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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든 동성애든 실재론자들은 생체음경biopenis/생체질biovagina 세계의 일관작업대 안에서 성교한다. 성식민주의적 자본주의는 섹슈얼리티를 자동화한다. 성노동(대부분은 무급노동)과 생산성을 증가시키면서도 또한 정치적·경제적 협치governance의 표적이 되는 주류적 성정체성의 생산도 증가시키면서 말이다. 딜도기술dildonic은 성 자동화에 맞서는, 포스트젠더 및 포스트 성정체화 주체의 섹슈얼리티이다. 대항성적 실천의 진정한 목적은 늘 이윤으로 변형되는 육체적 쾌락이나 정체성 생산이 아닌 왕성한 소비, 정동 실험, 그리고 자유에 있다.
--- p.29 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LGBT) 정체성 운동의 개혁주의적이고 [사회]통합적인 법적 아젠다에 맞서, 대항성은 욕망과 몸의 관계, 기술과 의식의 관계를 새롭게 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전통적인 민주주의적 수단(투표와 법개정 등)에 의거한 정체성 인정 및 재현 투쟁에 맞서 나는 집단적 성 해방과 성 자치의 새로운 실천을 급진적으로 실험할 것을 제안한다. --- p.34 사실 딜도의 주변화와 비가시화는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 레즈비언 페미니즘 문화담론 안에서 딜도는 절대적으로 금기시되고, 게이 관행에서는 딜도의 현존에 대한 분석이 결여되어 있으며, 트랜스성 공동체와 사도마조히즘 공동체에서는 딜도에 대한 불완전하고 상업적인 정보만이 제공된다. 대부분의 퀴어 이론의 문헌들에서는 딜도에 관한 부재, 소심함, 부끄러움이 있다. --- p.95 ‘섹스’(1500년경에 로망스어에 도입된)라는 말의 라틴어 어원은 “나누다”나 “자르다” 라는 뜻을 가진 세카레secare의 동사변형 세코seco이다. 분리?격리?분할이 없다면 성은 없다. ‘성을 만들기’=‘성을 죽이기’, 생체정치=시체정치인 것이다. 성차를 설치하는 것은 절단과 분리의 행위다.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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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는 기계, 제품, 기구, 장치, 인공보철, 네트워크,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연결, 에너지 및 정보의 흐름, 차단기, 스위치, 키, 순환 법칙, 논리 시스템, 설비, 포맷, 사고(재해), 폐기물, 메커니즘, 용법, 일탈 등으로 구성된 테크놀로지이다. 시스템의 블랙박스에 들어가 새로운 문법을 발명할 때가 왔다.”
“대항성 실천은 저항의 테크놀로지다. 딜도기술학의 목표는 이성애 문화와 퀴어 성 문화 내에서 ‘신체-쾌락-이익-신체 생산’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는 저항 기술을 찾는 것이다.” 이 책에서 딜도는 섹스의 도구일 뿐만아니라 신체의 테크놀로지이자 섹슈얼리티 그 자체다. 프레시아도는 우리가 굳건히 믿고 있는 성적 정체성을 해체하기 위해 딜도를 그 중심에 세운다. 모든 성은 그것이 성별로써 구축되기 위해서는 보충적 구성성이 필요하다. 예컨대 의학에서 간성 아기의 성별을 결정하는 기준은 보충적 구성성 즉, 성기 모델 이미지(그것은 염색체 결정론적이지 않고 음경에 대한 다분히 자의적인 심미적, 관습적 기준에 의존한다)에 근거한다. 여기서 성기 모델로서의 음경은 자연적 음경이 아니라 인공적 음경이며 테크놀로지로서의 음경이다. 그렇다면 그 극한은 딜도일 것이다. 따라서 딜도는 모든 성별을 구축하는 보충적 구성성이며, 모든 성은 인공보철물적인 것이 된다. 이것이 ‘딜도가 음경에 선행한다는 의미’다. 성이 인공보철물적인 테크놀로지로 인식되자 이제 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성적 정체성은 자연적인 것도 아니고 사회 규범 수행적인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성은 딜도 혹은 그 어떤 다른 테크놀로지 실천을 통해 전이와 변이, 트랜스가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딜도 테크놀로지는 우리 몸의 가소성, 어떤 부분이 성적으로 되고 또 어떤 부분이 성적 기관이 되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유동적이고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딜도는 해부학적 기관을 배반한다. 딜도는 촉각을 비롯한 감각적 신체의 확장이자 욕망과 경험의 확장이다. 이것이 바로 딜도 테크놀로지의 전복성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모든 것이 딜도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모두의 성이 딜도다. “성기는 탈영토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모든 것이 딜도이며, 모든 것이 구멍이 된다.” 이 책은 현재 페미니즘 담론 내에서 사이좋게 평행하고 있는 '섹스는 자연적이고 생물학적이며, 젠더는 사회 구성적'이라는, 섹스와 젠더가 분리되어 마치 서로의 영역과 영토를 나눠 갖는 것처럼 되어버린 현실에 딜도를 들고 균열을 낸다. 프레시아도는 섹스/젠더의 정체성에 골몰하는 주체들에게 테크놀로지로서의 섹슈얼리티의 중요성과 그 전복적 가능성을 일깨우고 싶어 한다. “모든 것이 딜도다”라는 주장은 이 책에서 독자를 가장 신나게 만드는 빛나는 대목이다. 성적 정체성과 생식기 중심성과 이성애 중심성을 넘어설 때까지 성적 쾌락과 신체를 재구성하고 성을 실험하고 행동하자는 주장은 신체 주권을 둘러싼 전쟁을 예감케 한다. 포스트 자본주의의 생체정치는 결국 신체 주권을 둘러싼 전쟁이기 때문이다. 프레시아도는 성 감별과 성 할당에 개입한 산업과 경제, 지식과 테크놀로지의 역사를 공들여 추적한다. 그 결과 벗겨진 성의 전모는 인구 재생산을 위한 인간의 생식 활동을 목표로 이진화된 성별체계와 이성애 체계를 신체에다 정교하게 고안·디자인하고, 그것을 정상성으로 규범화하고 강제화하는 테크놀로지로 이뤄진 체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딜도 테크놀로지와 같은 테크놀로지의 전복성을 밀어 붙이는 대항성은 반성별주의, 반생식 혹은 대항-생식(예컨대 들뢰즈의 ‘생성’과 같은)의 다른 이름이며, 금융자본주의의 총수요를 위해 사육되는 생식농장에서 탈출하여 되찾으려는 신체적 주권과 자율성의 다른 이름이다. 『대항성 선언』은 페미니즘, 퀴어, 트랜스젠더 정치를 둘러싼 현대적 논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책이자, 포스트 자본주의의 생체정치를 독창적 시각으로 해부하는 21세기 사상의 미래 고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