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仁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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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에서 잉태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몽유도원도》는 《삼국사기》에 나오는 유명한 설화 <도미전>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백제의 왕이었던 여경(개로왕)은 어느 날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절세의 미인을 만나게 된다. 꿈속에서 이 여인과 평생을 통한 사랑을 나누었던 여경은 낮잠에서 깨어나서도 그 여인을 잊지 못하고 그녀와 닮은 사람을 찾는다. 그러던 중 꿈속의 여인을 꼭 닮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 아랑을 알게 되는데, 아랑에게는 이미 남편 도미가 있었다. 대왕은 아랑을 차지하기 위해 도미와 바둑내기를 하고 대왕의 음모에 걸려든 도미는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아랑은 자신을 찾아온 대왕에게 시종을 대신 들여보내 정절을 지키고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만, 아랑에게 속은 것을 깨달은 대왕은 남편 도미의 눈을 찔러 앞을 못 보게 만든 후 배에 묶어 강물에 떠내려보낸다. 남편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음의 강에 내던져지자 아랑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왕에게 몸을 허락하기로 마음먹고 늦은 밤 강물에 나가 목욕을 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귀에 익은 피리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작은 초막 앞에서 남편이 피리를 불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만난 아랑과 도미는 고구려 땅으로 도망하여 한 사람은 피리를 불고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며 겨우 연명하다 어느 날 배를 타고 생사를 초월한 모습으로 바다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무도하게 아랑을 탐했던 대왕 여경은 후일 고구려 군사의 공격을 받고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고 한다. '몽유도원도'라는 제목은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노닐던 도원경의 선경을 안견에게 그리게 한 안견의 화제(畵題)에서 빌려온 것이다. 소설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도미와 아랑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대왕 여경의 헛된 욕망을 통해 어차피 우리들의 인생이 한갓 꿈속에서 본 도원경(桃源境)을 현실에서 찾기 위한 몽유병의 꿈놀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소설 《몽유도원도》는 1995년에 처음 발표되어 그동안 작가 최인호가 특별한 애정을 가져온 작품이다. 이제 이 소설은 도서출판 열림원을 통해 화가 박항률의 꿈을 꾸는 듯한 신비스런 그림과 함께 설화와 신화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새롭게 출간되었다. 동양적 윤회사상이 녹아 있는 《몽유도원도》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현재 중국의 세계적 감독 첸 카이거에 의해 한·중·일 합작으로 영화화되고 <명성왕후>를 연출했던 윤호진 씨에 의해 뮤지컬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다. 소설 《몽유도원도》가 뮤지컬 드라마로 세계무대에 나선다 《몽유도원도》는 뮤지컬 <명성황후>를 성공으로 한국 연극계의 간판 연출가가 된 윤호진 씨에 의해 뮤지컬 드라마로 공연될 예정이다. 윤호진 씨는 처음 이 소설을 읽고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저자에게 시나리오를 위한 1차 텍스트를 부탁했고 세계적인 공연현장을 함께 둘러보면서 작품의 스케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긴밀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브로드웨이는 이미 소재가 바닥나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는 상태다.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작품을 올린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말을 통해 윤호진 씨는 세계무대 진출에 대한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이 뮤지컬은 11월 15일에서 12월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첸 카이거, 백제의 설화세계로 날아들다. 소설 《몽유도원도》는 <패왕별희>로 칸의 사랑을 차지했던 중국의 거장 첸 카이거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첸 카이거는 "시나리오를 본 뒤 감명을 받았다"고 하면서 "무엇보다 아시아 예술인들이 아시아의 특색을 지닌 영화를 만들어 국제적인 무대로 진출하고 싶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포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개로왕 여경과 아랑, 도미 세 사람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되 전통적인 비극적인 사랑보단 새롭고 파격적인 요소를 가미해 생동감 있는 사랑을 그려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액션과 특수 효과 등을 사용해 속도감 있고 화려한 영상미를 담아낼 것이라는 것이 첸 카이거 감독의 구상이다. 제작은 한국의 (주)빅뱅 크리에이티브(대표 이주익), 음악은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을 맡아 이름이 알려진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 촬영감독은 <클리프행어>의 존 브루노가 하게 되면서 한·중·일만이 아니라 다국적 합작 영화가 탄생하는 셈이다. 그동안 신화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만 알고 있던 서양과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인도와 중국, 일본, 한국의 신화와 설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눈으로 보지 않고서도 그 너머의 진실을 보게 되는 동양의 설화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더 깊은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예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