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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를 낮출게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발가락이 간지럽더라구. 이름 모를 풀꽃들이었어. “서서 보지 말고 개미 가족이 놀러 오고 앉아서 봐 줘, 응?” 벌이 소곤거리고 있더구나.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래, 다음부터 정말 작고 예쁜 너를 만날 때는 얼굴들이 꼼지락거리고 키를 낮출게. 몸을 흔들면서 말을 하고 있었어. 나에게도 하루에 한 번쯤은 그래, 바쁘지만 내가 하루에 한 번쯤은 나에게도 말을 걸어 보면 어떨까 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 보자 다정하게. 잘 있었니? 뭐 해? 반가워. 남에게 하는 말 나에게도 해 보면 내 하루가 알차고 신 날 거야.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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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키를 낮출게』의 동시밭에 저의 동시를 한 편 한 편 심었어요. 『빗방울 미끄럼틀』에서 『구름씨 뿌리기』에서 새로 쓴 동시에서 모종삽으로 조심조심 떠서 옮기고 물을 줍니다. 튼튼하게 자라기를 기도하면서 세상에 내놓습니다. 동시가 좋아서, 동시가 재밌어서, 콧노래를 부르면 더 좋겠습니다. (엮은이의 말 중에서) 재미난 상상이 가득 담긴 자연 요즘은 벚꽃이 피고, 단풍으로 물든 자연을 보는 시간보다 휴대전화나 문제집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휴대전화 속의 수많은 이야기와 사진, 영상보다 자연 속에는 더 재미나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동시집 『키를 낮출게』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자연에서 발견한 시인의 재미난 상상이 담겨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선에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친근함을 가질 수 있습니다. - 노랑노랑 / 양지꽃 / 신발코 앞에 피었다 / 발이 멈춘 곳에 피었다 // 노랑노랑 / 양지꽃 / 내 눈과 / 딱, / 마주쳤다 (「양지꽃」중에서) - 비 온 뒤 / 잎을 단 나무들 / 반짝반짝 / 잎이 / 입이다 // 눈부신 햇빛 받고 / 좋아서 조잘대는 / 잎 좀 봐 // 잠시도 그냥 못 있는 / 입 좀 봐 / 저 잎 좀 봐 (「잎이 입이다」중에서) - 손바닥에 / 코스모스 꽃씨를 / 받았어요 / 까만 초승달이 / 소복해요 (「코스모스 꽃씨」중에서) 가족을 향한 따뜻한 시선 휠체어 탄 할아버지가 발가락을 꿈틀대서 좋아하는 할머니, 파도가 세서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방바닥에 누워 허리를 지지는 아빠, 네팔에서 온 타라 이모, 몸이 불편한 친구 한기의 이야기 등 사람 사는 모습을 따스하게 그렸습니다. 아이들은 동시 속의 아이처럼 아빠의 발등에 발을 올려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나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니?’ 말을 걸기도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시선을 키우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아빠 발등 위에 살살 / 내 발을 올렸어요. // “어라, 간지러워. / 생쥐가 왔나?” // “나도 아빠를 믿는다는 / 신호예요.” // 아빠와 나 사이 / 발로 / 신호 보내기 / 참, 기분 좋은 아침. (「신호 보내기」 중에서) - 엄마가 멀리 계시면 / 내가 당기고. // 내가 멀리 있으면 / 엄마가 당기는. // 엄마와 나 사이 / 튼튼한 끈. // 자면서도 당기는 끈 / 늘, / 든든하다. (「튼튼한 끈」중에서) - 만나는 사람들에게 / 휠체어 탄 할아버지 자랑을 늘어놓는 / 할머니 얼굴에 / 웃음이 방글방글 // 움직이지 않던 발가락 꿈틀거린다고 / 자랑하고 // 죽 드시다가 / 밥 잡수신다고 / 자랑 // 기저귀 차고 지내다가 / 변기에서 똥 눴다고 / 자랑 // 좀 있으면 / 걸을 수 있겠다고 / 자랑하는 할머니 / 발걸음도 사뿐사뿐 / 좋아서 힘이 솟는다 (「할머니의 자랑」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