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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라는 기회
Chapter 1. 각자의 방, 각자의 밤, 각자의 봄 우리의 가난한 시간 각자의 방 part 1. 나의 방 억척 아끼는 마음 앞치마를 입은 엄마 몰랐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리하는 마음 part 2. 엄마의 방 성질이 좀 더러운 편 그냥 키우면 되는 줄 알았지 “참았다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했어” 인생의 의미 12년식 모닝 Chapter 2. 믿음이 강화되었습니다 61년생 노승희 전화 교환원 미팅 엄마가 되었다 안 해 본 일이 없어요 판매왕 야쿠르트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의 딸 “엄마는 왜 안 울어?” 마인드의 대물림 믿음을 가질 용기 내 뜻대로 ‘다르게’ 목숨의 지분 Chapter 3. 관계의 지각 변동 나는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숨기고 싶지 않아 그래서 어머니가 대단하신 거 같아요 너무나도 닮았고 너무나도 다른 잘 싸우는 사이 여행 메이트 01 여행 메이트 02 결혼 적령기 루테인 당연한 관계는 없어 싫어하는 것을 안 하는 사이 싫어하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 Chapter 4. 따로 또 같이, 온전한 나로 살아보기 우리의 언어 역지사지 산책 수수께끼 01 수수께끼 02 메들리 엄마 개미 인기가 많네 생각보다 고집 효년 모녀지간(서로에게서 독립하는 법) |
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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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 집은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마치 어중간한 회색 같았다. 그래서 정부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지만 자생하기에 역부족인 이도 저도 아니어서 더 슬픈 가정이었다. 덕분에 나는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한 욕망을 누르고 살아야 했다. 내가 가진 욕망이 우리 집 살림에 얼마나 큰 누가 될지 알아차릴 정도의 눈치는 가진 아이였다. 잘 나게 효도를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속을 썩이는 아이도 아니었다.
다만 욕망에 대한 죄책감이 많은 아이였다. 친구들이 신기한 물건이나 문구 세트, 예쁜 장난감을 갖고 있으면 욕심이라 생각했고, 학원에 가고 싶은 생각마저 욕망이라 치부하며 가슴 깊숙이 묻어버렸다. 그러고는 스스로 착한 딸이라고 자부했다. ---「무리하는 마음」중에서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단 걸 알면서도 엄마와의 관계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엄마의 수많은 노력이 기반 된 관계를 나 혼자 신나게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부모가 된 친구는 그렇게 내가 겪지 못한 세계에 먼저 닿아 엄마의 마음을 전해주었다. 엄마가 선사한 이 관계가 당연한 게 아니었단 걸. 그러니 엄마의 노력을 당연하게 쓰지 않아야 한다는 걸. 나 또한 그런 노력을 알아주고 헤아려야 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겪은 불면의 밤이 근사한 선물을 해준 기분이다. ---「“참았다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했어”」중에서 12년식 모닝은 그렇게 조수석과 운전석이라는 작은 공간을 원대한 공간으로 만들어줬다. 중고차에다 경차인 덕분에 딱히 어디 가서 자랑할 만한 구석은 없다. 돌에 맞아 금이 간 앞 유리도 교체해주지 않는 애정 없는 주인을 둔 처지다. 그럼에도 녀석은 조용하고 묵묵히 내 삶에 스며들어 자신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소중하다고 깨닫게 되는 것들’은 언제나 곁에서 조용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사람도 물건도 경험도 모두 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함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청소일을 그만두더라도 엄마와 자주 차를 타고 싶어졌다. 그 작은 공간에서 우리가 얼마나 단단해졌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는지 알았으니 말이다. ---「12년식 모닝」중에서 가족과는 절대 동업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가족뿐 아니라 친구도 매한가지다. 대부분이 너무 가까운 사람과의 동업을 말리는 분위기다. 그만큼 감정적이 되기 쉽고 공사 구분이 어려운 관계라서 그럴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상하게 조심성이 줄어든다. 다소 거리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내비치질 않을 감정을 쉽게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우리의 동업 관계를 궁금해한다. “어머니와 안 싸우세요?”라고 말이다. 아주 당연하게도, 물으나 마나! 우리는 싸운다. 가뭄에 콩 나듯 안 싸우는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평범한 모녀지간처럼 지지고 볶는다. 철판 볶음밥처럼 야무지게 싸운다(그렇다고 매일 싸운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9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잘 싸웠기 때문이다. ---「잘 싸우는 사이」중에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와 자신만의 터전을 확장했다는 공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혼의 자녀들은 그런 정확한 기준이 없다. 성인이 된 뒤 거주지를 분리해도 여전히 부모에게 귀속된 취급을 당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부모에게서 더 떨어져 나와 자신만의 확장된 터전을 만들어 공고히 다졌음을 일러주고 싶은지도 모른다. ‘엄연히 독립된 인간’이라고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지향점과 자아가 명확해지는 때 결혼이라는 절차를 통과하지 않고도 엄마와 내가 분리되는 방법을 찾고 싶다. 더불어 모녀지간인 동시에 서로의 든든한 조력자로 발전하고 싶다. 엄마에게 소속된 내가 아닌 두 사람이 존재하는 세계. 그런 세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 이런 혼란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녀지간(서로에게서 독립하는 법)」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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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일 동업자↔사장과 직원↔엄마와 딸
“정말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전지적 딸내미 시점’으로 그려 낸 슬기로운 모녀 생활 미대에서 서양학과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상품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던 저자는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26살부터 일러스트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프리랜서 활동은 쉽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계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른다. 텅 빈 통장을 보며 전전긍긍하는 그에게 청소일로 생계를 해결하고 남는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면 되지 않겠냐며 “너, 청소일 해보지 않을래?”라는 한마디를 던진 사람은 다름 엄마. 이에 저자는 깨끗한 사무실, 책상, 모니터와 키보드 대신 작업복, 장화, 청소 도구를 선택했고, 덕분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출간 후 ‘엄마가 먼저 청소일을 권했다’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 저자는 엄마가 권한 건 단순히 ‘청소일’이 아닌 ‘남과 똑같이 살지 않아도 된다’는 삶의 방식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다 똑같이 살 수 없으니, 너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하라”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을 깨우친 것이다. 담대하지만 담담한, 단순하지만 단단한 용기가 필요한 세상 모든 청춘들에게 전하는 김예지 작가의 아주 유쾌한 응원! “엄마에게 배운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모두 똑같이 살 순 없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