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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아버지
아버지의 시대, 아들의 유년
김원일
문학과지성사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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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글

아들의 아버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金源一, 김원

1942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영남대학교 국문학과(1968)를 졸업했다. 1966년 매일문학상, 1967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한국전쟁에 대해 긴 세월동안 정열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이다. 김원일 문학의 중심 소재 중의 하나인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월북한 아버지를 가진 작가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고등학교 3학년때 6·25를 겪었고 그로 인해 고통스런 가족사를 경험해야 했던 작가는 이 문제를 쓰지 않고는 어떤 작품도 쓰지 못할 것같은 부채감이 시달리면 고집스럽고 열정적으로 분단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노을』, 『어둠의 혼』, 『겨울
1942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영남대학교 국문학과(1968)를 졸업했다. 1966년 매일문학상, 1967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한국전쟁에 대해 긴 세월동안 정열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이다. 김원일 문학의 중심 소재 중의 하나인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월북한 아버지를 가진 작가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고등학교 3학년때 6·25를 겪었고 그로 인해 고통스런 가족사를 경험해야 했던 작가는 이 문제를 쓰지 않고는 어떤 작품도 쓰지 못할 것같은 부채감이 시달리면 고집스럽고 열정적으로 분단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노을』, 『어둠의 혼』, 『겨울 골짜기』와 같은 분단소설의 내용은 18년동안 연재해나간 『불의 제전』에 고스란히 녹아흐르고 있다.

담담한 문체에 절제된 감정으로 6.25의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김원일은 굴곡진 현대사를 몸으로 겪은 한글세대의 문학이고 궁핍한 농촌에서 6·25와 4·19를 체험하고 산업화를 이룩한 우리세대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줄 아는 작가이다. 열등의식에 사로잡혔던 사춘기와 가난에 대한 원망등으로 초기 소설은 지나칠 정도로 사회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중편이 많아지고 분위기도 대립에서 화해로 바뀐다. 31년동안 51편을 묶어 중단편 전집을 최근에 배운 컴퓨터작업으로 끝낼 정도로 열정적인 집필가인 그는 어느덧 뿔테안경에 은발을 쓸어올리는 한국문학의 산증인이다. 2005년에는 그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금병공원에 문학비가 건립되었다.

소설집으로 『어둠의 혼』, 『오늘 부는 바람』, 『도요새에 관한 명상』, 『환멸을 찾아서』, 『그곳에 이르는 먼 길』, 『마음의 감옥』, 『슬픈 시간의 기억』, 『오마니별』, 『비단길』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에는 『어둠의 축제』, 『노을』, 『바람과 강』, 『겨울 골짜기』, 『마당 깊은 집』, 『늘 푸른 소나무』, 『아우라지 가는 길』, 『불의 제전』, 『도시의 푸른 나무』, 『푸른 혼』, 『전갈』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 『사랑하는 자는 괴로움을 안다』, 『삶의 결, 살림의 길』, 『기억의 풍경들』, 『아들의 아버지』이 있다.

현대문학상(1974), 한국소설문학상(1978), 대한민국문학상 대통령상(1978), 한국창작문학상(1979), 동인문학상(1984), 요산문학상(1987), 이상문학상(1990), 우경문화예술상(1992), 서라벌문학상(1993), 한무숙문학상(1998), 이산문학상(1998), 황순원문학상(2002),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2), 이수문학상(2003), 만해문학상(2005)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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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2쪽 | 530g | 142*216*30mm
ISBN13
9788932024486

책 속으로

어느 날 문득, 이 나이가 되도록 가물가물한 기억 저편에 있는 아버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당신의 면면을 내 소설 속에 더러 등장시키긴 했으나 내 문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당신을 올곧게 그려본 적 없었다는 그 어떤 부채 의식을 뒤늦게 깨우쳤다.
--- p. 7

일제가 패망하고 이 나라가 독립을 맞을 때 국가 건설의 이념 잣대는 민족주의-사회주의 체제로 나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 중에 아버지가 포함됨은 물론이다. 아버지의 그럼 이념 성향은 향리에 돌아오자마자 마산과 부산으로 행동반경을 넓혀 자기 이념을 실천할 동조자를 규합하는 한편, 일제의 단말마적 강압통치 아래서 자기 갈 길을 정했다. 말해보아야 알아듣지 못하거나 이해해주지 못할 가족에게는 자신의 이념 잣대를 설명하지도 않은 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들어선 외길이 당신의 평생 직업이 되었다. 좋게 말해 혁명가의 길이요,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사상에 미쳐 가정을 버린 거리귀신으로 나선 길이었다.
--- p. 43

나를 업은 채 삭정이 한 짐을 꾸려서 이고 온 어머니는 누나로부터 아버지가 왔다는 말을 들었다. 우체국에 가서 고모한테도 아버지가 왔다는 소식을 알렸다고 했다. 어머니가 마루에 놓인 아버지가 사온 선물 내 새 옷 꾸러미를 보았다. 아들이 모처럼 귀가했기에 할머니는 상설시장으로 가서 저녁 찬거리를 푸짐하게 사왔다. 어머니의 부엌 일이 바빠졌다. 중앙산 너머로 해가 떨어졌을 때야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누나와 함께 마루에 누워 노는 나를 보더니 “이 놈이 바로 그 놈이군”하며 안아들었다. 놀란 내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가 안아주는데 울다니” 아버지가 나와 눈을 맞추었다. 내가 아버지를 처음 본 순간이었고 그 품에 안겨보기도 처음이었다. 내 울음소리를 들은 어머니가 정지에서 나왔다. “애가 튼튼하구려.”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고 처음 한 말이었다.
--- p. 105

남로당이 지방조직에 착수했을 때 아버지는 그 이름이 중앙에도 알려져 남로당 경남도당 책임지도원 자리에 앉게 되었다. 책임지도원은 도당 부위원장급이었다. 민청 경남지부 지도위원에 남로당 책임지도원까지 맡게 되자 아버지는 진영의 집에 머무는 날보다 부산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아버지 숙소는 일정하지 않아 진영 식구는 아버지가 부산 어디에서 먹고 자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렇게 한 달이면 일주일도 채 머물지 않는데도 건넌방에 들어앉은 진주 색시는 그곳이 제 둥지인 듯 뱃심 좋게 눌러앉아 있었다. 9월도 중순에 들자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낮 동안 건넌방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닫힌 건넌방에 눈이 갈 때마다 어머니의 한숨이 잦았다.
--- pp. 176

허겁지겁 고물상 마당으로 나서니 철모 쓴 미군 흑인 병사와 한국군이 우리 식구를 제치고 총질을 하며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어머니가 두 손을 번쩍 들어 나도 덩달아 손을 치켜들었다. 흑인 병사와 국군은 연방 총을 쏘아대며 영진공업사 창고로 건너갔다. 객차방 지붕으로 올라간 백인 병사가 지붕 사이 아래에 대고 총을 쏘아댔다.

마당에 둘러섰던 사람들이 입을 벙긋 벌린 채 튀어나온 우리 식구를 주목했다. “미군들이 아부지 잡으러 왔습니더. 우리도 붙잡히모 죽습니더.” 누나가 어머니 몸뻬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 맞아. 인자 안 되겠다. 왕십리로, 어서 거게로 가자.”

--- p. 349

출판사 리뷰

“당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아버지’이십니다”
『마당 깊은 집』의 前史, 김원일 자전소설!

한민족 아래 인공기와 태극기를 넘어선 삶의 의지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인공치하의 서울에는 여기저기 인공기가 내걸렸다. 집행부 사무실은 물론 드문드문 일반 가정집에서도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정부 수립 이후 공산당 가담자 색출에 혈안이던 이승만 정권이 전쟁이 나자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남쪽으로 피신한 이후였다. 그리고 3개월 뒤 “인민군이 문산과 동두천 쪽으로 밀고 내려온다느니, 국군이 괴뢰군을 되치고 올라가 해주를 탈환했다느니, 한동안 전황이 엇갈”리는 사이 미군 참전을 달성해낸 남한 정부와 국군이 다시 북진을 시작하고 서울 거리의 사람들은 어느새 어디에서 났는지 모를 태극기를 가슴에서 꺼내들고 외친다. “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치던 국민들이 “국군과 유엔군,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작가는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영진공업사 뒤 객차방에 머물고 있었는데, 노동부 간부의 집이라는 동네 사람들의 밀고를 듣고 들이닥친 미군이 쏘아대는 총질을 피해 왕십리로 피신을 한다. 이 인상적인 장면은 작가의 세계관을 가장 잘 피력한다. 작가는 이웃의 밀고나 미군의 총질을 객관적으로 감정 없이 묘사할 뿐 한 번도 원망의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생사의 기로에서 인공기를 드는 일과 태극기를 드는 일이 어떤 사상의 지배도 아닌 삶의 의지에서 나온 행동이듯 당시는 그저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 없는 한민족의 고통스런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살리고 국가를 세우는 내재적이고 근원적인 사상 찾기보다는 망상 대 망상으로 대립하는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이 소설은 단순한 개인사를 뛰어넘어 우리 현실의 바로보기가 될 것이다.

혼란스런 시대, 한 인간의 행적과 현대 민족사의 맥락을 되짚다

월북으로 헤어질 때의 아버지 나이보다 두 배가 넘는 고희에 이르면서 작가는 이제야 정면으로 아버지의 삶의 실제를 추적한 이 소설을 통해 개인적인 아버지를 온전히 찾아냄과 동시에 기구한 민족의 안쓰러운 역사, 아픈 상처를 따뜻하게 다독인다. 작가는 해방과 전쟁 사이의 시대적 공간을 역사적 사실에 의거해 르포식으로 기술해나가는데, 덕분에 소설은 그 어떤 현대사보다 많은 실증 사료와 구술 자료를 참조하고 직접 인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생애와 아들(자신)의 유년을 사실대로 반영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작가 특유의 소박한 삶의 실제는 어떤 소설보다도 더 소설적이다. 문단의 거대한 존재 김원일(실제로도 작가는 풍채가 좋다)이 소년으로 등장해 겁먹은 채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누나의 손을 잡고 석탄 무개차를 타고 시커멓게 까마귀가 되어 피난을 하는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제 우리는 “김원일의 이 진솔한 추적의 소설에서 혼란스런 시대의 한 인간 행적과, 거기서 되살린 그의 초상을 통해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잇는 현대 한국 민족사의 맥락을 되짚어, 다시 느끼고 알며, 살고 그리고 또, 성찰”(김병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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