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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발레를 관찰합니다
1. 어른의 발레: 발레가 아닙니다 2. 플로어: 바닥을 느끼세요 3. 로봇의 외침: 무릎을 펴고 싶어요 4. 내 가슴속 진주: 무게 중심은 움직입니다 5. 슬라임 카페: 발레 학원의 또 다른 이름 6. 균형 잡기: 발은 넓고 길게, 척추는 곧고 길게 7. 쁠리에: 중력과 내가 추는 빠 드 두 8. 쁠리에: 벌거숭이 임금님 9. 롱 드 장브 아 떼르: 달의 공전 10. 를르베, 뽀르 드 브라, 데블로뻬: 내 몸속 지렛대 11. 의상과 슈즈: 파스칼의 물침대 12. 시야각: 한 사람만 보여요 13. 인류의 탄생과 진화: 발레의 뿌리를 찾아서 14. 고유 수용성 감각: 나는 누구 여긴 어디 15. 고유 수용성 감각: 움직임과 감정을 이어주는 다리 16. 프랭클린 메소드 단상: 마음의 눈 17. 탐닉: 도파민은 발레 호르몬 18. 조명: 가스등, 포물선, LED 19. 대학 발레 교육: 맘껏 땀 흘릴 수 있는 권리 20. 움직임 산업: 픽사, 메타버스, 발레 EPILOGUE 이제 취미는 발레입니다. |
잡음을 연구하는 과학자
시바리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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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수업을 하는 동안 몸에 계속 힘을 줘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중력의 성질 때문입니다. 중력을 내 근력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첫 번째 동작에서 힘을 줘서 몸을 활짝 펴냈다면 이 동작이 끝난 후 긴장을 풀어버리면 안 됩니다. 오히려 첫째 동작을 마무리하면서 탄력을 받아내 두 번째 동작에서는 더 큰 힘으로 몸을 펼쳐줘야 겨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정도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면 이미 내 몸은 낙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슬라임처럼 말이죠. 원장님이 애써 세운 발레 학원을 제가 슬라임 카페로 만들어버리는 거죠.
---- 「슬라임카페: 발레 학원의 또 다른 이름」 중에서 쁠리에를 하면서 툭 내려가서 ‘영차’하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중력과 근력의 힘의 균형에 관심을 두면서 움직임을 반 박자 먼저 준비해보세요. 끈적한 궤적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쁠리에는 어찌 보면 힘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인 관성을 제대로 느끼는 동작입니다. 쁠리에는 중력과 내가 추는 빠 드 두(pas de deux)라고나 할까요. ---- 「쁠리에: 중력과 내가 추는 빠 드 두」 중에서 만약 롱 드 장브의 궤적이 타원이라면 롱 드 장브를 잘하기 위해 쓸 수 있는 팁을 자연 속에서 몇 개 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러 발레 선생님들에게 롱 드 장브의 궤적이 원으로 느껴지는지 타원으로 느껴지는지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모두 원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셔서 롱 드 장브 궤적에 대한 탐험은 여기서 멈추게 됐습니다. 마치 갈릴레이가 그랬듯 이렇게 되뇌며 말이죠. “그래도 롱 드 장브는 타원이다.” ---- 「롱 드 장브 아 떼르: 달의 공전」 중에서 예술은 감정을 풍부하게 해주고 공감 능력을 키워줘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그 중심에 고유 수용성 감각이 있습니다. 취미발레도 이러한 고유 수용성 감각을 훈련하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취미발레를 배우고 나서 발레 공연을 봤을 때 더 잘 감상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발레 동작을 배워서 발레에 대해 더 알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발레를 배우는 동안 고유 수용성 감각이 발달해 무용수의 움직임을 복사하는 능력이 더 커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고유 수용성 감각: 움직임과 감정을 이어주는 다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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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적인 느낌으로 참 좋아.”
이제는 이런 식의 두루뭉술한 언어 놀음은 끝낼 때가 됐다. 이전에도 과학적 접근으로 발레를 분석하려는 시도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진짜 과학자가 과학적 관점으로 제대로 쓴 발레책의 부재를 아쉬워했다면 《물리의 쁠리에》가 당신의 답답함을 해소해줄 수 있다. 갑작스레 과학을 발레에 억지로 갖다 붙인 책이 아니다. 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 화학까지 발레를 둘러싼 통합 과학의 관점으로 발레의 요소를 하나씩 해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히 예술을 딱 떨어지는 숫자와 과학으로 풀이한다고?’ 혹여 이런 선입견으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제부터는 과학과 예술의 조화로운 컬래버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 과학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논리로 바라본 발레는 ‘느낌적인 느낌’이 주는 빈자리를 꼭꼭 채워주고, 과학자의 눈으로 본 발레 세상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독자를 인도해 줄 것이다. 더군다나 지하철에서 웹툰 〈나빌레라〉를 보고 슬쩍 눈물을 훔칠 정도의 감성을 지닌 과학자라면 이야말로 진정한 융합형 인간의 탄생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