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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온기」
목소리, 너의 고유한 언어 12 라면의 형식 17 나는 ‘좋아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21 글썽글썽한 맛 25 살아있음에 대해 울컥울컥 토해낸 날들 29 겨울의 맛, 어묵 꼬치 33 뒷모습 36 우리하다 40 프랑스적인 삶 42 갯솜동물 같은 시절 45 말을 배우는 시간 48 「몸, 들에게」 못생긴 당신 54 윤이 59 첫째와 둘째 64 남편은 오빠의 고등학교 친구였다 68 언니에게 78 홍옥 86 나의 재재 91 미완의 그녀에게 96 엄마와 미용실 99 봄비에게 104 그런 사람 107 「몇 겹의 마음」 ‘스스로 부딪치는 마음’을 아세요? 112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 114 고백하자면 120 나는 너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124 귀를 만져주는 가만가만한 마음 129 아무 죄책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32 잘못이나 실수의 연장선에 서 있는 기분 137 먼 풍경 139 지는 것에 관하여 142 긴 생각들 144 새겨진다는 것 146 「오늘은, 오늘에게」 일찍 늙은 나의 이름 152 오늘 아침 버스 159 나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166 내 육체의 변방을 굼금해하는 건 169 기억이 찾아오면 174 삶에 대한 사나운 집착 177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개가 무섭습니다 180 어쨌든, 새해 187 일인용 ‘선(善)’ 192 힘의 균형과 공평에 관한 이야기 198 이스트의 세계 200 「보통날의 인기척」 나의 트윙클 암막 커튼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04 렌즈로 관통하는 질 나쁜 동경 209 폐차의 기억 214 납작하게 엎디어 있는 221 나는 나와 헤어진 식물의 이름을 다 기억하고 있다 224 어떤 하루 229 쉿, 233 걷다 보니 어느새 236 폭력의 그늘 239 안부를 묻다 246 자기만의 책상 248 내게서 시작된 마음이 당신에게 닿을 때 250 에필로그 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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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그 사람이 삶을 얼마나 혹사시켰는지, 얼마나 쓸쓸했는지 간절히 자신의 마음을 내어놓는 통로이며, 침묵을 얼마나 매만지며 살았던 삶인지 자발적으로 자신을 들키기로 마음먹는 몸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왠지 그 사람을 알 것도 같은 순간이 있다.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 사람의 많은 것이 소리로 만들어져 바깥으로 표출될 때 목소리는 당신이 켜켜이 쌓인 지층 같은 순간이라는 것을.
---「목소리, 너의 고유한 언어」중에서 얼마 전에 지인에게 짧은 메모를 남겼다. 손글씨로. 그날의 내 기분이 오롯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글씨를 쓰지 않기 시작하면서 속엣말을 꺼내지 않고 사는 날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씨를 쓰면 날것 그대로의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필터를 거치지 않은 말의 몸통 같은 것, 그 시절의 선명한 목소리 같은 것, 되돌릴 수 없는 마음 같은 것, 글씨는 그런 것인데. 지우지 않고 흘려보내는 후회 같은 것인데. 어느새 손이 굳어버렸다. ---「뒷모습」중에서 엄마와 미용실은 나에게 하나의 거대한 서사이다. 그것은 인기척 없이 찾아드는 가난이었고, 길고 지루한 구원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일으켜 세운 근거 없는 낙관이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 두렵다. 없는 사람처럼 내가 모르는 시간이 찾아올 때, 엄마의 흔적이 미열처럼 남아 있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마와 미용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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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행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몇 겹의 마음』.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모른 채 살아갑니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 끝까지 좋으리란 법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꼭 그 미움으로만 자리하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미움으로 켜켜이 덮어 둔 마음 안에 이따금 뜻 모를 사랑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요. 그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합니다. 꽤 오랜 시간 그 마음 사이를 거닐다 보면 그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새로운 마음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겠지요.
잠시 창문을 열어 소리를 들어보세요. 서늘한 바람 틈으로 흘러 들어오는 파도 소리, 그 소리에 맞물려 나가는 또 다른 인기척의 소리. 어쩐지 듣고 싶지 않은 소음과도 같은 소리, 그러나 그 안에서 작게 들리는 꼭 들어야만 하는 소리와도 같은, 그런 소리??. 그렇게 한동안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내 마음 같지 않던 마음들이 내 편과도 같게 느껴져서, 전과는 달라진 마음의 결에 위로를 얻게 될 것입니다. 보통의 날들 속 쉬이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에 관한 산문집, 『몇 겹의 마음』이 그런 당신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되어 흐르길 기대합니다. |