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프롤로그 순례길을 떠나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생장피에드포르까지 Day 1 생장피에드포르 Day 2 생장피에드포르 - 론세스바예스 Day 3 론세스바예스 - 수비리 Day 4 수비리 - 팜플로나 Day 5 팜플로나 - 푸엔테 라 레이나 Day 6 푸엔테 라 레이나 - 에스테야 Day 7 에스테야 - 로스 아르코스 Day 8 로스 아르코스 - 로그로뇨 Day 9 로그로뇨 - 나헤라 Day 10 나헤라 -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Day 11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 벨로라도 Day 12 벨로라도 - 아헤스 Day 13 아헤스 - 카스타냐레스 Day 14 카스타냐레스 - 부르고스 Day 15 부르고스 -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Day 16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 카스트로헤리스 Day 17 카스트로헤리스 - 프로미스타 Day 18 프로미스타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
신경애의 다른 상품
|
벤치에 앉아 생장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서 이십 대 초반처럼 보이는 여자 두 명이 촬영 장비를 든 내가 신기했는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배낭에는 캐나다 깃발이 꽂혀 있었다.
--- p.33 테이블을 앞에 두고 몇몇 순례자들이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또 다른 몇몇은 질문 카드를 들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질문 카드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오랜 역사를 고이 간직한 이 마을에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이 숨 쉬는 알베르게에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 p.78 하느님은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을 어렵게 만들지 않습니다. 찝찝한 기분이 들 때 하느님은 한 번의 신호를 준 것이고, 그 신호를 무시하면 다시 덜컥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정말 크게 철렁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시그널입니다. --- p.85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까?’ 잠시 후 나도 모르게 한마디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순례길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는 얼떨결에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고개를 들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성모 마리아상이 성당 안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 p.100 “혹시 여기에서도 질문할 수 있나요?” “네? 질문이요?”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 죄송합니다.” 나의 뜬금없는 질문에 직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 p.117 “점성술사인지, 마녀인지, 상담사인지, 저도 잘 몰라요.다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질문 카드에 적어서 제출하면 다음 날 아침에 답을 알려주죠. 그리고 다음 질문 알베르게의 위치를 알려준답니다.” --- p.140 수현, 어제 많이 취한 것 같던데 잘 잤나요? 나는 어제 자기 전에 질문을 넣고 아침에 답을 받았답니다. 그 답을 받고 사실 큰 충격을 받았어요. 우선 수현의 말대로 내 고민을 전부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답변이었어요. --- p.151 간밤에도 ‘생각의 질’에 대한 생각으로 잠을 설쳤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이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도심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와인 수도꼭지로 유명한 이라체 수도원에 도착했다. --- p.180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나는 다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고요함 속에서 꿈에 본 그 별들이 여전히 내 눈앞에서 빛났다. 그 빛이 내 몸의 세포들을 하나씩 깨워주었다. 몸이 가벼웠다. --- p.210 이 마을의 성당은 매달 닭 두 마리를 새로운 닭으로 교체하며 성당 안에 감금하는 의식을 몇백 년 동안 이어오고 있었다. 성당에서 닭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례자는 산티아고로 가는 길 내내 행운이 함께 한다고 했다. --- p.219 “이건 로스 아르코스에 있는 알베르게에서 받은 거예요. 알베르게 이름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입구에 아주 예쁜 문양이 새겨져 있었어요. 크라운이 인상적인 문양이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런 문양을 가진 왕가는 기억에 없더라고요. --- p.225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었어요. 그래서 출발지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해서 생장을 향해 걷고 있는 거예요. 물론 거꾸로 걷는 길 위에서는 동행자를 만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더군요. 그래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 --- p.235 “처음에 저는 단순히 트레킹을 목적으로 왔어요. 그런데 직접 와서 이렇게 걸어보니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 지점을 향해 걷는다는 것이 아주 멋진 것 같아요. 그냥 일반길이 아니라 순례길이어서 어떤 신성함도 있는 것 같고요. --- p.244 “똑같은 것을 질문해 보면 어때? 여기서는 어떤 답변을 해줄지 궁금하잖아. 누가 더 답변을 잘해주는지도 보고. 설마 같은 답이야 주겠어? 뭐, 아무튼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일단 아무거나 빨리 적어봐. 어차피 우린 답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한 거니까.” --- p.287 흙길 위에 있는 작은 자갈들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소리를 내었다.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까지 쭉 이어진 길 위를 배낭을 멘 순례자들이 걷고 있었다. 한마디로 평온함 그 자체였다. --- p.312 누군가는 고된 순례길의 여정을 완주한다는 것에 특별함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나는 순례길에서 얻게 되는 인생에 대한 고찰, 질문 알베르게에서의 질문 기회, 그리고 답변지를 읽고 일어나는 생각의 전환 역시 해 본 자만이 얻어갈 수 있는 순례길의 특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320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속에 나온 말이에요. 그는 이 길을 걷다가 소설가가 되겠다는 영감을 받았죠. 에릭, 당신도 여기서 어떤 인생의 답을 받을 수 있을지 누가 알아요? --- p.329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소명을 모르면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어 하느님이 삶을 거두어 갑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부름입니다. 어찌 보면 하느님의 안 좋은 부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p.335 ‘이 사람은 누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걸까?’ 생각이 많은 날이라 그런지 ‘보고 싶어’라는 단어가 아련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정작 보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알 수 없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느껴졌다. 내가 그렇게 감상적인 사람이 아닌데 오늘따라 자꾸 이런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 것 같았다. --- p.346 |
|
저자의 말
이 세상에 ‘좋은 말’은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왜 갑갑해 하고 답답해할까요? 사람들은 왜 혼자만의 외롭고도 힘든 길을 걸어가 보려고 할까요? 단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일까요?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 속에 있다고 해도 결코 해소 되지 않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이 바로 우리의 가슴 깊숙이 묻어두고 있는 ‘나만의 별’, ‘나만의 답’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 그 또한 나만의 답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순례길로 이끄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분들에게 망망대해의 끝에서 만나는 등대의 불빛이자, 총총히 빛나는 밤하늘의 별이자, 험한 세상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