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패스
빌롱잉 노웨얼
Belonging Nowhere
이정은
사월의눈 2022.03.25.
가격
33,000
33,000
YES포인트?
0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사월의눈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오한서 Hanseo Oh - 두 번째 삶 New Leaf
안제리 Jerry Ahn - 성별 알 수 없음 Sex: Unknown
연 Yeon - 더 나은 자리 UPWARDS
요괴 Yogue - 여자도 사람이다 Fair Enough
맥주 Beer - 내가 있어야 할 곳 Where I Belong
유니 Yunie - 그레이 존 Grey Zone
유연주 Yeonju Yoo - 틈 Crevasse
굉여 Fabulous Woman - 생존전략 Surviving Strategy
에필로그
정은영 - 만져져야 할 세계: 이정은의 『Belonging Nowhere』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75*257*20mm
ISBN13
9791189478087

책 속으로

훨씬 자유롭고 ‘이게 진짜 연애구나’라고 느껴요. 그냥 좋아요. 상대방이 여자여서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여자처럼’ 굴지 않아도 되고 상대방도 마찬가지죠. 애인은 나를 구속하거나 관계를 맺고 협박하는 등의 심리적 폭력을 전혀 휘두르지 않아요. 내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 취향, 그리고 모든 결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요. 지금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나는 ‘오한서’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둘이 함께 의논하고 결정할 수 있어요. 성적으로도 비로소 주체성을 되찾은 것 같아요.
--- 「오한서, 두 번째 삶 New Leaf」 중에서

한국과 독일의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베를린 비자 신청서의 성별 체크 항목에는 ‘Mann(남성)’, ‘Frau(여성)’, ‘Geschlecht Unbekannt(성별 알 수 없음)’라고 쓰여 있어요. 생물학적 성별과는 무관하게 내가 ‘느끼는 대로’ 성별 표기를 할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성정제청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거예요. 비자뿐만 아니라 면허, 여권 등 대부분의 공문서에도 성중립적 표기를 할 수 있어요. 그동안에는 ‘여자’ 아니면 ‘남자’여야만 했는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해방감을 느꼈죠.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회를 만난 것 같았어요. 내 정체성을 존중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요. 그래서 독일에 온 이후로 나의 성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기고 당당해지는 것 같아요.
--- 「안제리, 성별 알 수 없음 Sex: Unknown」 중에서

나는 정신 질환자이자 레즈비언 여성이고 타투이스트이기도 해요. 어디를 가나 정상인 취급받기는 힘들죠. 그런데도 나를 둘러싼 사회적 시선, 고정관념,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어요.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어차피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면, 외국에서 사는 게 나을 것 같았죠. 내 삶의 목표가 ‘더 나은 자리 찾기’거든요.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있는 프랑스를 선택했어요. 물론 여기서도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대신 한국에서 얻지 못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가 내가 찾던 자리라면 정착해야죠. 껌딱지처럼 붙어 있을 생각이에요.
--- 「연, 더 나은 자리 UPWARDS」 중에서

독일에는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 클라우스 보베라이트(Klaus Wowereit), 토마스 히출슈페르거(Thomas Hi tzlsperger)와 같이 성공한 게이도 많아요. 동성애자를 무시하기에는 이미 사회에 성공한 퀴어가 많은 거예요.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그들을 배제하는 게 경제적, 사회적 손실인 거죠. 이런 걸 보면 성소수자를 향한 한국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퀴어의 등장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퀴어가 우리 사회 어디에나 존재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 경제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요괴, 여자도 사람이다 Fair Enough」 중에서

해외에 계신 모든 동양 여성들이 타지에서의 삶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나 자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나는 스스로 선택해서, 큰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내가 태어난 곳을 떠나 독일에 왔어요. 내게 아주 구체적인 전망과 계획이 있었다기보다는 ‘이건 아니다’라는 마음이 나를 무작정 움직이게 했고, 그동안 모아둔 약간의 돈과 모부님을 설득해서 받은 지원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여러 가지 조건들에 들어맞지 못했으면 진행과 실현이 어려웠을 거예요. 여러 면에서 운이 좋아서 지금 독일에서 살고 있죠. 그런데도 씁쓸한 순간들을 계속해서 맞닥뜨리게 돼요. 하지만 한국에서 여성으로, 퀴어로 사는 것보다는 여기서 이방인으로 사는 게 내가 짊어져야 했던 짐을 비교했을 때 더 가벼워졌다고 느껴요. 속도가 빠른 한국 사회에 지쳐서 그런지, 독일의 느린 속도랑 내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 「맥주, 내가 있어야 할 곳 Where I Belong」 중에서

네덜란드의 인종차별은 다른 나라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미세하지만 더욱 노골적으로 이루어져요. 물론 런던에서도 인종차별은 당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나의 존재 자체를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다면, 여기서는 동양인에게 관심을 두고 다가오면서 “니하오”라고 하거나 “너 중국인이야?”라고 당당하게 물어봐요.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고 호기심이 넘치지만, 이민자와 동양인에 대한 혐오를 돌려 말하는 법이 없이 직설적으로 말하고 그 표현도 다양해요.
--- 「유니, 그레이 존 Grey Zone」 중에서

물론 성차별도 존재해요. 프랑스에서 구직할 때 가장 많이 겪는 차별이 1위 성차별, 2위 인종차별, 3위가 외모차별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죠. 학교에서도 전시나 미술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성 비율이 어떤지 연구하고 발표하는 시간이 아직도 있을 만큼, 이들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남자들이 없다는 점, 그리고 학교에서 페미니즘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고 성평등 교육을 중요시한다는 점이 한국과는 달라요.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서도 다양한 퀴어 및 페미니즘 워크숍을 진행해요.
--- 「유연주, 틈 Crevasse」 중에서

아니요. 독일이 성소수자에게는 관대할지 몰라도 인종차별이 심해요. 일상적으로는 ‘니하오’와 ‘칭챙총’을 들어요. 베를린에서 살기 위한 통과의례 같은 거죠. 항상 같은 레퍼토리에요. 남자 무리 중 한 명이 크게 “니하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낄낄거리면서 지나가요. 무시하고 지나갈 때가 많지만 내가 대답을 할 때까지 들러붙거나 몇 차례고 더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전 애인이랑 골목길을 걷는데 주정뱅이가 우리를 쫓아와서 돌을 던진 적도 있어요.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식겁했죠. 그런데 내가 외국인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여성이라서 혹은 레즈비언이어서 돌을 던진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셋 다 이유가 될 수도 있고요.
--- 「굉여, 생존전략 Surviving Strategy」 중에서

독일은 내 삶의 다른 차원을 열어주었다.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그동안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겪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면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길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순간도 있다. 타지에 있으면 알고 싶지 않아도 나 자신이 이곳에서 어떤 존재이며, 사회에서 정해주는 위치가 어디 즈음인지 보게 된다. 한국만 떠나면 내 세상은 크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세상 그 어디에도 내가 정착할 곳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럴 때면 무엇을 위해 여기서 살고 있는지, 한국에서 여성 퀴어로서 사는 것보다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지내는 게 정말 더 나은 삶인지 묻게 된다. 나에게 완벽히 어울리는 곳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제자리가 어디인지 알지 못한 채 계속 헤매야 하는 걸까. 나는 어디쯤 있는지, 진짜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 이정은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이정은이 이들의 삶을 담아내기 위한 실험을 거듭해야 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 긍정성의 삶을 탐색해 구체화하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학도인 그에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삶의 모양을 미술적이고도 구체적인 이미지로 구성하는 일이었을 테다. 시종일관 솔직하고 분명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한 여덟 명의 협업자들은 ‘말’이 사라진 ‘이미지’의 순간에서조차 명징하게 용감하다. 눈치 보지 않는 응시, 포효하는 분노, 미래를 향한 기대, 조용하지만 단호한 결단과 같은 그들의 단단한 마음과 상태가 사진, 혹은 영상 이미지를 통해 전해진다. 한편, 이미지 속 그들은 모두 어떤 형태 혹은 물질을 만지고 있다. 그들이 만지는 것들은 단단하지만 동시에 유연하다. 고정되었다가 흘러내리기도, 멈춰있다가 이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성은 그 이름부터가 모순적이기 짝이 없는 ‘액정(液晶, liquid crystal)’ 화면에 맺힌다. ‘햅틱(haptic)’으로서의 미디어 세계는 세심하게 배치된 이미지들과 상호침윤되면서 아주 잠시간의 클라이맥스를 만든다. 만짐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감각들, 그 물질의 질감, 크기, 무게, 움직임과 온도의 감각을 통해 그들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이들이 원하는 세계는 언제쯤 손이 닿는 곳으로 더 가까이 다가올까? 단지 상상의 대상으로만 그치지 않는, 엄연히 만져지는, 구체성의 세계를, 그들의 이 미명과도 같은 긍정성이 기꺼이 수용되는 ‘더 나은’세계를, 이들은 곧 만날 수 있을까? - 만져져야 할 세계: 이정은의 『Belonging Nowhere』 - 정은영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33,000
1 3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