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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잡화 꾸러미 리듬
골목 스카프 버스 빨래 낙타 두 번째 잡화 꾸러미 거리 오토릭샤 오토바이 눈 세 번째 잡화 꾸러미 공존 개1 개2 소 불가촉천민 네 번째 잡화 꾸러미 경계 똥1 똥2 기차 학교 고속도로 다섯 번째 잡화 꾸러미 소란 단도 침낭 오 루피 게스트 하우스 지하실 여섯 번째 잡화 꾸러미 이색 사두 볼펜 인사 사막 립스틱 일곱 번째 잡화 꾸러미 명멸 무희 화장터 지팡이 장작 여덟 번째 잡화 꾸러미 얼굴 아지1 아지2 제러미 미스터 머스태쉬 주인 아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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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신기루가 돼.
그는 빨래를 내려친다. 이미 기절한 물고기나 짐승을 확인 사살하듯 그의 행위는 단호한 데가 있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운동. 내가 잠시 다른 쪽에 눈을 돌린 사이에도 그는 몇 벌의 옷을 내쳤을 것이다. 그가 내려칠 때마다 세상이 파문처럼 흔들린다. ---「빨래」 중에서 난 삶이 두렵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거니까. 다 해봤어. 마리화나, 술, 담배, 그 밖의 다른 마약까지. 사막을 벗어나는 것 빼고는. ...그냥 빨리 늙어버리고 싶어. 12년 동안 사파리(safari) 일을 해온 22살의 페루 ---「낙타」 중에서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죽음은! 예측할 수 없어! 오면 오는 거라고! 친구처럼! 럭키가 고개를 여러 번 돌려가며 고함치듯 대답한다. 나는 막다른 길에 쫓기면 고개를 숙인다던 꿩처럼 얼굴을 파묻고 럭키의 허리를 꽉 잡는다. 마침내 도로에서 벗어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 오토바이는 오렌지빛 전등이 켜진 상점 앞에 멈춰 섰다. 네댓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술을 주문하고 있었다. 럭키는 럼 한 병을, 나는 킹피셔 두 병을 샀다. ---「오토바이」 중에서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조금 큰 개가 보초를 서듯 고개를 반듯이 들고 이쪽을 쳐다본다. 우뚝 뻗은 앞발 위로 건강한 가슴근육이 드러난다. 이방인의 행동거지에 팽팽하게 제 근육을 당기고 섰다. 그러다가도 암캐가 나타나면 헥헥거리며 발의 근육을 풀고 암캐의 꽁무 니를 쫓아간다. 어느 골목에선 대 여섯 마리가 불량배처럼 몰려다닌다. 같이 있음의 위협을 아는지 돌리는 고갯짓이나 행동이 거침없어 보인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칠까 시선을 피하고 천천히 걸어간다. 뒤에서 달려들지 않을까 골목이 끝날 때까지 등에 잔털이 곤두선다. ---「개1」 중에서 락쉬미처럼 이곳의 아이들은 대게 맨발이고 이방인을 보면 거침없이 Hello money!를 외치거나 Hello food!를 날리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헬로우 파이브!를 고집하는 락쉬미. 하늘에 고정된 시선이 땅으로 내려오면 집요한 생존의 욕구로 변하는 아이. 락쉬미에겐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을 바라보는, 마치 저 너머의 세계를 끝까지 보고 말겠다는 일탈의 시선과 부끄러움 없는 헐벗고 굶주린 시선. ---「오 루피」 중에서 와츄루네임? 분디의 인사법이다. 이들은 이름에 집착한다. 분명 기억하지 못할 게 틀림없지만, 내 이름을 건네주고 사람들의 이름을 받았다. 여기에서 이름은 곶감 같다고 할까. 이름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느낌. 어제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이 오늘 또 물어본다. 아마 내일 또 물어볼지도 모른다. ---「인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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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은 영혼을 치유해주는 인도여행에세이
수많은 인도여행기가 있지만 이 책은 인도의 공간과 사람을 들여다본 거주여행자의 촘촘한 현미경적 시선이 돋보인다. 책을 덮고 나면 미지와 불가사의가 조금은 해독된 듯 느껴지기도 하고 문득 배낭을 챙겨 인도로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 책속에서 만나게 되는 인도를 통해 독자들의 삶에 대한 애착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며 느낀 실존의 황홀과 통증이 그것을 읽는 내 가슴에도 울컥, 스며들곤 했다. 숱한 신들, 사랑, 이별, 죽음, 예술 등의 이야기를 아날로그적인 인도 풍경과 사귀며 풀어가는 그 아름답고 슬픈 사연을 따라가 보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신기루가 돼.” 신기루처럼 아른거리는 인도, 그 자체를 담다! 강렬하면서도 알 수 없는 매력으로 흐릿한 인도를 담은 《어느날 인도》.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도 여행기를 담았다. 제목처럼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인도가 떠오를 때 《어느날 인도》를 펼쳐보자. 어느새 델리의 어느 작은 골목에 들어선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인도에서 어느 것도 순서대로, 규칙대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 거리의 시끄러운 오토릭샤 소리, 이방인을 주시하는 눈빛, 출처를 알 수 없는 낯선 냄새, 많고 많은 개와 소, 거리에서 똥을 누는 아이들, 이 골목을 벗어나면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두렵지만 그래서 설레는, 그래서 어느 날, 문득 가고 싶은 인도를 느껴보자. 리듬, 거리, 공존, 경계…… 여덟 가지 인상으로 남은 인도를 구체화하다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잡화점’이라는 부제처럼 책을 여는 순간, 우리는 기묘한 물건으로 가득한 어느 잡화점에 들어선다. 그곳에는 인도에서 만난 여덟 가지 인상을 구체화한 낙타, 오토릭샤, 지팡이 등 여덟 가지 인상에 묶인 36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싶다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잡화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이제 하나하나의 존재들과 만나자. 인도의 수많은 사람과 곳을 접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저자와 함께 인도를 만나자. 인도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사람, 사람 길치라는 장점 때문에 더 많은 곳을 가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저자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이미 이방인이 아닌 한 명의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담긴 사진들. 《어느날 인도》에는 유독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인물??사진이 많다. 그만큼 저자가 가는 곳마다 피하지 않고 그의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는 순수하고 호기심어린 눈빛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구걸하는 당찬 꼬마 락쉬미, 나이보다 훨 늙어 보이는 데이비드, 항상 기억이 뒤죽박죽인 아지, 대화하기 참 어려운 미스터 머스태쉬. 나열만으로 셀레는 인도 사람들의 눈빛은 《어느날 인도》에서 만날 수 있다. 사막이 좋아?/얼마 남지 않은 불씨에 낙타 똥과 잡목을 집어넣으며 데이비드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사막을 좋아해. 그렇고말고. 여기서 태어났으니까./음… 그리고, 사막을 좋아하지 않아. 여기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너희 나라에서 일할 수 있을까?/데이비드가 몇 차례나 심각하게 물어왔다./글쎄, 일할 순 있겠지. 근데 어디나 사는 건 다 비슷하지 않아?/내가 우물쭈물 대답하자 그는 아무 말 없이 깊은 눈으로 불꽃을 바라본다. 내세나 윤회를 믿지 않는 모슬렘 데이비드. 239쪽 [사막]에서 살아가는 일이 힘들 때는 인도로 가자 작가는 말한다. 매혹적인 불안을 즐기는 것, 이별을 즐기는 것, 미워한 사람들이 무지무지 애틋해지는 것, 신문에 어떤 기사가 났는지 알 수 없는 것,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는 것을 아는 것, 예전과 생판 달라진 나를 만나는 것,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지나친 환상도 비하도 없는 딱 그만큼의 인도를 드러낸다. ‘여행자’라는 신분은 결국 그 곳에선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갠지스 강에서 한참동안 고요한 죽음을 목도하고, 길바닥에 엎드려 절하고, 손으로 밥을 비비고, 강물에 몸을 적신다. 그렇게 인도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면서 자신을 다스리며 욕심을 비우는 법을 배우고, 누구보다 순박한 인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어진 마음속을 삶의 충만함으로 다시 채우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는 인도라는 아름다운 거짓말에 홀리기도 하고, 불결하고 더럽고 가난한 나라라고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인도는 단 하나의 표준도, 단 하나의 고정된 정형도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 존재를 드러내는 인도. 비운 만큼 채워지는 곳이 바로 인도 여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