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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전후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Kafu Nagai,ながい かふう,永井 荷風,본명 소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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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시마는 그런 기미에의 모습을 보고 고작 2년인데 못 본 사이에 참 많이도 변했다 싶어 뚫어지게 쳐다보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예전에 아무리 음탕하고 난잡했다 한들 어깨나 허리께에 아직 숫처녀 티를 벗지 못한 구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뺨에서 턱으로 이어지는 갸름한 옆얼굴이 때물을 싹 벗어 어깨와 목덜미는 되레 그 시절보다 가냘프고 낭창낭창한 느낌을 주었고, 풀어헤친 유카타의 가슴께에서 허벅다리 언저리까지가 무척이나 실팍져 보였다. 콕 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정상적인 직업을 가진 여자들한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염한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테면 다도(茶道)의 스승이 평소처럼 행동해도 보통 사람과는 어딘가 달라 보이고, 검객이 제아무리 몸을 풀고 편안히 휴식을 취해도 절대 빈틈을 보이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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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락이 경제에 우선하는 카페 여급, 기미에
간토 대지진 이후 도쿄의 모습은 급격히 변모한다. 긴자 거리에 유곽, 사창굴, 마치아이,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남자들은 호색이 널리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이곳들을 들락거린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들 앞에 본능에 따라 충실히 살아가는 문란하지만 매력적인 여자가 나타난다. 기미에다. 기미에는 카페 ‘돈 후안’의 여급이지만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는 데 한 치의 거리낌도 없다. 자기 자신을 위한 “향락이 경제에 우선”하는 것이다. 기미에는 남자들에게 휘둘리지도 않을뿐더러 휘두를 생각도 없다. 남자 때문에 울고불고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열심히 벌어 먹여야 할 식구도 없으니 돈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에게 대들다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폐인이 되어 나타난 과거 은인을 하룻밤 동안 정성을 다해 위로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입체적 인물의 탄생이다. 도쿄의 구석구석을 눈앞에 그리듯 묘사한 작가, 나가이 가후 『설국』을 영어로 번역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번역가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Edward G. Seidensticker, 1921∼2007)는 이 책의 작가 나가이 가후를 "일본 작가 중에서 가장 친근감을 느끼고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 않는 작가"로 꼽았다. 그는 “가후와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도쿄, 특히나 동북쪽 일대를 다니노라면 늘 함께 있는 기분이었다”라고 술회하며 “가후가 걸었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에 젖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렇듯 나가이 가후라고 하면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나막신 차림으로 도쿄의 거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도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작가였다. 도쿄의 모습을 일기에 기록하는 것은 물론, 스케치를 하고 카메라로 찍으며 꼼꼼히 취재했다. 이 책 『장마 전후』에 그런 그의 진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도쿄의 당시 모습을 눈앞에 펼치듯 세밀하게 묘사해 독자를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