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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가 쓴 건 다 금서잖아요! 죄다! 읽으면 안 된다니까요, 잘 아시잖아요! 언니 같은 상황에서 그런 끔찍한 죄를 짓다니, 염치없게시리!” “그치만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바르틴 너도 이걸 읽는다면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 책 안에 뭐 그렇게 아름다운 게 담겨 있다고요?” “먼 나라 이야기야.” (…) “언니하고 오빠 말이에요, 제가 보기엔 두 분이서 가끔씩 책 읽는 걸로 꽤나 위험을 무릅쓰시는 거 같아요! 책을 너무 읽는 건 좋지 않다고요, 사람들이 여러 번 말해 줬잖아요!” “바르틴, 부탁인데 그만 좀 떠들래? 네가 조금이라도 책을 더 읽는다면, 삶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만…”
--- p.70 티 루가 로즈에게 물어봤다. “넌 남자가 싫니?” 그러자 로즈가 답했다. “오직 창녀나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는 거지,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저 참아 내는 거죠.” --- p.115 알베르틴은 머릿속에서 고통이 물결치는 것을 느꼈고, 나이든 엄마를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 몸짓이 엄마에게 탄원을 하는 건지 엄마 목을 졸라 버리려고 하는 건지 자신도 잘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두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왼쪽 눈 뒤에 걸린 듯이 느껴지던 그 두통은, 혈액이 흐르는 박자에 맞춰 격하게 고동을 쳤다. 그리고 바로 지금 세 번째 징조를 느꼈다. 결혼을 잘못했고 서투르고 이기적인 남편 때문에 섹스도 제대로 못 해봤고 그나마 한 것도 금세 진력이 났던 알베르틴은 단 한 번도 해소할 수 없었던 자신의 고독감과 언제나 그로테스크하다고 느끼고 있던 오빠의 행복 사이에 서 있는 저 닫힌 문이 문제였다.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와 둘이서 내는 가쁜 숨소리가 새어 나오는 저 닫힌 문은 신랄한 욕설처럼 그녀를 모욕했다. --- p.144 가브리엘은 자라면서 조사파 외삼촌이 해준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고 종종 말해 줬다. 그 노인이 풀어놓는 이야기에는 진실과 거짓, 정말로 평범한 시골의 삶과 환상과 경이에 대한 엄청난 욕구가 어찌나 긴밀히 섞여 있던지, 뚱보 여자는 매번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의 가슴이 더 빨리 뛰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 p.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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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최고의 이야기꾼, 2018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불어권 대상〉 수상 작가, 미셸 트랑블레의 국내 첫 소설
드라마 〈도깨비〉에서 퀘벡으로 간 도깨비 신부 지은탁은 쓸쓸해 보이는 도깨비 김신을 향해 민들레 홀씨를 날린다. 퀘벡의 대표 소설가 미셸 트랑블레에게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는 비상하는 수많은 발레리나와도 같다. “잔디는 정신없이 쑥쑥 자라날 것이고, 크로커스 꽃은 스러지며 은방울 꽃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며, 민들레는 하얀색 털공으로 변할 것이었다. 뒤플레시는 노련한 발길질 한 방으로 그 공을 허물어트리며 즐겁게 놀 것이다. 그 공은 허물어지면서 땅 위에 그대로 내려앉기에는 너무 몸이 가벼운 발레리나들을 사방팔방으로 흩날릴 것이며, 어려운 자세를 취한 채 그대로 꼼짝하지 않고 바람결에 이리저리 떠다니는 그 발레리나들은 또 얼마나 우아할 것인지.” (본문 중에서) 퀘벡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미셸 트랑블레의 소설이 처음으로 국내 독자를 만나게 된다. 작가는 거대한 북미대륙의 작은 점 몬트리올의 서민 동네, 세상의 축소판 같은 플라토 몽루아얄의 하루를 들여다보면서 사실과 환상이 뒤섞인 행복한 글쓰기로 소소한 삶의 드라마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감싸 안았다. 임신 7개월 차 마흔두 살의 여자와 아이들, 고양이 한 마리… 사실과 환상이 뒤섞이고, 눈물과 웃음이 가득한 이 세계의 사랑스러운 주역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