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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철두철미하게 해로운 사람’
1장 명성을 얻는 기술(1469~1498) 무명의 서기장│메디치 정권의 피렌체에서 보낸 어린 시절│거짓 공화국│무장하지 않은 예언자 2장 외교의 기술(1498~1510) 1498년의 피렌체│첫 번째 임무│서기국 근무 시절│지상의 지옥│피사를 거쳐 프랑스로│고국에서 울린 간주곡│체사레 보르자 1: 전주곡│체사레 보르자 2: 심리전│체사레 보르자 3: 피렌체를 위한 교훈│체사레 보르자 4: 후주곡│피렌체의 나약함│시인이 된 외교관│유능한 용병대장을 찾아│마키아벨리의 군대│끔찍한 교황│막시밀리안 황제│낯선 나라와 사람들│피사에서 거둔 승리│베로나에서의 모험 3장 생존의 기술(1510~1513) 프랑스와 교황의 틈바구니에서│파멸에 이르는 길│외교관의 시│운명적 공의회│백척간두│항복│ 해명│포르투나의 힘과 무력함│고문과 고립│곤경에 처한 친구 4장 저술(1513~1520) 매혹적 정복과 환상│국내 망명│군주론│로마사 논고│쓸모없는 공화주의자│인간 동물원│안드리아와 희극론│만드라골라와 희극의 실제│클리치아와 세대 간 투쟁│모범적인 루카 문제│마지막 정치적 꿈│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전술론 5장 도발의 기술(1521~1527) 잃어버린 지위│피렌체 역사에 대한 저주│폭풍 전의 고요│전쟁의 비참함│천국 또는 지옥 에필로그-배척 또는 명성 연보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Volker Reinhar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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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으로 성공하려면 진실해 보여야 하지만 실제로 진실하면 안 된다. 외교관은 협상 중인 외국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고국의 임명권자에게도 자신의 진짜 동기와 생각을 숨길 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교관은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않을 말을 가령 ‘궁정의 내부자’의 입을 빌려 말하는 식으로 임명권자를 속일 줄 알아야 한다.
--- p.14 나중에 마키아벨리는 한 편지에 서명하면서 자신을 ‘역사가, 희극작가, 비극작가’라고 명명했다. 여기에는 깊은 의미가 있었다. 이 역사가는 희극작가이기도 했는데, 이탈리아를 역사상 최저점으로 가라앉게 한 당시의 처참한 비극은 신랄한 풍자를 통해서만 서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직업명들에는 우울한 이중적 의미가 있었다.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어로 쓴 ‘historico, comico et tragico’라는 표현은 ‘역사적, 희극적, 비극적’이라는 의미도 있다. --- pp.16~17 정치가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유권자는 달콤한 거짓말을 원하는가? 이는 국회의원 선거 후에 늘 제기되는 물음이다. 한통속이 아닌 것을 분리할 줄 알고 사람들이 혐오하는 진실을 떳떳이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마키아벨리는 산업화 이전 시기 유럽의 정치사상가 중에서 오늘날까지도 논란을 일으키며 열띤 논쟁을 촉발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 p.20 반면에 마키아벨리는 평화 교란자였다. 파치가 음모에 관한 간결한 논평에서 보듯이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사》에서 신념에 찬 공화주의자들이 가장 아파할 지점을 의도적으로 건드렸다. 메디치가의 통치 아래에서 당신들의 자유는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마키아벨리는 50세가 넘어서도 금기를 깨는 행동을 계속했다. 그러나 말년의 글에서 표출된 뿌리 깊은 반감은 일찌감치 형성되었을 것이다. --- p.51 종교는 거짓된 사람들의 손안에서 지배 수단에 불과했다. 15년 후 마키아벨리가 사보나롤라에 대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는 민중에게 믿음을 강요할 수 없기에 망할 수밖에 없다. --- p.57 불리한 쪽은 백작 부인처럼 더 나은 계약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자신의 과거 공적을 들먹여야만 하는 쪽이었다. 그리고 칼자루를 쥔 쪽은 피렌체처럼 가격을 깎기 위해 상대방의 과거 공적을 강조하는 쪽이었다. 게다가 보은은 정치적 범주가 아니었다. 통치자는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은혜를 저버릴 줄 알아야 했다. --- p.71 마키아벨리는 체사레의 가장 깊은 내면으로 파고들어 본질을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무엇이 그에게 필연적으로 보이는지를 추론해야 했다. 마키아벨리에 따르면 망상적 필연성과 진정한 필연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전자는 환상일 뿐이고 파멸을 낳는다. 오직 후자만이 정치 행위의 진정한 법칙을 구성한다. --- p.131 국가는 부유해야 하지만 시민은 소박하게 살아야 한다. 시민들이 가난할수록 더욱 좋을 것이다. 겉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마키아벨리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부자들이 눈에 띄는 지출을 하지 않음으로써 부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면 적어도 생필품이 균등하게 분배되어 사회적 평등이 달성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이런 겉으로 보이는 평등이면 충분했다. --- p.183 현명한 정치가는 공격성을 묶어놓거나 군사적 팽창으로 바꾸어놓는다. 질서가 잡힌 국가는 국내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그 밖의 세계와 전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정복하느냐 정복되느냐가 국가의 법칙이다. 전쟁은 국가의 영약이다. --- p.221 정치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유효한 미덕은 없다는 말이다. 어떤 수단이 적절하고 적절하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과뿐이다. 사람들이 독재의 공포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으면 유순한 정치가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폭력의 언어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때 악의 지배는 상황을 바꾸는 전제 조건이다. 사람들이 더 좋고 인도적인 새 법에 익숙해지도록 무자비하게 통치하는 지배자는 비난보다 칭찬을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권세가에게 가르친 전통적 도덕, 즉 온유, 선, 의연함, 절제, 의로움은 융통성 없는 규정으로 정치에는 쓸모가 없다. --- p.245 배은망덕의 부모는 탐욕과 의심이라 불리고 유모는 질투다. 배은망덕의 고향은 궁정인데 그녀 (배은망덕)는 여기서부터 인간의 모든 생활 영역을 정복했다. 그녀의 화살통에는 독화살이 세 개 있다. 그녀는 이 화살로 사람의 심장을 꿰뚫는다. --- pp.251~252 세계는 건강해지기 위해 기만이 필요하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나 그러한가? 도덕률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효력을 잃는가, 아니면 좋은 정치 질서에서라면 낡은 도덕도 일상생활에 계속 적용되는가? 〈만드라골라〉에서 일어난 사건은 피렌체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었다. 이 도시에서는 정치 활동이 자유롭지 않고 승진은 공적이 아니라 뇌물에 의해 이루어진다. 지배층에 속하지 않는 자의 열정은 정치에서 사생활로 흘러든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희극 서사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말했다. 그대는 제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극을 씁니다. 그대는 제 희극을 활용해야 합니다. --- p.350 본질적인 점에서 마키아벨리에게 동의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토마스 홉스는 이 용기가 있었다.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 상호 간의 전쟁, 즉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마키아벨리의 관념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책에서 홉스는 마키아벨리와 비슷한 이유로 강한 국가를 지지했다. 이 지배가 전제정으로 타락하더라도 저항은 허용되지 않는다. 국가의 모든 것이 국가 밖 인간의 삶보다 더 견딜 만하기 때문이다. --- p.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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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화국 피렌체
마키아벨리(1469~1527)가 활동한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지배자가 난립하여 교황령, 밀라노공국, 베네치아공화국, 나폴리왕국, 피렌체공화국 등 여러 정치 공동체로 분열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피렌체는 공화국이라는 정체를 표방하고 있었으나 1434년부터 1494년까지 약 60년간 메디치라는 한 가문에 의해 군주적 권력으로 다스려진 도시국가였다. 1494년 프랑스에 점령당하고 메디치가가 축출되면서 피렌체에는 ‘저변이 넓은 정체’가 들어선다. 마키아벨리가 1498년 피렌체 정부의 사무관이자 외교와 군사 업무를 담당하는 제2서기국 서기장으로 선출된 것이 이런 피렌체 역사의 전환기와 맞물려 있음을 이 책은 주목한다. 그리고 그가 공화국에 살면서 고대 로마와 공화주의에 극심한 목마름을 느끼게 된 경위를 밝힌다. 책의 저자는 피렌체라는 거짓 공화국에서 능력과 성과보다 메디치가와의 관계나 가문의 위치가 더 중요했던 사회상을 그 목마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외교관’ 마키아벨리에 방점 피렌체공화국의 대리공사로서 14년간 여러 나라, 특히 교황과 프랑스 왕 사이, 용병대장과 공화국 사이 등을 오갔던 마키아벨리는 외줄 타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베일 뒤에 감춰진 권력자들의 진정한 의도를 간파하고자 했다. 마키아벨리의 이 같은 노력을 밝히기 위해 저자는 당시 마키아벨리가 시 정부에 보낸 보고서와 주요 인물들과 주고받았던 서신들을 들여다보는 데 공을 들인다. 마키아벨리의 보고서에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조망과 지금 당장 필요한 조치를 도출할 수 있는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속 좁은 피렌체 귀족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도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에 소개되거나 저술된 마키아벨리 전기들이 《군주론》 등 일부 저작과 작품에 집중해 ‘정치사상가’로서의 측면만 부각해왔다면 이 책은 그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중점을 둔다. 마키아벨리가 고국의 상관에게 보낸 보고서를 보면 저작의 근간을 이루는 실제 경험과 그에 따른 교훈뿐만 아니라 발렌티노 공작 체사레 보르자, 프랑스 왕 루이 12세, 독일 황제 막시밀리안, 교황 율리오 2세 등 당시 많은 군주들에 대한 통찰의 원형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다. 기만의 시대, 가면을 쓴 이상주의자 1512년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로 돌아오면서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내에서 망명자 아닌 망명자 신세가 된다. 명민한 충고자이자 경고자였던 마키아벨리는 조롱꾼이 되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시와 희곡이었다. 그런 글들 곳곳에는 신랄한 조롱과 신성한 엄숙함, 격정과 풍자가 뒤섞여 있다. 저자는 〈안드리아〉와 〈만드라골라〉, 〈클리치아〉 등의 희극 작품들을 꼼꼼히 검토하면서 희극으로 ‘기만’의 언어를 드러나게 하려 한 ‘마키아벨리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의견을 굽힘 없이 표현할 수 있기를 원했다. 세상에 조롱과 냉소를 보내는 희극작가 뒤에는 이상주의자가 숨어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 공직에서 파면당한 마키아벨리는 저술 활동에 집중한다.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전술론》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저술 대부분이 이 시기에 쓰였다. 저자 폴커 라인하르트는 르네상스 전문가답게 그 시기 마키아벨리의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더해 마키아벨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헤아려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맥락 속에서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마키아벨리를 당대의 관점에서 이해할 때에만, 당대의 위기이자 오늘날까지도 계속되는 화근에 구제책을 고안해낸 탁월한 지적 아웃사이더로 이해할 때에만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과 닿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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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마키아벨리는 주로 비난의 대상이었다. 오늘날 마키아벨리는 경탄의 대상이다. 때로 마키아벨리의 삶과 사상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그려서 마키아벨리가 무덤에서 일어나 자기에 대해 쓰인 글을 읽는다면 “이게 나라고?” 하고 물을지도 모른다. 라인하르트의 책은 그런 거품이 끼지 않은 역사 속 마키아벨리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과거를 담담하게 접근해가는 균형 잡힌 역사가의 시각을 함께 보게 될 것이다. - 윤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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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커 라인하르트는 증거를 토대로 인생의 여러 단계를 서술하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삶과 죽음, 음모와 살육, 축재와 교화의 면면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 재미있는 책이다. - 피케 비어만 (〈도이칠란트라디오 쿨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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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하르트 교수의 책은 수많은 오해 속에서 비난과 칭송을 들어온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는 물론 그가 위기의 시대에 삶을 바쳐 고민해온 정치의 근본 문제인 ‘권력’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해준다. 마키아벨리의 원전과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기반한 이 책이 번역됨으로써 국내 마키아벨리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김경희 (이화여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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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요건을 충족하는 흔치 않은 전기이자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책이다. - 디트마르 헤르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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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새로운 마키아벨리 전기가 나왔다. 폴커 라인하르트는 권력의 철학자 마키아벨리를 탈악마화한다. - 로베르트 라이히트 (〈디 차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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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삶은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행복하지 않았다. 그 스스로가 그렇게 보았다. (…) 라인하르트는 마키아벨리의 이런 자기 이해를 매우 섬세하게 추적한다. 그래서 이론적 저작의 매우 많은 구절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 헤르프리트 뮝클러 (〈쥐트도이체 차이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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