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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말한다
이창건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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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나에게 묻다 / 나비 날개 달고 팔랑팔랑 / 못 / 누가 있을까 / 향기롭고 슬픈 밥 / 꽃 피우러 꽃 피우러 / 위로의 기본 / 꼬마 성자에게 / 여우비 / 죽은 손 / 벌레 / 벚꽃 / 시간에 대하여 / 봄에는 / 목련꽃 아래서 / 생선가게에 피는 꽃 / 성체

[제2부]

어린 왕자에게 / 불쌍하다 / 작은 나무에게 / 비야, 내려라 / 오래된 기차 / 돌 / 나무의 환대 / 마음에게 / 알 수 없는 것 / 기쁘게 뛰어라 / 혼자 간다고 / 지는 꽃 / 바로 그게 나였어 / 이게, 가을이야 / 우리는 못 이겨 / 나무는 혼자 보아야

[제3부]

착한 흔적 / 별이 떴다 / 톡 톡 톡 / 마음 연못 / 짝 / 먼 길 / 슬픈 유산 / 네가 오는 소리 / 그늘 / 승환이 / 갈매기만 날았다 / 첫걸음 / 오늘이 말한다 / 꽃 울타리 / 가을 강은 순하다 / 이 세상 얼굴

[제4부]

엄마, 미안해요 / 다리 / 어떤 꽃은 눈을 맞고 / 봄 햇살 / 새봄 / 꽃이 피는 이유 / 폭포 앞에서 /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 참 많이 아팠겠군! / 술래잡기 / 가는 길 / 사람꽃 / 해바라기 달빵 / 피는 게 사는 거라고 / 기다리는 아이 / 반지하 / 봄 길

[제5부]

사랑의 창세기 / 용서에 대하여 / 빈손 / 건널목 / 거울 / 낮음에 대하여 / 아름다움에 대하여 / 나 바라보기 / 시장에서 / 바다와 배 / 지구 조종사 / 나무의 고요 / 겨울나무 / 눈사람 / 그리움 / 사박사박 /

시인과의 대화

저자 소개 1

195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1981년 [한국아동문학]에 「어머니」가 추천되어 등단했어요. 대한민국 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서울 예일초등학교 교장과 (사단법인)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을 지냈어요. 동시집으로 『풀씨를 위해』 『소망』 『씨앗』 『사과나무의 우화』 『빨주노초파남보로 웃겠습니다』 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였고, 앞으로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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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4g | 127*188*20mm
ISBN13
9791188511297

책 속으로

나는 못이다
태어날 때부터 뾰족해 늘 머리를 맞으면서도
나는 세상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어떤 세상은 너무나 단단해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세상 밖으로 튕겨 나가기도 하고
때때로 허리가 구부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으므로

굽은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세상을 걸었다

서로 다른 세상이 어긋나지 않게 맞춰지도록
맞춰진 세상이 다시 어긋나지 않도록

나는 보이지 않게
세상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못」중에서

점심시간에 나는 집으로 오곤 했다

외할머니는 먹을 것도 없는데
뭐하러 오느냐며 하시다가

부엌으로 들어가
찬물 한 그릇을 떠다 주시곤 했다

나는 물을 국처럼 마시고 학교 뒷산으로 달려가 아카시 꽃을 한 움큼씩 따
밥처럼 먹었다

어린 날, 목이 메도록 먹고 또 먹은

향기롭고 슬픈 밥
---「향기롭고 슬픈 밥」중에서

빈손인 줄 알았는데 돌을 들고 있었다

언제부터 들고 있었을까?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누구를 향해 던지려 했을까

내려놓아라, 내려놓아라

새에게도 던지지 마라
하늘에게도 던지지 마라

내 손에 들려 있는 돌

내 마음이 들고 있는 돌
---「돌」중에서

수많은 별자리들이 움직이고
달이 생각에 잠기고

해가 돌아 오늘이 온다

오늘은 왜 올까

그것은 오늘을 기다려
피어야 할 꽃이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야 할 매미가 있기 때문이다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나팔꽃이 피었다

오늘이 말한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어떤 길이 옳은가

나를 속이지 말고 다른 길로 가지 않기를

불행이 건드려도 넘어지지 않기를
---「오늘이 말한다」중에서

시냇가에 작은 돌들이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게 아니다

별 볼 일 없이 앉아 있는 게 아니다

작은 돌은 큰 돌 넘어지지 않게 아래를 괴고 있고
작은 돌이 괸 큰 돌 위에는 개구리가 앉아 벌름벌름 숨을 쉰다

상처도 컸을 텐데,

서로가 등지고 밀어내지 않으며
올망졸망 사이가 좋다

마음에 쏙 들어 그냥 손에 쥐고 오고 싶은
몽글몽글 작은 돌 하나

바로 그게

그게 나였어
---「바로 그게 나였어」중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승환이가 캠프를 떠나는 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오늘 밤은 형 꼭 안고 자
형은 그동안 나 때문에
엄마랑 한 번도 같이 못 잤잖아

승환이가 떠나고도,

엄마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승환이는 혼자서는 걷지 못했다
---「승환이」중에서

내 신발은 늘 컸어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발자국 남기라고
내 발보다 큰 신발을 사다 주곤 하셨지요

그런데 내 발이 자라 신발에 맞을 때에도
세상은 내 발에 맞지 않았어요, 엄마

세상의 신발은 언제나 커서
벗겨지기 일쑤였지요

엄마, 미안해요
---「엄마, 미안해요」중에서

생선가게에서
꽃이 핀다, 꽃을 판다

생선만 팔아서는 살 수 없어 그럴까
아닐 거다, 그렇지는 않을 거다

물고기 지느러미에 무늬가 아름답듯
생선가게 아저씨 마음에도 꽃무늬가 필요해서일 거다

-뭐 드릴까요?

엄마는 생선 대신 꽃을 골랐다

아저씨는 이 세상에 오기 전 꽃이 아니었을까
꽃이었으면 무슨 꽃이었을까

비린내 나는 아저씨 손에 피는 꽃
향내 나는 꽃!
---「생선가게에 피는 꽃」중에서

가을엔 피는 꽃보다 지는 꽃을
더 오래 바라보자

그 꽃이

어떻게 세상을 향기로 이끌었는지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이루어 갔는지

그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귀뚜라미 울음소리에도
꽃향기가 밴 가을에는

피는 꽃보다 지는 꽃의 뒷모습을
더 오래 바라보자

슬픔에 향기 있듯
지는 꽃도 아름답다
---「지는 꽃」중에서

혼자 바람을 맞고 있는 나무를 보았어

밤 부엉이 울음 따라 부엉부엉 우는 나무를 보았어

봄 오면 나는 녹아 사라지겠지만

저 나무는 잎이 돋고 꽃이 피겠지

나비들도 팔랑팔랑 날아오겠지

혼자 바람을 맞는 나무를 보았어

외로운 겨울을 견디는 나무를 보았어
---「눈사람」중에서

세상이 아무리 메마른 사막 같아도 시는 인간의 아픈 영혼을 안아줘야 해요. 상처받은 영혼들, 외로운 영혼들, 건강하지 못한 영혼들에게 위로가 되어야 하지요. 우리는 다 함께 따뜻하게 살아야 해요.
--- p.123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시는 동시라고 생각해요. 동시는 사악함이 끼어들 틈이 없는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시여서 그래요. 동시를 읽는다는 것은 동심의 유지와 회복 그리고 선한 성품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확인하고 지키기 위해서지요. 어린이들은 물론 학부모와 청소년들도 동시를 자주 읽으면 정말 좋겠어요.

--- p.136

출판사 리뷰

아름다움과 서정이 사라진 세계에서

어릴 적 저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로 시작하는 〈반달〉이나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로 시작하는 〈오빠 생각〉,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로 시작하는 〈섬집아기〉 같은 동요들을 좋아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서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었고, 동요를 들으며 사색에도 잠길 수 있었습니다. 혹자는 “아니, 동요를 들으며 사색에 잠긴다고?”라고 반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동요를 들으며 서정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철학적 사유를 하며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려서 듣던 동요들은 이제 구닥다리인 걸까요. 저의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동요를 찾아보면 요즘 동요는 영어동요나 생활동요가 주를 이룹니다. 세련된 멜로디와 즐겁고 경쾌한 리듬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편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동시나 동화와 같은 아동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정과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유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느끼고 사유하는 시간을 줄이고 부모가 알고 있는 것들을 떠먹여 줄 테니 받아먹”으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입니다.

아이들은 왜 동시를 읽어야 할까요?
어른들이 동시를 읽으면 왜 행복해질까요?


모두 어른들이 아이들을 아주 많이 사랑해서 생기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어른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들을 시간을 아껴 빠르게 전달하고 싶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만들려다 보니 그렇겠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고 큽니다. 그 작은 머리 안에는 어른보다 훨씬 많은 생각들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영어동요를 따라하게 하거나 생활동시를 읽히는 것보다 생각거리들을 던져주고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더 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옷 입는 법을 가르치면 단추를 올바르게 끼워 옷을 입겠지만, 옷에 대한 사유를 함께 하면 지구온난화를 고려하며 옷을 소비하려고 하는 아이를 보게 될 것입니다.

동시를 먹고 살아나갈 때
세상도 우리도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그런데 서정이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어느 정도까지 철학적인 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저는 이번 시집을 만들면서 조금은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오늘이 말한다』는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시들이 가득 들어찬 보물창고 같은 책입니다.) 편집을 하고 있는 제 곁을 맴돌던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큰아이가 시를 가져다 읽고 있었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시들에 플래그를 붙인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아이가 제게 건넨 원고에는 단 두어 편을 제외하고 모두 플래그가 붙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특별히 가장 좋았다고 표시된 시들은 제가 좋아하는 시들과 같았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는 저와 같은 느낌을 받지 못할 거라고, 똑같이 생각하지 못할 거라고 얕잡아 보았던 것이지요.

동시란 무엇일까요? 아주아주 쉽고, 간단한 시일까요?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읽는 시라고 해서 문학적 아름다움이 없다면, 좋은 시라고 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렇다면 생활할 때 필요한 것들이나 언어를 가르치는 시가 동시일까요? 신발을 신고, 밥을 골고루 먹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이나 언어를 가르치는 건, 동시가 꼭 해야 하는 역할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동시만이 할 수 있는, 동시가 아이들에게 꼭 해야만 하는 동시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왜 동시를 읽어야 할까요? 그리고 왜 어른들이 동시를 읽어야 행복해질까요?

여기 아름답고, 마음과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며,
하루를 감사할 줄 알게 만드는 시들이 있습니다


이창건 시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동시를 쓰는 아동문학가입니다. 동시의 서정은 철학과 사색, 사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서 나옵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시를 읽으며 생각과 마음이 커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아이는 물론 어른도 동시를 읽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지금은 동심이 꼭 필요한 동심의 시대니까요. 이창건 시인의 시는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들을 담담하게 읊으면서 커다란 철학적 울림을 줍니다.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고요해지고 따뜻해집니다. 서정은 시적 대상과 교감하면서 이루어지고, 그 깊이가 깊을수록 울림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서정은 시인이 시적 대상과 교감하는 주관적 경험에서 오는 감정이잖아요. 이런 감정을 정서라고 하는데 시인이 표현한 정서로 시인의 내면세계를 파악할 수 있지요. 그래서 서정을 시적 대상에 대해 엿보고 엿들은 것에 대한 시인의 독백이라 하기도 하지요. 시인에 따라 교감의 정도가 다를 거예요. 교감의 강도와 깊이 그리고 그 넓이와 크기가 시인의 시에 투영되는 비율도 달라지고. 울림이 큰 동시는 풍부한 서정에서 온다고 생각해요.”(이창건, 『오늘이 말한다』 126쪽, 〈시인과의 대화〉에서)

동시를 읽어야 하는 건 비단 어린아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이 책 『오늘이 말한다』는 이창건 시인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읽기를 바라며 만들었습니다. 모든 어른들이 『오늘이 말한다』를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동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동시에 대한 편견을 깨고, 동시를 사랑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지친 어른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건 순수로의 회귀가 아닐까 합니다. 일상에 지쳐 쉬고 싶다면, 힐링이 필요하다면, 영혼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고 싶다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기억하세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동안’이 아니라 ‘동심’입니다.

★★★★★ 이 책을 읽은 뒤 소소한 하루하루가 감동이 되는 마법이 일어났다. _진이파파
★★★★★ 이건 찐이다! 부모님, 남편, 아이, 친구, 소중한 사람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다. _아리엘
★★★★★ 잔잔한 일상이 이렇게 쉬운 단어들로 이토록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니! _은하수강
★★★★★ 이 책을 읽고 용기와 희망, 살아갈 힘을 얻었다. _페파레빗

추천평

주머니에 잊어버리고 있던 사탕을 우연히 발견해서 꺼내먹는 맛. 차분히 마음속에서 달콤해지는 이 책이 좋다. - 후지타 사유리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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