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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여는 말
제1부 앞문 열고 들어가기 영어가 우리말 쓰기 앞길을 가로막고 늠름하게 서 있다 도도하게 가난과 씨름하는 예술가들을 지켜준다면 문화가 한 나라의 정신 내용임을 아는 대통령이 있었던가? 젊은이들을 위한 철학적 질문들 제2부 작가들의 불꽃 피우기 뱀띠 시인과 뱀띠 떠돌이들의 행보 이야기 강물을 끼고 마주선 너와 나의 어둠 또는 불빛 피붙이들로 엉킨 삶과 나의 없음 돈을 신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마을 풍경 꿈을 잃은 사람들의 한 시대 삶과 죽음 사회적 정신병동 속의 일상들 어머니와 여성, 저 까마득히 깊은 우물 속 이야기 일상성과 비일상성, 안주와 탈출 반복 48년 동안 부라퀴들에게 짓밟힌 한국 역사, 한국 사람 박인성의 서울 이야기들 집짓기 공리로 읽는 버력도시 서울 오명적마와 눈 빛살무늬 뼘 이야기꽃 평, 셋 제3부 사람들은 어딘가를 걷거나 듣는다 좋은 사람 나쁜 놈 셈법 밤마다 할딱이는 새, 뒤척이는 시인 부끄러움을 잃은 시대, 잘사는 사람됨의 잣대 빛과 어둠 넘나듦의 긴 날들 사는 이들의 꼴 값 찾기 또는 만들기 새로운 빛 찾는 시대를 위하여 역사를 왜곡한 문학작품 읽기의 고통 왜 오늘날 다시 최현배 선생인가? 한국 근대 한국학 연구소 학술 발표회 제4부 박경리 선생을 그린다 박경리의 삶과 문학 박경리, 흰 용과 용틀임으로 “토지” 읽기 살아 있음의 능동성과 피동성 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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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지닌 것으로 남을 부리거나 무릎 꿇게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 사회! 많이 지닌 사람들이 누리는 그런 그들의 자유란 얼마나 신나는 일일까? 그러나 그런 이들에게 부림당하면서 일생을 굽실대는 삶밖에 허여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유란 그저 설움을 참고 견딜 굴욕의 몫일 뿐이다. 더러운 모여살이 꼴새이다. 인류는 이런 자유질서를 동서양 역사 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그래서 작가는 늘 반역의 길 위에서 말로 그들 부라퀴의 뒤통수를 까뭉개는 곡괭이질을 할 수밖에 없다.
--- p. 115 박경리 선생의 “토지”는 한국 현대사의 한 용틀임을 그린 이야기 떨기이다. 이런 용틀임은 용이라는 거대한 힘이 없었다면 그런 큰 물결을 일으키는 말의 탑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다. “토지”가 48년에 이르는 시간 안에 벌어진 한국 현대사의 한복판에 웅크린 민중의 용틀임이었음은 이 작품을 꼼꼼하게 읽은 사람들이 모두 다 인정하는 느낌이다. 용틀임! 왜정 폭력이라는 거대한 붉은 용들의 악의에 의해 고통당하던 설움이나 아픔을 “토지”의 여러 인물들은 실제로 겪었고, 그 붉은 악룡들의 악행에 대항할 힘은 한반도 도처에 웅크린 푸른 용들의 꿈틀댐으로 용틀임하였다. 한반도에 퍼진 그 붉은 악룡들의 악의가 무성하면 할수록 한반도의 용틀임은 더욱 거세어졌고 그 거센 용틀임에 의해 한국인들은 버티고 살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박경리 선생은 치밀한 눈길로 읽어 모든 사람들이 내뿜는 힘의 빛을 그려내었다. 그것이 박경리 선생의 “토지”였다. --- p. 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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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불온한 꿈을 꾸는 글쓰기
이 세상 작가들이란 자기를 둘러치고 있는 거대한 문명의 성채에 갇혀 지내기를 거부하는 반역자들이다. 당대 권력을 움켜쥔 악당들이 저지르는 수상한 사기술과 날강도 짓에 대해 작가는 늘 눈여겨보면서 하나하나 그들의 조직적 강탈수법과 억압 방식을 끄집어내어 발설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눈앞에 그 더러움을 널어놓는다. 권력자 쳐놓고 참된 작가 작품을 좋아하는 놈은 아무도 없다. 정현기의 비평집 “운명과 뱃심”은 바로 이런 작가들의 세심한 눈짓을 찾아내어 숨겨진 채 흐르는 진실의 눈물을 밝히려는 글쓰기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글쓰기는 짧게 썼든 길게 썼든 당대 사회의 부조리를 짚어내어 비판한다. 이 비판은 수많은 헐벗고 굶주린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려는 피나는 단련으로 그 날카로움을 얻는다. 비평가의 이런 눈 돌림 또한 작가 시인들의 치열한 창질이나 칼질을 더욱 예리하게 드러내려는 노력에서 나온 분노의 불길로 불붙어 타오른다. 부패한 이 세상과 불화하기를 거부하는 글쟁이들은 이미 당대 악당들에게 꼬리나 치는 부역자들로 전락하여 썩는다. 이 시대를 썩게 만드는 부라퀴란 신으로 몸꼴을 바꾼 돈이며, 그 돈을 경배하는 수상한 인생 쓰레기들일 뿐이다. 정현기의 이 비평집에는 그런 쓰레기들에 대한 불타는 분노와 저주가 들어 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 광장에서 불 밝히던 모든 착한 이들의 촛불집회가 횃불로 밝히기를 그는 꿈꾼다. 그런 불온한 꿈꾸기 글이 그의 이 비평집의 내용들이다. 여기저기 현역작가들의 작품집 뒷글로 붙인 내용들을 포함하여 마음 놓고 외치고 싶었던 부패한 이 세대를 향한 봉홧불 돌리기가 이 비평집에 수록된 글들의 숨은 뜻이다. 되도록 많은 이들이 정현기의 이런 불온한 말씀을 읽고 불타오르기를 그는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