 엄마가 해준 밥을 먹었지만 그동안은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 특별함은 더이상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없어졌을 때 불현듯 나타난다. 냉장고 가득 채워져 있던 색색의 나물반찬, 이제 막 완성되어 뜨끈하고 구수한 밥 냄새,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온종일 쭈그려 앉아 속을 채운 김장김치, 이 모든 것이 나와 엄마만의 추억이다. 저자는 음식을 통해 엄마와의 추억을 되짚는다. 들깨미역국, 돈가스, 김밥, 김 등 엄마가 손수 해주셨던 음식뿐 아니라 엄마와 함께했던 음식들을 통해 추억을 회상한다. 당신의 컴포트푸드는 무엇인가요? 소울푸드라고도 하고 컴포트푸드라고도 하는 음식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소풍날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일어난 엄마가 햄과 당근을 볶고, 시금치를 데치고, 단무지를 썰어 만들어주는 김밥, 비가 오는 주말이면 늘 해주셨던 수제비와 부침개, 손수 들기름을 발라 소금을 치고 석쇠에 구워낸 김,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합심해 담갔던 김장김치, 탕탕탕 고기 다지는 소리만 들려도 기분이 좋아지는 엄마표 돈가스 등. 어쩌면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에 투영된 추억을 먹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하고, 흔하디흔하지만 나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음식들, 이 음식들 덕분에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