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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내 안의 기억 4
작가의 말 어머니의 일생을 듣고 쓰다 7 어머니가 93세에 처음 그린 그림들 300 제1부 보슬보슬 봄비 나의 고향 14 아버지 17 보고 싶은 어머니 20 외갓집 22 고모들 25 오빠들과 여동생 28 그리운 나의 친구들 31 여자정신대 근무령 34 어머니와 여동생의 소천 37 새어머니 40 시월의 결혼식 43 명동 사람들 46 동네 아이들과 놀이 50 시숙님과 형님 53 내 등에서 자란 첫아들 56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59 강진 초동 친정집으로 63 큰집에서 독립해 장사를 시작하다 66 내 집 장만 70 제2부 천둥 번개 여름비 남편의 귀환 74 친정아버지와 같이 살면서 78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남편 81 시누님 두 분 86 조카사위와 오빠들 89 쌀 다섯 가마를 주고 산 집 91 친정아버지의 교통사고 93 아이들과 학교 96 그 여자의 집 99 봄나물 103 마늘 고추장 105 된장 담그기 108 떡을 만들며 111 완도 당숙님 114 개고기엿 117 누에치기 120 버릴 것이 없는 고구마 123 넷째와 돼지 새끼 열한 마리 126 부여 여행 129 가축들 132 제3부 옷깃 젖은 가을비 친정아버지의 소천 136 칭매 아짐 139 보릿단을 쓸어간 큰비 142 나끗의 논과 백로 145 백사 사건 148 구성거리 논 150 보리농사 153 호기심 많은 둘째 아들 156 맹장 수술 159 친정아버지의 옷 162 가을 물천애 164 쥐고기 167 가뭄과 물싸움 170 동백꽃은 붉게 지고 174 보리밥과 도시락 177 제주도 여행 180 사촌 시누님 183 큰아들의 귀환 186 원두막 191 여름 휴가 194 내게는 명의 197 조카들 200 제4부 토닥토닥 겨울 눈 5·18 광주민주화운동 204 고마운 그 사람 207 민물새우젓 211 추어탕 214 혼불 217 영림시장 220 쓸개와 간디스토마 223 신장암 판정 226 서울에서 집 장만 229 남편의 취미 233 감칠맛 나는 고사리 236 감나무 239 새로 집을 지으며 242 금혼식 245 캐나다에서 248 나의 하나님 252 며느리 넷 255 사위들 258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여동생 260 중국 북경 여행 263 오토바이와 교통사고 267 자식들 270 김장 273 손주들 276 욕창 278 남편의 소천 281 그림을 그리면서 284 인천살이 287 제5부 가족들의 한마디 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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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억은 어디까지 정확할까? 내 인생을 글로 쓰고 싶다는 큰딸과 마주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어떤 기억은 어제처럼 선명한데, 어떤 기억은 가물가물 희미했다. 나는 항상 내일은 더 좋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살붙이들을 생각하면 나쁜 기억은 생각나지 않고 좋은 기억만 떠오른다. 시숙님, 형님, 남편, 내 자식들, 사촌들, 피를 나눈 살붙이들 모두 감사하다. 친정 부모님과 오빠들, 동생이 그립다. 제주도 여동생도 고맙다.
마을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들을 떠올려 봐도 모두 감사하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 자식들의 태가 묻힌 강진군 성전면 명동 395번지… 골목의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불어오는 바람, 빛나는 햇살 한 줌도 소중하다. 어떤 분은 내가 목이 마를 때 깨끗한 물을 떠먹여 주기도 했다. 어떤 분에게는 꼭 갚고 싶은 은혜를 입기도 했다. 어떤 분의 아낌없은 격려로 힘을 얻기도 했다. 골목골목에 찍혀 있을 마을 사람들의 발자국에는 소중한 사람들의 절절한 얘기들이 찍혀 있다. 꺼내 보다가 펑펑 눈물을 쏟을 수도 있고, 너무나 좋아서 손을 붙잡고 빙글빙글 춤을 출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다. 나와 같은 시기에 자식 낳고 일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천국으로 주소를 옮겨 버렸다. 나도 그곳으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 기억 속에 지금껏 남아 있는 꽃같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추억만 생각할 것이다. 사는 날 동안 나와 연결된 모든 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평안하길… 하나님께 두 손 모아 날마다 기도할 것이다. 94년의 삶을 책 한 권 안에 펼친다는 것, 종이 위에 한 점을 찍은 것과 같다. 하나님은 언제나 날 지켜보셨고 옳은 곳으로 인도해 주셨다. 내 세포에 새겨진 부지런함과 양심의 푯대는 하나님이 태어날 때 내 몸속에 이식해 주셨기에 가능했다. 생의 고비마다 아는 만큼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사랑하고 돌봤다. 여러 사람의 도움과 사랑도 받았다. 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사람은 말의 씨앗을 잘 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혹시 나의 말실수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지면을 통해 용서를 빌고 싶다. 자식 여덟을 기르면서도 나쁜 말은 입에 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내가 생각지 못한 실수도 했을 것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돌아보니 지나온 세월이 하룻밤 꿈 같다. 세월은 그렇게 빠르게 흘러갔다. 내가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는 없다. 내 자식들은 나무처럼 풀처럼 살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자식도 없고, 소문나게 부자인 자식도 없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 보기 좋다. 무엇보다 가족끼리 화목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 고맙다. 자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삶은 날씨처럼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기쁜 날은 기뻐하고, 슬픈 날은 그냥 울기도 하라고, 내게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이다. 뜨겁게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남편 고 김정현, 자식들 제방, 지영, 재구, 재심, 재숙, 재두, 재오, 재금, 며느리, 김순심, 박수자, 박현숙, 양리샤, 사위들 김대권, 조상수, 배종열, 손주들 호국, 은희, 하은, 정훈, 은혜, 하영, 주영, 단원, 정원, 주형, 의현, 성진, 희진, 화해, 신희, 풀잎, 손주며느리 채희선, 윤혜정, 손주사위 이루, 증손주 영우, 영훈, 라온, 새온. 모두모두 사랑한다. 오 준 임 ---「내 안의 기억」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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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거의 한 세기를 치열하게 살아낸 한 여인, 94세 된 어머니가 있습니다.농사를 지으며 8남매를 길러낸 어려움과 고통을 사랑으로 녹여 낸 절절한 기도가 있습니다.그리고 93세에 처음 그린 그림 40점도 담았습니다. 이 책은 1929년생 어머니의 일생을 곁에서 지켜본 작가인 큰딸이 어머니의 94년의 삶을 사계절로 나눠 88개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 것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94년의 삶을 책 한 권 안에 펼친다는 건, 종이 위에 한 점을 찍은 것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사연과 곡절이 많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언제나 어머니를 지켜주고 옳은 곳으로 인도해 주셨으며, 어머니의 세포에 새겨진 부지런함과 양심의 푯대를 몸속에 이식해 주신 분은 하나님이라는 신앙 고백을 하고 있다. 자식 여덟을 기르면서 나쁜 말은 입에 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혹시 말실수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을 거라며 용서를 빌고 싶다는 어머니. 돌아보니 지나온 세월이 하룻밤 꿈같지만, 자식들이 소문나게 부자가 아니어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족끼리 화목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 고맙다는 어머니. 지난한 일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 땅의 어머니를 대표하는 오준임 할머니의 이야기, 함께 들어봐 주실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