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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그들 각자의 영화관
500원짜리 판권 모두 환상이거나 또 다른 현실 허삼관 놀이 GV빌런 힙합 키드 맵고 짜고 달콤한 기억들 영화가 도착했다 추구의 플롯 장벽을 허물다 망작의 미덕 별거 아니네 영화처방사의 일일 1열 관객의 마음 에필로그 - 당신의 좌석은 어디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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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노트북이 든 가방 하나 달랑 들고, 가장 가까운 멀티플렉스 로비에 앉아 영화관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키오스크에서 예매한 표를 발권하는 사람,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영화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 콜라를 손에 들고 상영관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사람. 화장실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 딱히 궁금하지 않은 풍경들. 활기와 건조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공간에서 익숙한데 어색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아, 나 영화관 안 좋아하지.
--- p.12 촬영소 사거리는 안다훈이 아닌 누가 봐도, 앞으로 보고 옆으로 봐도, 대충 실눈을 뜨고 봐도 실패가 예정된 자리였다. 거기서 책방을 열었으니 결과는 빤했겠지. 그래도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다. 벌이는 일마다 기대와는 영 딴판으로 흘러가버리는 게 내 인생일지라도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다를 줄 알았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아무래도 내 피에는 실패의 DNA가 흐르는 것 같다며 질질 짜는 내게 안다훈은 말했다. “실패는 주인공의 이야기야.” --- p.59 씨네쿤은 내가 아는 한 망한 영화를 챙겨보는 유일한 영화인이다.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 독립 영화감독이자 매주 개봉 영화를 다루는 팟캐스트 〈영화학개론 조별과제〉의 진행자이기도 한 그의 한줄평은 눈물 쏙 빼는 매운 맛으로 유명하다. 상처에 고춧가루를 팍팍 뿌리는 그의 평을 읽고 있자면 내가 다 감독을 대신해 변호하고 싶어질 정도다. --- p.76 내가 영화를 보면서 높은 확률로 팔자 눈썹이 되는 부분은 인물이 변화하는 장면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인물은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목표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나는 인간이 언제 변화하는지가 궁금하다. --- p.90 영화에게 위로받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조금 꾸며진 이야기. 나에겐 내가 쓴 문장들이 있다. 다른 사람을 향했던 문장이 시간이 지나 내게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다. 오랜만에 꺼내 입은 바지 주머니 속에서 나온 동전처럼, 과거로부터 편지가 날아온다. 그리곤 꽤나 감동한다. 온 우주의 다정한 기운을 끌어와 쓴 문장에 스스로 위로받는다. 나, 이 일에 진심이었구나. --- p.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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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라고 하면 멀티플렉스 극장을 쉽게 떠올리지만, 사실 영화관의 형태는 다양하다.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던 극장들, 작은 규모의 독립영화관, 야외나 카페 등에서 열리는 영화관, 홈시어터와 손 안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까지. 영화관의 종류, 그곳에서 상영되는 수많은 영화들만큼 영화와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힌 곳이 영화관이다. 『영화관에 가지 않는 날에도』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다룬다. "칸에서는 기겁할지도 모를 각양각색의 영화관과, 영화와, 영화라는 꿈에 관한 이야기. 그들 각자가 영화관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관에 가는 날도, 가지 않는 날에도, 영화는 계속 된다. 우리의 삶이 거기 있으니까.
선드리프레스의 새로운 기획 「도시공간 시리즈」 쇼핑몰, 영화관, 공원, 도서관, 지하철, 한강... 우리는 매일 지나치는 익숙한 도시의 공간들을 쉽게 지나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일수록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재미있다. 공간마다 각각 다른 원리로 돌아가고,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 역시 각자 다른 마음을 가지고 움직인다. 공간마다 쌓인 경험과 추억, 이야기도 제각각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남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갈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다른 공간 선드리프레스의 「도시공간 시리즈」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각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산문 시리즈다. 각 권마다 다른 장소를, 다른 작가가 다루며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야기들을 꺼낸다.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나 생각을 대입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개방된 공적인 장소들을 주로 다룬다. 쇼핑몰과 영화관의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 「도시공간 시리즈」의 시작으로, 쇼핑몰을 다룬 1권 『반짝이는 어떤 것』과 영화관을 다룬 2권 『영화관에 가지 않는 날에도』를 함께 출간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쇼핑몰이나 영화관이란 공간을 드나들며 경험한 기억과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고, 이 공간들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기억이 뒤섞인 특별한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