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너는 나의 닻이 되어보랏빛 장미의 정원에서푸른 바다의 전설내 고양이의 하얀 발, 우리 둘의 우주에서발레리나의 토슈즈 핑크담청 하늘 아래의 유영파랑새는 푸른 달에 살지라벤더색의 샤워가운붉은 벽에 기대어베이지색 니트를 입은 사람너와 함께 다시 봄이어서다락에 눈이 내리면Part 2 선명하게 타오르는 밤햇살 마멀레이드빨강의 정의밤의 뒷모습이 붉게 번지면미켈란젤로 언덕의 노을남쪽 섬의 남쪽에서희고 거칠은 내 등딱지의 무덤불이 붙이 않아도 나는 성냥인 것을누아는 잘못이 없지가장 오래 타오르는 마음의 색달빛색 물감을 개어 당신의 밤으로금빛 날개의 숲에서Part 3 영영 그리울 것들의 노래크리스마스 그린여전히 붉은 산딸리들 알알이 맺히는지봄빛보다 설레었던 그대에게젖은 모래 위에 앉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파리의 피치 샴페인그 순간의 시공간을 사랑하게 만드는 멜론소다색오렌지보다 밍밍하고 쨍한 레몬보다 부드러운다정하고 따뜻한 호두색, 한 번쯤은 우리를 안아주었던시간과 시절의 색오색구름이 너울지면 너를 닮았을까黑白푸를 청, 봄 춘Part 4 희게 개어오는 푸른 봄처럼, 아침은 오고완연하고 짙은 비밀들흰눈색의 ?苑코발트의 방바람에도 색이 있다면나의 눈부신 여왕파송송 연두색 고명 같은 사람너의 이름은 최초의 용기소라색 둥근 공 무지개생의 감각은 초록네온핑크 도로시꽃범의 꼬리그대로 괜찮은 파랑작가의 말아름다운 순간은 색과 함께 온다
|
|
“아름다운 것들은 색과 함께 온다”“옅은 라벤더색 가운에서는 엄마 마음 같은 냄새가 나”취향 혹은 사람의 온도작가는 연한 담청 혹은 얼어붙은 겨울 강의 얼음 빛깔을 닮은 하늘 색깔을 가장 좋아한다. 셀렘과 기다림의 시작처럼 느껴져서이다. 연한 담청의 하늘은 오래 바라볼 수 있고, 오래 본다는 것은 오래도록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작가는 생각한다. 지인이 선물로 준 보라색 장미꽃차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본다. 파리에서 온 그 꽃차의 원산지는 이란이다. 저자는 시공간을 넘어 낯선 땅의 보라색 장미 정원을 맨발로 걷는 상상 속에서 헤맨다. 소녀 시절,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발레를 포기한 동생은, 우연히 보러 간 발레 공연장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연분홍 토슈즈를 보며 작가는 꿈 하나를 잃어버린 동생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 꿈은 이루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오늘의 너를 만들었노라고, 언젠가는 웃으며 그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 먼 도시에 취업이 되어 부모님 곁을 떠나는 날, 엄마는 아끼는 라벤더색 샤워 가운을 선뜻 작가에게 내준다. 그 무엇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허기를 감당할 때마다 작가는 엄마의 샤워 가운을 입는다. 세상에서 자신에게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 그런 사람의 색을 붙들고 작가는 험난한 세상을 살아간다. “내 마음속 무엇을 꺼내 불 속에 던져야 저리 짙은 주황빛이 날까?”기억 혹은 소통의 언어인생에는 오래 남는 날들, 어떤 이유로든 잊기 힘든 순간들이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을 보았던 날도 그중 하나다. 작가는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보았던 짙은 주황빛 노을을 잊지 못한다. 그리움이 짙어 다시 그 언덕에 서는 날, 그간 네게 많은 빚을 졌다고, 그래서 다행히 기운차게 살았다고 말해주려 한다. 작가는 고양이를 기른다. 둥글고 하얀 고양이의 발이 마룻바닥에 닿을 때 나는 소리를 특히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거실부터 부엌, 부엌부터 현관까지 고양이와 걸으며 작가는 자신이 고양이의 우주에 초대받았다고 깨닫는다. 그 시간은 새벽 기도 같기도 일요일 아침 미사 같기도 하다. 작가에게 장면 속의 색을 읽어내는 일, 언어 속의 색을 읽어내는 일은 너무나 충만하고 아름다워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행복한 취미다. 작가는 자신의 즐거움만큼이나 독자들의 즐거운 순간을 궁금해한다. 들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들으러 가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함께 나누기에 가장 아름다운 무엇일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이제야 인사를 전하는구나. 정말 고마웠어. 더 멋지게 살아볼게” 성장 혹은 치유의 이야기열 살 무렵, 막연하게 죽음이라는 추상의 개념을 인식하게 된 작가는 밤마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울었다. 그러다 어느 날, 늘 제자리에서 자신을 비추어주는 환한 달을 보며 더는 무섭지 않게 되었다. 달빛 아래에서 작가는 달과 신호를 주고받는 기분으로 이젠 괜찮다고, 덜 힘들고 무섭지 않다고 느낀다. 작가는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타게 되었을 때 용기를 배웠다. 무서워서 제대로 흐름과 균형을 타지 못한 게 패인이라는 걸 몸으로 느끼는 순간 그것을 돌파할 줄도 알게 되었다. 빛나는 형광색 사물을 보면 바퀴에 형광색 구슬을 줄줄이 매단 어린 날의 자전거가 떠오른다. 그 색처럼 빛나는 무언가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더 씩씩해져야 할 것 같다. 한번은 떨어지지 않는 열을 안고 병원에서 받은 약 봉투를 챙겨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갔다. 도망치듯 잔인한 도시를 떠나자 열은 씻은 듯 내렸다. 그곳에서 한밤중에 쪽배를 타고 청량한 금빛을 내뿜는 반딧불이를 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아주 작은 빛을 보았다. 다시 돌아온 도시에서 일상의 고통은 그대로였지만 작가는 세상 어딘가에서 반딧불이가 반짝이고 고요와 적막이 흐르는, 그런 질서가 있다는 것만으로 숨 쉴 틈을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