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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걷는 일과 사는 일은 똑 닮았어 01 어느 날 문득, 산티아고 02 순례길의 첫 마을 03 겨우 첫 고비를 넘겼다 04 길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얼굴들 05 산티아고에서 만나는 아이의 새로운 모습 06 언제나 겸손하게 걸어야 하는 길 07 마음의 연결 08 삼겹살의 힘일지라도 걷고 있으면 된 거야 09 버리고, 꿋꿋하게, 목적지를 향해서 2부 내 다리로 걸어야 하듯 내 삶도 내가 사는 거야 10 힘이 넘치는 날도 있지 11 섹시한 스페인 할머니처럼 달리는 거야 12 우리는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어 13 옥탑방에 누워있던 스물셋의 나와 같이 걷다 14 마음의 표지판이 쉬어야 할 때를 가리킨다면 15 사랑한다는 것은 더 나은 존재가 되어주는 거야 16 길 위에서 단단해지다 17 내 삶에는 나만의 노란 화살표 18 씩씩하게 걷는 아이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좋아 19 순례하는 마음을 다시 세우며 3부 기쁘게 걷다 보면 그곳에 도착하게 돼 20 느려도 걸으면 기적에 가 닿지 21 나를 비추는 거울이 곁에 있다 22 산티아고 임파워먼트 23 무지개, 구름, 작은 들꽃들 24 버티고 걸으면 금세 잊힌다 25 선택한 길의 의미는 내가 만들지 26 엄마와의 싸움에서 대차게 이기고 보는 거야 27 그들의 우정 28 새로운 길이 시작되다 29 글쓰기로 삶을 세워나가는 사람을 사랑하지 4부 평범한 하루를 기적처럼 사는 이가 순례자야 30 살고 싶은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혁명 31 철의 십자가, 새로운 자신의 옷을 입는 곳 32 마음속에서 들리는 말들 33 이 걸음의 끝은 일상으로 잘 돌아가는 거니까 34 아버지의 눈으로 가을의 까미노를 걷다 35 마지막 한걸음까지 정성을 다해 36 이만하면 떳떳하게 걸었지 37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일상의 순례를 시작하다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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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걷기가 삶에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백 번 말로 하느니 함께 걷는 게 좋겠다 싶었다. 걸으면 몸과 마음에 힘이 생기고 그 힘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연료가 되어준다는 것을 같이 경험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마음속으로 오래 품고 있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이길 바랐다. 침묵 속에서 걷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와 힘을 알아차리게 된다는 길. 거기서 우리의 새로운 얼굴을 만나고 싶었다. ---「프롤로그」중에서 2. 서늘한 새벽 공기,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활한 풍경, 새소리, 바람 소리, 탁탁 스틱을 경쾌하게 밟아가며 나를 앞질러 가는 순례길 동지들의 ‘부엔 까미노(Buen Camino)!’ 하는 인사가 노래처럼 들려왔다. 우리가 정말 순례의 길에 서 있구나, 생생한 감각으로 다가왔다. ---「겨우 첫 고비를 넘겼다」중에서 3. 잠시 뒤 멀리서 태윤이 목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나타난 태윤이의 얼굴은 의외로 쌩쌩했다. 다리를 절룩이기는 했어도 짜증도 내지 않았고 기어서 내려오지도 않았다. 너무 반가워서 태윤이를 덥석 안아주었다. 긴 거리를 걸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가 이틀째 꿋꿋하게 걷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대견했다. ‘와, 이렇게 걷게 되는구나! 우리 딸한테 이런 힘이 있었구나! 길 위가 아니라면 있어도 알 수 없었을, 있어도 쓸 수 없었을 귀한 힘을 이렇게 발견하게 되는구나!’ 순례길을 떠나올 때 가졌던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옅어지고 그 자리에 믿는 마음이 채워져가고 있었다. ---「길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얼굴들」중에서 4. 사는 나라도, 살아온 시간도 저마다 제각각인 우리지만 여성으로서 겪어 온 공통의 경험이 있기에 모두 뭉클했다. 딸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여성이 힘을 내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응원의 마음이 국적과 나이를 넘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다. 순례길에서 잠깐 만나 한 끼의 식사를 나눴을 뿐인데 십 년은 쌓인 듯한 우정의 냄새가 났다. 순례길이 주는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마음의 연결」중에서 5. 용서의 언덕까지 이르는 탁 트인 들판을 걸으면서 ‘나는 용서 구할 일을 별로 안 하고 살았는데’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다. 용서의 언덕 위에 세워져 있던 철판 동상을 보면서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 바로 떠올랐다. 아이가 내 속도대로 힘을 내주지 않아서 잠깐 미워하고 원망했던 옹졸한 엄마, 아까의 나를 용서해 주라고 말이다. ---「삼겹살의 힘일지라도 걷고 있으면 된 거야」중에서 6. 아니 이렇게나 섹시한 몸의 주인이 할머니였다니. 충격이었다. 이런 반전이 있나, 나는 완전히 꽂혀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다짐이라는 걸 해버렸다. ‘저 할머니처럼 달려야겠어. 나이가 더 들어서도 저렇게 탄탄한 몸으로 경쾌하게 뛸 수 있는 할머니가 돼야겠어. 아주 섹시하게 나이 들어갈 거야.’ 생기 넘치는 스페인 할머니를 닮은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뜨거워졌다. ---「섹시한 스페인 할머니처럼 달리는 거야」중에서 7. 쉬어야 할 때라는 신호가 자꾸 왔다. 걸어야 할 때가 있다면 쉬어야 할 때도 있다. 그걸 잘 알아차리는 것도 자기를 보살피는 중요한 과정이다. 잘 걷는 것보다 어쩌면 마음이 보내오는 이 ‘STOP’ 신호를 잘 따라야 한다. 무시하면 언제든 티가 난다. ---「마음의 표지판이 쉬어야 할 때를 가리킨다면」중에서 8. 노란 화살표를 따라 순례의 길을 걸으면서 내 삶의 노란 화살표는 내가 세워가는 것임을 마음에 새겼다. 누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길의 안내는 순례길에서만 받고 싶었다. 내 삶의 안내자는 나 자신이고, 노란 화살표를 세워가는 주체자도 나 자신이니, 삶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는 오로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 삶에는 나만의 노란 화살표」중에서 9. 산티아고 순례길이 산 아니면 평원이지, 그래도 바람이 늘 시원하게 불어주니까 낮에 걷는 것도 괜찮다. 그래, 우리는 하던 대로, 우리 속도대로 걷는 거다. 힘들면 앉아서 늘어지게 쉬는 거다. 우리에게 딱 맞는 속도를 찾아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날도 저녁이 다 되어서야 알베르게에 들어왔지만 남들보다 늦었다는 자괴감 같은 것은 조금도 없었다. ---「느려도 걸으면 기적에 가 닿지」중에서 10. 어느 길로 가든 완벽한 선택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길에서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것. 그 길에 집중하는 것만이 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방법이다. 걷는 길의 아름다움을 공들여 보는 것, 길이 뿜어내는 아침 냄새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 생쥐와 개미와 달팽이, 들풀에 내 시선을 나눠주는 것, 이 길에서 만나는 다른 순례자들과 다정한 인사를 주고받는 것. 내가 선택한 길 위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선택한 길의 의미는 내가 만들지」중에서 11. 노트에 무엇인가를 적어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한 뼘은 자라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순례길 초반에는 걷기에 적응하느라 몸도 마음도 몸살을 앓았을 테다. 몸의 고통을 이겨내며 묵묵히 걸어야 했던 긴 시간 동안 태윤이의 내면에도 깊은 변화가 생겼을 것이다. 밝아지는 표정, 내게 건네는 말들 속에서 걷는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자주 묻어났다. ---「글쓰기로 삶을 세워나가는 사람을 사랑하지」중에서 12. 관성적으로 흘러만 가던 삶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기 의지로 걸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 타인의 순례기에서 그리고 여기서 만난 순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걷기의 이유는 삶의 이유와 맞닿아 있다. 철의 십자가 앞에서 순례의 한 시기가 매듭지어진 느낌이 들었다. ---「철의 십자가, 새로운 자신의 옷을 입는 곳」중에서 13. “걸으면서 느끼던 것들을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렵네.” 우리가 걸은 이 걸음들을 딱 떨어지는 문장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태윤이가 답답해했다. 시간이 걸릴 일이지. 지금은 어떻게도 설명하기 어렵고 어떤 의미일지도 알기 힘든 게 당연할 거야. 일상으로 돌아가 이 순례의 시간을 마음에 푹 담그고 살아내는 긴 발효의 시간을 거쳐야만 알 수 있을 거야. 이 시간이 우리에게 힘으로 응축될지, 더 없는 위로를 주게 될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게 해줄지, 미래의 어느 시간대에 가 봐야 분명해지는 거겠지. 그러니 우선은 곧 나올 순례자 만찬을 맛있게 먹고 단잠을 자는 거다. 날이 새면 또 열심히 걸어가는 거야. ---「마음속에서 들리는 말들」중에서 14.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가장 많은 대화를 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침묵 속에서 끝도 보이지 않는 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마음속에 눌러 놓은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오래도록 걸으며 나눈 나와의 대화에서 내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 순례길을 걸은 충분한 이유가 됐다. ---「이만하면 떳떳하게 걸었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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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딸이 걸어온 길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길, 소위 프랑스 길(Camino Frances)이다. 프랑스 국경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약 800킬로미터의 여정이다. 오랜 시간 걷기로 단련된 저자로서도, 집 앞 슈퍼에 가는 것이 움직임의 전부였던 열여섯 살 딸에게도 순례길은 만만치 않았다. 첫날 13시간 만에 피레네 산맥을 넘은 걸 시작으로 느린 걸음의 대명사, “광주에서 온 (느린) 모녀”로 불리며 동시간대 순례길을 걷는 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이 되었다.
이 책에는 여성학 전공자이자, 부모교육·성평등교육 강사인 저자가 순례길을 걸으면서 채워 온 삶의 힘이 촘촘하게 그러나 유쾌하게 펼쳐진다. 섹시한 스페인 할머니를 보며 미래 자기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20대 순례자와 걸으며 옥탑방에 누워 생을 비관하던 스물셋의 저자를 소환하기도 한다. 혼자 걷는 길이지만 늘 누군가가 초대되었다. 지금의 저자를 있게 해준 좋은 어른들, 대학이라는 새로운 배움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국어선생님과 저자를 늘 믿고 지지해주었던 아버지, 서로에게 더 나은 존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배우자, 그리고 눈앞에는 열여섯 살 둘째 딸 태윤이 휘적휘적 성큼성큼 걷고 있다.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순례길이 여정이 곧 삶의 여정이라는 것, 힘들어도 걷다 보면 원하는 곳에 반드시 닿는다는 것, 살고 싶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혁명이라는 것. 딸에게 전하고픈 순례길의 배움이 가득 채워질 무렵, 저자는 알게 된다. 아이의 사랑과 보살핌에 업혀서 걸어온 여정이었음을. “딸에게 나의 듬직한 뒷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산티아고에 왔는데 딸의 다부진 뒷모습을 보며 걷고 있다. 아이가 성큼성큼 휘적휘적 걸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든든했다. 내 속에 가득 차오르는 싱그러운 힘. 이걸 어떤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세상 가장 작은 존재로 내 속에서 나와 이제 나보다 더 큰 존재가 되어 나를 이끌고 있다. 사는 동안 아이의 단단한 등을 기억하는 한 쉽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 같다.” - 에피소드 22, ‘산티아고 임파워먼트’ 연약하고 흔들리지만 자기만의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너, 우리들에게 《너에게 보여주고픈 길-마흔여섯의 산티아고》는 부모와 어른을 위한 책이다. ‘삶의 단독자’로 아이 삶의 주도성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다정하고 단단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동시에 모두를 위한 책이다. 함께 순례길을 걸었던 딸은 물론, 자기 삶을 확장하고픈 시기를 지나는 모든 이들, 연약하고 자주 흔들리지만 ‘자기다움’의 척추를 세우고 싶어 분투하는 모든 ‘너’들, ‘우리’들에게 같이 걷자고, 같이 용기를 내자고 손을 내민다. “좋은 책은 한 가지로만 이야기되지 않는다. 이 책이 이루어낼 크고 작은 성취들이 벌써 자랑스럽다.” - 도서출판 어떤책 편집자 김정옥 추천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