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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타인의 삶
▷ 둘. 전환시대 ▷ 셋. 륜향(輪香) ▷ 넷. 미노타우로스 사냥꾼 ▷ 다섯. 텍사스 카우보이 ▷ 여섯. 앤드(AND) ▷ 일곱. 상사화 |
권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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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은 안정적이길 바라면서 타인의 삶은 충격적이길 원하는 사람들을 향한 죽비 소리!”
세속적 관점에서 보자면 누구나 부러워할 한의사라는 직업을 작파하고 돈 안 되는 소설가의 길로 들어선 권행백은 어쩌면 이 시대의 ‘돈키호테’라 불릴 만하다. 이념이 꺾이고 글로벌한 신자유주의와 실용주의가 득세하는 시대라 더욱 그러하다. 2015년 단편 「샤이 레이디」로 등단한 그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그것도 아이러니와 알레고리적 기법을 구사한 작품들로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확연하게 보여 주었다. 앞서 발표된 장편 『한옥마을 남쪽 사람들』(2018, 온하루출판사)과 전태일문학상 수상작 〈악어〉를 표제작으로 세 중편을 묶은 소설집 『악어』(2018, 아마존의나비)와 여섯 단편과 한 중편을 묶어 펴낸 『아버지의 우상』(2019, 아마존의나비)은 하나의 색깔로 규정짓기 어려울 만큼 스펙트럼이 넓고, 굵직하고 의미 있는 서사를 다채롭게 펼쳐 놓았다. 시대를 향한 강렬한 응시, 총체성에 바탕을 둔 서사, 그것을 드러내는 활달한 문체 등 세 가닥을 축으로 형상화한 서사는 ‘문학이 죽었다’는 요즈음 보기 드문 텍스트이기도 하거니와 문학을 대하는 작가의 우직함과 끈기를 보여 준다. 정신적 기점을 상실한 분노의 시대, 비전을 잃은 방황의 시대, 힐링, 먹방, 게임, 몰카 등 환락성 행위들에 대한 심리적 치유의 담론들이 넘쳐 나는 시기, 시대 정신을 담아 낸 서사 담론이 절실한 요즘 권행백의 작품은 그런 요구에 적절한 응답이 될 듯싶다. 사회에 대한 성찰을 외면하는 세상에 정작 필요한 것은 ‘시대와 불화하는 서사적 응전의 담론’일 것이다. 생의 한 면에 촉수를 들이대는 이야기들이 개인의 실존을 넘어 역사와 집단의 테제로 확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의 소설은 역사적 비극과 부딪쳐 깨어져 나가는 인물들을 그려 내고 있으므로 미적이면서 안정감 있는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면에서 그의 소설은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가볍게 비상하는 요즈음 언어들과는 달리 세상의 무게가 실려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그는 미적 전위나 현실적 완결의 성취를 이루기보다 날것 그대로의 삶을 파고드는 데 힘을 기울인다. 주제, 소재, 상황 설정이 우리 사회의 예각적 모순과 맞닿아 있는데다 당대의 사회 현상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소설은 궁극적으로 인물에 대한 탐색이다. 그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험적 지식에 의존하기보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개별화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인물들에 대한 탐색이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 될 것이다. 권행백의 소설들은 유동하는 삶의 순간들을 두려움 없이 날것으로 붙잡기도 하고 때론 창조적 상상의 변용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여 좌절하고 상처 입은 인물들이 그것의 치유를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몸부림치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 인간은 누구나 제 삶은 안정적이길 바라면서 타인의 삶은 충격적이길 원하는 속물임에 틀림없다. 그의 소설은 그런 독자들을 향한 죽비 소리가 될 법도 하다. -조동선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