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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형평사·1 11형평사·2 26형평사·3 29형평사·4 32형평사·5 36형평사·6 39형평사·7 50형평사·8 53형평사·9 56제2부진료소가 있는 풍경·1 61진료소가 있는 풍경·2 62진료소가 있는 풍경·3 63진료소가 있는 풍경·4 64진료소가 있는 풍경·5 65진료소가 있는 풍경·6 66진료소가 있는 풍경·7 67진료소가 있는 풍경·8 68진료소가 있는 풍경·9 69진료소가 있는 풍경·10 71진료소가 있는 풍경·11 72진료소가 있는 풍경·12 73제3부‘열 살 막내가 보고 싶다’ 77슬픈 생일 80슬픔은 슬픔 아닌 무늬입니다 82신년의 시 83우리는 꽃이다 86사계 88세은이 시집 가는 날 90어머니 젖알 91묘묘의 밤 93겨울 풍경 95더듬거리며 생명 만져보기 2 96구두 97게를 바라보았다 98한인물입 99제4부점심시간 103가마 105영락 공원 106첫사랑 107오후 108잘 기른 수염에 한복 입은 109춘자의 이름에서는 111수국 속 마이산 113수국의 노래 114밤바다 115봄날에 116미조에서 117삼천포에서 118登 나무를 빌다 119불면 120신발 121해설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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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를 벗어난 역사의식의 강박구경의 새 시집에 「형평사」(衡平社) 연작 아홉 편이 실려 있다. 몇 권의 시집에서 그가 보여 온 작품들에 비해 다른 문제의식을 느끼게 한다. 박구경이 이번에는 조선 시대의 최하층 신분이었던 백정들의 평등 공평 인권 운동을 우리에게 들이민 것이다. 새 시집의 제1부에 실린 「형평사」 연작들이 그것인데, 이 시들은 소재뿐 아니라 주제의식도 뛰어나다. 서정시라기보다 서사시라고 봐야 할 제1부의 연작시들은 그러기에 시의 예술성보다 주제에 방점을 두고 시를 창작하지 않았나 한다. ‘형평사’는 한 마디로 소 개 돼지 등을 잡던 백정 계급의 신분 해방 단체였다. 백정들의 시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그 신분이 적어도 조선 왕조시대의 노비들보다도 더 낮아 호적에도 오르지 못하고 천대받는 최하층 계급의 백성이었다. 근대 사회 진입기에 시민의식 차원에서 백정 해방 운동의 공식적인 시작은 1923년 4월 경남 진주에서 이루어졌다. 형평사 기성회의 개최이다. 이 대목을 박구경의 시에서 본다.“백정들의 생활을 개선시키지 않고 한 인간으로 사는 것이 위선이며 식민지 상황에서 조선인들끼리 차별하고 탄압하는 것은 결국 일본의 식민 통치를 돕는 어리석은 일이다 인간은 저울처럼 평등하다” 이 말은 진주 사람 백촌 강상호의 외침이다임술년 진주민란이나갑오농민전쟁의 계보를 이어받은진주 청년 지식인들은새롭게 열린 자본사회 속에서생업에 열중하는 선량한 백정들을무심코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형평사 운동의 큰 물줄기였던 백촌 강상호는나라가 망할 무렵에스무 살의 청년이었다그는 훗날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이력이 있었고기미년 3·1 운동에도 앞장섰으며다양한 사회 운동의 경력으로1년 6개월의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진주 사람,강상호!가난한 마을 농부들의 세금을 대납하여 주었던진주 천석꾼의 장자였던 사람이었다백정의 자식을 두 명이나 양자로 들여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갔더라백정의 자식이라 취학이 허락되지 않자그 부당함에 치를 떨게 되었더라이 아이들을 입학시켜주시오품 안에서 호적 서류를 꺼내 보이며아이들이 자신의 양자들임을 밝혀야 했다명실상부한 양반 가문의 장손이오래된 편견과 차별 앞에두 눈을 부릅뜨게 되었더라백정 놈들의 단체인 형평사 사장이 되어스스로 백정의 길로 들어선 이가 있었으니그가 바로 진주 사람, 강상호였더라!―「형평사·6」 부분형평사 운동에 대체로 백정들과 백정 출신들이 참여했지만 그 단체를 운영하는 선두에는 지식인들이 있었다. 강상호도 그런 인물이었다. 그러나 강상호는 사회적 위상도 잃고 경제적으로 파산을 당해 심한 곤궁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냉전의 시대, 외세에 의한 분단의 재앙을 고루 겪고 1957년에 그가 생애를 마쳤을 때, 전국축산기업조합이 장례를 주관하고, 9일장으로 치러졌다. 전국에서 50만의 조문객이 모여 왔다. 진주 시내에서 장지까지 이어진 사람들의 행렬이남강 오백 리 물길과도 같았더라―「형평사·6」 부분논개가 임진란 때 왜장 게다니무라를 안고 뛰어든 그 남강 물길처럼 이어진 장례 행렬에 시 「형평사」의 역사의식이 있다.진주는 조선 철종조 민란의 발원지고, 은둔이 아니라 초탈이었던 남명 철학의 땅이다. 그리고 형평사의 땅이고 지금도 형평사 운동은 계속되고 있고 형평사 기념탑과 평등의 문이 세워져 있다「형평사」를 쓴 시인의 또 다른 시로 「‘열 살 막내가 보고 싶다’」가 있다.재판을 하지도 않았는데사형장의 청소는 미리 시작되고 있었다고가족이 면회를 요청했으나 이미 그들은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였다고18시간 만인 새벽 4시!헌정사 초유의 일은 마감되어 있었다얼마나 무서웠을까얼마나 얼마나 떨어대었을까 ―「‘열 살 막내가 보고 싶다’」 부분이 작품은 1974년 4월 반유신 민청학련 시위의 배후 세력이라고 하여 이른바 인혁당 재건파에 속한 8인의 사형에 관한 시이다. 인혁당 재건파는 순전히 수사기관의 조작에 의한 것이고 뒷날에 모두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수감 중 8인은 군법회의 언도 후 18시간 뒤인 새벽 4시에 사형 집행을 당했다. 박구경 시인도 역사 현실의 혹독함에 대한 치열성에만 갇혀 있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래의 시를 한번 보도록 하자.새해 새 아침붉은 해가 떠오르는 그런 시는 쓰고 싶질 않다붉은 해 대신그리운 사람의 얼굴따뜻한 마음이 떠오르는 시를 쓰고 싶다비린내와 잔뜩 어울린노동과 휴식이 함께 북적이는아침과 같은 시를 꿈꾸고 싶다 ―「신년의 시」 부분시인은 따뜻한 마음으로 떠올리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과 비린내 잔뜩한 노동과 휴식이 함께 북적이는 그런 시 쓰기를 꿈꾸고 있다. 일상에 의식하지는 않는 들숨과 날숨의 호흡이 인간의 생명을 지탱하고 있음을 우리는 가끔이라도 자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빈 나뭇가지 사이로 외롭고 쓸쓸한 겨울추위 대신 눈 내리는 풍경 속에 입김 날리며 걸어요사랑할 게 어디 사람뿐이겠어요?계절도 사람에게 참으로 눈물겹지요?참으로 눈물겨운 게 어디 사람뿐이겠어요? ―「사계」 부분▶ 시인의 말등허리 굽은 소는 낡은 절이 되었다어젯밤 등이 흰 소와하늘 속으로 들어가뭉게뭉게 구름으로 흘러 다니다가언덕 아래지붕 낮은 요사채에서한잠의 꿈속을털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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