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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1부. 마침표도 쉼표도 없는 14 1. 지구도 안 만들었으면서 16 2. 어떤 솔직함 18 3. 왜병 (Why病, 왜holic) 20 4. 엄마가 아기가 되면 24 5. 옛날에도! 26 6. 우아한 가게와 교양 있는 집 28 7. 오늘의 요리 32 8. 하늘님 34 9. 단백질과 코딱지 36 10. 땐스석기 38 11. 내가 제일 늦게 일어날 거야 40 12. 너에게 배달된 것 42 13. 토핑 44 14. 할구머니와의 대화 45 15. 하늘 나라에 가면 4616. 가능성 50 17. 마리모 52 18. 어른이 되면 54 19. 제3의 매력 56 20. 달빛 서커스 58 21. 완벽한 도미 요리 59 22. 밥을 줘서 고맙다 60 23. 우동이 먹고 싶어 62 24. 백천 개 64 25. 실속 있는 가출 66 26. 순수의 세계 68 27. 김모 씨 70 28. 노량진 회군 73 2부. 쉿! 비밀인데 엄마는 너희가 키우는 거야 76 1. 최선 78 2. 혼자 가면 어떡해, 같이 가야지 80 3. 말의 느낌 82 4. 나는 왜 살아야 하니? 84 5. Only one 86 6. 올림사랑 88 7. 버린다! 90 8. 매너의 역사 92 9. 부러진 색연필 앞에서 94 10. 꿈마을 9711. 감기가 나으면 안 좋은 이유 100 12. 독서란 무엇인가 102 13. 아빠를 집에 오게 하는 법 104 14. 우리는 어디에 있었지? 106 15. 자두를 훈육하자 1 108 16. 자두를 훈육하자 2 110 17. 화가 나면 아픈 거래 111 18. 터살이 하는 날 114 19. 미안해 116 20. 아저씨 117 21. 자기 주도 학습 118 22. 핑계 120 23. 이노무 자식 122 추천의 글 이영숙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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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하고 나하고 이렇게 신기할 것도 재미날 것도 없는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나누면서, 대단할 것도 그렇다고 소소하다고도 할 수 없는 인생길을 걸어가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태초에 하늘이 열렸지.’라는 먼먼 전설 같은 이야기에 도달하는 날도 있겠지. 어떤 날에는 어제 먹은 순대에 관한 이야기를, 어떤 날에는 너와 놀기 싫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어떤 날에는 이미 별이 된 네 외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할 거야. 같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늘의 별로 뿌리고 달로 바라보면서 함께 밤길을 걸을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
--- p.23 가끔 네가 농담을 하나 싶을 때가 있어. 그럴 때는 네 눈을 보면 된다. 웃음기를 숨기지 못하고 반짝반짝 흔들리는 눈빛과 나를 빨아들일 듯 깊어지는 진지한 눈빛을 구별하기는 쉽거든. 오늘 너의 말은 진심이구나. 나는 웃지만 말이야. --- p.40 하지만 좋은 마음의 발현이 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란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하거나 불유쾌하게 여길 때도 종종 있거든. 이런 뜻밖의 상황을 만난다고 해도 크게 상처받지는 말아. 예상 밖의 일들은 언제나 예측 범위 너머에 있는 거니까, 살면서 당연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너는 너대로 살아가면 된다. 타인에 의한 상처 역시 네 마음이 반응하는 것이라는 점 잊지 마. 네 마음은 네 것이라는 것도 꼭 기억하렴. --- p.72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 되는 걸 배우는 너도 참 힘들 거야. 세상에 태어나서 엄마 되는 걸 배우는 나도 참 어렵거든. 아이를 키운다는 것, 사람을 하나 키워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늘 고민하게 돼. 그래서 유명한 육아 선생님들의 말도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말이야, 육아의 답은 언제나 너에게 있더라. 부러진 색연필을 앞에 두고 너에게 물어야 했던 말은 ‘앞으로도 던질 거냐, 말 거냐.’가 아니었어. --- p.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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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말을 주워 시를 만나는 시간’
첫 아이 아기호두를 낳고 꼼짝없이 집에만 있던 날이었습니다. 한 아침 방송의 재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TV 앞에 앉아 바운서를 흔들며 아기호두가 잠이 들기를 바라고 있는데, 사회자가 다음 코너를 소개했습니다. “이번 코너에서는 김용택 시인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용.택. 이 세 음절을 듣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펑펑 울어버렸죠. 이유가 뭐였냐고요?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이름을 듣는 순간 김용택 시인이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를 하실 것만 같았고, 저는 감동을 받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호르몬의 교란이 장난이 아니었을 때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날 방송에서 김용택 시인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래전에 본 방송이라 기억나는 대로만 적어보자면) 본인은 시를 짓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주변에서 혹은 어머니가 하신 말들을 주워서 시를 쓴다고요. 시인이 어렸을 적에 어머니께서 마당에 뜨거운 물을 버릴 때면 꼭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벌레들아 눈 감아라. 뜨거운 물 가니까 눈 꼭 감아라.” 이런 말들을 주워서 글을 쓰니 시가 되었다고요. 그래서 자신은 시를 짓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줍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중략)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내 배로 아이를 둘이나 만들어냈을 때는 참 경이롭고 뿌듯했습니다. 이젠 시인이 되지 않아도, 위대한 작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는 그 무엇보다 위대한 창작물이니까요. 아이들의 말이 트이자 쏟아내는 말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매일 밤 그 말들을 주워 모았습니다. 주워놓고 보니 김용택 시인이 말을 주워 썼다는 그 시들이 제 주머니에도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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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자녀에 관한 한 자두가 완벽주의자가 아니어서. 「꿈마을」에서 아기호두가 ‘꿈마을’이란 길 이름을 듣고 현실을 꿈속으로 치환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아기호두를 ‘아직 한글을 모르는 일곱 살’로 놔둔 자두의 덕분이다. 단답형이 아닌 자두네의 느긋한 대화 패턴을 보라. 아이들은 그렇게 길이 들었다. 부모가 대답을 종용해도 진심이 아니라면 울음을 터뜨릴망정 부모가 듣고파 하는 억지 대답은 하지 않는 아이들. 다행이다. 자두가 성과주의자가 아니어서. 즐겁게 뛰노는 가운데 아기자두와 아기호두는 상황의 본질에 가닿는 직관력을 얻었다. - 이영숙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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