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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플롯과 고백의 형식으로 빚어낸 원초적 기러기들의 이야기!
장편소설『그 기러기의 경우』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우연성과,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탐욕을 자기 합리화와 필연성으로 치부하려는 인간의 이중성에 관한 소설이다. 어느 해 늦가을. 쓸쓸한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에, 중년의 기러기인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낯선 여로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는 그 무대가 막을 올린 그날 밤을, 꿈도 꾸지 못한 방식으로 한순간에 나를 낯선 여로에 들여놓은 그날 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비가 내린 그날 밤 나는 평소 자주 다니던 어떤 레스토랑에서 낯선 여인을 만났다. 텅 비어 있는 레스토랑에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어딘가 불편한 듯 묘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그녀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신비로운 관능의 빛깔을 띠었다. 레스토랑 밖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그녀가 등 뒤에 나타나 함께 우산을 쓰게 해달라고 청했다. 리지라는 그녀와 나는 우연이 만들어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낯선 여로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여행은 ‘포르노그라피 만들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격정의 풍경을 만들어 갔다. 너무나 새롭고, 단순한가 하면 복잡하고, 황홀하면서도 파멸적이고, 삶의 극적인 쾌락과 쓰라린 덫에 대해 성찰해 보기를 강요하는 기묘한 무대였다. 격정의 항해가 끝나고 그녀는 자신이 어릴적 노르웨이에 입양되었으며 한국에 와서 나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고마웠다며, 사실은 레스토랑에서 만나기 전부터나를 알고 있었다는 농담 같은 의문의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나를 기러기로 만들어 놓고 아들과 함께 뉴욕으로 공부하러 간 아내의 변호사가 연락을 했다. 조만간 아내가 이혼을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통보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