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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밍고의 미소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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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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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부 동물계와 예외
역전
01 플라밍고의 미소
02 오직 날개만 남았다
03 성과 크기
경계
04 연결되어 사는 것
05 정말 교묘한 역설

2부 이론과 인식
훌륭한 두 창조론자
06 아담의 배꼽
07 노아 얼리기
이론의 발굽자국
08 잘못된 전제, 훌륭한 과학
09 은유가 없었다

3부 분류학의 중요성
10 곤충과 백인
11 작품 번호 100
12 인간이 평등은 역사의 우연적 사실이다
13 5의 법칙

4부 경향과 그 의미
14 양극단의 소멸
15 죽음과 변모
16 수수께끼가 풀려가다

5부 정치와 진보
존재의 연쇄
17 유인원을 알리다
18 거대한 사슬에 속박되다
19 호텐토트의 비너스
우생학의 과거와 현재
20 캐리 벅의 딸
21 싱가포르의 세습재산(과 결혼)

6부 다위니아나
22 해나 웨스트의 왼쪽 어깨와 자연선택의 기원
23 바다 위의 다윈과 항구의 효과
24 옥수수가 되는 지름길

7부 지구의 생명, 지구 밖의 생명
25 딱 중간
26 정신과 초인적 정신
27 세티와 케이시 스텡걸의 지혜

8부 멸종과 연속성
28 섹스, 약물, 재난, 그리고 공룡의 멸종
29 연속성
30 시바의 우주의 춤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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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를 기리며

저자 소개 1

스티븐 제이 굴드

관심작가 알림신청
 

Stephen Jay Gould

194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63년 안티오크 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196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지질학과 동물학 교수로 강의를 시작해, 1982년부터는 하버드 대학교 동물학과의 알렉산더 아가시 석좌교수를 겸했다. 굴드의 삶은 그 자체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는 박사과정 시절부터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정치적 활동에 참여했고, 이후 과학의 남용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포괄적인 비판을 지속해나갔다. 그는 흔히 ‘민중을 위한 과학’이라고 알려진 SESPA(Scientists and Engineers f
194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63년 안티오크 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196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지질학과 동물학 교수로 강의를 시작해, 1982년부터는 하버드 대학교 동물학과의 알렉산더 아가시 석좌교수를 겸했다. 굴드의 삶은 그 자체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는 박사과정 시절부터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정치적 활동에 참여했고, 이후 과학의 남용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포괄적인 비판을 지속해나갔다. 그는 흔히 ‘민중을 위한 과학’이라고 알려진 SESPA(Scientists and Engineers for Social and Political Action)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굴드는 이 단체의 사회생물학 연구 그룹에서 활동했고, 특히 리처드 르원틴과 함께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을 비판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굴드는 무척 많은 저서와 논문을 남겼다. 그는 22권의 저서, 101편의 서평, 479편의 과학논문을 발간했고, 《내추럴 히스토리》 저널에 300편에 달하는 글을 연재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이 책을 비롯해 『다윈 이후(Ever Since Darwin)』 『개체발생과 계통발생(Ontogeny and Phylogeny)』 『판다의 엄지(The Panda’s Thumb)』 『인간에 대한 오해(The Mismeasure of Man)』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Bully for Brontosaurus)』 『플라밍고의 미소(The Flamingo’s Smile)』 『풀하우스(Full House)』 등이 있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다른 상품

역자 : 김명주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다윈 평전』,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생명 최초의 30억 년』, 『연애』, 『스펜트』,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진화 이야기』, 『1만 년의 폭발』, 『공룡 오디세이』, 『두려움, 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 『문명이 낯선 인간』 외 다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12쪽 | 809g | 153*224*35mm
ISBN13
9788932316826

출판사 리뷰

■ 스티븐 제이 굴드, ‘과학계의 마지막 4할대 타자’

“나는 에세이를 쓸 때 하나의 원칙을 따른다. 타협은 없다. 즉 전문용어를 명확하게 정의하거나 없앰으로써 접근성을 높이되 개념은 결코 단순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굴드의 과학 글쓰기는 현대의 전설이다. 갈릴레이로부터 오늘날 도킨스까지 유럽에서는 일반 대중에게 과학을 전달하는 일이 인문주의의 일환으로 간주되었다. 반면 미국에서 ‘대중화’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것, 사소한 것, 격이 떨어지는 것, 일종의 나쁜 것과 동의어가 되었다. 굴드는 앞서 좋은 전통을 저만의 방식으로 복원하고자 했으며, 엄청난 성취를 이뤘다. 글쓰기와 사회적 행동이 굴드의 방식이었다.

굴드 글쓰기 스타일의 요체는 특수성에서 일반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의 에세이는 긴 논증인 동시에 여러 가지 개별적인 특수성을 이어붙인 것이다. 그는 ‘아하’ 하고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작은 사실들의 관찰에서 출발해 일반성에 도달하도록 글을 ‘진화’시켰다. 그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에세이들이『플라밍고의 미소』 1부에 수록된 에세이들이다. 머리를 거꾸로 뒤집고 먹이를 먹는 플라밍고, 교미 후 배우자를 잡아먹는다고 알려진 곤충의 암컷들, 수컷에서 암컷으로 그리고 때로는 반대로 성전환하는 꽃과 달팽이를 관찰한 세 편의 에세이는 일반적인 대중의 기대를 ‘역전’시킨다. 또한 샴쌍둥이는 한 사람인가 두 사람인가. 고깔해파리는 개체인가 군체인가를 추적한 두 편의 에세이는 자연에서의 ‘경계’ 문제와 ‘연속성’(연결)에 대해 질문한다. 교과서나 TV처럼 이미 알려진 것만을 추출해 대중이 알아듣기 쉽게 뼈만 남기고 미묘함을 발라낸다면, 그래서 소비자들은 그저 읽고 나서 버리면 그만이라면 글쓰기가 책읽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굴드의 특별한 글은 많은 독자에게 보편성을 전달했다. 그는 이 놀라운 에세이들을 쓰면서 독창적인 언어로 쓰인 수많은 원전을 바탕으로 하되, 교과서와 같은 2차 자료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리는 다른 생물들과 어떤 생물학적 관계를 맺고 있을까· 그리고 진화는 이 모든 생물을 놀랍도록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왔다. 인간을 즐겁게 하는 것이 생물의 존재 이유는 아니지만, 이러한 다양성은 내게 에세이의 재료는 말할 것도 없고 기쁨을 끝없이 제공하는 원천이다.”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학문적으로도 숱한 전설을 낳았다. 그가 역설한 진화 이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속평형설’인데, 이는 진화가 점진적이지만은 않으며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전통적 다윈주의 관점에 이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굴드는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평생 역설했고, 생명이 복잡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생명의 역사에서 ‘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신의 수많은 저작들을 통해 일생을 바쳐 강조했다. 이것들은 모두 기존의 권위적인 다윈주의 해석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론들이었지만, 굴드만의 독보적인 논증과 통찰 덕분에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과 함께 전파되었다.

굴드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줄어들지 않았다. 가령 재미난 예로 2011년 말부터 국내 SNS를 통해 시작된 ‘백인천 프로젝트(“프로야구에서 왜 4할 타자가 사라졌을까”를 ‘집단지성’을 통해 연구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전말을 담은 『백인천 프로젝트』라는 책이 올 7월에 출간되었다.)’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인 ‘4할 타자 연구’는 바로 이 책에 14번째 에세이로 수록된 「양극단의 소멸」에서 재기한 질문이다.
굴드가 이룬 여러 업적 중에서 가장 소중하다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연학 에세이’다.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매달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펴내는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에 ‘이 생명관This View of Life’이라는 제목으로 총 300여 편에 달하는 에세이를 연재했다. 그는 심지어 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이 연재를 계속했다. 그 기간이나 편수로도 놀랍지만 그가 다룬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면 한 사람의 성과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언어 · 문학 · 음악 ·건축, 심지어 스포츠(특히 야구)를 넘나들며, 학문적 성취는 물론 문체의 수준 또한 독보적이다.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굴드 사후 10주기였던 2012년부터 선을 보였다.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는 굴드의 편집을 거쳐 총 10권의 원서로 출간되었는데, 현암사는 그중 주요작을 선정해 꾸준히 출간해나갈 계획이다. 작년에 출간된 『여덟 마리 새끼 돼지』(김명남 옮김)에 이어 올해 『플라밍고의 미소』에 이어 내년 봄 출간될『힘내라 브론토사우르스』(김동광 옮김)로 굴드의 지적 성취를 기리는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 지성과 헌신의 변주, 『플라밍고의 미소』에 대하여

“만일 내 에세이집들이 어떤 호소력을 갖는다면, 그것은 진화론이라는 공통 주제가 제공하는 일관성 덕분일 것이다. 매혹을 일으키는 특수성과 가르침을 주는 일반성을 동시에 아름답게 아우르는 주제로는 진화 이상이 없고, 그 점에서 나는 다른 저술가들보다 굉장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

『플라밍고의 미소』는 굴드의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로 출간된 책이다. 원서가 1985년에 출간된 이 책에 수록된 에세이들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0년대 초반에 쓰인 글들이다. 굴드의 자연사 에세이집에 수록된 에세이들은 매번 읽는 이를 기대하게 만들고 그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결코 없다. 이 책에서도 그 주제들은 여전히 매혹적으로 변주되고, 세부에서 시작해 일반 원리를 드러내는 굴드의 스타일은 빛난다.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잘 알려지지 않은 고서에서 뽑아낸 독특한 소재들을 버무린 이야기는 신기하고 놀랍다. 대중적인 글을 표방하면서도 전문성을 결코 희생하지 않는 솜씨도 대단하다.

이 책의 에세이들은 대부분 굴드 자신의 연구 관심의 확대이자, 학계 연구 성과에 대한 해석, 새로운 발견 혹은 이례적인 사례 연구를 담고 있다. 가령 굴드는 킨제이가 과거에 혹벌 분류학자였다는 사실이 그의 성 연구와 긴밀한 학문적 관련을 맺고 있다고 밝히고(10번 에세이「곤충과 백인」), 옥수수의 기원에 관한 일티스의 이론(24번 에세이 「옥수수가 되는 지름길」)을 이용해 진화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개념인 상동을 설명하거나, 다윈 이전의 오래된 분류학이 채용했던 수비학(13번 에세이 「5의 법칙」)을 다루거나, ‘신이 장에 똥을 넣어 동물들을 창조했듯이 지층에 똥 화석[분석]을 넣어 지구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고스 씨를 위한 변명(6번 에세이「아담의 배꼽」)을 과학의 본질과 결부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굴드 자신은 5번 에세이「정말 교묘한 역설」이 특별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 글은 자연의 모든 부분이 분명하게 구분된다는 주장을 배격하는 경계선상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지난번 책이 인쇄에 들어가고 나서 딱 일주일 뒤에 암 진단을 받았다. 따라서 이 책은 내 개인적 오디세이를 담은 일종의 실화문학인 셈이다(이것이 완결편이기를). …”
이 책은 수록된 에세이들은 굴드의 인생에서 특별했던 시기에 쓰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는 전편 에세이집인 『닭의 이빨과 말의 발가락』을 출판한 직후인 1982년에 복부중피종을 선고받았다. 평균 생존기간이 8개월인 희귀암이었다. 즉 이 에세이들은 투병 기간에 쓰인 것들이다. 굴드는 서문에서 암 투병을 이 에세이집의 내적 주제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고통스러운 투병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우며, 그는 그 기간 동안 논문 발표 수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왕성한 학문 활동을 했다.
굴드는 가족과 자연과 연구와 글쓰기에 감사하며 투병을 삶에의 의욕으로 변주한다. “…나는 매달 배우고 표현하는 새로운 모험을 한다. 그러니 비장하고 결연하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신이여,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은.’ 백번을 다시 태어나도 그 풍요를 다 알 수 없겠지만, 그저 그 안의 아름다운 조약돌들을 몇 개라도 더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는 발병 직후 쓴 19번 에세이의 마지막 문장의 성경구절처럼 ‘죽음을 삼킨 승리’의 삶을 살았고 그 결실이 이 책으로 묶인 에세이들이다. (굴드는 2002년 결국 다른 종류의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플라밍고의 미소』는 역사에 관한 책이며, 생명은 우연적인 과거의 산물이지 시간을 초월하는 단순한 자연법칙의 불가피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책이다. 우연과 의미는 내가 추구하는 두 가지 주제로, 그 둘은 그렇게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다.”

특히 이 책에는 굴드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역사’라는 주제가 전편에 흐르고 있다. 굴드의 300편의 에세이들 가운데 220편에 역사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굴드의 연구 주제인 고생물학과 진화생물학은 역사를 수반하는 과학이다. 재현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는 ‘역사과학’인 것이다. 굴드는 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오직 한 번만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나게 복잡한 사건들을 설명해야 하는 과학자들은 우리가 ‘과학적 방법’으로 알고 있는 실험 · 정량화 · 재현 · 예측 등과는 다른 방법으로 연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굴드는 나아가 서구 사상에 만연한 4대 편향, 즉 진보 · 결정론 · 점진주의 · 적응주의를 비판한다. 이 책에는 굴드가 그러한 역사과학의 ‘여왕’으로 추대한 분류학을 찬미하는 에세이들과, 역사과학의 방법을 다루는 에세이들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굴드는 역사를 진화 과정의 필수 요소로 생각했다. ‘생명의 테이프를 다시 돌리면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 유명한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진화는 매 단계가 이전의 단계에 의존하는 과정이다. 이 책의 표제가 된 1번 에세이 「플라밍고의 미소」에서 다루어진 플라밍고의 뒤집힌 부리도(과거에 얽매인 채 현재 이용 가능한 부분들을 이어 붙인 우연적 구조!), 2번 에세이 「오직 날개만 남았다」에서 다루어진 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 사마귀의 행동도 굴드의 관점에 따르면 과거 역사의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진 부분들로 마련한 불완전한 적응이다. 그러한 생명사의 우연성과 불확실성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멸종에 관한 에세이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12번 에세이 「인간의 평등은 역사의 우연적 사실이다」가 역사에 대한 굴드의 가장 직접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생명사의 패턴이 어느 정도 무작위적이며 어쨌거나 우리를 위해서나 우리를 향해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주제는 책 전체에 깔려 있다.

자연의‘세부’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생물학자 굴드가 자신에게 한턱을 내다~
이 책에는 굴드의 100번째 에세이(11번 에세이 「작품번호 100」)가 실려 있다. 굴드는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에서는 자신의 연구와 이론을 ‘선전’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깨고 100번째를 기념하는 에세이에 자신의 생물학 연구의 초점인 서인도 바하마 제도의 육상달팽이 케리온 속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200번째 에세이인 「작품번호 200」에서는 자신의 연구의 이론적 핵심인 단속평형설에 대해 썼다). 이 글은 분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인데, 굴드는 분류학은 과학의 신데렐라인데도 모든 과학 가운데 가장 이해가 덜 되어 있다고 아쉬워한다. 대중들에게 굴드는 과학 대중화에 힘쓴 과학사학자,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 과학사회학자로 흔히 기억되지만, 정작 ‘생물학자’ 굴드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다윈이 자연선택설을 제기했다는 것은 알아도 다윈이 오랫동안 따개비 연구를 했고 따개비에 관한 책을 네 권이나 썼다는 사실은 잘 모르듯이 말이다.
‘야구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까닭은·’당신이 재밌어 하지 않으면 낭패다!

굴드는 자연학 에세이집마다 꼭 한 편씩 ‘긴장을 풀어주는’ 재미난 에세이를 수록했다. 굴드가 ‘초기의 실험과 후기의 표준화’라고 부른 자연의 경향을 빌어 야구에서 4할 타자가 절멸한 원인을 분석한 14번 에세이「양극단의 소멸」은 야구팬들보다 일반 과학 독자들에게 더 유명하다. 굴드는 이 에세이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타율의 하락을 보여주는 도표를 작성하기 위해 전문적인 논문 작성에 버금가는 엄청난 분석과 노고가 투입되었다고 밝힌다. 덧붙여 그는 이 글이 진지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독자들이 읽으며 키득거리지 않는다면 완전히 좌절하고 말 거라고 눙친다. 왜냐하면 ‘추출된 부분 말고 체계를 생각하라’는 이 글의 내적 주제가 굴드가 보기에 외적 재미에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호텐토트의 비너스,‘과학은 정확하고 무정한 활동’이라는 고정관념을 질문하다
굴드는 과학의 역사적 본성뿐만 아니라, 과학의 역사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그는 과학의 역사를 아는 것은 과학자에게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금은 대체된 과거의 세계관이라도 우리가 현재 개진하는 이론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학자 개인들과 그들이 살았던 문화의 상호작용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굴드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시대의 제약으로 작용하는 지도 살핀다. 19세기 초 유럽에 끌려가 거대한 생식기와 엉덩이를 전시 당하며 유명세를 치룬 사르키 바트만의 해부학 표본을 다룬 19번 에세이「호텐토트의 비너스」는 개인의 인생에 비극적 결과를 끼치면서까지 부당한 선입견을 증명된 지식이라 변호하는 ‘억압하는 과학’의 사례다. 반대로 과학은 새로운 발견에 대한 생산적인 자극이 되어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존재의 연쇄’라는 부정확한 이론이 에드워드 타이슨을 침팬지 해부학에 대한 놀라운 자료를 얻도록 안내했음을 밝힌 17번 에세이 「유인원을 알리다」가 그러한 경우다.

■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을 펴내며

국내 최고 과학 번역가들이 손잡은 프로젝트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역량 있는 국내 과학 번역가들(김동광·김명주·김명남)과 합심한 기획이다. 진화론과 관련한 다수의 주저를 번역한 경력의 과학책 번역가들이, 번역할 목록의 상의에서부터 여러 방식으로 표기되던 용어의 통일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쉽지 않은 내용의 두꺼운 책을 번역가들은 ‘굴드니까’라며, 마치 우연성보다 필연성이 작용한 것처럼 흔쾌히 번역을 맡아주었다.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목록
『여덟 마리 새끼 돼지Eight Little Piggies』, 김명남 옮김
『플라밍고의 미소 The Flamingo’s Smile』, 김명주 옮김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Bully for Brontosaurus』, 김동광 옮김, 근간
별권 : 『스티븐 제이 굴드의 과학과 휴머니즘The Science and Humanism of Stephen Jay Gould』(가제) 리처드 요크·브렛 클라크 지음, 김동광 옮김, 근간

Natural History의 역어를 ‘자연사’에서 ‘자연학’으로 수정
Natural History는 기존 국내서에서 종종 ‘자연사’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Natural History의 두 단어를 직역하여 합쳤을 때는 당연히 ‘자연의 역사’ 또는 ‘자연사’가 되지만, 두 단어를 하나로 합쳐서 옮기자면 그 의미와 쓰임이 ‘자연의 지식’ 또는 ‘자연의 탐구’, 즉 ‘자연학( ·zj)’이 되므로, 이 책에는 ‘자연사’를 오역으로 판단하고 ‘자연학’으로 표기를 수정했다. Natural History Museum에 대해 중국 및 일본에서 통용되는 표기가 ‘자연박물관’인 것도 하나의 근거이며,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 학회의 이름이 The Society for the History of Natural History이며 이곳이 명백히 ‘자연사의 역사학회’가 아니라 ‘자연학사학회’라는 점도 덧붙여둘 근거이다. (단, 이 책에서 Natural History Museum 등을 옮길 때는 워낙 굳어진 표현을 따라 ‘자연사박물관’으로 적었으며, 잡지명에서는 《내추럴 히스토리》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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