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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멋있으면 다 언니 『춘향전』 6
2. 소문 살인 『은애전』 20 3. 환생했더니 하렘물인 건에 대하여 『구운몽』 32 4. 쌍놈의 새끼 『이춘풍전』 46 5. 우리는 사랑일까 『방한림전』 58 6. 꿩-니버스 『장끼전』 70 7. 호러, 스릴러, 코미디 중 택1 『옹고집전』 82 8. 전설의 금서 『설공찬전』 96 9. 이것이 조선의 컬트다 『변강쇠전』 108 10. 비공식 커플의 떡상을 기원하며 『운영전』 122 11. 초현실적 존재에 대한 등급 심사 『김원전』 134 12. 경외의 마음 『홍계월전』 146 13. 금쪽이의 독서 『장화홍련전』 158 14. 과몰입 오타쿠의 세상 『만복사저포기』 170 15. 무엇에라도 기대는 마음 『금방울전』 180 16. 악당 출현 『사씨남정기』 188 17. 애벌레의 꿈 『박씨전』 202 18. 치아 수집가 『배비장전』 214 19. 공감을 했는데요, 안 했습니다 『홍길동전』 228 20. 전통의 삼각관계 『주생전』 240 21. 저기 네 남편 지나간다 『흥부전』 252 22. 무서운 사랑 『포의교집』 264 23. 오직 한 가지 버전의 딸 『심청전』 276 24. 고통에 복용하세요 『숙향전』 288 25. 추천의 글 302 |
서귤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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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청춘들의 불같은 사랑 이야기, 《춘향전》. 워낙 유명해서 작품을 안 봤더라도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같은 구절을 일종의 밈(Meme)처럼 아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장면 나체로 업혀 있는 중이다.
---p.10 인생의 끝자락에 벌어진 아들의 귀양과 가문의 몰락. 평생을 바쳐 일궈온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 유배지에서 아들이 보낸 소설 속, 이토록 다양하고 화려한 여성 인물들을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힘껏 사랑하고 우애하며 이름을 떨치는 그들을 보며 즐거웠을까, 자유로웠을까, 부러웠을까? 그러다 가끔은 초라해질 때도 있었을까? 내가 어제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감정과 같이 아무런 접점이 없다고 생각한 조선시대 명문가 안주인의 마음에 나를 뉘어본다. 고전을 읽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온다. ---pp.42-43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뭔가 뭉클한 기분이 든다.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살지 않아도 된다. 다른 방식의 삶을 상상해도 괜찮다는 작은 응원이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지고 있다. ---p.66 더욱이 이 작품이 하층민 여성의 처지를 빗대어 다루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보면 150여 개의 《장끼전》을 만들어 낸 마음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까투리의 상황을 자기 일처럼 공감하고 염려하며 행복을 빌었던 마음들이 빚어낸 이본이라는 평행우주. ---p.79 《사씨남정기》는 이런 논평으로 끝난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앙화를 입는 법!” 그런 법이 어딨어? 그치만 혹시나 기대를 가져보는 게 권선징악의 국룰. 꾸며낸 결말인 걸 알면서도 위로받는 게 과몰입의 국룰. ---p.199 어릴 적 왜 내가 동화 버전 《박씨전》을 그렇게나 좋아했었는지 알겠다.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되고 싶은 모습만 거대했던 꼬마에게 끝내 추한 허물을 벗고 영웅이 되는 박 씨의 이야기가 얼마나 짜릿했을지. ---p.210 애랑은 아마 외로웠을 거야. 육지와 섬, 남성과 여성, 양반과 천민의 권력 관계에서 언제나 약자의 자리에 있던 애랑. 구구절절 하소연할 사연이야 산더미처럼 많았겠지만 다만 묵묵히, 조롱의 칼자루를 쥐고 홀로 섰다. 이 고독한 춤의 빈 곳을 상상하는 일은 꽤나 즐겁다. 어떤 불친절함은 가끔 독자를 더 능동적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오늘 소개한 인물은 애랑. 알쏭달쏭 속을 알 수 없어 더 끌리는 외로운 양파, 아니 제주도의 기생이다. ---pp.224-225 사회적 모순을 토로하되 정상성은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고난도 미션. 사회의 규범과 개인의 욕망이 홍길동이라는 격전지에서 맞붙는다. 그래서 그가 오래도록 사랑받나 보다. 동질감 때문에. 누구나 사회의 거푸집 안에 살고, 누구나 그걸 부수고 싶은 마음과 싸우고 있으니까. ---p.236 《심청전》을 읽다 보면 계속해서 ‘왜?’가 떠오른다. 심청을 신으로 모시는 ‘심청무가’까지 있는 걸 보면 애초에 이 이야기 자체가 논리를 벗어난 부조리와 영의 세계에 속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p.284 조울증은 완치가 쉽지 않은 병이어서, 지금은 약을 끊었지만 또 언제 의학의 힘을 빌려야 할지 모른다. 그때를 대비해 항상 이야기를 품고 살아간다. 내 곤경과 어려움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얘기해 줄 나만의 서사를. ---p.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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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와 은애, 영혜빙과 장끼, 옹고집과 자란, 홍계월과 방자가 함께 삐뚤빼뚤 춤을 춘다. 어느새 우리는 인사를 나눈 사이가 된다. 우리는 서귤을 통해 알게 된 공통의 친구다. 그곳에서 나는 우연히 스쳤을지 모른다. 내가 살아가야만 하는 서사를. 그리고 내가 써 내려가야 하는 이본을. 이 땅에 살았던 수많은 ‘나’들이 걸었던 평행우주를. 이 땅의 사람들을 살게 한 이야기, 그리고 여전히 우리를 살게 할 이야기를. 아, 우리는 이야기를 먹고 자랐구나. 나는 이제 모든 이야기를 서귤의 입으로 듣고 싶다. - 양다솔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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