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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미국의 실상 제1장 도둑질의 시대 _ 사우스다코타 주 파인 리지 제2장 포위의 시대 _ 뉴저지 주 캠 제3장 파괴의 시대 _ 웨스트버지니아 주 웰치 제4장 노예의 시대 _ 플로리다 주 이모칼리 제5장 저항의 시대 _ 뉴욕 리버티 광장 권주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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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의(corporatism)는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되어 서쪽으로 확산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진보와 서구 문명의 확산이라는 명분 아래 아메리카 원주민이 학살당했다. 기업주의는 경제 시스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대하는 이데올로기 구실도 한다. 폭력으로 사회와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기업주의는 이윤과 부를 찬미한다. 우리가 사우스 다코타(South Dakota) 주의 파인 리지(Pine Ridge)를 찾아간 것도 기업주의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곳에 제국의 병폐와 예외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원, 토지, 에너지에 대한 신성한 권리, 즉 개인적, 국가적 부를 획득하기 위해 타자(others)를 쫓아내고 살해할 권리가 있다는 믿음은, 비단 파인 리지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지구 전체에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과 처참한 환경 파괴의 흔적만을 남겨놓았을 뿐이다. 먼저 아메리카 원주민이 무참한 고통을 겪어야 했고, 필리핀인, 쿠바인, 베트남인, 이라크인, 아프가니스탄인 역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압제와 착취의 대상이 미국인으로 바뀐 것이다.--- 「서문」
박물관은 미국 정부가 인디언과 체결한 무려 400여 개의 조약을 밥 먹듯 위반해서 인디언의 땅 30억 에이커를 갈취했다는 사실도 건너뛴다. 1890년 사우스다코타 주 운디드 니 강(Wunded Knee river) 부근 계곡에서 비무장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인디언을 대규모로 학살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박물관을 둘러봐서는 1830년에는 5천만 마리 이상이었던 북아메리카 들소가 1889년에 이르러 1천 마리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당시 서부 인디언의 주된 식량원이었던 들소가 멸종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디언 부족은 먹을 게 없어 구걸하며 살아야 했다.--- 「제1장 도둑질의 시대」 조와 나는 어느 날 아침, 캠던의 노숙자 수용소에 갔다. 방수포가 덮인 파란색과 회색 텐트가 경찰서 뒤편 고속도로 램프 바로 옆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 18세에서 76세 사이의 노숙자 60명이 그곳에 거주한다. ‘트랜지셔널 파크’라는 이름의 텐트촌을 57세 장년 로젠초 ‘자메이카’ 뱅크스(Lorenzo ‘Jamaica’ Banks)가 관리한다. 그는 월마트와 케이마트에서 중고 텐트를 할인 가격에 구입해 수선한 후 노숙자에게 제공한다. 경찰의 전언에 따르면 임대료는 10달러라고 한다. 트잰지셔널 파크에는 50동의 텐트가 있는데, 뱅크스가 소유한 것은 40동이다.--- 「제2장 포위의 시대」 애팔래치아 산맥에는 거대한 잿빛 고원과 시커먼 눈동자처럼 보이는 깊게 파인 커다란 구멍 그리고 수억 톤의 석탄 슬러리로 가득 채워진 토사댐이 즐비하다. 푸른 산과 숲은 중간중간에 찢어진 누더기조각처럼 흩어져 있을 뿐이다. 엄청난 슬래그 더미, 수십 년 동안 채탄 작업이 이루어지고 남은 잔해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그곳에서는 때만 되면 불이 나 기름기를 머금은 연기 기둥과 심한 악취가 흘러나온다. 탄광 회사는 미국에서 풍광이 수려하고 비옥한 땅이던 웨스트 버지니아 주 일대 2천 제곱킬로미터와 켄터키 주 일대 2천 제곱킬로미터의 땅과 우뚝한 산 수백 개를 자잘한 돌무더기 언덕으로 바꿔놓고 말았다. 보스니아 전쟁 때 얼마나 심각한 파괴가 자행되었는지는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지 않으면 좀처럼 파악하기 힘들다. 당시 세르비아군은 보스니아로 진격하면서 마을이 나타날 때마다 다이너마이트로 하나씩 폭파해 돌무더기로 만들어버렸다. 그에 버금가는 규모의 파괴가 웨스트 버지니아 주와 켄터키 주에서도 일어났다. 그 실상을 제대로 알려면 이렇게 하늘에서 봐야만 한다.--- 「제3장 파괴의 시대」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한두 시간 달려 토마토 농장에 도착한다 해도 새벽이슬 때문에 두어 시간 동안 대기할 때도 있다. 노동자는 찜통더위 속에서 서너 시간 이상 몸을 숙인 채 일한다. 신체에 유해한 농약에 노출되기 일쑤다. 작업반장의 폭력과 언어폭력에도 시달린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성희롱까지 더해진다. 미국 노동부의 추정에 따르면 농업 노동자 사망률은 여타 산업 노동자 평균 사망률의 7배에 달한다. 날품팔이 농장 노동자의 경우는 처지가 더욱 열악하다. 최저임금법이 조직적으로 위반되는 일이 잦은데다 임금 갈취마저 횡행해 그 대다수는 빈곤선 이하에서 연명한다.--- 「제4장 노예의 시대」 그것은 너무 부르주아적이고 수직적이에요. 배타적일 뿐만 아니라 돈에 좌우되기 일쑤입니다. 너무 복잡해요. 물론 우리가 여기서 하는 일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물론이고 대다수 점령 운동 참가자는 기존 정치 구조를 반대한다는 원칙을 견지해나가려고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 정치 구조와 팽팽하게 맞선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정치 구조를 혐오합니다. 이제 정치에 참여할 지위와 권한, 정당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기존 정치 과정은 믿을 만하다고 여겨지는 사람, 허가받은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말로 우리의 의식을 오염시켜왔어요. 우리 사회는 시민의 참여가 전적으로 배제되는 상황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민은 자기가 별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느낍니다. --- 「제5장 저항의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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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다수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미국 기업 자본주의의 참상을 밝힌다. ‘퓰리처상’ 수상자 크리스 헤지스와 ‘코믹 저널리즘’의 선구자 조 사코가 기업의 자유 방임적 횡포와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확장되어 온 미국 자본주의에 희생된 대중들의 삶을 2년 동안 생생하게 취재해 미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했다. 지난 시절 미국의 자본가와 자본주의는 인디언, 흑인, 유색인종의 희생을 먹고 자랐다. 기업과 권력의 유착 과정에서 인간성이 매몰되고, 환경이 파괴되며 가치관은 끝을 모르고 타락했다. 이제 모든 희생의 칼날이 부메랑이 되어 지난날 칼을 휘둘렀던 백인들 자신에게까지 날아오고 있다. 이에 저항하여 2011년 9월 17일, 저자들이 예상대로, 혹은 바람대로, 뉴욕 주코티 공원에서 월 가 점령 운동의 불길이 번져 올랐다. 99%의 희생이 마침내 99%의 분노로 바뀐 것이다. ■ 미국을 제대로 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이 책은 처절한 미국 대중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메리카 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 미국은 힘없는 여러 집단의 희생을 통해 성장해왔다. 인디언은 그들의 터전과 재산을 잃고 지금도 여전히 도시를 방황하고 있으며, 흑인과 유색인종은 최악의 노동 환경에서 일하며 슬럼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 그리고 이들과 손잡은 정치권력이 이윤 추구와 권력 유지라는 속내를 숨긴 채 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힘없는 사람들을 철저히 이용하고는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어지자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미국 사회의 한 그늘에 방치한 것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당연한 현실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의 기업 역시 지난날 국민의 희생을 발판 삼아 성장했다는 사실은 이미 잊은 듯하다. 기업은 점점 부자가 되는 반면 대중의 삶은 하루하루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국가경제도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지만 세상 구석구석에 방치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미국의 참상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 자본주의 발전은 인간과 자연의 가치를 외면한 결과이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고, 이를 위해 정치권력과 손을 잡는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대중의 희생을 먹고 자란 결과이다.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라는 해묵은 이념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를 최상의 가치라 여기는 우리에게 오늘날 미국의 대중이 처한 현실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사례이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국가가 되는 동안 미국의 대중들, 특히 인디언, 흑인, 유색인종의 참담한 희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물론 그 과실은 소수의 백인이 차지했다. 미국은 파괴를 통해 성장했다. 자연을 파괴했고, 환경을 파괴했고, 인간성마저 파괴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고통을 먹고 성장했다. 오랜 세월 자신들이 일구어놓은 터전을 빼앗긴 인디언의 고통, 노예로 그리고 노예처럼 살다가 슬럼가에 방치된 흑인,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조국을 떠난 수많은 유색인종의 고통을 먹고 자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자연 파괴와 대중의 고통이 이제 칼날이 되어 그들 자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호사를 누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배에 완전히 올라타지 못한 수많은 백인들 앞에도 희생이라는 칼날이 놓인 것이다. 미국과 그들의 기업이 세계 곳곳에 남긴 파괴의 흔적과 세계인의 고통이 부메랑을 타고 미국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본주의가 생명 파괴,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면, 기업과 국가는 종범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심을 무한하게 만든다. 지난 세기 세계는 자본주의적 가치에 따라 성장했다. 공산주의에 이념적 우월성을 확보해 세상에서 공산주의라는 가치를 사라지게 만들기도 했다. 적어도 이때까지는 자본주의가 최상의 가치라고 믿었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힘을 잃어 자취를 감추자 자본주의는 괴물로 변했다. 신 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허울 좋게 시작한 세계화는 기업을 엄청난 부자로 만들었고, 이들과 손잡은 정치권력에게 무시무시한 힘을 실어주었다. 세상은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갔다. 그러나 빈곤층의 삶은 더욱 비참해질 뿐, 고통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밝은 미래’나 ‘희망’이라는 말은 태평양 바다 속으로 빠뜨려 버린 것이다. 자본가와 권력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서슴지 않았던 환경 파괴로 인한 고통이 이제는 백인들에게까지 돌아오고 있다. 자본과 자본주의가 생명 파괴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면, 이것의 노예가 된 기업과 국가는 지구 파멸의 종범이 된 셈이다. ■ 미국의 실상은 이렇다. 미국을 최고의 복지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이 심한 국가이며, 빈부격차가 큰 나라이다. 다음은 여타 선진 산업국가와 비교한 미국의 실상이다. - 최고 수준의 빈곤율(일반적 빈곤율과 아동 빈곤율 모두) - 최고 격차의 소득 불평등 - 최저의 사회적 약자 지원 예산 비중(GDP 대비) - 최저의 평균 유급휴가 일수, 평균 연간 휴가 일수, 평균 출산휴가 일수 - 최저 수준의 어린이 행복 지수(유니세프 발표) - 낮은 수준의 성불평등 지수(유엔개발계획 발표) - 최저 수준의 사회이동 비율 - 최고 수준의 공공 및 민간 의료비 지출(GDP 대비) - 세계 최고의 유아사망률 - 대단히 심각한 정신 건강 상태 - 제일 높은 수준의 비만율 -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 소외 비율(비용 대비) - 제일 높은 수준의 항우울제 소비량(1인당 사용량 기준) - OECD 국가 중 덴마크와 포르투갈 다음으로 짧은 기대수명 - 제일 높은 국제 협정 비준 실패율 - 제일 낮은 국제 발전과 인도주의 지원 지출액 비중(GDP 대비) - 제일 높은 군사비 지출액 비중(GDP 대비) - 뉴질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다음으로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 제일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물 소비량(1인당 사용량 기준) - 벨기에 다음으로 낮은 환경성과 지수(세계경제포럼) - 벨기에, 덴마크 다음으로 낮은 1인당 생태발자국 지수 ㆍ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EF)은 인간이 지구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자연에 남긴 흔적을 발자국으로 표현한 것으로, 의ㆍ식ㆍ주 등을 얻기 위해 자원의 생산과 폐기에 드는 비용을 토지로 환산하여 지수로 표현한다. 2005년, 수도 시설, 방의 수, 쓰레기 배출량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조사한 결과 사람의 생태발자국지수는 3.56ha인데, 이 수치에 따르면 2.26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 최저 수준의 중고등학생 수학 성취도 ㆍ 미국보다 낮은 나라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뿐이며, 과학ㆍ읽기 성취도 역시 상위 수준과 거리가 멀다. - 스페인 다음으로 높은 고등학교 중퇴율 -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율 -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재소자 수 ■ 저항은 이미 시작되었다. 2011년 9월 17일, 이 책의 저자들이 예상한 것처럼 그리고 바랐던 것처럼 뉴욕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 가 점령 운동의 불길이 피어올랐다. 99%의 희생이 99%의 분노로 이어진 것이다. 묵묵히 희생 당하던 대중이 자본주의의 실상을 알고, 기업의 뻔뻔스런 탐욕을 깨치고, 이들과 강하게 유착한 정치권력의 부조리를 몸소 체험한 결과이다. 비록 늦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항 운동의 중심에 백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사회의 주류 세력이라 여겨졌던 백인이 저항 운동에 나선 것은 소외감과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이다. 결국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라는 그늘 아래 있는 기업과 정치권력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삶의 질과 빈부격차의 문제는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점점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다. 이제는 ‘희망’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사치스럽다’라는 말로 인식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수많은 민중이 뉴욕의 중심가에 모였다. 이를 계기로 자본주의와 기업과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 운동이 세계를 휘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