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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제1부꽃잎에 베이다소나무와 도끼날입술을 훔치지 않았다막차가 떠날 즈음페르소나 그 민낯침묵에 주목하다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꿀밤묵을 먹으며그냥 살았다시간에 맞서다마당 쓸기풀의 눈미완의 가을가을과 광장나무로 서다소리의 혀는 귀다제2부늙은 어머니의 오줌값눕는 풀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낡은 길마바다에 메밀꽃 피다겨, 그리고 개떡용이 할매지렁이의 기도늘 바깥에 있었다시래기톱밥금반지를 낀다렌즈로 세상보기시계의 잠아버지와 구두코콩의 모정제3부가을 엽신동강할미꽃종이 사슬에 묶이다매화 붉은 뺨냉이야봄의 캔버스당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앵두나무의 말봄, 그대사랑하는 법꽃 속에 갇히다아직도 그 자리에 있나요‘그립다’는 말가을 노래그대 목소리슬픔의 둥지제4부바다의 뼈돌아가는 계절밥 한번 먹자책, 그리고 착각시간 죽이기투구꽃과 철모큰 돌바람의 옷요양원에서대추나무 시집보내기칡개구리의 경 읽기‘코로나19’와 삼식이물이 깎은 곰빈 그릇배밀이와 달팽이작품해설 그리움, 애정, 언어에 대한 외경畏敬_박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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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며 아동문학가인 하청호 씨가 시집 『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를 출간했다. 197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이후(아동문학은 1972년 등단) 세 번째 시집이다. 등단 50여 년 만에 세 권의 시집을 펴냈다. 매우 과작이다. 이것은 그의 시에 대한 절제와 진중함의 성정 때문이다. 이번에 출간된 작품집은 그의 주된 관심사인 한국적 서정을 바탕으로 개인과 시대적 아픔을 곡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암울한 시대적 아픔을 몸으로 맞닥뜨렸으며, 한때는 질곡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하청호의 시는 이 모든 것을 포용하며 토속적 정서와 그리움으로 용해하였다. 문학평론가 김상환 씨는 하청호의 시를 ‘그리움과 한恨의 정서’라고 했다. 이것은 그의 투명한 슬픔과 피할 수 없었던 가족사적 회한이 깊고 서러운 충만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집 역시 이런 정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시적 대상에 대한 유현한 사유와 성찰이 더해져 시의 향훈을 짙게 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박남일 씨는 하청호의 시를 관류하는 것은 ‘그리움과 애정, 언어에 대한 외경’으로 보았다. “봄날이네 / 잊힌 뒤꼍에 / 벚꽃이 활짝 폈네 / 그대가 좋아하던 / 그 꽃이네 // 그대는 없고 / 웃음소리만 / 꽃잎처럼 날리네 // 그대 생각에 / 눈자위가 젖네 / 흩날리는 꽃잎에 / 마음이 베였네”(「꽃잎에 베이다」) 아물아물하는 그리움이란 탈의지적脫意志的인 존재여서 끈 끊어지지 않는 한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 인용 시의 배경은 ‘봄날 잊힌 뒤꼍’이다. 그래, 집의 숱한 공간 가운데서 뒤꼍만치 잊힌 데가 있을라고. -중략- 그곳은 우리의 어머니 누나들이 사분사분 찾아들어 옷고름으로 연신 눈물 찍어내던 은밀한 장소 아니던가. 시인인들 예외랴, 흩날리는 벚꽃잎을 ‘그대 웃음소리’로 인식하는 그는 속절없이 마음 번지고 눈가장이 지적지적해지는 것이다.[머리말]세 번째 시집을 엮는다거의 반세기가 훌쩍 지나갔다시를 생각할 때마다 아팠다나는 아직도 그리움을떠나보내지 못했다2020년 초가을하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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