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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추천사 #1. 간, 쓸개 다 내주다 뭐가 꼭 얹힌 거 같아 담즙이 거기서 왜 나와? Cholangiocarcinoma 콜랑지오카시노마 미안하고, 살고는 싶고, 그런데 막막하고 막막한 중에도 기회의 창은 열렸다 어느 병원 침대에 누울지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평온한 세상 위에서 나만 홀로 절박했다 뒤늦게 깨달은 슬픈 내력 왜 하필 나였을까 일단 싸워보자, 늘 그랬듯이 수술 전까지 뭐든 해보자. 다들 운동에 유기농 채식하고 그런다던데 배를 열고 닫기까지 제각각의 사연으로 총천연색으로 슬픈 곳 핏물보단 눈물이 더 자주 고였다 암을 받아들이는 과정에도 5단계가 있다고? 선고는 내려졌다. 아내가 옆에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 블로그를 시작할 용기를 내기까지 #2. 주저앉은 자리에서; 읽고 보고 생각하며 갑자기 찾아온 불행 앞에서, 생의 의미를 찾아 난 재수가 없었던 걸까, 이렇게 되고 말 운명이었던 걸까 잊히는 것, 기억해 주는 것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눈물을 이해하기까지 살아남은 자의 고통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이해하기까지 그들은 암이 아니다 희생의 순간 뱉어낸 삶을 향한 언어 생의 의지가 희미해질 때면 후회 일기를 써보자 전쟁 속에서 건져낸, 살아내야 할 이유 살고는 싶은데, 막막하네 내게도 감정을 배울 시간이 필요하다 뿌리 내리고 싶은 열망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새로운 삶의 입구를 찾아 외줄타기 같은 삶의 아슬아슬함에 대하여 몸은 아픈데, 먹고 살자니 일은 해야 하고. 다른 방법 없을까? 반인분만 주세요 돌아가고 싶은 세대, 지금이 행복한 세대 내게 용기를 준 싸움의 기록들 그의 웃음이 남겨준 숙제 나의 죽음에 대한 물음은 반납하기 어려웠다 밖으로만 향했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는 연습 하루하루를 써 나갈 용기를 준 투병기 항암에 지친 여름의 벗, 올림픽 58세의 현역 올림픽 탁구선수가 남긴 울림 진정한 올림픽 정신, 조구함 선수의 벌러덩 안간힘이 일상화된 세상 스피드와 격투의 혼종, 쇼트트랙을 보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덕수궁 설경 위에서 봄을 기다리며; 박수근 展 관람기 #3. 일어나 걸으며; 길 위의 성찰 일단 걸어보자 비장한 발걸음들과의 만남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미세먼지가 오나 걸음은 빠르게, 삶은 느리게 신발 끈을 다시 조여본다 분노 먹놀잠과 어리광 참을 수 없는 소음이 육박해 오는 밤 인간의 진실한 얼굴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30대 만남과 이별 알던 사람을 새롭게 다시 만나는 행운 색장정미소에서 느낀 떠남의 한 방식 세대를 오가는 만남의 힘 이별을 생각하니 만남이 각별하다 몸에 좋은 사회적 이종교배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주말 낮의 로드무비 가보지 못한 그의 장례식을 생각하며 약을 먹어볼까 항암제 젤로다의 부작용; 무기력 하루 한 알, 진심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 말고 성격도 고치더라 변화가 시작되었다 가사 노동 중 단상, 조금 둔감해지자 흘러가는 오후의 행복 산낙지를 씹던 올드보이처럼 사는 게 숨이 찰 때, 도망쳐라 먹고 자고, 몸과 마음의 유물론 인간의 앞과 뒤 오늘 뭐 먹지? 걸으면서 뭐 듣지? 감정의 순환과 배출에 관하여 배터리가 1% 남았습니다. 시스템이 곧 종료됩……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편하면 다른 누군가가 고생하고 있다는 증거 제자리에 갇혀, 누군가에게 가 닿고 싶은 하루 쓸쓸한 겨울, 사람들이 떨어지고 있다. 사람 좀 그만 갈아 넣어! 서로의 경계를 지켜주는 예의를 생각하다 미용실에서 만났던 샴푸의 요정에게 비련의 주인공은 이제 그만 장례식에서 느낀 이상한 우월감 Cholangiocarcinoma. 벌써 1년 정든 책을 정리하며, 젊은 날과 이별하기 고맙다. 덕분에 피해의식이 이제 좀 지겨워졌다 #4. 아들, 사위, 남편 그리고 아빠 누군가의 아들, 그리고 사위 부모님, 미안하지만 이젠 그만 미안할게요 장인어른 장모님 사랑합니다 늦은 칠순 잔치와 식탁 위의 시간여행 혁이아빠의 육아일기 어린이날, 그 어린이가 아비가 되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왜 붙어 있을까? 아비와 아들 사이에 적절한 거리는 얼마일까 삶이 원래 민폐고 실례야 아들의 눈물, 애비라는 미련한 존재 당신은 나의 동반자 아내와는 마주보자 바람은 늘 불겠지만, 우리는 당신으로 말미암은 행복 에필로그 |
황영준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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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에 담도암을 만났다. 나름 순탄하게 달리던 길을 멈추어야 했다. 죽음의 공포로 뒤덮인 터널을 지나자 점령해야 할 고지는 사라지고 비로소 만신창이가 된 내가 보였다.
- 수술실에서 일어나니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간과 쓸개를 떼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통증의 자리는 사라진 간과 쓸개의 자리가 아니라 허리였다. 수술대 위에서 마취상태로 장시간 어려운 자세를 취하느라 그런 것이니, 하루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다시 자고 싶었다. 숨 막히는 부동자세로 긴장한 채 살아온 시간은 좀더 오래되었으니, 그 시간만큼 경계를 풀고 늘어져야 통증도 가실 것 같았다. - 가족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전주라는 도시에서 처음 사귄 친구는 간내담도암이었다. 수술과 항암으로 이어지는 치병 기간, 어떠한 관계망에도 속하지 않은 낯선 공간. 반복되는 출퇴근 외에는 나다닐 기력도, 만날 사람도 없는 이방인인 나는 책과 TV를 창문 삼아 그 틈으로 들어오는 볕으로 연명했다. - 암환자가 되었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항암을 시작해 앉아있기조차 힘든 날도 있었지만, ‘앉으면 죽고 일어서면 산다’로 대표되는 암 생존자들의 금언에 기대어,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다행히 여기까지 와 있었다. - 담도암이라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하자 남겨질 가족들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사위이자, 아빠이고 남편인 나. 나를 가장 늦게까지 기억해 줄 이들인 동시에 내 빈자리로 인해 가장 고통받을 이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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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소화하는 한 방법
암 경험자들이 마음 모아 만든 책 저자는 항암 중 편집인의 유방암 투병기를 읽고 감상을 블로그에 썼다. 이를 계기로 편집인은 저자의 블로그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블로그의 토막 글들을 묶어 책으로 내자는 이야기가 오가던 무렵, 저자는 평소 업무에 도움을 아끼지 않던 디자이너의 유방암 투병 소식을 들었다. 셋은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눈물이 웃음이 되고 응어리가 울타리로 변했다. 그리고 얼마 후, 디자이너는 저자가 쓴 글 위에 표지를 얹어주었고, 편집인이 이를 받아 발간해 주었다. 이 책은 그렇게 암 경험자들의 연대로 만들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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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는 작가의 서사는 소화(消火), 불을 끄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잃지 않는 삶에 관한 긍정과 여유는 소화(笑話),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며, 이 책 자체가 소화(小話), 짤막한 이야기의 모음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나에게 이 이야기들은 끝내 소화(宵火),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반짝거리는 불빛처럼 느껴진다. 인생이라는 어스름 속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어둠을 밝히는, 작지만 분명한 빛. 낮이 밤으로 바뀌는 여름날 저녁마다 반딧불이의 소화는 암호처럼 빛난다. 물음표로만 가득한 우리의 삶을 위로하듯, 소리 없이 힘차게. 고통과 좌절, 시련과 절망 속에서. 작가가 적어 내려간 단단한 문장들은 그러므로 무의미라는 우주에 보내는 고결한 모스 부호와도 같다. - 문지혁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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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 앞에 닥친 불행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아주 천천히 소화시키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살아온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삶을 다시금 살아가며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정직하고 날선 시선으로 그가 보통의 날에 접했던 책과 영화를 그만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독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자아낸다. 우리 가족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시련이 닥칠지도 모르겠다. 그때 이 책을 떠올리며 아주 조금 세상을 원망하고 아주 약간 절망한 뒤 과감히 툭툭 털고 일어나 책장에 꽂힌 책을 꺼내 읽으며 전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한 뼘씩 누적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유미 (작가,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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