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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만난 어린이 세계
아홉 살 방구석 그림책 수다에 낀 엄마 성장기
강영아
푸른칠판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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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천의 글
프롤로그
방구석 그림책 어린이들

안녕! 아홉 살, 방구석 그림책

노란 봉고차와 어린이
그림책의 짝사랑
정말 읽고 있는 걸까
우정과 환대의 공동체

스스로 꽃이 된 봄

영심이와 순무
엄마의 역주행
너는 학원 몇 개야?
자기만의 서사를 발견하는 일
할머니의 김밥
기억의 방식

진짜 세상을 배울 기회

우정과 포유류 사이
훌쩍거리며 읽었어요
약방의 감초와 동의보감
친구가 왜 좋은지 알아?
행복을 꿈꾸는 마음
개미 떼의 습격

짙어진 계절, 깊어진 우리

해질 녘, 다도의 시간
가을 소풍과 콜라의 맛
그냥 나답게
왜 저한테 묻는 거예요?
0표와 남부반장 선거
갈비 집 사장님과 철물점 주인

부쩍 자라난 마음들

성급해진 홍콩할매귀신
김장철과 읽기 독립
엄마도 한번 읽어 보세요
시간이 멈추는 공간 문방구
짜장 맛 떡볶이와 고추장 맛 떡볶이

우정으로 가꾼 책의 정원

어느 날, 가정통신문이 왔다
아홉 살이 된 엄마들
엄마의 책방
여름 콩국수의 맛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전 오현고등학교 사회 교사. 청소년과 노동, 생태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십 대들의 문해력에 대해 재밌게 연구하고 있는 인문학도다. 특히 지적 재미와 의미가 어떻게 자발성과 심층성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피고 있다. 『주제와 감수성이 살아나는 공감 수업』, 『그림책으로 만난 어린이 세계』, 『아무튼 남고』를 썼다. 이메일: kamomee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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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14g | 128*188*15mm
ISBN13
9791191638073

책 속으로

그림책은 한결같이 어린이를 가리켰다. 나는 그림책을 짝사랑했고, 그림책은 어린이를 짝사랑했다. 대가 없는 사랑을 어린이에게 바친다. 가끔 그림책의 사랑을 앞질러 그림책과 어린이를 만나게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무안할 때가 있다. 어린이와 그림책을 성급하게 만나게 하는 어른의 시선 속에서 그림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어려워질 때도 있고 매서워질 때도 있고 전해지지 않을 때도 있다. 환대의 과정으로 어린이와 그림책이 우정을 쌓아 갈 수 있도록 바라보면 좋겠다. 그림책과 어린이가 무턱대고 서로를 좋아하도록 그대로 두면 좋겠다. 어른은 그 곁에서 절제하는 짝사랑으로 그림책과 어린이를 바라봐 주면 좋겠다.
---「그림책의 짝사랑」중에서

슬픔이라는 감정이 드러난 이상 침울하게, 그렇다고 과장되게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슬픔도 인생의 곁에 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넓은 마음으로 책을 다시 낭독해 보기로 했다. 함께 낭독을 하니 이해가 더 잘되었다. 이해와 공감을 키우는 데 낭독만 한 것이 없다. 슬픔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청정하고 밝은 이야기만 들려주면 정작 어린이들이 진짜 현실에서 만나는 슬픔은 살피지 않게 될 것이다. 이미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슬픔, 번뇌, 견제 등 어른들이 느끼는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경험을 마주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슬픔에 더 적극적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슬플 용기도 마음 한 켠에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훌쩍거리며 읽었어요」중에서

제갈량의 꿈은 판사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유무죄의 양형을 가릴 때,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이 슬픔을 덜 수 있도록 ‘부채춤을 추는 판사’가 되겠다고 했다. 들으면 어안이 벙벙해지는 장래희망이지만 꽤 설득력이 있다. 장래희망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제갈량의 부채춤은 언제 봐도 박장대소를 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이 웃고도 남을 그런 춤이다. 꿈을 향해 한발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어른이 되기보다 그 꿈 안에서 유희를 발견하고 함께 웃어 줄 품을 만들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판사가 되는 꿈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앞에서 웃음을 머금고 부채춤을 추는 역량은 삶에서 느껴지는 해학과 유희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더 많은 재미와 유희를 찾아 나서야겠다. 가끔씩 밀려오는 슬픔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슬픔이 온전히 머물다 갈 수 있게 말이다.
---「0표와 남부반장 선거」중에서

귀여운 무서움도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과 대화하고 나서 알았다. 기쁨이나 슬픔처럼 무서움을 상상하는 어린이들의 그 마음은 너비가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감탄하고 있는 노릇도 어쩔 수 없다. 햇살 가득한 유년 시절에 꼭 등장하는 무서움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내겐 찬란한 시간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무서운 것이 있어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 더 이상 무서운 게 없겠지?’라는 내일을 낙관하는 마음으로 물었으리라.
---「성급해진 홍콩할매귀신」중에서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뭔가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보장된 장소, 자기의 취향을 알아 가는 장소가 바로 문방구다.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린이들은 잠시 여행을 하는 기분을 만끽할 것이다. 더 많이 가서 더 많이 만끽할 수 있게 시간을 내주면 좋겠다. 문방구에서도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들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제교육이라는 테두리 안에 끼워 넣지 말고, 조금 더 자신의 취향을 알아 갈 수 있는 공간들을 확장해 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삶의 원동력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시간이 멈추는 공간 문방구」중에서

서로의 응어리진 이야기와 서사를 들으며 인간에 대한, 여성에 대한 감응을 했다. 여성들의 삶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비슷비슷해 보여도 다 그만한 사연이 있고 서사가 있었다. 쉽사리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서로의 아이들에 대해 아끼는 마음도 생겼다. 내 자녀와 타인의 자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한눈으로 보고 다른 한눈으로는 잊어버릴 줄 아는 마음도 갖게 되었다. 몇몇이 놀다 갈등이 발생하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 있다며 상황에 대한 생각을 키웠고 아이들의 마음도 넓혔다. 내 아이만 생각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잔잔하게 성장하는 엄마 모습이 된 나를 바라봤다.
---「아홉 살이 된 엄마들」중에서

어린이의 세상이 자연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해가 뜰 때 곰실곰실 자세를 바꿔 가며 자다 금세 일어나고, 해가 지는 어스름이 다가오면 눈이 감실감실 감기는 어린이다. 칭얼대는 날 다음에는 어김없이 비가 온다. 아무래도 해와 같은 미소를 머금는 어린이들은 어쩌면 자연의 원형이 아닐까. 이렇게 나는 아이들과 유년 시절을 함께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자연의 모습이 그렇기에 어린이가 어른보다 더 지혜롭다는 것을 깨닫는 나날이기도 했다. 평생 바다 옆에서 살았지만 여전히 바다가 아련하고 좋다. 유년 시절을 흘려보내며 살았지만 여전히 그리운 때가 유년 시절이다. 어린이들이 그 시절을 충분히 만끽하며 사는 것에 어른이 나서 주면 좋겠다. 오늘 있을 일을 몇 번씩이나 되물으며 상상하는 어린이들은 같은 시간을 몇 번씩이나 살아가는 존재다. 곧은 길을 질러가는 시간보다 조금 헤매는 시간도 가지면서 헤매며 돌아다닌 울퉁불퉁한 길이 자기 땅이 될 수 있다는 낙관도 어른이 내어주어야 할 자리다.

---「에필로그」중에서

출판사 리뷰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엄마와 어린이를 향한 응원

“어린이들의 세상에서 내가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은 삶에 대한 자각이었다. 급행열차를 탄 것처럼 높은 목적을 향해 달려야 하는 버거운 어린이들의 세상이 그랬고, 반쪽이 단절된 삶 속에서 각자의 품위를 지키며 애쓰는 여성의 삶이 그랬다. 각자 흩뿌린 듯 흩어져 서로의 자립과 존재를 고민하는 나날이었다. 시간은 유유히 흐르고, 어린이들은 커 가고, 유리 천장이 아닌 육아 천장으로 사방이 막혀도 세상을 돌파하는 힘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에 응원을 보낸다. 꿈이 있는 엄마와 어린이들,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엄마와 어린이들을 보며 나도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파도를 넘어서며 살 것이라는 생각을 더 해 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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