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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장미여관으로
개정판
마광수
책읽는귀족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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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 서문

1. 엿보이는 것은 아름답다
사랑 / 비밀 / 비가(悲歌) /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 모든 것이 불안하다 / 연가(戀歌) / 손톱 / 왕(王)·1 / 왕(王)·2 / 왕(王)·3 / 예비군 훈련장에서 / 평화 / 1985년 여름·저녁 한때의 카페 풍경 / 가지치기 / 오십 보 백 보 / 기차를 타면 나는 막 소리쳐 자랑하고 싶어진다 / 술 / 삼위일체(三位一體) / 청춘고백 / 역사

2. 야하디야하다
권태 / 변태 / 불편한 것은 아름답다 / 야하디야하다 / 밀회(密會) / 진짜 사랑스러운 여인 / 자궁 속으로 / 고독 / 여성해방운동? / 성당 앞의 걸인 / 꿈 / 싹 / 그가 그녀와 만나 달콤하게…… / 연극이 끝난 뒤 / 눈 / 효도에 / 석가 / 여자가 더 좋아 / 자살자를 위하여 / 행복

3. 가자, 장미여관으로!
유혹 / 가자, 장미여관으로! / 사치(奢侈) / 죽고 싶기 / 우리는 사랑했다 / 봉투 붙이기 / 마음이 외로울 때 / 신(神)·1 / 신(神)·2 / 신(神)·3 / 신(神)·4 / 죽음 앞의 예수 / 잡초 / 그가 이젠 개고기를 먹지 못하게 된 이유 / 손 / 도깨비불 / 그 여자의 손톱 / 사랑이여 / 씨 / 뾰족구두

4.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 / 성욕에 / 귀골(貴骨) / 늙어가는 노래 / 나는 즐거운 마조히스트 / 업(業) /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 / 우리들은 포플러 / 어른이 될 때 / 사랑받지 못하여 / 영구차와 개 / 벽 / 당세풍(當世風)의 결혼 / 털 / 고구려 / 여우와 포도 / 가을 비가(悲歌) / 자화상 / 국가 / 자유에 / 별

5. 개처럼 사랑하고 싶다
사랑노래 / 자유를 잃어 차라리 늠름한 어느 노예에게 / 그네 / 장자사(莊子死) / 죽음에 대하여 / 빨가벗기 / 배꼽에 / 낭만적 / 천국과 지옥 / 겁(怯) / 십자가의 예수가 죽음을 내다보며 / 개처럼 사량하고 싶다 / 황제와 나 / 7월 장마 / 대학 / 거꾸로 본 세상은 아름답다 / 석조전(石造殿) / 망나니의 노래 / 가을 산제(山祭) / 사랑하는 이여, 난 당신 손톱이 좋았지

6. 인생은 즐거워
첫눈에 반할 때 / 물과 불 / 사랑도 권태 / 인간? / 게으름 병(病) / 죽음 연습 / 마음 / 원반던지기의 인상 / 동경 / 미(美)에 대하여 / 진혼사(鎭魂詞) / 허세 / 일과(日課) /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 / 나이테 / 인생은 즐거워 / 웃는 사람들 / 나는 즐거운 레즈비언 / 장미여관과 민주주의 / 서기 2200년

작가 약력

저자 소개 1

MA,KWANG-SOO,馬光洙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윤동주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25세에 대학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92년 10월 『즐거운 사라』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어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으나, 2000년 재임용탈락, 우여곡절 끝에 연세대학교 교수로 복직했고, 2016년 8월에 교수직에서 퇴직했다. 2017년 9월 5일 타계하였다. 1977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윤동주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25세에 대학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92년 10월 『즐거운 사라』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어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으나, 2000년 재임용탈락, 우여곡절 끝에 연세대학교 교수로 복직했고, 2016년 8월에 교수직에서 퇴직했다. 2017년 9월 5일 타계하였다.

1977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그는 시, 소설, 에세이, 평론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35권이 넘는 저서를 쏟아냈다. 89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에세이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꼬리표가 채 식기도 전에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구속당한다.

마광수는 분명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저자 중의 하나이다. 그의 긴 약력은 마광수의 글들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동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모았는가를 보여준다. '구속', '수감', 항소심' 등이 말이 등장하는 마광수의 이력은, 마치 무슨 민주화 운동가의 이력을 보는 듯할 만큼 극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마광수가 정작 자신은 자신을 '무슨 운동가'로 규정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론 마광수가 자신을 규정하는 사회적 주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광수의 논리는 아주 단순하다. 자신은 자신의 하고싶은 말, 옳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뿐이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은 처벌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마광수는 무슨무슨 운동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광수수의 글과 생각은 그것이 발표될 때마다 일종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마광수의 생각이 가지는 일종의 '솔직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마광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발언한다. 이것의 그가 대중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동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지탄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로 인해서 옥고를 겪거나 했지만 마광수는 유난히 많은 문제를 겪었다. 재직하던 학교에서 해직되어서 시간 강사로 일하기도 했으면 재판정에 나가야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광수는 행복한 저자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이 마광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책을 써냈기 때문이다. (『마광수는 옳다』) 사회적 논란을 가져온 많은 저자들이 있었지만 그를 옹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내기까지 한 일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마광수는 옹호자를 가진 행복한 저자이다.

마광수가 이름을 알린 것은 분명히 성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발언들이다. 그러나 그 주제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마광수는 한국 사회가 가지는 '관용의 정신'이 어느정도인가를 시험하는 일종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보통 음습한 곳에서만 이야기되던 개인의 성적 취향을 사회의 토론장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마광수에 대한 비판의 주된 근거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 마광수는 자신만의 주제와 글쓰기 스타일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주요한 논제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마광수는 아직도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생각이 없으며, 동시에 한국 사회 또한 마광수에 대한 비판을 멈출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을 쓸 때 문장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토로한다. 가장 친근감 있고 가벼운 문장이 되도록 애쓴다는 것이다. ‘성해방’과 ‘표현의 자유’를 뺀 ‘진보’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라며 반문하는 그는 작가란 모름지기 ‘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상상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마교수는 소설은 허구이기에 ‘그럴듯한 거짓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나 소설에서만큼은 에세이나 평론과는 구성이나 문체상 거리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양주의나 교훈주의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창작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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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30g | 150*210*20mm
ISBN13
9788997863204

책 속으로

인간?

언젠가부터 내 눈에는
여러 가지 싱싱한 생선 요리들이
맛있는 음식으로서가 아니라
비참하고 끔찍한 시체들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생긴 것이 사람과 달라서 그렇지
그것은 틀림없이 불쌍한 시체
더구나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통닭 요리나 돼지머리 고기 같은 것을 보면
그것은 더욱 비참한 시체로 보인다
인간은 너무나 흉악하고 잔인한 동물
만물의 영장도 무엇도 아니다
살아 있는 새우를 튀겨 먹는다든가
꿈틀대는 낙지나 장어를 칼로 토막내어
아작아작 씹어 먹는다든가
미꾸라지를 산 채로 두부와 함께 끓이다가
미꾸라지들이 뜨거움을 견디다 못해
두부 속으로 파고들어 결국 죽어 버린 것을
맛있다고 게걸스럽게 먹는 사람들이
나는 죽이고 싶도록 밉다
만약에 미꾸라지가 자기라고 생각해 봐,
어떻게 그렇게 태연히 먹을 수가 있겠어?
살아 있는 개를 몽둥이로 때려 죽여 보신탕을 끓여 먹으며
“역시 개는 이렇게 천천히 때려잡아야 고기가 연하거든”
하는 사람들도 밉다
낚시질을 무슨 도(道)라도 되는 것처럼 선전해대는 사람들은 더욱
더 밉다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이
어떻게 도(道)요 고상한 취미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상징으로든, 비유로든, 휴머니즘으로든
살생을 합리화하는 것은 나쁘다
인간은 너무나 이기적인 동물
너무나 너무나 잔인한 동물
언젠가 한번 되게 당해 봐야만 정신이 번쩍 들
정말 한심하고 추악한 동물
(1982)
--- 본문 중에서

업(業)

개를 한 마리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식 낳고 싶은 생각이 더 없어져 버렸다
기르고 싶어서 기르지도 않은 개
어쩌다 굴러 들어온 개 한 마리를 향해 쏟는
이 정성, 이 사랑이 나는 싫다.
그러나 개는 더욱 예뻐만 보이고 그지없이 사랑스럽다
계속 솟구쳐 나오는 이 동정, 이 애착은 뭐냐
한 생명에 대한 이 집착은 뭐냐
개 한 마리에 쏟는 사랑이 이리도 큰데
내 피를 타고난 자식에겐 얼마나 더할까
그 관계, 그 인연에 대한 연연함으로 하여
한 목숨을 내질러 논 죄로 하여
나는 또 얼마나 평범하게 늙어갈 것인가
하루 종일 나만을 기다리며 권태롭게 지내던 개가
어쩌다 집안의 쥐라도 잡는 스포츠를 벌이면 나는 기뻐진다
내 개가 심심함을 달랠 것 같아서 기뻐진다
피 홀리며 죽어가는 불쌍한 쥐새끼보다도
나는 그 개가 내 개이기 때문에, 어쨌든
나와 인연을 맺은 생명이기 때문에
더 사랑스럽다
하긴 소가 제일 불쌍한 짐승이라지만
내 개에게 쇠고기라도 줄 수 있는 날은 참 기쁘다
그러니 이 사랑, 이 애착이 내 자식새끼에겐 오죽 더해질까
자식은 낳지 말아야지, 자신 없는 다짐일지는 모르지만 정말 자식
은 낳지 말아야지
모든 사랑, 모든 인연, 모든 관계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되도록
이를 악물어 봐야지
적어도, 나 때문에, 내 성욕 때문에 내 고독 때문에, 내 무료함 때
문에
한 생명을 이 땅 위에 떨어뜨려 놓지는 말아야지
(1979)
--- 본문 중에서

‘장미여관’은 성(性)적 판타지의 상상 공간

‘장미여관’은 내 상상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여관이다. 장미여관은 내게 있어 두 가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나그네의 여정(旅程)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여관이다. 우리는 잡다한 현실을 떠나 어디론가 홀가분하게 탈출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살아간다. 나의 정체를 숨긴 채 일시적으로나마 모든 체면과 윤리와 의무들로부터 해방되어 안주하고 싶은 곳―그곳이 바로 장미여관이다. 또 다른 하나는 ‘러브호텔’로서의 장미여관. 붉은 네온사인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곳, 비밀스런 사랑의 전율이 꿈틀대는 도시인의 휴식공간이다.

[중략]

누구나 잘사는 사회, 누구나 스스로의 야한 아름다움을 나르시시즘으로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한다. 일을 안 해 ‘희고 고운 손’을 질투한 나머지 모든 여성의 손을 ‘거칠고 못이 박힌 손’으로 만들어 버리자고 신경질적으로 주장해서는 안 된다. 모든 여성의 손을 다 ‘길게 손톱을 기른 화사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 아니라 괴로운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괴로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즐거운 노동’, 이를 테면 화장이나 손톱 기르기 등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노동에서 진짜 관능적 쾌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미주의에 바탕을 둔 쾌락주의, 또는 복지지상주의(福祉至上主義)가 요즘의 내 신조라면 신조라고 할 수 있다.

---「초판 서문」중에서

출판사 리뷰

마광수 불후의 명작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마광수 교수의 대표적 시집이다. 1977년 잡지 《현대문학》에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당세풍(當世風)의 결혼], [겁(怯)], [장자사(莊子死)] 등 여섯 편의 시들이 박두진 시인에 의해 추천되어 발표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하게 되었다.

그는 시로써 문학생활을 시작했고, 발표한 시를 바탕으로 그것을 산문화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나 『사랑받지 못하여』,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 같은 에세이집 제목도 먼저 쓴 시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또 장편소설 『권태』나 『광마 일기』, 그리고 『즐거운 사라』나 『불안』도 먼저 쓴 시의 제목이나 이미지를 빌린 것이다. 그러므로 『가자, 장미여관으로』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마광수 교수의 정신세계의 응축이라고 할 수 있다.
마광수 교수의 문학과 사상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반드시 읽고 지나가야 할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애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에 따라 이번에 종이책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이 시집에 마광수 교수의 모든 문학적 상상력의 씨앗이 응집되어 있다. 그 씨앗이 자라 소설과 에세이로 열매 맺었다.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독일 시인 에리히 케스트너와의 교차점, ‘유머와 풍자’


이 시집은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야한’ 그러니까 세상에서 말하는 그런 통속적인 의미의 ‘야한’ 시들만 가득찬 시집이라고 세간에서는 오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독자라면 이 생각이 크나큰 오해와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이 시집과 동명의 연극도 있고, 최근에 영화도 개봉했지만 오리지널인 이 시집을 정독하게 된다면 의외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가득 차 있는 철학적인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래에 전문을 실은 「6. 인생은 즐거워」 중에서 ‘인간?’이라는 시와 「4. 가자, 장미여관으로」중에서 ‘업(業)’이란 시를 보면 알 수 있다. 모두 여기에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밖에도 ‘손’이라든지, ‘천국과 지옥’이라든지 등등의 시들에선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담겨 있는 철학적 시를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성적 아이콘이라는 마광수에 대한 편견과 오해의 틀에서 벗어나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읽어본다면 이토록 유머와 슬픔을 자아내는 철학적인 시집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불후의 명작인 이 시집을 통해 시인 마광수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시니컬한 태도의 이 시집의 느낌은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시각을 가진 독일 시인인 에리히 케스트너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에선 『마주보기』시집으로 유명한 에리히 케스트너는 세상과 사회에 대한 냉혹한 관찰과 풍자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에리히 케스트너가 나치스 시대에 집필금지, 분서(焚書)나 체포 등 헤아릴 수 없는 박해를 받았던 것도 마광수 교수가 문학적 표현의 자유를 위한 체포, 구금 등과의 역사와도 교차점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가자, 장미여관으로』 시집이 단지 ‘외설스런 시집의 대명사’로만 잘못 알려진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판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에리히 케스트너와 견줄 수 있는 냉철한 유머와 풍자를 읊는 시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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