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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착근
2. 사진 한 장 3. 마름 4. 왜 나를 피하지? 5. 눈 쌓이는 하루 6. 책방여자 7. 귀 8. 표충비 9. 낫 10. 그리고… |
권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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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쓰는 자에게도 위안을 주지만 독자에게는 기꺼이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독자의 분신이 되어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주고 더 나아가 타인의 공감까지 얻어준다면 그 독자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우군을 얻는 동시에 한풀이가 되는 것이다. 그거 영락없이 내 이야기 같더라, 라고 말하는 독자를 위한 소설의 치유능력이다.
이 소설을 통해 이제 전주 한옥마을을 내 고향으로 느낄 분들이 늘어날 것이다. 고향이란 꼭 거기서 태어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거기서 자랐다고 해서 반드시 고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역의 정서에 공감하고 애정을 심어둔 곳이 고향일 것이다. 어떤 이가 말했다. 육자배기 한 대목이라도 흥얼거릴 줄 알면 그가 남도사람이다, 라고. 작가는 이 말을 작가가 자란 전주에 옮겨 보았다. 남고산성, 견훤, 초록바위, 녹두장군, 용머리고개, 치명자산, 풍남문, 싸전다리, 남천교, 오목대, 한벽루, 전동성당 등에 얽힌 이야기들 중 어느 것 한 가지라도 기꺼이 풀어놓을 수 있다면 그는 전주를 고향으로 느끼는 사람이다. 연간 천만 명이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간단다. 근대와 현대가 한 호흡으로 부딪히는 현장을 부각시키다보니 누군가 조금은 과장법을 쓴 듯하다. 하지만 관광객의 수를 세어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바로 그곳에 소설가가 원하는 이야기보따리가 있었으므로 그거면 되었다. 아직 전주사람이 되기엔 좀 뭣한가. 그렇다면 ‘한옥마을 남쪽 사람들’을 일독하고 나서 자기점검을 해도 좋을 성싶다. 당장에 소설가가 될 수는 없지만 하루만이라도 소설처럼 살고 싶다면 소설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소설 속 인물이 되어보는 것도 차선책은 될 것이다. 소설이 되자면 적어도 세 가지는 갖춰야 한다. 재미있을 것. 보편성을 갖춰 누가 읽어도 말이 될 것. 그리고 의미심장하여 책장을 덮은 뒤에도 울림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당신에게 ‘한옥마을 남쪽 사람들’이 재미있고, 말이 되고,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