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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루마니아의 언어학자 덴수시아누(Densusianu)에 의해 프랑스어로 집필된 「Histoire de la langue roumaine」(루마니아어사)가 1901년에 루마니아 역사상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된 이후 1923~7년에 걸쳐 2권으로 집필된 필리피데(Philippide)의 「Originea romailor」(루마니아인의 기원) 및 1940년에 출판된 푸슈카리우(Pu?cariu)의 「Limba roman?」(루마니아어) 등과 같은 저서들도 내용상으론 루마니아어의 진화과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1968년에 부쿠레슈티(Bucure?ti)대학교의 교수이자 루마니아어학자인 로세티(Rosetti)의 「Istoria limbii romane」(루마니아어사)가 부쿠레슈티에서 루마니아어로 집필돼 나옴으로써 비로소 제목 상으로나 내용적인 면에서 명실상부하게 루마니아어의 발달사를 대표하는 저서로 인정을 받게 됐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오늘날까지 2~3명의 루마니아 언어학자들만이 루마니아어사를 단행본으로 집필했을 정도이다.
이런 사실은 루마니아어사를 집필하는 작업이 여타 언어들의 발달사를 다루는 것에 비교하여 그만큼 어렵고 힘겨운 일이라는 점을 잘 반증해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루마니아어를 모국어로 구사하고 있는 루마니아인들의 기원 및 진원지 등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들을 규명하기에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루마니아민족과 루마니아어의 유래 및 발달과정에 대한 역사적인 문헌이 상당기간 부재하기 때문에 루마니아어의 발달과정을 규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부언하자면 상고시대 루마니아어에 관하여 증빙할 만한 자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 루마니아인들이 구사하고 있는 언어인 루마니아어는 고대인도·유럽어족의 한 부류인 이탤릭어군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소위 로망스어의 일종으로서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 등과 함께 동일한 어군에 속해 있으며 그 중에
서도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탈리아어와 더불어 동 로망스어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한동안 많은 논란이 됐었다. 첫째로 루마니아어가 중세 내내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 언어적인 교류가 두절됐었다는 점이고, 둘째론 그런 연유로 고대 루마니아어는 언어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주변의 비 라틴계의 언어들과의 접촉이 불가피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며, 셋째론 루마니아가 위치하고 있는 발칸지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이 지역의 언어들 간의 평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소위 발칸언어연합(Balkan Sprachbund)적인 요소 등으로 말미암아 루마니아어의 로망스적인 본질이 많이 퇴색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 후 수세기가 경과하면서 루마니아어는 중·서부 유럽 사람들에게 점점 생소한 언어가 됐고, 비록 위의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해도 이를 학문적으로 증명할만한 문헌이나 방법을 찾아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16~17세기 이후 유럽의 일부 학자들이나 루마니아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루마니아어가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언어의 일종이라는 사실이 인지됐지만 학문적인 차원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중반 로망스언어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디츠(Diez)의 「로망스제어의 문법」(Grammatik der romanischen Sprache, I.~III. 1836-1843)이 출판된 이후부터이다.
고대 로마제국의 일부 특수계층이었던 왕족들에 의해 문어체로 사용됐던 고전라틴어와 대조되는 민중들에 의해 구두로만 구사됐던 속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본 고장이었던 이탈리아반도에 뿐만 아니라 제국의 여러 식민지들에 보급됐고, 그 중한 때 로마제국의 속주였던 발칸 지역의 다키아(Dacia)지방에 보급됐던 라틴어가 그 지역 원주민들의 언어였던 토착어(트라코-다키아어)와 융화되면서 발칸 로망스어의 일종인 초기 루마니아어가 탄생하게 됐다.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발칸 지역은 한동안 여러 민족들 간의 패권다툼의 전장이 됐지만 얼마 후 이 일대로 대거 이주해와 정착했던 슬라브 민족들이 새롭게 영향력을 행세하게 되면서 그들의 언어인 슬라브어의 영향에 의해 고대 루마니아어가 많은 변화를 겪게 됨으로써 모체였던 라틴어나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됐다.
그러나 루마니아어의 음성·음운적인 요소와 형태·통사적인 요소는 일부 발칸 지역의 기층어적인 요소들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사료되는 것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라틴어적인 요소를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휘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루마니아어의 전체 어휘 중에서 비 라틴적인 요소, 즉 발칸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민족들의 언어적인 요소, 특히 슬라브어원의 어휘가 차지하고 있는 상당한 비율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다른 각도에서 볼 때 루마니아어휘 중 일상생활 회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적인 어휘만을 놓고 통계를 내 보면 대략80~90% 가량이 라틴어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언어가 어떤 언어계보에 속해있는지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그 언어의 음성·음운적인 면이나 문법적인 구조를 조사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더 나아가서 어휘적인 면, 특히 일상생활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어휘를 일차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건 데 루마니아어에 존재하고 있는 라틴어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여타 로망스어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루마니아어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의 목차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가능한 한 시대적인 순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1장에선 로마인들의 진입이전시기의 남동유럽 및 발칸지역 일대의 민족적인 상황과 토착어적인 배경을 다룰 계획이고 제2장에선 로마제국의 식민시대 당시에 루마니아지역의 사회·문화적인 배경 및 언어적인 상황을 고찰해볼 예정이며 제3장에선 로마인들의 철수 이후에 루마니아 및 발칸 일대의 민족적인 상황과 언어적인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제4장에선 중세 루마니아의 봉건국가 형태의 공국들의 탄생과 더불어 루마니아어의 공통조어 및 광의의 루마니아어 방언의 형성배경 등을 중심으로 중세 루마니아어의 형성과정을 심층적으로 알아보고 아울러 루마니아민족 및 루마니아어의 기원에 대한 상반되는 두 이론들, 즉 상주론과 이주론을 소개함으로써 루마니아민족과 그들의 언어인 루마니아어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인 문제점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토해보고자 한다. 제5장에선 중세 루마니아어에 끼친 외래어들의 영향들을 조사해보고 제6장에선 근대이후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 학파에 의한 민족주의 운동과 더불어 전개됐던 루마니아어의 라틴어적인 요소들의 복구노력의 결과로서 근·현대 루마니아어의 형성과정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연구하고 마지막 제7장에선 현대 루마니아어의 구조 및 특성에 관하여 음성·음운론, 형태·통사론 및 어휘적인 면에서 종합적으로 총 정리하고자 한다.
루마니아의 언어학 발전에 주춧돌을 마련했던 루마니아어학자들 중의 한 사람인 푸슈카리우는 1877년에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 동쪽 끝자락에 소재하고 있는 브라쇼브(Bra?ov)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독일 라이프지히(Leipzig)대학교에서 유학을 하였고 1905년에 어렵사리 오스트리아의 빈(Wien)대학교에서 루마니아어 세미나 강의 담당 전임교수로 임용이 됐지만 당시의 국제정세로 인해 빈대학교에서의 교수직을 1년도 유지하지 못하고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후 부코비나 지방의 체르너우치(Cern?u?i)대학을 거쳐서 트란실바니아의 클루즈(Cluj)대학교에 정착하여 1948년에 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동안 루마니아어학 강의와 연구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긴 학자이다. 푸슈카리우는 유학기간 동안 독일 라이프지히대학, 프랑스 파리대학 및 오스트리아 빈대학 등 당시 유럽 문화중심지의 대학들에서 수학하면서 해박한 지식을 섭렵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당시
유럽의 학자들조차도 루마니아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어가 로망스어의 일종이라는 사실조차도 반신반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루마니아어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 그는 1905년 즈음 루마니아어에 관한 통시적인 연구, 즉 루마니아어 발달사의 집필을 시작했지만 그 후 1916년 소쉬르(Saussure)의 「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일반 언어학 강의)가 출현하면서 야기된 언어학계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통시적(diachronic) 연구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공시적(synchronic) 연구를 보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푸슈카리우는 그의 숙원사업이었던 「Limba roman?」(루마니아어)의 출판을 생의 거의 말엽인 1940년에서야 비로소 실현하게 됐다.
필자야말로 진작 우리말로 된 루마니아어사에 관한 책자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었지만 그동안 여러 면에서 여건이 허락지 않아 이제야 출판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필자의 학문적 연륜과 함께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곡절이 담겨진 본 작업이 그나마 이제라도 햇빛을 보게 돼 감구지회가 깊다.
필자가 1978년에 독일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처음으로 접하기 시작했던 역사·비교언어학, 특히 로망스어학 및 루마니아어사를 평생 주전공분야로 연구해온지 어언30년이란 세월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이 졸작을 준비하면서 새삼 통감한다.
1987년 한국외대에 루마니아어과가 신설된 이래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필자와 더불어 루마니아어의 발달과정을 연구해오면서 힘든 공부를 묵묵히 감내하고 따라온 루마니아어과 교·강사 및 학생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해외유학을 앞두고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교정 및 마무리 정리에 헌신적으로 협조해준 구민정학생에게 고마운 뜻을 전할 뿐이다. 끝으로 이 저서가 나오기까지 많은 지원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외대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2013년 8월
왕산 골에서 이문수
루마니아의 언어학자 덴수시아누(Densusianu)에 의해 프랑스어로 집필된 「Histoire de la langue roumaine」(루마니아어사)가 1901년에 루마니아 역사상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된 이후 1923~7년에 걸쳐 2권으로 집필된 필리피데(Philippide)의 「Originea romailor」(루마니아인의 기원) 및 1940년에 출판된 푸슈카리우(Pu?cariu)의 「Limba roman?」(루마니아어) 등과 같은 저서들도 내용상으론 루마니아어의 진화과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1968년에 부쿠레슈티(Bucure?ti)대학교의 교수이자 루마니아어학자인 로세티(Rosetti)의 「Istoria limbii romane」(루마니아어사)가 부쿠레슈티에서 루마니아어로 집필돼 나옴으로써 비로소 제목 상으로나 내용적인 면에서 명실상부하게 루마니아어의 발달사를 대표하는 저서로 인정을 받게 됐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오늘날까지 2~3명의 루마니아 언어학자들만이 루마니아어사를 단행본으로 집필했을 정도이다.
이런 사실은 루마니아어사를 집필하는 작업이 여타 언어들의 발달사를 다루는 것에 비교하여 그만큼 어렵고 힘겨운 일이라는 점을 잘 반증해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루마니아어를 모국어로 구사하고 있는 루마니아인들의 기원 및 진원지 등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들을 규명하기에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루마니아민족과 루마니아어의 유래 및 발달과정에 대한 역사적인 문헌이 상당기간 부재하기 때문에 루마니아어의 발달과정을 규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부언하자면 상고시대 루마니아어에 관하여 증빙할 만한 자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 루마니아인들이 구사하고 있는 언어인 루마니아어는 고대인도·유럽어족의 한 부류인 이탤릭어군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소위 로망스어의 일종으로서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 등과 함께 동일한 어군에 속해 있으며 그 중에
서도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탈리아어와 더불어 동 로망스어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한동안 많은 논란이 됐었다. 첫째로 루마니아어가 중세 내내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 언어적인 교류가 두절됐었다는 점이고, 둘째론 그런 연유로 고대 루마니아어는 언어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주변의 비 라틴계의 언어들과의 접촉이 불가피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며, 셋째론 루마니아가 위치하고 있는 발칸지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이 지역의 언어들 간의 평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소위 발칸언어연합(Balkan Sprachbund)적인 요소 등으로 말미암아 루마니아어의 로망스적인 본질이 많이 퇴색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 후 수세기가 경과하면서 루마니아어는 중·서부 유럽 사람들에게 점점 생소한 언어가 됐고, 비록 위의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해도 이를 학문적으로 증명할만한 문헌이나 방법을 찾아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16~17세기 이후 유럽의 일부 학자들이나 루마니아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루마니아어가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언어의 일종이라는 사실이 인지됐지만 학문적인 차원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중반 로망스언어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디츠(Diez)의 「로망스제어의 문법」(Grammatik der romanischen Sprache, I.~III. 1836-1843)이 출판된 이후부터이다.
고대 로마제국의 일부 특수계층이었던 왕족들에 의해 문어체로 사용됐던 고전라틴어와 대조되는 민중들에 의해 구두로만 구사됐던 속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본 고장이었던 이탈리아반도에 뿐만 아니라 제국의 여러 식민지들에 보급됐고, 그 중한 때 로마제국의 속주였던 발칸 지역의 다키아(Dacia)지방에 보급됐던 라틴어가 그 지역 원주민들의 언어였던 토착어(트라코-다키아어)와 융화되면서 발칸 로망스어의 일종인 초기 루마니아어가 탄생하게 됐다.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발칸 지역은 한동안 여러 민족들 간의 패권다툼의 전장이 됐지만 얼마 후 이 일대로 대거 이주해와 정착했던 슬라브 민족들이 새롭게 영향력을 행세하게 되면서 그들의 언어인 슬라브어의 영향에 의해 고대 루마니아어가 많은 변화를 겪게 됨으로써 모체였던 라틴어나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됐다.
그러나 루마니아어의 음성·음운적인 요소와 형태·통사적인 요소는 일부 발칸 지역의 기층어적인 요소들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사료되는 것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라틴어적인 요소를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휘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루마니아어의 전체 어휘 중에서 비 라틴적인 요소, 즉 발칸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민족들의 언어적인 요소, 특히 슬라브어원의 어휘가 차지하고 있는 상당한 비율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다른 각도에서 볼 때 루마니아어휘 중 일상생활 회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적인 어휘만을 놓고 통계를 내 보면 대략80~90% 가량이 라틴어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언어가 어떤 언어계보에 속해있는지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그 언어의 음성·음운적인 면이나 문법적인 구조를 조사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더 나아가서 어휘적인 면, 특히 일상생활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어휘를 일차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건 데 루마니아어에 존재하고 있는 라틴어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여타 로망스어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루마니아어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의 목차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가능한 한 시대적인 순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1장에선 로마인들의 진입이전시기의 남동유럽 및 발칸지역 일대의 민족적인 상황과 토착어적인 배경을 다룰 계획이고 제2장에선 로마제국의 식민시대 당시에 루마니아지역의 사회·문화적인 배경 및 언어적인 상황을 고찰해볼 예정이며 제3장에선 로마인들의 철수 이후에 루마니아 및 발칸 일대의 민족적인 상황과 언어적인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제4장에선 중세 루마니아의 봉건국가 형태의 공국들의 탄생과 더불어 루마니아어의 공통조어 및 광의의 루마니아어 방언의 형성배경 등을 중심으로 중세 루마니아어의 형성과정을 심층적으로 알아보고 아울러 루마니아민족 및 루마니아어의 기원에 대한 상반되는 두 이론들, 즉 상주론과 이주론을 소개함으로써 루마니아민족과 그들의 언어인 루마니아어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인 문제점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토해보고자 한다. 제5장에선 중세 루마니아어에 끼친 외래어들의 영향들을 조사해보고 제6장에선 근대이후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 학파에 의한 민족주의 운동과 더불어 전개됐던 루마니아어의 라틴어적인 요소들의 복구노력의 결과로서 근·현대 루마니아어의 형성과정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연구하고 마지막 제7장에선 현대 루마니아어의 구조 및 특성에 관하여 음성·음운론, 형태·통사론 및 어휘적인 면에서 종합적으로 총 정리하고자 한다.
루마니아의 언어학 발전에 주춧돌을 마련했던 루마니아어학자들 중의 한 사람인 푸슈카리우는 1877년에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 동쪽 끝자락에 소재하고 있는 브라쇼브(Bra?ov)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독일 라이프지히(Leipzig)대학교에서 유학을 하였고 1905년에 어렵사리 오스트리아의 빈(Wien)대학교에서 루마니아어 세미나 강의 담당 전임교수로 임용이 됐지만 당시의 국제정세로 인해 빈대학교에서의 교수직을 1년도 유지하지 못하고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후 부코비나 지방의 체르너우치(Cern?u?i)대학을 거쳐서 트란실바니아의 클루즈(Cluj)대학교에 정착하여 1948년에 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동안 루마니아어학 강의와 연구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긴 학자이다. 푸슈카리우는 유학기간 동안 독일 라이프지히대학, 프랑스 파리대학 및 오스트리아 빈대학 등 당시 유럽 문화중심지의 대학들에서 수학하면서 해박한 지식을 섭렵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당시
유럽의 학자들조차도 루마니아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어가 로망스어의 일종이라는 사실조차도 반신반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루마니아어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 그는 1905년 즈음 루마니아어에 관한 통시적인 연구, 즉 루마니아어 발달사의 집필을 시작했지만 그 후 1916년 소쉬르(Saussure)의 「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일반 언어학 강의)가 출현하면서 야기된 언어학계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통시적(diachronic) 연구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공시적(synchronic) 연구를 보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푸슈카리우는 그의 숙원사업이었던 「Limba roman?」(루마니아어)의 출판을 생의 거의 말엽인 1940년에서야 비로소 실현하게 됐다.
필자야말로 진작 우리말로 된 루마니아어사에 관한 책자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었지만 그동안 여러 면에서 여건이 허락지 않아 이제야 출판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필자의 학문적 연륜과 함께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곡절이 담겨진 본 작업이 그나마 이제라도 햇빛을 보게 돼 감구지회가 깊다.
필자가 1978년에 독일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처음으로 접하기 시작했던 역사·비교언어학, 특히 로망스어학 및 루마니아어사를 평생 주전공분야로 연구해온지 어언30년이란 세월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이 졸작을 준비하면서 새삼 통감한다.
1987년 한국외대에 루마니아어과가 신설된 이래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필자와 더불어 루마니아어의 발달과정을 연구해오면서 힘든 공부를 묵묵히 감내하고 따라온 루마니아어과 교·강사 및 학생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해외유학을 앞두고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교정 및 마무리 정리에 헌신적으로 협조해준 구민정학생에게 고마운 뜻을 전할 뿐이다. 끝으로 이 저서가 나오기까지 많은 지원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외대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2013년 8월
왕산 골에서 이문수

저자 소개

저자 : 이문수
한국외대 독일어과 졸업.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루마니아어학 석사 및 박사학위.한국외대 초대 루마니아어과 학과장,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교무처장, 한국외대 동유럽학대학 학장, 한국인도유럽언어학회 회장, 한국동유럽발칸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외대 루마니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ROMANIA ORIENTALIS. Zur Entstehung des Rumanischen』. Schauble Verlag, Rheinfelden. 『세계주요언어』(공저). 도서출판 역락. 『유럽과 로망스어의 이해』(공저). 신아사. 『실용루마니아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루마니아어 회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현대 루마니아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루마니아어-한국어사전』(공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및 그 외 논문 다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908g | 176*248*30mm
ISBN13
9788974648824

출판사 리뷰

루마니아는 남동쪽으로는 흑해와 면하고 있으며, 북서방향으로는 헝가리와 국경을 마주 보고 있고 나머지 국경은 불가리아,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과 같은 슬라브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남동유럽 및 발칸지역의 유일한 라틴계 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언어계보적인 관점에서 보면 루마니아어는 고대 로마제국의 언어였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언어들, 즉 로망스어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한동안 많은 논란이 됐었다. 첫째로 루마니아어가 중세 내내 자매 언어들인 여타 로망스어들과 언어적인 교류가 끊겼었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그런 연유로 고대 루마니아어는 언어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주변의 비 라틴계의 언어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으며, 셋째로는 루마니아가 있는 발칸지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이 지역의 언어들 간의 평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소위 발칸언어연합(Balkan linguistic union)적인 요소 등으로 말미암아 루마니아어의 로망스적인 본질이 많이 퇴색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 루마니아어는 고대 인도·유럽어족의 한 부류인 이탤릭어군의 라틴어로부터 유래된 소위 로망스어의 일종으로서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 등과 함께 같은 어군에 속해 있으며 그중에서도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어와 더불어 동 로망스어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루마니아어가 발칸지역의 토착어와 라틴어가 융화하면서 초기 발칸 로망스어 단계로부터 시작하여 고대와 중세를 거치면서 슬라브어와 터키어 및 헝가리어 등 발칸지역의 여러 언어의 영향을 받아 근·현대 루마니아어로 진화한 과정을 통시적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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