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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우리의 이상한 앨리스들에게 이해를
1장 열여섯 딸이 약을 먹던 날 타이레놀 열세 알 응급실 중증 환자 내가 엄마일 수 있을까 엄마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열다섯 살에 쓴 유서 아이의 머리채를 잡던 날 엄마는 만성 우울증 딸은 청소년 우울증 미처 알지 못했던 신호들 어떤 마음이었을까 사발면과 거짓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상담 선생님, 도와주세요 부족해도 내가 엄마야 우리 함께 집으로 돌아갈까 2장 엄마와 딸 사이를 바꾼 화해의 하룻밤 엄마의 흉통 딸의 편두통 똑똑, 엄마가 미안해 ― 똑똑, 엄마가 왜 또 왔을까 우리 얘기 좀 할까? ― 우리 화해할까요? 방문 안 너만의 세상 ― 길 건너편 우리들 세상 길을 만들어주고 싶었어 ― 가고 싶은 길을 갈래 언제쯤 건너올까? ― 나만의 초록불을 찾으면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키운 딸인데 ― 엄마와 아빠도 아프면 좋겠어 엄마와 같은 실수를 할까 봐 ― 실수는 틀린 게 아니야 엄마도 무서웠어 ― 내가 엄마 안아줄게 그림 속에 진짜 네가 있구나 ― 완벽하진 않아도 내겐 좋은 엄마야 3장 조금은 멀게, 조금은 또 가까이 너 하고 싶은 걸 해봐 앞으로 길은 너에게 물어볼게 무엇이 고맙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더라도 할 건 합시다 우리 다시 교환일기 써볼까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자뻑 소녀의 귀환 스무 살이 되면 독립할 거야 나, 엄마랑 평생 살까? 엄마도 엄마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 그냥 살아, 나도 그저 살 테니 평범하게 특별한 아이 색연필은 다 못 채웠지만 선물 같은 오늘을 살며 에필로그_믿으며 함께 한 걸음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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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청소년에게 생과 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아이들의 선택은 충동적이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내 아이는 아닐 거라고? 나는 이제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었다.
--- p.11 「프롤로그」 중에서 사랑이라고 건네준 것들이 알고 보니 아이에게 독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심한 절망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찾아들었다. 과연 내가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의심도 들고, 이게 과연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일까 의문에 빠지기도 했다. 무엇이 정답인지 부모조차 모르니까. 어쩌겠는가, 사실 엄마 역할은 나도 처음인 것을. --- p.106 「부족해도 내가 엄마야」 중에서 그래서 내게 먼저 사과의 말을 건네준 엄마가 정말정말 고마웠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과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오늘 이 밤, 엄마와 내가 이토록 길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과의 한마디가, 그 용기가 부모와 자식 사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 p.140~141 「우리 얘기 좀 할까? ― 우리 화해할까요?」 중에서 우리는 어른들과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얼핏 보면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세계다. 우리는 학교에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렇듯이 어른들도 우리들 세상을 공부하면 좋겠다.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과 만난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른들에게는 낯선 것, 새로운 것이다. 우리 보고는 배움을 멈추면 안 된다고 하면서 어른들은 왜 배우려고 하지 않는 걸까? --- p.150 「방문 안 너만의 세상 ― 길 건너편 우리들 세상」 중에서 “엄마가 아파서 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 그래서 네가 마음에 병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 “엄마, 무섭고 외로웠겠다. 내가 엄마의 어린애에게 가서 친구 해주고 싶다. 안아주고 싶어. 그때 나 같은 친구를 만났다면 이야기도 들어주고 안아줬을 텐데.” 하연이가 나를 꼭 안았다. --- p.197 「엄마도 무서웠어 ― 내가 엄마 안아줄게」 중에서 “엄마, 나 스무 살이 되면 독립할 거야.” 아, 아이는 벌써 부모를 떠날 준비를 하는구나. 어쩌면 지금 겪는 사춘기가 그 준비의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부디 그 걸음이 도망이 아니라 모험이 되길. 엄마가 언제나 뒤에 서 있을 테니 언제든 지치면 뒤돌아보길. 그럴 때 웃으며 눈 맞춤 할 수 있기를. --- p.262 「스무 살이 되면 독립할 거야」 중에서 아이는 부모에게 관대하다. 내 상처가 칼이 되어 찔렀는데도 아이는 다 잊은 걸까? 나는 여전히 과거를 헤매는 시간 여행자다. 나의 아팠던 시간과 아이를 아프게 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간혹 머무르며 괴로워하곤 한다. 그런 나를 아이는 지금으로, 엄마의 자리로 끌어다 놓는다. 지독히 외롭고 아팠던 내 안의 아이를 위로하고 친구가 되어준다. 나란히 걸음을 맞춘다. 아이는 쑥 들어와 금세 자리를 잡는다. 모두 용서한 것처럼. --- p.262 「나, 엄마랑 평생 살까?」 중에서 우리는 쉽게 아이들의 일탈이나 잘못된 행동을 보고는 부모를 들먹이며 가정교육이 문제라고 말한다. 진짜 그런 건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아이들이 가정에서 부모와 가족의 사랑과 이해를 받고 자란다면 세상의 기준에 손가락질 받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그러니 부모 탓을 한다면 그냥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억울해 할 필요도, 자녀를 필요 이상으로 야단 칠 필요도 없다. 지금부터 아이와 다른 관계를 만들어가며 부모도 아이도 달라지면 될 일이니까. --- p.302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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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딸, 약을 먹다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네? 약을 먹어요?” “네, 타이레놀 열세 알을 먹었다고…….” “네? 열세 알이요?” 열여섯 딸이 약을 먹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일을 마주한 엄마 이유미는 딸에 대한 걱정, 엄마로서의 죄책감, 인생에 대한 분노가 뒤엉킨 극한의 감정을 경험한다. 엄마로서 죽음 앞에 서 있는 딸을 보는 일은 지독한 두려움과 고통을 안겨주었다. 대체 사춘기가 뭐기에 자식 키우는 일이 이렇게나 힘이 드는 걸까? 누구도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힘들었다. 엄마만, 부모만 힘든 줄 알았다. 하지만 병원에서 퇴원하고 돌아온 딸 이하연과 하룻밤 동안 마음을 탁 터놓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딸은 딸 나름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서로의 세상에 닿지 않아 힘든 건 서로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엄마는 자신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춘기 딸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인정하고 딸과 함께 잘 지내는 방법을 고민한다. 아이도 본인도 우울증이란 진단에 함께 상담을 받고,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간다. ‘엄마’이지만 ‘딸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진짜 엄마가 되는 공부를 시작한다. 엄마의 이야기, 딸의 속마음과 직접 그린 만화 모녀의 대화가 한 권의 책이 되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딸의 자해 시도로 인한 엄마의 심경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딸의 위험 신호들, 엄마의 우울했던 과거와 내밀한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2장은 엄마와 딸이 하룻밤 동안의 속 깊은 대화를 통해 각자 다른 입장과 속마음을 알아가며 화해하는 장면을 그려낸다. 3장은 이후 달라진 일상을 엄마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서로 이해하고 변화하려는 과정을 담아낸다. 특히 엄마의 입장과 딸의 입장이 대비되는 2장은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다. 같은 상황을 두고 다르게 바라보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각자 사는 세계가 다른 앨리스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속마음을 한 쪽짜리 만화 형식으로 담아낸 웹툰 작가 지망생 이하연이 직접 그린 삽화는 10대다운 특유의 신선하고 톡톡 튀는 감각이 살아 있으면서도 가슴 찡한 울림이 있다. 이해가 고팠던 딸과 사랑의 방법을 몰랐던 엄마,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다 딸 이하연은 말한다. 대화가 아니라 화해가 먼저라고. 엄마들과, 부모들과의 대화를 자신들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안 좋은 감정을 풀어내고 싸움을 멈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대화를 원하는 엄마와 화해가 먼저라는 딸의 서로 다른 생각들이 어떻게 간격을 좁혀 가며 관계를 회복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사실 엄마 이유미는 불안정한 가정환경 탓에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 딸 이하연 역시 청소년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엄마는 자신의 우울이 딸에게 옮겨간 것 아닌가 염려하며,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상처들을 딸에게 털어놓는다. 딸은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사랑의 방법을 몰랐던 것뿐이라며 자신이 더 많이 사랑해주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엄마 내면의 열두 살 어린아이와 열여섯 살 딸은 친구가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화해와 치유의 관한 여정을 시작한다. 세상의 많은 부모에게 작게나마, 그러나 열렬히 보내는 당부와 응원 솔직히 엄마로서 아이의 자해는 숨기고픈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들 가족의 사연은 남들과는 다른 좀 특별한 상황에 해당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세상에 내어놓는 것은 사안의 경중이 다를 뿐 10대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크든 작든 갈등을 겪고 그 상처로 인해 아픔이 생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채고 화해를 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아닐까? 결국 아이들이 믿을 사람도, 아이들을 도울 사람도 부모니까 말이다. 그래야 아이들도, 가족 간의 관계도 회복될 수 있다. 우리는 너무나도 남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아이의 양육 문제나 갈등 문제를 쉽사리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집 안에서 아이를 어르거나 윽박지르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남 말 하기는 쉽다고,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사람 중에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은 없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냥 부모와 아이가 함께 흔들리며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부모 노릇도 자녀 노릇도 모두 처음이다. 그러니 처음인 사람끼리 우왕좌왕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부딪침이나 혼란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니 서로를 이해하며 잘 걸어가면 될 일이다. 때론 혼자서, 때론 또 같이. 이 책은 그러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세상의 많은 부모에게 작게나마, 그러나 열렬히 보내는 당부와 응원의 메시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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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른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도 아니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생각과 태도가 돌변한다.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그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준다. 설사 상황이 조금 다를지라도 한 편의 장편소설 같은 풍부한 에피소드를 통해 거의 대부분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하연의 팬이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다. 만일 이하연 또래의 청소년이라면 엄마인 이유미의 팬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님께 이 책을 선물하자. 가족이 다 함께 읽은 다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 강창래 (인문학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