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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일생 허락되지 않는 원전
Ⅰ. 슈퍼히어로의 자질 -고통 없이 슈퍼히어로는 행복하지 않다 Ⅱ. 좀비 얼굴 -끝끝내 보고자 하는 마음에 맺힌 마지막 상想 Ⅲ. 장미의 악취 -‘다섯 번째 감각’이 떠나고 맞은 치명적 일격 Ⅳ. 멋쟁이 아가씨는 선원을 좋아하네 -노래가 멎은 곳에 대신 남은 것들 Ⅴ. 맹인의 왕국에서 -불완전한 성에서 내다본 가려진 시계視界 Ⅵ. 커피와 카다멈 -풍미, 그 오묘한 화합에 대하여 Ⅶ. 뺑뺑이를 타고 -작은 귀 한 쌍이 돌고 돌아 전복된 일상 Ⅷ. 내 눈물의 불타는 흔적 -그래야만 할 것이 그러지 않는 어느 날 Ⅸ. 순수한 행복의 통증 -남다른 감각이 펼쳐 보이는 또 다른 현실 에필로그. 진실에 관한 진실 감사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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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면서 그게 라헬과의 마지막 만남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예상했던 대로 라헬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라헬이 떠난 날은 그녀의 생일 하루 뒤였다. 61년 그리고 하루. ‘좋은 이닝’이었다고 그녀는 말했지만 짧은 이닝이기도 했고, 지난 6년 동안은 신경계의 교란과 감각의 배신으로 속을 썩기도 했다. 우리는 대부분 고유수용성감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매일매일, 심지어 몇 년씩이나 우리의 뇌리에 꽉 들어차는 통증감각과는 극명한 대척점에 있다. 고유수용성감각은 라헬과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겸손하며, 그저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어서 부재할 때가 되어서야 그 흔적을 느끼게 된다.
--- pp.58~59 하지만 조금만 더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면, 우리는 종종 인생은 무작위, 예측 불가능한 것, 주사위 던지기일 뿐임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나는 던과 지난 몇 년 동안 봐왔던 사람들을, 무작위로 선택되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삶이 망가지고 단축된 이들을 떠올린다. (...)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이상, 우리 대부분은 이런 삶의 측면으로부터 보호받으면서 건강과 질병의 자의적인 본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특히 현대 의학 기술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 운 좋게 운명을 통제하며 지낼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 p.169 마크와 켈리의 이야기는 우리의 감각, 더 나아가 삶 자체의 취약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뼈가 아주 조금 가늘어지거나 체액이 약간만 과다하게 생성되어도 그것만으로 우리는 듣지 못하고,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며, 똑바로 걸을 수도, 중력에 맞서 똑바로 일어설 수도 없게 된다. 해부학의 작은 결점들, 몇 년 전만 해도 주목받지 않았던 아주 작은 결함들이 소리, 자세, 위상 그리고 움직임의 인식에 영향을 미쳐 삶을 통째로 뒤바꿔 버리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심지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감각들까지 포함해) 우리의 감각이 우리와 외부 세계 간의 관계,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에서 담당하는 근본적인 역할에 대해 말해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감각들은 우리가 부재할 때가 되어서야 겨우 그 존재를 알아차리는, 우리 삶의 한 측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 p.254 프랜시스 골턴과 아담 제만이 보여주었듯, 아판타시아는 인류의 스펙트럼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은 정상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마음의 눈이 없다. 사실, 마음의 눈 자체가 가진 힘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들은 비범한 시각화 능력을 가진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외부 세계 그리고 내부 세계를 해석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 조금씩 다르다. 다시 말해 아판타시아는 우리의 내부 현실이 질병의 결과뿐 아니라, 정상 범위의 일부로서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 p.305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감각에 확고히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런 감각들은 틀릴 수 있고, 일관성이 없으며, 개인 간의 차이와 질병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멍청한 행동을 위한 변명이 되어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왜 우리가 각자 다른 세상을 보고 다른 의미로 알아듣는지에 대한 일종의 설명은 된다. 세계의 절대적 진리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지식을 확신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그에 대한 의문 제기나 반대 증거의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쩌면 자신의 감각에 대한 믿음도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우리 신경계는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커튼 뒤에 숨은 사람처럼, 레버를 당기고 버튼을 눌러 마법을 일으킨다. 그렇다. 우리는 무시하고 있지만, 현실의 기초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 p.331 |
우리는 아무도 진짜 세상을 모릅니다
더듬어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상하고 아름다우며 경이로운 감각의 세계뿐. 수십 세기에 걸쳐, 인류는 지구의 지배종이었습니다. (알려진 한) 지구상에 견줄 존재가 없는 '지성체'인 인류는 일말의 거리낌없이 '앎'을 자부하곤 했습니다. 그 경향은 어떤 측면에서는 종의 개체, 각각의 개인들에게도 나타납니다. 계몽시대 이래,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논조는 전 세계적으로 득세했고, 우리는 더 많이 알려고, 더 멀리 탐험하려고, 더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지극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후대에 전수하고자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기록했지요. 기록은 구전에서 그림, 필사를 거쳐 인쇄에 이르더니, 아예 형태를 바꿔 녹음으로, 영상으로, 보다 '실제에 가까운' 매체를 택하며 진화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가 섣불리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을 신뢰하는 까닭은.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정확하지 않거나 불완전한 기억에 익숙"합니다. 저자 기 레슈차이너 의사가 프롤로그에서 고백하는 '날조된' 오렌지빛 유모차 차양의 기억처럼 말입니다. 그런 뇌의 단점에 대해서는, 대개 어렴풋하게라도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뇌의 엉뚱한 변덕에 취약함을 드러내는 건, 경험에 대한 기억만이 아닙니다. 경험 그 자체입니다. 머리 위로 내리쬐는 햇살의 따스함, 통근길의 자동차 배기음, 길가에 핀 아카시아 꽃향기....... 세계의 광경, 소리, 냄새, 맛, 느낌은 견고하고, 신선하며, 뚜렷한 실재입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전혀 의심하지 않지요. “보는 것이 믿는 것”이기 떄문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무엇인가를 감지해 얻은 경험은 현실 속에 단단히 뿌리내립니다. "우리를 둘러싼 실제 세계는 경험에서 얻은 그대로 고정"되고, "감각의 문을 지나, 비로소 우리를 둘러싸고, 형성하고, 빚어내는 물리적 세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감각 행위는 의구심을 날려버립니다. "직접 보고, 직접 들은 것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독실한 신자의 신에 대한 믿음보다 더 절대적"입니다. 『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는 이런 무의식이고 열렬한 감각에의 믿음을 통렬하게 깨트리는 책입니다. 감각은 진실한 세계의 보고자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철들기 전부터, 미처 인지하기 전부터 세상을 받아들이는 데 전적으로 의존했던 눈, 코, 귀, 혀, 피부의 감각기관들은, 어쩌면 평생 그 주인인 우리를 속여 왔습니다. 주변 세계의 정확한 표현이라 믿었던 것은 환상에 불과하며, 감각 정보를 한 층 한 층 처리해 가는 것, 우리의 기대치에 따라 그 정보를 해석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변 세상의 절대적 진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실상 복잡한 재구성물이자, 정신과 신경계의 조작으로 재탄생한 가상현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과정 대부분을 전혀 모릅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은 극도의 추상화, 단순화, 통합의 과정으로, 목격되지도 감지되지도 않습니다. 물리적 환경이 우리의 경험으로 바뀌는 경로는 복잡하게 뒤얽혀 있으며, 시스템의 천성에 취약하고, 질병이나 기능 장애에 직면할 때 쉽게 망가집니다. 맞습니다. 이 거대한 음모는 딱딱한 연구 보고나 검사 결과가 아닌, 그 환상의 깨어짐을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한 평범한 이들의 삶에 의해 증명됩니다. 그리고 그 증명을 대변하는 것은 수십 년간 이 '이상한 감각'을 추적하고 연구해온 영국 런던의 신경과 전문의 기 레슈차이너 박사입니다. 남다른 경험, 또 다른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 인류 스펙트럼'에 속한 수많은 사람, 사람, 사람 런던에서 유명 신경과 클리닉과 수면 장애 센터를 운영하는 의사인 저자는, '감각의 거짓말'을 파헤치기 위해 그를 찾아온 환자들의 지혜를 구합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감각이 변질되거나 바뀐 사람들, 세계의 특정 측면에 대한 인식이 축소되거나 증폭된 사람들, 감각으로 조형된 현실이 특이하고, 종종 극적인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많은 사람에게 그들의 경험은 ‘질병’이나 ‘장애’로 여겨지지만," 저자에 따르면 "개중에는 인류의 정상적 삶이란 스펙트럼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물론 그런 세계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기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요! 고통을 단 1초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나, 싱싱한 장미 한 송이에서 썩어가는 악취를 맡는 사람, 안타깝게 시력을 잃었는데도 여전히 세상을 보고 있는 사람...... 그런 이야기는 너무나 생소하고, 또 너무나 형언하기 어려운 무엇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우리 모두에게 감각의 한계와 특이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의 감각은 신경계의 구조적, 기능적 온전함에 의존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우리 세계에 대한 인식과 현실은 다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그들의 경험을 듣고 있자면, 현실의 본질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 과학은 시스템에 생긴 문제를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정상 기능에 대한 실마리를 얻어 전진하게 됩니다. 자신의 삶을 공유한다는 크나큰 용기를 내준 여러 사람들과 인간적인 공감을 지니고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전하는 저자의 따뜻한 언어를 눈에 담으며, "본다는 행위는 대관절 무엇인가"를 새삼 곱씹는 어느 날입니다. 그 날은 또 하나의 "그래야만 하는 것이 그렇지 않게 된 어느 날"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삶의 진실 조각] * 시각 Nina, 어둠 속 좀비 얼굴과 사는 여자 | Susan, 만물을 꿰뚫어 보는 여자 | Dawn, 작은 점이 되고 만 눈을 가진 여자 | Oliver, 우연히 세상이 잘려 있음을 깨달은 남자 | Sheri, 마음속 스크린에 불이 꺼진 여자 * 청각 Bill, 새소리를 잃고 머릿속 DJ를 얻은 남자 | Mark, 귀속에 확성기를 단 남자 | Kelly, 뺑뺑이에서 내리지 못한 여자 | Valeria, 선율에 색을 칠하는 여자 * 후각 Joanne, 피어나는 꽃에서 죽음을 맡은 여자 | Abi, 냄새의 추억을 모르는 소녀 * 미각 Irene, 미각을 잃고도 맛을 아는 여자 | Alison, 물고기에게 깜빡 속은 여자 | James, 전철역 이름을 먹은 남자 * 촉각 Paul, 통증을 알지 못하는 남자 | Rahel, 사지를 인지할 수 없는 여자 | Rob, 걸음을 뺏겼다 되찾은 남자 | Miriam, 불타오르는 맨발의 여자 | Abdul, 흘러내리는 물이 두려운 남자 | Laura, 부풀어오르는 여자 [대서양 양안에서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감각 기능과 오작동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다. 레슈차이너는 섬세하고 웅장한 감각의 작용에 대한 새로운 경외감과 함께, 독자들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게 한다. -가디언(The Guardian) 만약 우리가 모든 감각을 온전하게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매일 보고, 맛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를 맡으면서도, 그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시스템과 과학의 무관심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 프레임을 깨트리고, 우리가 스스로 창조한 ‘현실’에 의문을 갖게 한다. 바로 이 점이 『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를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책으로 만든다. -NPR(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는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당신의 건강에 감사하게 만들, 큰 아이디어의 명쾌한 환기다. 재기 있고 변덕스러운 지휘자인 뇌와 함께하는 우리의 감각 교향곡에 한층 감사와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더 타임스(The Times) 통찰력으로 엮은 오감의 기능과 오작동에 대한 매혹적인 심층 분석.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