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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은 흑인음악이다
현진영에서 BTS까지, 그리고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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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들어가며 11
1장 “Listen to the Music”: 미국 흑인 대중음악과 케이팝 39
2장 “널 부르는 노래”: 케이팝 그룹들 121
3장 “Soul Breeze”: 한국 R&B 그룹과 솔로 가수들 217
4장 “다시 쓰는 이력서”: 한국의 주류 힙합 가수들 277
나가며 333

감사의 말 360
주요 디스코그래피 362
참고 문헌 366
옮긴이의 말 396
찾아보기 400
지은이 소개 412
옮긴이 소개 413

저자 소개 4

크리스털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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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 S. ANDERSON

크리스털 앤더슨은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아프리카계 미국학과African-American Studies와 예술대학에서 강의하며, 초국적 미국학, 흑인 국제주의, 글로벌 아시아학 및 대중음악을 연구한다. 자신의 첫번째 저서인 『중화 연결성 너머: 현대 아프로-아시아 문화 생산Beyond the Chinese Connection: Contemporary Afro-Asian Cultural Production』(2013)에서 이소룡Bruce Lee의 영화를 이용해 1990년대 이후의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된 흑인과 아시아인의 이문화異文化 간 역학을 분석했다. 케이팝과 관련해서
크리스털 앤더슨은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아프리카계 미국학과African-American Studies와 예술대학에서 강의하며, 초국적 미국학, 흑인 국제주의, 글로벌 아시아학 및 대중음악을 연구한다. 자신의 첫번째 저서인 『중화 연결성 너머: 현대 아프로-아시아 문화 생산Beyond the Chinese Connection: Contemporary Afro-Asian Cultural Production』(2013)에서 이소룡Bruce Lee의 영화를 이용해 1990년대 이후의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된 흑인과 아시아인의 이문화異文化 간 역학을 분석했다. 케이팝과 관련해서는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여러 디지털 인문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KPK: 케이팝 콜렉티브KPK: K-pop Kollective는 2010년 세 명의 미국인 학자들에 의해 설립된 가장 오래된 케이팝 공공 학술 사이트이며, 케이팝컬처KPOPCULTURE는 케이팝의 음악, 안무, 창작 인력에 대한 정보를 큐레이션하고 기록하는 교육용 사이트이다. 아시아 대중문화의 베테랑 블로거이기도 한 앤더슨은 케이팝 뉴스 사이트인 헬로케이팝Hellokpop의 부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다. 그간 한류와 아시아 대중문화, 글로벌 미디어산업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방문학자, 한국소통학회 회장, 서울문화재단 이사, 성신여대 사회과학대학장을 역임했다. 저역서로 『Pop Culture Formations across East Asia』, 『포스트 차이나, 아세안을 가다』,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다. 그간 한류와 아시아 대중문화, 글로벌 미디어산업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방문학자, 한국소통학회 회장, 서울문화재단 이사, 성신여대 사회과학대학장을 역임했다. 저역서로 『Pop Culture Formations across East Asia』, 『포스트 차이나, 아세안을 가다』, 『미디어의 이해』 등이 있다. 「Hybridity and the rise of Korean popular culture in Asia」, 「케이팝(K-pop)에 관한 소고: 한류, 아이돌, 그리고 근대성」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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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처음으로 한국학 관련 강좌를 개설했으며, 한국과 칠레 양국의 학술·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식민경험이 중남미 정체성 형성에 미친 영향과 중남미 사회의 인종·젠더·계급 문제에 기반해 에스파냐어권 화자들이 한류를 비롯한 아시아 대중문화를 수용·소비·재해석하는 양상을 연구한다. 한국 역사와 문화, 한·중남미 비교 문화 등을 강의했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도 한류에 관한 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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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조교수.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방송작가로 일하며 시사 및 역사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한국 리얼버라이어티쇼 진화 과정을 통해 1990년대 이후 한국 방송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천착한 논문으로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산업과 장르, 생산과 수용 간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Global Production, Circulation, and Consumption of Gangnam Style”, “Networked audiences and cultural globalization”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장으로서 미디어제작 현장의 민주주의, 시민의 미디어권 확장에 일조하고자 애쓰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32g | 140*210*25mm
ISBN13
9791187750628

책 속으로

2017년 7인조 보이밴드 BTS가 미국 주류 문화에 진입하면서 케이팝이라고 알려진 현대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적으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BTS는 원래 방탄소년단Bangtan Sonyeondan의 약자지만, “Beyond the Scene” 즉 마주한 현실의 장면scene을 끊임없이 넘어beyond 나아간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 p.13

1990년대 한국의 세계화 열망과 함께 등장한 케이팝은 오늘날 한국 음악을 대표한다. 케이팝은 또한 한국 음악에 외국, 특히 미국 흑인 대중음악 요소를 결합한 음악이다. 케이팝을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비주얼을 강조하는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한국 R&B와 힙합을 위시한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케이팝 우산 속에 포괄하는 것이다.
--- p.14

미국 내 인종 지형과 연관된 흑인 대중음악이 케이팝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것은 서구 혹은 미국 문화라는 일반화된 문화 세계화 개념을 넘어 케이팝 형성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분석을 추가하는 것이다.
--- p.28

BTS가 2017년 미국 대중문화의 심상 속으로 진입하기 전인 2012년, 한국의 래퍼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최초로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케이팝을 전 세계에 알렸다. “강남스타일”은 2022년 현재 4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싸이는 아이튠즈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최초의 한국인 아티스트가 되었다.
--- p.41

상업적인 측면에서만 케이팝을 바라보면 케이팝이 어떻게 전 지구적 수준에서 성공을 이루었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팬들이 케이팝을 좋아하는 주된 이유는 음악 자체다.
--- p.54

미국 음악계에서 소외된 일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음악 활동을 위해 미국을 떠나 동아시아로 향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 50인”(2010)이라는 글에서 솔리드는 “한국 대중음악계에 꾸준히 유입된 교포 음악인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기 힙합 그룹과 1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상당 기간 거주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미 한인은 힙합을 한국에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77~78

미국 흑인 대중음악은 서구에서 만들어졌지만, 서구의 음악과는 다른 미학을 가진 독특한 형식이기도 하다. 램지(Guthrie Ramsey 2004)는 “미국 흑인음악은 확실히 많은 면에서 서구적이지만 분명한 차이를 가진 음악이다.”(19)라고 주장한다. 미국 흑인 대중음악을 서양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실수일 수 있다.
--- p.82

케이팝의 상호텍스트성은 미국 흑인음악의 보컬 스타일, 기악 구성, 비주얼, 공연 미학의 인용을 통해 드러난다.
--- p.84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재 하이브)의 방시혁 대표는 “흑인음악이 기본이다. 하우스, 어번, 피비알앤비PBR&B13 등 여러 장르를 할 때도 흑인음악이 기본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Do 2017)고 설명한다.
--- p.86

힙합 아티스트들의 샘플링은 아무 생각 없는 모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높은 수준의 음악성과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 p.95

일부는 아이돌 안무를 기계적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미국 흑인 댄스의 뚜렷한 영향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케이팝 그룹들의 안무는 힙합뿐만 아니라 미국 흑인 특유의 표현적 문화에 기반한 댄스 요소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샤이니의 태민, 동방신기의 윤호 등 오랜 경력을 가진 케이팝 아이돌은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마이클 잭슨을 꼽는다.
--- p.102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노래의 순위를 매긴 “케이팝 핫 100 차트”를 운영했던 『빌보드』지는 이를 2017년에 복간했다. 『빌보드』지는 또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케이팝에 대한 칼럼을 웹사이트에 게재한다. 『스핀』지는 더 넓은 범주의 케이팝과 덜 알려진 아티스트들에 대한 기사를 싣는다. 심지어 미국 힙합과 R&B에 대한 보도로 유명한 『바이브Vibe』지는 딘, EXO의 찬열, 한국계 미국인 래퍼 덤파운데드Dumbfoundead 등과 같은 한국의 R&B와 힙합 가수의 이야기도 다룬 바 있다.
--- p.104~105

케이팝 팬들은 케이팝을 포함한 한류의 문화 생산을 “관리하고, 촉진하는 진정한 문화 큐레이터”(Choi 2015: 42)라고 부를 만하다.
--- p.109

실제로 싸이는 글로벌 팬덤 덕에 세계적인 명성을 갖게 되었으며, 케이팝의 인지도도 함께 높아졌다. 케이팝은 혼종적인 음악이지만, 미국 흑인 대중음악 전통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한국 대중음악 양식인 케이팝은 1990년대에 등장해 음악 인력, 언어, 제작과 프로모션 전략에서 외국, 특히 미국 흑인음악 스타일을 흡수하며 전세계 청중들의 사랑을 받고자 노력했다. 케이팝을 정의하는 혼종성은 R&B 전통을 모방하고 동시에 강화하는 상호텍스트성을 통해 드러난다.
--- p.118~119

초기부터 한국 케이팝 그룹들은 흑인음악을 차용했다. 케이팝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리더이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한국 팝 음악의 양상을 바꾼 서태지(정현철)로부터 시작한다.
--- p.124

빼어난 비주얼로 유명한 소녀시대(외국에서 SNSD로 잘 알려진)에서 보컬 능력이 가장 뛰어난 멤버 세 명이 태티서라는 서브 그룹을 만들었는데, 이들은 흑인 여성 가수들의 R&B 보컬 스타일을 선보인다. 태티서의 멤버 티파니는 『빌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외모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게 아니라, 보컬로서 팬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라며, 흑인 여가수 시애라Ciara와 리아나Rihanna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Benjamin 2014).
--- p.127~128

2000년에 메이슨 주니어는 1990년대에 케네스 “베이비페이스” 에드먼즈Kenneth “abyface”Edmonds의 제작 파트너였던 데이먼 토머스Damon Thomas와 함께 음악 제작 회사인 언더독스Underdogs를 설립했다. 언더독스에서 그들은 보아, 샤이니, EXO, 소녀시대를 포함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작업했다. 『빌보드』지의 벤저민(Benjamin 2013)은 샤이니의 “상사병”이 “경쾌한 R&B 박자에 더해 몽롱한 전자음악 느낌”을 갖게 된 것은 언더독스 덕분이라고 평한다.
--- p.151

원더걸스의 “Nobody” 뮤직비디오는 1960년대 흑인 걸그룹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했다. 팬 비평가들은 이 뮤직비디오와 1960년대 흑인 걸그룹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낸다. 애스크지버스(Askjeevas 2009)는 “Nobody”를 “영화 《드림걸스》가 그려낸, 장식용 금속 단추가 달린 드레스를 입고 소울풀한 노래를 불렀던 걸그룹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R&B 넘버”라고 설명한다. 케이팝 사이트 숨피에서 Motoway065(2008)는 이 노래를 “60년대와 70년대의 업비트 모타운 사운드”라고 규정했다.
--- p.185

미국 노래는 평균적으로 네 개 혹은 다섯 개의 멜로디로 구성된다. 반면 케이팝의 멜로디는 평균 여덟 개에서 열 개이다. 또한 한국 노래는 하모니가 매우 두텁다(Leight 2018).
--- p.212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특징적인 스타일은 보컬과 소울 요소의 결합이다. 많은 사람이 소울을 1960년대와 1970년대 흑인 커뮤니티의 문화적 시대상과 연관 짓는다. 닐(Neal 1999)은 “1960년대 소울은 흑인 공동체의 자부심을 높이는 요소가 되었다. 소울은 흑인권력운동Black Power Movement 및 민권운동과 연결되면서 이러한 운동을 뒷받침한 (다소 본질주의적인 측면이 있긴 하나) 진정한 흑인성을 대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94).
--- p.232

아마도 미국 흑인 대중음악 스타일을 가장 폭넓게 활용한 한국의 R&B 가수는 린일 것이다.
--- p.251

현진영은 이후 짧은 기간이나마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그의 백업 댄서들은 초기 한국 힙합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그룹을 결성하게 된다. 이현도와 김성재는 1993년 힙합 듀오 듀스가 되었고, 강원래와 구준엽DJ Koo은 1996년 그룹 클론을 결성했다. 현진영이 도입한 안무는 이후 세대 아이돌에 의해 열렬히 받아들여진다. 현진영은 힙합의 4대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브레이크댄스를 안무로 활용했다. 글로벌 힙합의 중심이 되는 댄스는 케이팝을 특징 짓는 퍼포먼스 스타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다.
--- p.281

샘플링은 힙합의 핵심 요소이며 샘플이 절충적일수록 더 좋다. 알려지지 않은 음악의 한 단편을 샘플링하거나 다른 음악 장르를 소환하는 것은 “희귀하거나 절판된 바이닐 레코드판을 발굴하는 과정”인 “상자 뒤지기”의 결과물이다(Schloss 2004: 79).
--- p.305

박재범은 금목걸이에 최신 스타일의 길거리 패션으로 미국 흑인 패션을 뽐낸다. 노래와 뮤직비디오 모두에서 박재범의 랩이 부각된다. 박재범과 뉴 에디션의 뮤직비디오는 모두 팝적인 감성을 드러낸다.
--- p.315

흑인 여성 래퍼를 인용한 윤미래의 비디오는 박재범의 “몸매”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준다.
--- p.319

여러 사이트 내 케이팝 토론방은 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음악적 지식과 소양을 넓히는지 잘 드러낸다.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밴드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그룹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음악들도 공유한다.
--- p.347

한국의 음악 창작자들은 흑인 대중음악 전통의 학도學徒라 할 수 있다. 팬과 수용자는 케이팝의 확산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케이팝과 흑인 대중문화 간 연관성을 확인한다. 이렇게 미국 흑인문화는 미국이라는 경계를 넘어 글로벌해지고 있다.
--- p.350

무엇보다 미국 흑인 커뮤니티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래 거의 모든 케이팝 밴드가 흑인음악을 인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혼종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 수준에서 얼버무리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더욱이 미국 내 한국드라마와 케이팝 팬덤에서 차지하는 흑인 팬의 비중이 다른 인종과 대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언론의 해외 한류 보도에서 흑인은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점에 대해 반발했다. 이러한 때 발간되는 앤더슨 교수의 흑인음악과 케이팝 간 친연성에 관한 분석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 p.367

출판사 리뷰

케이팝이 글로벌한 매력을 발산하는 비결은 미국 흑인음악에 있다!

저자는 199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케이팝의 주요 곡들을 곡 구성 방식, 창법, 댄스를 비롯한 퍼포먼스, 의상 스타일, 프로듀싱 등의 여러 측면에서 꼼꼼히 검토하고 이를 미국 흑인음악사에 적극적으로 결합시켰다. 뿐만 아니라 케이팝의 굵직한 스타를 비롯하여 프로듀서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들의 인터뷰와 기록 들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뿌리와 레퍼런스가 1960년대 이후 미국 흑인음악에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현진영, 서태지, 김건모, 솔리드 등 케이팝의 첫 세대부터 이미 미국 흑인음악을 인용하면서 시작되었으며, H.O.T., god, 원더걸스, 소녀시대, 브라운 아이드 소울, 타이거JK, 윤미래, 빅마마, 2PM, 싸이, 린, 도끼, 타블로 등의 뒷 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국 흑인음악의 영향권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케이팝 역사를 따라가면서 이들의 보컬 스타일, 거칠고 비판적인 가사, 기악 구성, 비주얼, 흔히 “칼군무”라 불리는 댄스 퍼포먼스, 공연 미학 등이 1960년대 이후 미국 흑인음악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보고 있다. 저자는 “아이돌 안무를 기계적이라고 하지만, 이는 미국 흑인 댄스의 뚜렷한 영향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케이팝 그룹들의 안무는 힙합뿐만 아니라 미국 흑인 특유의 표현적 문화에 기반한 댄스 요소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102쪽). 언뜻 미국 흑인음악 전공자이자 비평가인 저자의 일종의 나르시시즘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탄탄한 논리, 깊이 있는 분석, 풍부한 사례 들에 설득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미국 흑인음악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저자가 주장하듯이, 물론 그 음악만이 가지는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미국 내 비주류 흑인들의 독특한 저항 정신과 비판 정신은 물론 흑인과 비흑인 사이의 민주적인 협업 시스템과 지속적인 혁신과 모험이 큰 몫을 담당했다.

한국의 케이팝은 이 모든 특징을 고스란히 인용하여 고도의 음악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케이팝이 한국을 벗어나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케이팝은 새로운 음악 장르인가

케이팝이 트렌디한 10대 음악이라는 말은 절반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 트렌디한 10대 음악은 케이팝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케이팝이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돌을 뛰어넘어 장르를 뛰어넘는 다양성에 주목해야 하며, 여러 세대를 뛰어넘는 매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케이팝의 상업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케이팝이 지닌 음악적 혁신성과 창의성을 가벼이 여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지나치게 긴 전속 기간, 과도한 연습, 고된 홍보 활동 등의 비판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음악적 보수주의, 아이돌의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새로운 국제 기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더 나아가 여러 연구자와 비평가를 인용하며 하나의 음악 장르로 규정하기도 한다.

저자는 케이팝이 기존 음악 산업과 다른 점 중의 하나로 팬덤과 팬 비평가들의 적극적인 소셜 미디어 활동을 든다. 팬들은 음악을 소비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한편, 의견을 교환하고 기사나 리뷰, 가장 핫한 소식을 공유하며 자신이 추앙하는 스타를 알리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팬 카페를 운영하며 밴드의 컴백과 기념일 등을 축하하는 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그 결과 케이팝 팬들은 자발적인 음악 언론이자 케이팝을 포함한 한류의 문화 생산을 “관리하고, 촉진하는 진정한 문화 큐레이터”로 받아들여진다. 저자 스스로가 이런 활동의 중심에 있는 것이 증명하듯 이들의 비평 수준은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R&B 스타일을 케이팝에 불어넣는 유영준, 프라이머리, 메이슨 주니어(그는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과 작업했으며 보아, 샤이니, EXO, 소녀시대의 곡을 프로듀싱했다.)와 같은 한국과 미국의 프로듀서들, 팝 장르와 R&B를 혼합한 혼종성, 역동적인 안무와 의상 스타일, 가스펠 보컬 스타일의 창법 등은 케이팝이 미국 흑인음악의 전통 하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케이팝이 다양하고 창조적인 실험들, 새로운 음악-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의 진출, 팬덤의 열정적인 활동 등을 통해 미국 흑인음악을 전 지구적으로 퍼뜨리고 있으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팝은 미국 흑인음악의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고도의 음악 전략 속에서 글로벌 R&B를 나날이 확장해가는 새로운 음악 장르인 것이다.

케이팝의 빛나는 스타들을 만나는 쏠쏠한 재미

이 책은 마치 비사?事로 가득 찬 이야기보따리처럼 다양한 가수, 그룹, 프로듀서, 기획사 대표 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대략적인 케이팝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쏠쏠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를 차려 캐스팅과 트레이닝 시스템을 가장 처음 시작한 이수만이나 그 뒤를 잇는 박진영, 양현석, 방시혁 등은 모두 미국 흑인음악의 개인적인 호감을 넘어서 음악 자체에 미국 흑인음악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86쪽 참조).

서태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가수이자 케이팝 지망생들의 롤모델이었다. 그는 힙합 패션 스타일을 유행시켰으며 브레이크비트, 샘플링, 랩 등을 과감히 사용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실험가였다. 재미교포 출신의 솔리드는 R&B 스타일에 전념하며 케이팝 씬에서 R&B를 하나의 장르로 대중화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과 함께 후배 팝그룹들에게 R&B의 길을 열어주었다. 태티서는 R&B 스타일의 보컬이 두드러졌고, H.O.T.는 흑인음악의 안무와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god는 훵크와 가스펠 보컬을,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는 60~70년대 복고풍으로 흑인 여성 R&B 그룹의 뉘앙스를 짙게 풍겼다. 비는 미국 흑인음악을 비롯한 미국 문화의 아시아화를 이끌며 차원이 다른 남성성을 체현했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소울풀한 보컬에 라틴음악 풍의 호른을 사용하고 사이키델릭한 록을 구사했으며, 다양한 범주의 여성성을 내세운 빅마마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가스펠 창법을 떠올리게도 한다. 올드 스타일의 재즈 악기를 사용하며, 팝,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 린은 흑인음악을 가장 잘 활용한 가수로 평가받는다. 자이언티, 딘, 크러시는 힙합과 R&B를 연결하는 시도를를 했다.

한국의 힙합 대중화 역사에 있어서 현진영의 공은 서태지와 아이들과 비교해 종종 가려지곤 하지만, 그는 이후 듀스, 클론, 터보, 지누션 등 힙합 그룹이 대거 등장할 초석을 마련했다(282쪽). 현진영은 한국에 힙합을 소개한 첫 가수로 기록되며, 듀스와 클론은 그의 백댄서 출신이었다. 이들의 활약은 비보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타이거JK의 드렁큰 타이거는 힙합이 한국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는지 잘 보여준다. 윤미래는 흑인 여성 래퍼 전략을 구사하여 인기를 끌었고, 박재범은 스왝이 넘치는 블랙 팝과 힙합 퍼포먼스로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타블로/에픽하이의 수준 높은 영어 가사를 통한 사회 비판, 주류 래퍼들의 활약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 음악을 지배해온 가벼운 팝과 힙합에 대한 신선한 대안으로 평가받는 혁오밴드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이 책은 단순히 케이팝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찬양하는 책이 아니라, 케이팝이 글로벌한 매력을 발산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파헤친 책이다. 또한 케이팝과 미국 흑인음악과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한국 대중음악의 고도화된 전략을 다룬 책이다. 외국인, 특히 미국의 흑인이 케이팝을 듣고 즐기고 이해하는 방식을 보여준 책이기도 하며, 케이팝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을 보여준 비평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 독자에게 새로운 지평을 선사하는 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추천평

케이팝K-Pop이 미국과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며, 특히 2000년대 이후 ‘2세대’ 케이팝부터는 알앤비R&B와 힙합Hip Hop 같은 미국 흑인음악의 요소가 두드러진다. 앤더슨 교수는 이 책에서 케이팝의 음악과 이미지를 세세히 분석하면서 이와 같은 케이팝 속의 ‘소울’(흑인음악과 문화 전반을 일컫는 용어)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흥미로운 작업을 펼친다. -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갈등하는 케이, 팝』 저자)
이 책은 흑인음악이 미국 아프리카계 음악인이 경험한 역사의 산물일 뿐 아니라, 다양한 미국 밖 음악 요소와 만나는 국제적 음악언어가 되었으며, 나아가 케이팝이라는 매력 넘치는 일종의 크리올 음악을 탄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흥미진진하게 밝혀내고 있다. - 조일동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인류학전공 교수, 『신해철 다시 읽기』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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