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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꽃, 누구는 담(박태기나무) 향기의 인장(홍가시나무) 해바라기를 살린 밤(해바라기) 흰 장미의 아쟁 선율(흰 장미) 백단심 무궁화의 꽃혼(백단심 무궁화) 그녀의 환생일까?(은방울꽃) 그 이름 은. 조.(노란 창포꽃) 아! 입으로도 귀로도 다할 수 없는!(꽃잔디) 그리고, 3년의 약속(안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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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의 꽃말은?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 혹은 기다림!아름다우면서 묘한, 그 모퉁이 집의 비밀꽃마다 창조주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뜻으로 모든 꽃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각각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직접 말이나 편지로 전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말의 뜻을 가진 꽃을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하니 하루 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미의 꽃말은 낭만적인 사랑,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이다. 『그 모퉁이 집』은 이런 꽃말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묘하게 신비로운 속성을 지니고 있는 ‘꽃’들을 소재로 펼쳐지는 판타지라 더욱 아름답고 흥미롭다. 버튼 하나면 자극적인 영상물들이 주르륵 쏟아지는 요즘 같은 때에 이렇게 잔잔하고 신비하리만큼 환상적인 이야기는 어딘지 모르게 드물고 귀하다. 물론 주인공인 ‘한마디’가 국악원의 아쟁 연주자인 설정도 예사롭지 않다. 다른 악기들과 달리 아쟁 연주가 갖는 처연한 느낌은 이 작품의 또 다른 배경인 일제 강점기를 넘나들며 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넌 온몸이 반짝반짝하잖아. 꼭 해가 떠 있는데도 내리는 눈 같아.”감탄할 만한 상상력과 역사의식아쟁 선율과 함께 80년 전의 시간이 깨어난다현실을 뛰어넘는 작가의 상상력과 그것을 그려내는 필치는 가히 감동적이다. 누군가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순간을 글로 옮긴다면 이런 느낌일까? 주인공 ‘한마디’가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다 모퉁이 집의 새 주인 ‘모도유’를 만나고 마음을 여는 과정은 마치 꽃잎을 하나씩 세는 듯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작가는 섬세하고도 가녀린 그렇지만 강인한 한 떨기 꽃과 같은 문장으로 한마디를 비롯한 인물들을 그려내는 솜씨가 여간이 아니다.『그 모퉁이 집』을 읽으면서 아쟁 산조를 함께 들어보기를 권한다. 지극히 아름다우면서도 처연하고 구슬픈 아쟁의 선율은 한 여성의 기구하고도 애절한 삶을 넘어 독자가 1945년 한복판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한마디’가 연주하는 아쟁의 선율 〈사의 찬미〉에 깨어나는 80여 년 전 그 사건은 대체 무엇일까?구슬프고 아련하게 귓가에 울리는 아쟁 연주와 주위를 가득 채우는 창포꽃 향기의 몽환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누구든 모퉁이 집에 발을 들이는 순간, 꽃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플라워 판타지’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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