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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피렌체, 피에 젖은 한 송이 백합
1부 평민의 시대(1216~1434년) 1장 베키오 다리 _귀족의 피로 물든 다리의 비극 2장 시뇨리아 광장 _자유 만세! 피렌체 만세! 3장 단테의 집 _흑당과 백당으로 분열된 평민 4장 메르카토 베키오 _발테르 공작은 물러가라! 5장 산타 크로체 광장 _광장을 점령한 피렌체의 하층민들 2부 메디치 가문의 시대(1434~1525년) 6장 산타폴리나레 광장 _그란디의 마지막 저항 7장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_피렌체 공의회 8장 피티 궁전 _메디치 가문은 궁전을 만들지 않았다 9장 산 로렌초 대성당 _피에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10장 메디치 저택 _위대한 자 로렌초는 재택근무 중! 11장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_부활절 종은 울리고 12장 산 마르코 수도원 _사보나롤라와 소데리니, 메디치의 빈자리를 차지하다 13장 루첼라이 정원 _교사로 변신한 마키아벨리 피렌체를 떠나며: 집으로 가는 길 주 그림 출처 찾아보기 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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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렌체에서 태어나서 피렌체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다가 피렌체에서 죽은 마키아벨리에게 가이드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산타 크로체 성당의 영묘에 새겨져 있는 짧은 묘비명이 증언하듯이, “어떤 이름도 그보다 뛰어나지 않다TANTO NOMINI NVLLVM PAR ELOGIVM.” 피렌체의 아들로 태어나 피렌체의 최고 공직에 올랐으며, 『피렌체사』를 집필한 마키아벨리보다 더 뛰어난 자질을 가진 가이드가 있을까?
---「들어가며 | 피렌체, 피에 젖은 한 송이 백합」중에서 아르노 강변에 핀 한 송이 백합은 붉은 피로 물들었다. 피렌체에서는 귀족과 귀족이, 귀족과 평민이, 평민과 평민이, 평민과 하층민이, 하층민과 하층민이 서로 싸우다가 결국 메디치 가문의 지배를 받게 된다. 피렌체, 그곳은 피로 물든 거리였다. 지금까지 알던 피렌체는 잊어버리시라. 눈이 아닌 마음으로 피렌체를 보아야 한다! 피렌체는 아름다운 예술만 존재한 곳이 아니라 권력을 차지하려는 피 튀기는 투쟁, 이웃에 대한 끝없는 시기심, 조직적인 군사 반란과 길거리의 주먹다짐, 비열한 암살 시도와 간이라도 당장 빼서 줄 것 같은 아첨, 지배받지 않으려는 평민과 하층민의 절규와 비명이 거리를 메웠던 곳이다. 피렌체의 성당과 공방, 수도원과 저택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은 어쩌면 피로 물든 역사를 은닉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모른다. 가장 과격한 장소에 가장 아름다운 예술의 꽃이 피어오른 도시가 바로 피렌체다. ---「들어가며 | 피렌체, 피에 젖은 한 송이 백합」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피렌체의 부유한 상인이자 르네상스의 후원자로 알려진 메디치 가문은 1382년부터 등장한다. 두 파로 분열되어 있던 메디치 가문이 살베스트로의 추방으로 인해 피렌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갈 시점에 제3의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그해 프란체스코 디 비치 데 메디치란 인물이 처음으로 은행 조합에 정식 등록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죽 먹는 사람’이나 동네 건달, 혹은 그란디들의 하수인으로 간주되던 메디치 가문이 진짜 “고귀한 평민 가문”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4년 후에 그의 동생 조반니가 같은 조합에 가입하게 되는데, 바로 이 사람이 우리가 알고 있는 메디치 은행의 창시자다. 메디치 가문의 영광의 시대를 열게 될 장본인이기도 하다. ---「6장 | 산타폴리나레 광장」중에서 바로 이 부분이 『피렌체사』의 결론이다. 이 분석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일개 근대 사회학의 개척자에서 사상가의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이제 역사의 비밀을 파헤치는 사상가가 되었다. 마키아벨리는 지금까지 메디치 가문, 귀족, 그란디의 지배하려는 욕망과 이들의 지배를 거부하려는 피렌체 평민과 하층민들의 적의가 모든 악의 근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충돌은 로마에서도 일어났다. 로마나 피렌체나 계급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 로마에서 지배하려는 자는 타협할 줄 알았고, 지배를 받지 않으려는 자는 지배하려는 자와 명예를 함께 누리는 법을 알았다. 그러나 피렌체 평민들은 그란디들과 함께 몰락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귀족과 그란디들을 몰아내고 권력을 독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피렌체의 아들 마키아벨리는 조국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일까? 이런 악의 근원을 피하지 못한 피렌체는 영원히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것일까? 이제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사』를 끝낸다. 마지막 결론 부분을 쓸 시간이다. 역사가 과거 사건의 일목요연한 재현에 불과하다면, 아마 편년체의 역사 기술을 최고로 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지금의 오늘을, 이 땅의 우리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어야 한다. ---「13장 | 루첼라이 정원」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